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64 I 2022.06.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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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 단골로 가는 가게가 있어? 정리몬👾은 회사 주변에 자주 가는 돼지국밥 식당이 있어. 4년 전쯤 이 가게가 생긴지 얼마 안 됐을 때 갔는데, 육수도 제대로 우려내고, 양도 많고, 뭣보다 압력솥에서 갓 지은 밥을 주더라고. 그래서 페이스북에 호평 올렸더니, 회사 페친들이 그 글을 보고 거길 찾아간 거야. 사장님이 그걸 알게 돼서, 그 뒤로도 항상 반갑게 맞아주고, 이런저런 근황을 묻기도 해. 서비스로 고기를 추가해주거나, 막걸리를 한잔 따라 주기도 하지.👍
단골 가게를 가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거야. 그 가게 물건의 질이나 가격이 좋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가게 주인과 친해지면 질이 안 좋은 물건을 속아서 사거나 바가지를 쓸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일 수도 있지. 에누리나 덤을 받을 수도 있고. 단순한 거래 관계를 넘어, 친분 관계를 기반으로 한 신뢰가 생긴 거지.🤝
요즘은 이렇게 ‘단골’로 부를 수 있는 가게들이 줄고 있긴 한 거 같아. 알바생만으로 돌아가는 프렌차이즈식 카페나 식당이 늘어났고, 비대면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잖아. 게다가 첨단 인공지능과 마케팅 기법으로 무장한 업체에선 단골이니 신뢰니 하는 ‘인간적 사고방식’과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 기존 충성 고객보단 신규 고객에게 더 혜택을 주기도 하고 말이야. 기업 입장에선 ‘합리적’인 계산📊 아래 내린 결론일 거야.
이번 휘클리는 충성고객에게 더 비싼 가격을 물리거나, 유료회원에게도 할인 혜택을 다르게 적용하는 한 기업에 대해 다루려고 해. 맞아, 쿠팡 얘기야. 유료 멤버십 회원만도 900만명인 쿠팡의 정책 하나하나가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잖아. 소비자 관점에서 이게 옳은 것인지 판단해볼 때가 됐다고 생각했어.🤔
가장 뜨거운 이슈를 가장 쉽게 설명해주는 휘클리, 이번주도 출발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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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_weekly, quickly
- 한 번 물어봤다: 잘 나가는 쿠팡, 막 나가는 쿠팡
- 안 읽으면 손해다: ‘수금월천화목토’가 한 줄로! 外
- 꽂혀있다: 벗의 식비는 안녕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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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보기 전에_쿠팡 ‘와우멤버십’ 혜택, 사람마다 다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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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유료회원인데, 왜 쟤만 할인해?
- 쿠팡 로켓와우 유료회원인 이아무개씨는 최근 쿠팡에서 188만원이 넘는 ‘애플 2020 맥북 프로’💻를 사려다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됐어. 같은 유료회원인 옆자리 동료 모니터에 뜬 카드할인 혜택이 이씨 화면에선 보이지 않는 거야. 이씨는 “둘 다 쿠팡 유료 회원이고 회사·성별·연령대도 같은 데다 동일한 시간에 창을 열었는데, 해당 카드💳의 소유 여부와 무관하게 아예 할인 혜택이 노출조차 안 되는 게 말이 되냐. 19만원이나 더 지불해야 하는 걸 어떻게 이해하나”라고 말했어.😡
- 이처럼 쿠팡이 같은 상품을 두고 유료 멤버십 회원들에게 ‘카드 할인 혜택 노출’을 다르게 적용한다는 사례가 속속 나왔어. 프로모션 적용 카드를 소유한 회원에겐 같은 혜택을 적용해야잖아. 그런데 유독 쿠팡이 카드 소유 여부와도 관계없이 ‘차별’을 한다는 게 알려진 거야. 하지만 쿠팡은 “가격 할인 차별은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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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보다 ‘푸대접’ 당한 유료회원
- 그뿐만 아니라 쿠팡은 충성고객에게 더 비싼 가격을 물리는 것으로도 논란이 됐어. 비회원보다 유료 멤버십 회원이거나 주 2~3회씩 자주 이용하는 회원에게 더 비싼 가격을 제시했다는 사례들이 나온 거야.
