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프로야구 천만관중 비결 2.롯데의 통합 소싱
 2024.09.25 24-043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프로야구 천만관중 시대를 연건 고객경험입니다
  02 제목은 롯데마트 올인사과로, 근데 슈퍼를 곁들인
  03 뉴스 TOP5 - '위기의 나이키, 새 CEO의 과제는'

   

프로야구 천만관중 시대를 연건 고객경험입니다

     
design by 슝슝 (w/DALL-E)
  
갑자기 30%나 성장했습니다

올해 프로야구가 사상 처음으로 천만 관중을 달성했습니다. 작년 같은 경기 수 기준으로 관중이 34%나 늘어난 건데요. 프로야구는 원래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잠시 침체기를 겪었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다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이후 꾸준히 성장해 2018년에는 840만 명의 관중을 기록하며 절정을 맞이했습니다. 이후 다시 부침을 겪고, 팬데믹으로 위기도 맞이하였지만, 작년에 다시 8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희망을 되찾는 과정 중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의 흥행은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국가대표팀의 성적이 부진했고, 여름에는 야구가 빠진 올림픽이 열리면서 관심이 분산될 거란 예측도 많았거든요. 게다가 올해부터 온라인 중계가 유료화되면서 시청 접근성까지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왔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중 수가 200만 명 이상 폭증하면서 천만 관중을 달성하자, 그 원인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왔습니다. 인기 구단들의 좋은 성적,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 치열한 순위 경쟁, 자동 판정 시스템(ABS) 도입 등 여러 이유가 제시되었지만, 가장 설득력 있다고 받아들여지는 해석은 바로 '프로야구가 가성비 좋은 여가 활동'이라는 분석입니다. 경기 관람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20대 젊은 층이 몰렸다는 거죠.

하지만 저는 단순히 가격만으로 흥행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영화관은 관람료 인상으로 침체를 겪고 있지만, 실제로 야구 경기의 객단가는 더 높습니다. 올해 영화관의 객단가는 9,698원이지만, 야구장은 평균 14,772원이거든요. 그럼에도 야구장은 관객들로 가득 차고, 영화관은 빈 좌석이 많은 건 단순 가격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결국 프로야구 흥행의 핵심은 ‘가격 대비 뛰어난 고객 경험’에 있다고 봐야 하며, 여기서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그 가격으로 제공하는 경험의 탁월함에 있다는 거죠.

좋은 경험에 돈이 몰립니다

이 현상은 최근 KBO가 실시한 ‘야구장을 찾는 이유’ 설문조사에서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6%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성적과는 상관없이 야구장을 더 자주 찾는다고 답했거든요. 이유는 응원 문화가 재미있어서(49.3%),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가기 위해서(39.2%), 나들이나 데이트 목적으로(31.1%), 그리고 치맥 같은 야구장의 식음 문화가 좋아서(29.4%)라는 순서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응원 문화가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힌 점은 흥미롭습니다. 승패보다는 응원 자체,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함께하는 시간과 즐기는 먹거리가 주된 이유라는 거죠. 이는 오프라인 경험을 중시하며 이를 찾아다니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와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의 흐름은 야구장의 객단가에서도 드러납니다. 올해는 평일 경기나 외야석 관중이 늘면서 평균 객단가는 살짝 하락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매년 상승세였거든요. 이는 구단들이 앞다투어 선보이는 특별석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편안한 테이블석 정도였던 특별석이 이제는 캠핑석, 뷔페석, 가족석 등으로 확장되었고, 그만큼 가격도 일반석보다 훨씬 비쌉니다. 그럼에도 팬들은 더 나은 관람 경험을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죠. 이건 영화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지만, 프리미엄 상영관은 여전히 예매가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니까요.

이처럼 중요한 건 가격이 아니라, 그 가격에 걸맞은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면 팬들은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장의 뜨거움을 이어가려면

물론 프로야구가 앞으로도 천만 관중의 열기를 계속 유지하려면, 경기장 밖에서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올해 티빙에게 뉴미디어 중계 사업자로 선정하면서, 40초 이내의 숏폼 콘텐츠는 자유롭게 저작권을 푼 것은 좋은 시도였습니다. 이를 통해 야구 관련 콘텐츠가 소셜 미디어에 더 많이 등장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어모았죠. 글로벌 밈이 된 ‘삐끼삐끼 춤’ 같은 히트작이 나오는 등, 야구장이 트렌드의 중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티빙 역시 프로야구 중계를 통해 사용자 수를 크게 늘리고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좁히는 등 경영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중계 퀄리티가 예전 무료였던 네이버보다 떨어진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은 확실히 문제입니다. 티빙은 중계 이외에도 야구 관련 콘텐츠를 늘리기 위해 '야구 대표자' 같은 프로그램도 론칭했지만, 완성도에서 비판을 받는 등 아직은 개선할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따라서 결국 프로야구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혁신만큼이나 중계의 품질도 높아져야 합니다.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가 예상치 못한 인기를 끌며 프로야구 열기를 더한 것처럼, 중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양질의 콘텐츠들이 더해진다면 더욱 좋을 겁니다. 그래서 야구대표자 같은 사례들이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 시도되어야 할 거고요.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을 바탕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경험이 함께 발전한다면, 프로야구의 인기는 더욱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겁니다.

