👻내 남편이 존잘인데 얼굴을 못 봐...

▲ 유령이의 추천작 지금 보러 가기!

설날을 맞이하여 유령이는 가족들과 함께 떡국을 먹었어요👻 그나저나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남편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목소리만 들어야 하는 여자가 있다는데! 그 사람...혹시 나처럼 유령인 거 아냐? 만나보고 싶은걸?

▲ 루카 지오다노 <군중으로부터 칭송받는 프시케>

너무 아름다워 신의 벌을 받은 소녀🙎

옛날 어느 왕국에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막내 공주 프시케가 있었어요. 프시케를 본 사람들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바치던 경의와 찬사를 프시케에게 바치기 시작했고, 아프로디테의 제단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줄어들기 시작했죠. 신들에게 바쳐져야 할 경의와 찬사가 자신이 아닌 한낱 인간에게로 향하자, 아프로디테는 분노하여 아들 에로스*로 하여금 프시케에게 사랑을 샘솟게 하는 금화살을 쏴서 세상에서 가장 비천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벌을 주라고 명령해버리는데…!

👻: 그래서 프시케를 찾아간 에로스는 어떻게 됐대?

*에로스: 에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랑의 신으로, '큐피드'라고 불리기도 해요.

사랑에 빠져버린 에로스💘

그런데 프시케의 침실에 들어간 에로스는 프시케의 미모에 놀란 나머지 황금 화살을 실수로 자신에게 찔러 버렸어요. 이 때 사랑에 빠진 에로스는 순진무구한 아이에서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했다고! (👻: 역시 사랑의 힘이란…!) 이후 프시케의 부모는 프시케에게 구혼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자 아폴론 신전을 찾아가는데, 신전에서 프시케는 끔찍한 괴물을 남편으로 두게 될 팔자이니 산에 버려두라는 신탁을 받아요. 그들은 결국 프시케를 산 정상에 홀로 남겨놓게 되고, 버려진 프시케는 서쪽 바람의 신 제프로스의 도움을 받아 에로스의 궁전에 도착하게 되었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시종들이 최고의 요리와 연주를 해주고, 밤마다 에로스가 날아와 사랑을 속삭였지만 에로스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결별이 찾아올 것이라 무정하게 말했죠.

👻: 남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니, 나처럼 유령인거 아냐?!

프시케는 호사를 누렸지만 사실은 세상과 단절된 처지였어요. 너무나 외로웠던 프시케는 에로스에게 간청을 해서 언니들과 만나게 됐지만, 언니들은 프시케가 지내는 궁전을 보며 질투를 느껴요. 그들은 프시케에게 등불과 단검을 숨겨두었다가 남편의 모습을 확인한 후에 괴물이면 목을 잘라버리라고 부추겨 버리죠.

▲ 루이 장 프랑수아 라그레네 <에로스와 프시케>

모든 것이 바뀌어 버린 그 날 밤💣

남편의 정체를 알아내기로 마음을 먹은 프시케는 그가 잠든 사이 등불에 불을 붙이고… 불빛에 드러난 괴물이 사실은 사랑의 신인 에로스라는 사실을 깨닫게 돼요. 에로스의 미모에 홀려 얼굴을 들여다 보려다 실수로 등잔의 기름을 떨어뜨려버리고, 깜짝 놀라 일어난 에로스는 프시케에게 분노와 실망을 터뜨리며 이렇게 말했어요.

“어리석은 여인아, 사랑(에로스)은 의심하는 마음(프시케, psyche)에 깃들 수 없다는 것을 몰랐는가?”

결국 에로스는 프시케를 두고 날아가 버리고, 그녀는 이후 남편을 찾아 정처 없이 방황하죠. 이후 그녀는 아프로디테의 신전을 직접 찾아가 용서를 빌고, 자신의 아들이 몸져 누워 분노한 아프로디테는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임무들을 내어줘요. 다행히도 프시케는 에로스의 도움으로 간신히 임무들을 완수하죠! 하지만 마지막에 저승의 여왕 페르세포네에게서 아름다움이 든 상자를 받아온 후 호기심이 생겨 상자를 열었다가 영원한 잠에 빠져버리고 마는데! (👻: 으이구! 에로스의 얼굴을 보려다가 그 고생을 겪고도 호기심에 넘어가다니!)

사랑과 영혼의 결합💑

이 때쯤 상처를 회복한 에로스가 그녀를 발견해 잠 기운을 걷어내고, 프시케의 호기심에 대해 잔소리를 했다고 해요! 에로스는 올림푸스로 날아가 결국 제우스의 도움을 받고, 프시케는 영생과 신의 자격을 얻고 에로스와 정식 부부로 인정 받았어요. 이후 둘의 사이에서는 쾌락의 여신 헤도네가 태어났고, 불륜과 바람이 넘쳐나는 올림푸스에서 에로스 부부는 결혼 이후 바람을 피웠다는 이야기조차 없으니 얼마나 화목하게 살았는지 알 수 있죠.

또한 신화 속 에로스는 사랑을, 프시케는 영혼을 상징한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사랑’과 ‘영혼’이 만나 딸아이인 ‘쾌락’을 얻었으니 이 신화의 주제는 ‘영혼의 고통을 견뎌내고 사랑의 희열을 얻는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 필립 레일리 <금상자를 열어보는 프시케>

플롯 TMI💎

프시케 신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 무엇이 있을까요?

신화 속 프시케의 모습, 어딘가 익숙하지 않나요? 괴물인 줄 알았던 남편이 절세미남이었을 뿐 아니라 신성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었다니요! 일부 역사학자들은 유럽에서 전해 온 전래동화이자, 디즈니의 영화로도 유명한 <미녀와 야수> 이야기가 에로스와 프시케의 이야기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해요. 특히나 프시케가 궁전에서 모습을 알 수 없는 남편과 함께 산다는 부분에서 <미녀와 야수>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