- 이런 쿠팡의 ‘전략’이 쿠팡 오리지널은 아니야. 쿠팡처럼 상품 가격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다이내믹 프라이싱’이라 하는데,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친숙한 전략이야. 동일한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변화시키는 전략인데, 평일과 주말 요금이 다른 수많은 서비스들, 영화관 조조할인이나, 경매나 암표 거래💵 같은 전통적인 거래도 초기 단계의 다이내믹 프라이싱이라고 볼 수 있지.
- 최근의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기술 발달로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원으로 진화했어. 경쟁사의 가격이나 날씨, 수요와 공급 등 수많은 요소를 반영해 실시간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거지.📈 아마존의 상품 가격은 하루 250만번 넘게 바뀐다고 해.
- 이런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단지 이커머스만이 아니라 스포츠, 항공, 모빌리티 등 수많은 업계에서 쓰이고 있어. 한 예로,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는 자신들의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 경기⚾의 티켓 가격을 이런 방식으로 다양화해 외야석을 하루는 1800원, 다른 날엔 1만원에 팔고 있어. 경기 요일과 날씨, 상대 팀, 선발투수 등 다양한 요인들을 조합해서 지난해 6종 뿐이던 입장권🎫 가격을 올해 85종류로 세분화한 거야.
✔️쿠팡의 매운맛🌶️ ‘다이내믹 프라이싱’
- 그런데 왜 쿠팡이 문제일까? 먼저 과거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어. 지난 2000년, 미국 아마존의 ‘DVD 스캔들’이야. 당시 아마존은 충성도가 높은 고객에게는 더 높은 가격을 적용하고, 구매 이력이 없는 고객에게는 더 낮은 금액을 제시하는 방법을 도입했어.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였지. 은밀하게 시도한 수익 극대화 전략이었는데, 결국 고객들에게 발각되고 말았어. 불매 운동이 일어났고, 결국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하는 것으로 겨우 일단락될 수 있었어.
- 고객의 신뢰와 기대를 ‘배신’한 셈인 거지. 사람들은 보통 ‘이 가게(기업)의 물건이나 서비스를 많이 사줬는데, 나한테 대우를 더 잘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해. 그래서 스타벅스 같은 다른 대부분 서비스는 등급제를 운용해서 더 자주, 많이 사용하는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더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잖아.
- 이처럼 날씨나 요일 같은 환경 요인이 아니라 고객 개인의 요인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는 ‘퍼스널라이즈드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자칫 고객을 차별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해. LG경제연구원은 ‘Dynamic Pricing이 확산되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가격 결정 과정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여 먼저 고객의 신뢰를 쌓는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 소비자는 아무리 돈을 조금 냈다 할지라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거나 불합리함을 느낀다면 바로 외면하는, 합리적이지만 동시에 감정적인 이익 집단임을 늘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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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6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만난 조성욱 공정거래원장(왼쪽)과 김범석 당시 쿠팡 대표.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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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된 쿠팡, 논란도 ‘대잔치’
- 쿠팡은 지난해 매출 22조원을 넘어서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1위에 올라섰어. ‘유통 최강자’인 이마트(매출 18조)를 제친 거야.🏃
- 이런 쿠팡의 고속 성장엔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로켓🚀와우 멤버십’이 중요한 역할을 했어. 이 멤버십은 지난 2019년 시작돼 로켓배송 무료배송, 30일 무료반품, 쿠팡플레이 무료시청 등 12가지 혜택을 제공해왔어. 지난해 말 기준 회원수가 900만명을 넘었지. 그동안 월회비 2900원으로 운영해오다가, 오는 10일부터는 4990원으로 인상할 예정이야.💸
- 72%(2천원)나 올리면서도 쿠팡은 유료회원 이탈을 크게 걱정하진 않는 듯해. 건당 3천원이라는 배송비🚚 부담이 크니까 유료 멤버십 탈퇴가 쉽지 않을 거라 보고 있어. 소비자가 일단 어떤 서비스나 상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유사한 서비스나 상품으로 이전하기 어렵게 되는 ‘락인 효과’(🔒Lock-in·고착 효과)가 작용할 것이라는 거지.