   

제목은 롯데마트 올인사과로 하겠습니다
근데 이제 슈퍼를 곁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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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과에 전부를 걸었냐고요?

최근 롯데마트 앞을 지나가다 큼지막한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과에 전부를 걸었다"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었죠. 가을을 맞아 롯데마트가 사과라는 단일 품목으로 기획 행사를 열어 고객들의 관심을 끌려한 겁니다. 그리고 이 행사의 이름이 바로 '롯데마트 올인사과'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사과였을까요? 롯데마트가 이 품목을 선택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먼저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 기업과 차별화하려면 신선식품, 특히 청과류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했을 겁니다. 청과는 수산이나 정육에 비해 대규모 공급과 품질 관리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니까요.

또한, 과일은 계절에 따라 핵심 품목이 달라 고객들의 이목을 끌기 쉽습니다. 특히 사과는 작년 가을부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금사과'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주목받았는데요. 이에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면 소비자들에게 강한 매력을 어필할 수 있었을 겁니다. 롯데마트는 이러한 기회를 활용해, 사과를 통해 자신들의 소싱 역량과 가격 경쟁력을 제대로 보여주려 했던 것이죠.

마트 받고, 슈퍼 더하고, 롯데온까지

이번 '올인 사과' 행사가 더욱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마트에서만 진행된 것이 아니라 슈퍼와 롯데온까지 아우르는 멀티채널 전략을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롯데쇼핑은 2022년 11월부터 마트와 슈퍼의 통합 소싱을 통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왔는데, 이번 행사는 그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산지부터 진열까지 유통 과정을 개선하는 '신선을 새롭게'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하죠.

통합 소싱의 효과는 그동안 주로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나타났습니다. 마트와 슈퍼의 발주, 상품 관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합하고, 상품 코드를 일원화하여 물류 운영을 최적화했는데요. 이제 그 효과가 단순한 내부 관리에 머물지 않고, 고객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공동 기획과 판매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 중 하나는 '가까운 롯데마트나 롯데슈퍼 매장 또는 롯데온에서 편리하게 만나보세요'라는 홍보 문구였습니다. 예전에는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부마다 각기 다른 성과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마트, 슈퍼, 온라인을 한 번에 아우르는 프로모션은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매장이 어디에 속해 있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에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느냐는 것이죠. 이번 롯데의 통합 소싱과 기획은 이런 면에서 더욱 고객 친화적인 변화로, 그 효과를 기대해 볼 법합니다.

브랜딩, 바이럴, 다만 아쉬운 디테일

사실 이번 ‘올인사과’ 행사는 롯데의 첫 대규모 계절 과일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올여름에도 '실패율 제로'를 앞세운 수박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했었죠. 하지만 이번 사과 행사는 그때와 비교해 여러 부분에서 발전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우선 '올인사과'라는 별도의 브랜드명을 만들어 브랜딩을 강화한 부분이 인상적이었고요. 네이버 브랜드검색 광고를 결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방식도 적용했는데, 이는 이커머스 기업들 사이에서는 흔히 사용되지만, 롯데가 하니 뭔가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홍보 방식에서도 차별화가 돋보였습니다. 기존 전통적인 홍보 기사 방식에서 벗어나, 블로그 유료 포스팅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요. 단순히 매장 정보나 가격 안내에 그치지 않고, 사과를 활용한 레시피 등 실생활과 연결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한층 세련된 접근을 시도한 점도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여전히 있었습니다. 특히 일부 롯데슈퍼 매장에서는 '올인사과' 행사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려웠고, 심지어 대형 슈퍼 매장에서도 행사 품목이 일부만 진열된 경우가 있었죠. 또한 ‘롯데마트 올인사과’라는 키워드로는 광고가 잘 운영되었지만, ‘롯데슈퍼 올인사과’ 키워드는 등록을 해놓지 않는 등 디테일에서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슈퍼에 붙은 포스터에는 ‘롯데슈퍼 올인사과’를 검색하라고 안내했지만, 실제 네이버 검색 결과에 특별한 것이 없었던 건 고객 입장에서 혼란스러웠을 겁니다. 사실 브랜드 검색 광고 결과는 '올인사과'로만 검색해도 나오긴 했는데요. 그러면 차라리 ‘롯데마트’나 ‘롯데슈퍼’가 아닌 ‘롯데 올인사과’처럼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명칭이 더 적합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번 행사는 충분히 의미 있는 첫 시도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통합 소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상품 경쟁력을 높인 것과 함께 고객 접점을 넓히려는 공동 기획 전략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비록 초기에는 다소 미흡한 점이 보일지라도, 디테일을 보완해 나간다면 롯데쇼핑이 직면한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기대됩니다.

📣 알려드립니다!
       
      • 바로 내일(9월 26일 수요일) 저녁 7시 30분에 뉴닉이 주최하는 '나의 지식을 새롭게 쓰는 법'을 주제로 한 웨비나, 뉴뉴콘에 연사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난주에 알려드린다고 했는데 깜빡하고 놓쳤네요😅. 무료로 진행되며 온라인으로 참여 가능하니, 시간 되시는 분들은 많이 참석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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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테마, '확장'을 멋지게 구현해 냈거든요

      최대한 책에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대작'에 올인하지 않은, 선택과 집중이 통했습니다

      돌고 돌아 쿠팡이긴 하지만, 변수들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