- 이외에도 쿠팡이 회원들로부터 월회비 인상을 동의받으면서 ‘다크 패턴’을 사용했다는 지적, 직원을 동원해 자체브랜드(PB) 상품에 대한 허위 리뷰를 작성했다는 의혹과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직장 내 괴롭힘을 이용했다는 문제 제기 등 다양한 논란들이 쿠팡에서 나오고 있어. 쿠팡이 지난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등 몸집이 커지며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는 거지.
👉벗은 궁금하지 않아? 잘 나가는 쿠팡이 왜 이리 막 나갈까? 믿는 구석이 있는 걸까? 자 이제 물어볼 시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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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물어봤다
경제산업부에서 유통기업을 담당하면서 요즘 쿠팡에 아픈 기사를 쏟아내는 유선희 기자에게 물어봤어.
휘클리: 신규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이벤트는 헬스장 같은 데서도 하는 보편적인 마케팅이잖아. 쿠팡의 가격 차별은 어떻게 다른 거야?
선희 요원: 쿠팡도 신규 회원 이벤트는 다른 곳에도 다 한다고 설명해. 하지만 사전에 고지도 하지 않아 하는지조차 일반 회원은 알기 어려웠다는 점이 다르지. 게다가 기존 회원 간에도 차별을 한단 거야. 쿠팡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고객을 분류하는지는 알 수가 없어. 자체 알고리즘은 영업 비밀이잖아. 소비자와 언론은 사례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혹을 제기하는 거지. 미국 아마존도 2000년에 DVD 스캔들이 제기됐을 때 초기엔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어.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펼치니까 그제야 인정하고, 사과를 한 거지.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이 되겠다’고 하잖아. 고객 입장에선 ‘못된 짓도 똑같이 하는 거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거지.
휘클리: 쿠팡에선 가격 할인 차별을 부인하면서 “다양한 기준으로 1회용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잖아. 해명 자체가 고객들을 분류해서 선택적으로 할인 혜택을 준다는 걸 인정하는 거 아냐?
선희 요원: 이 같은 가격 차별이 상당히 많은 품목에서 전방위로 이뤄진다면, 일회성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일반적으론 ‘가입하면 만원 할인 쿠폰 드립니다’고 공개적으로 선전하고, 가입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하잖아. 그런데 쿠팡은 외부에선 알 수 없는 자신들만의 알고리즘으로 고객을 차등화한단 게 문제인 거야.
휘클리: 쿠팡도 언젠가는 이런 가격 차별 정책이 알려질 거라 예상했을 거 같아. 쿠팡은 성장도 거침없지만, 소비자들의 반발 같은 위험 부담을 감수하는 데도 거침없어 보여.
선희 요원: 회원들 심리가 이중적이라는 걸 아는 거지. 쿠팡의 행태가 열 받지만 탈퇴까지 하진 않는 거야. 카드 할인 차별에 대해서도 회원들은 ‘그렇게 나온다면, 쿠팡 회원들 모아서 가장 혜택이 많은 회원을 통해 대리 구매하겠다’고 하더라고. 쿠팡 멤버십을 끊겠다고는 안 해.
휘클리: 유료 멤버십 회원들은 이런저런 문제와 혜택을 저울질해서 아직 유지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걸까?
선희 요원: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이익을 놓고 보면, 쿠팡의 독주를 견제하는 게 필요해. 쿠팡이 독점적 지위를 강화해나가다 어느 시점을 넘어서면 소비자들이 더는 혜택을 볼 수 없게 될 수 있어. 기억나? 배달앱도 처음엔 거의 공짜였잖아. 지금은 건당 5천~6천원씩 내. 카카오T 수수료도 처음엔 공짜였지만 지금은 블랙, 블루로 서비스를 나눠서 일반 택시보다 몇 배의 요금을 받잖아.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적 지위를 방관하면, 그 피해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어.
휘클리: 로켓와우 멤버십 요금을 오는 10일부터 2000원 올리잖아. 인상 이유는 뭐야?
선희 요원: 쿠팡은 그동안 적자를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아마존 전략’을 펼쳤어. 이번에 쿠팡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한 게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이 252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9% 줄었다’는 거였어. 수익이 났다는 게 아니라 적자 폭이 줄었다는 걸 알린 거지. 이렇게 적자가 계속되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해서 뉴욕 거래소에 상장된 주가가 최고 69달러에서 지난달엔 9달러대까지 떨어져서, ‘구(9)팡’이란 말까지 나왔어. 주주 이익을 최고로 치는 미국 주식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쿠팡은 어떻게든 적자 폭을 줄여나가야 해.
휘클리: 멤버십 요금 인상으로 적자를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까?
선희 요원: 안 그래도 요즘 업계에선 쿠팡이 ‘쥐어짜기’에 돌입했다는 이야기가 나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가리지 않고 납품 업체들에 납품가를 낮추라고 압박한다는 거지. 이 기업들은 쿠팡에서 납품을 안 받아주면 매출에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될 테니까. 유통 시장에선 쿠팡이 갑이잖아.
이미 갑질을 한 사례도 있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8월 쿠팡에 과징금 약 33억원과 시정명령을 내렸어. 2017~2020년 마진 손실 보전을 위해 광고를 요구하거나 하는 식으로 LG생활건강 등 납품업체 388곳에 ‘갑질’(공정거래법 등 위반)을 했다는 이유였어. 쿠팡은 받아들이지 않고 법원에 시정명령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낸 상태라 최종 결과를 보긴 해야 겠지만.
휘클리: 그래도, 멤버십 회비를 72%나 올리면 회원 이탈이 있지 않을까?
선희 요원: 경쟁업체들조차 “회원이 일부 빠지긴 할 텐데, 막 절반까지 빠지는 식으로 크게 타격을 입진 않을 것”이라고 하더라고. 그런 자신감이 있으니 쿠팡이 가격 인상을 강행하는 거야. 소비자들에 ‘락인 효과’가 확실히 걸렸다고 보는 거지. 유료회원이란 건 매우 많은 유인책이 있어야 해. 전체 가입 회원수로 보자면 신세계 통합멤버십 쪽도 쿠팡(1500만명)에 지지 않아. 하지만 유료회원에서 비교가 안 되는 거야. 그만큼 쿠팡 유료 멤버십의 혜택이 좋다고 느낀다는 방증이지.
휘클리: 경쟁업체들은 지금 상황을 보고만 있는 거야?
선희 요원: 그동안 유통업계에선 쿠팡이 이렇게 커질 줄 모르고 ‘두고 보자’ 한 거야. 그러다 이제서야 앞다퉈 쿠팡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섰잖아.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지난해 말에 이베이코리아(지마켓·옥션)를 인수해서, 지난달부터 SSG닷컴과 지마켓·옥션에서 모두 사용하는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시작했어. 인수 비용이 3조4400억원으로 한두푼이 아닌데, 이마트도 사활을 걸었어. 물러설 곳이 없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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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쿠팡 규탄 기자회견에서 고 장덕준 씨 모친 박미숙 씨와 부친 장광 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장덕준씨는 2020년 10월 쿠팡물류센터에서 심야 근무를 마친 뒤 사망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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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클리: 쿠팡이 계속 신사업을 시작하고 사업 영역을 넓히느라, 규제당국이 따라가기 어려울 거 같아.
선희 요원: 쿠팡이 ‘쿠팡플레이’를 만들어서 ‘SNL 코리아’ 제작, ‘브라질·칠레 축구 평가전’ 중계 등을 하잖아. 아마존처럼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거지. 아마존도 빠른 배송을 유지하느라 수익을 낼 수가 없는데, ‘아마존프라임’ 같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여러 제반 사업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수익을 내는 거잖아.
쿠팡의 ‘나중결제’도 금융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하기 위한 10수, 100수 앞을 내다 본 포석으로 보여. 나중결제는 한도 200만원으로 상품을 우선 구매한 뒤에, 일정 기간 후에 대금을 갚는 후불 결제야. 이렇게 하면 쿠팡에 고객의 신용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가 쌓이거든. 이 때문에 업계에선 쿠팡이 언젠간 반드시 금융업에 진출할 거라고 봐.
그래서 더더욱 최소한의 감시는 필요해. 이미 나중결제로 ‘현금깡’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어. 이른바 플랫폼 기업들이 규제 바깥에서 하는 사업에 대해 금융당국이든 공정위든 산업부든 지켜보고 가이드를 해야하는 거지.
휘클리: 윤석열 정부는 플랫폼 자율규제를 추진한다고 하던데, 규제 쪽으로는 별 생각이 없는 거 아냐?
선희 요원: ‘시장에 맡기겠다’는 말은 결국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거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도 정부가 바뀌면서 사실상 없던 일이 됐어.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은 중개거래 금액 1조원 이상 등인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갑질을 하지 못하도록 계약서 교부와 필수 기재 사항 등을 규정하는 법이거든.
휘클리: 플랫폼 업체들은 ‘미국처럼 규제도 적어야 혁신 산업들이 발전한다’고 주장하던데.
선희 요원: 과연 그럴까. 쿠팡이 로켓 배송하고,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이 단건 배달을 하는 게 정말 혁신일까. 사실 이런 산업의 본질은 인력 때려박기야. 사람을 대규모로 고용해서 밤낮없이 돌리는 거지. 쿠팡이 지난해 직원을 3만명 늘려서, 76개 대기업집단 전체 고용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는 자료가 나왔잖아. 이걸로 일부 언론에선 ‘일자리 구원투수’라며 칭송했는데, 과연 그 일자리의 질이 좋냐는 거야.
대다수 언론이든 새 정부든 쿠팡을 칭송하기만 하지, 사업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짚고 어떻게 해결할지엔 관심이 없어. 심지어 누군가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데, 한국에 적자를 보면서 돈 쏟아붓는 게 좋은 거 아니냐’란 말도 하더라고. 하지만 생각해봐. 공짜 점심은 없어. 쿠팡이 납품 업체를 쥐어짜면, 납품 업체는 결국 인력을 줄이거나 물건값을 높일 수밖에 없어. 그런 식으로 소비자에게 영향이 돌아오는 거야.
휘클리: 혁신이란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하더라고. 그런 면에선 쿠팡이 혁신 기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선희 요원: 경영학에서 어떻게 보는지는 몰라도, 쿠팡이 가져온 변화에 대해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게 있어. 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택배로 물건을 받는 데 3~4일 걸리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했잖아. 그런데 쿠팡에서 ‘하루 배송’ ‘새벽 배송’ 한다고 하니까, 이제는 온라인 서점까지도 그렇게 하잖아. 쿠팡이 사람들을 길들이면서 심리와 문화를 바꾸는 거야. 사람들이 빠르고 편리한 데 익숙해져서 과거로 돌아가긴 쉽지 않을 거야.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까지 급할 게 뭐가 있나 생각해볼 필요는 있어.
하루 배송, 새벽 배송 이런 건 사실 사람을 갈아넣어야 가능한 서비스거든.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새벽 1~2시에 출근하도록 해서 일 시키는 게 좋은 일자리는 아니잖아. 택배 기사들이 과로로 죽는 일도 적지 않게 일어나고.
휘클리: 혁신이라는 멋진 간판 아래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거네.
선희 요원: 이커머스 업계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쿠팡이 하는 게 대형마트들이 옛날에 했던 거랑 똑같다”는 거야. 1990년대 후반부터 대형마트 들어설 때 했던 납품업체 쥐어짜기나 노조 탄압 같은 것들 말야. 대형마트도 언론이나 시민단체에서 끊임없이 비판하니까, 결국 재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격주로 일요일 영업을 안 하기로 한 거 아냐. 우리 사회가 합의를 해서 만들어 낸 성과지.
단순하게 쿠팡이 부도덕한 기업이란 이야기가 아니야. 쿠팡은 플랫폼 기업의 대표주자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할 문제들을 가장 앞서서 만들어 내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쿠팡에 대해서 계속 감시를 하고, 사회적 논의를 끌어내야 하는 거지. 난 쿠팡에겐 아직 좋은 기업이 될 기회가 있다고 봐. 쿠팡의 영향력이 큰 만큼 정직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거지. 정부도, 시민단체도, 소비자도, 언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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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이벤트는 플랫폼 경제와 노동을 다루는 책으로 두 권을 준비했어. 쿠팡 로켓배송 등 국내 플랫폼 노동의 현실을 취재한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과 플랫폼 경제가 무엇인지, 그 현재와 미래를 분석하고 내다보는 <플랫폼 자본주의>야. 각각 4권씩 나눔하려고 해. 관심 있는 휘클러는 레터 하단 💎휘클리에 내 의견 남기기 버튼 누르고 신청해줘. 참여는 다음주 화요일(6월14일) 정오까지! 두 가지 책 중 더 읽고 싶은 책 이름, 휴대전화 연락처, 레터를 받는 이메일 주소 꼭 남겨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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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금월천화목토’가 한 줄로! 6월 새벽 하늘에서 우주쇼🌌가 펼쳐진대. 수성-금성-달-천왕성-화성-목성-토성이 한 줄로 늘어서는 것인데, 2004년 이후 18년 만이래. 6월26일 새벽 4시30분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시각이라고 하는데, 체력 비축해서 한 번 도전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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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기사 김씨의 5월 손익계산서 화물 기사들이 지금 파업하잖아. 얘기를 들어보니 문제가 심각해. 한달 매출이 1300만원 나와도 기름값 등을 빼면 140만원만 남는다고. 화물업의 ‘최저임금제’라는 안전운임제가 폐지되면 이마저도 어려워진다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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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맛비 가치, 얼마일까? 요즘 비 기다리는 사람들 많지? 부산대 연구팀이 그 해 내린 첫 장맛비의 가치를 추산해봤대. 2020년에는 얼마였을까? 무려 998억원이었다고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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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너구리가 🥚에서 나온다고? 오리너구리가 알에서 나온다는 사실, 벗은 알고 있었어? 갑자기 궁금해졌어. 도대체, 왜, 어떤 동물은 알에서 나오고, 어떤 동물은 새끼로 태어나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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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봇’에게 보낸 음란글은 성폭력일까? ‘챗봇’과 채팅으로 상담해본 적 있어? 한 대학원생이 서울시 챗봇에 음란 메시지와 욕설을 수십차례 남겼어. 그는 “AI 상담사에게 보낸 것이지 사람에게 보낸 게 아니다”라며 무죄를 주장했어.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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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잖아. 도넛몬은 최근 아무 생각 없이 배달 음식에만 의존하다, 한 달 동안 50만원이 넘는 돈을 배달앱에서 쓴 걸 확인하고 큰 충격을 받았어.😱😱 정신 좀 차리자고 세게 반성했지.😥 어떻게 하면 식비를 아낄 수 있을까. 요즘 그 고민에 꽂혀 있어.
옆자리에 앉은 팀휘클리 팀장은 피스타치오 페스토에 요즘 꽂혀 있대.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뒤 자기 전생이 이탈리안이라 믿게 된 그는 전생에 만들어 먹던 거라, 이태리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걸 당연하다 믿는 사람. 김치 담그듯 페스토를 잔뜩 만들어놓고 파스타면(특히 푸실리)에 비벼 먹거나 빵에 발라 먹는대.🍝 피스타치오를 볶고 빻아서 페스토를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간단하고 비용도 얼마 안 드는데다 맛은 훌륭하대. 위에 사진 보니 어때? 먹음직스러워 보여? 이탈리아 시칠리아산 피스타치오는 너무 비싸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캘리포니아산으로 샀다더라고. 다음에 한 번 도전해봐야겠어!
물가가 이러다 보니까, 요즘 유튜브에는 ‘식비 아끼기’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고. ‘호두어멈’ 채널을 운영하는 김해숙(32)씨는 ‘냉장고 파먹기’를 통해 연속 16일 동안 식비를 1원도 쓰지 않았대. 리스펙!👍 ‘미니멀모모비’ 채널 운영자 정예나(34)씨는 우동면 등 5만원의 식재료로 서로 다른 우동 요리 7가지를 만들어 소개하고 있고. 다들 아이디어가 좋더라고.
벗도 벗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줘. 휘클러들과 공유할게. 난 일단 배달 앱부터 지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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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휘클리는 언제나 의견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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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터는 팀 휘클리 송경화(도넛몬) I 김지훈(정리몬) 기자가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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