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2022🏅
'잘굴독' 5월 뉴스레터
추천하는 이유👍
삶의 회복을 상상하는 일곱 편의 이야기 

젊은 작가들이 자신만의 문제의식을 남다른 시선과 독특한 문체로 풀어나가요. 

불행한 현실의 삶의 의미를 '해피엔드'로 이끌어낸 임솔아의 「초파리 돌보기」 , '눈점'과 '먹점'이라는 여성 커플의 모습을 딜도를 의인화한 '모모'의 시선으로 남성 중심의 서사를 비트는 김멜라의  「저녁놀」 , 소수자라는 동질적 정체성을 공유하는 사이 저지르기 쉬운 몰이해와 혐오를 담아낸 김병운의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 , 공공장소가 어떻게 폭력적인 차별의 공간으로 변모하는지를 보여주며 여성 혐오를 풀어낸 김지연의 「공원에서」 , 자기 소유의 주거공간을 가진 자와 못 가진자의 계급적 차이를 통해 인간의 민낯을 보여준 김혜진의 「미애」 , 감정도 기대도 사라진 젊은 부부의 권태를 폐광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상징적으로 나타낸 서수진의 「골드러시」 , 살처분을 통해 무자비한 살상과 인간성의 상실성을 실험적인 형식으로 그려낸 서이제의 「두개골의 안과 밖」

기존에 인지하고 있었던 또는 미처 지나쳤던 사회적 문제들을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재인식하고 스스로를 돌아봄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의 삶에 대입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우리가 나눈 언어들💌

1.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과 이유 

  • 저녁놀
    👉 하나의 주제를 얼마나 세련되게 표현하느냐를 중시 여겨서 메타포와 복선을 활용한 걸 좋아해요. 남성의 허울을 비판하기 위해 남성을 상징하는 딜도를 통해 레즈비언 커플의 관계를 그려낸 점이 독특하게 느껴졌어요. 엔딩에서는 딜도가 본인의 역할이 안마기로써 변모하는데 역할을 규정하지 않는 점이 성적 취향을 규정하지 않는 점을 관통하는 거 아닐까 싶기도 했어요.  
    👉모모가 너네 여자들 어쩌고 저쩌고 했을 때 그말이 나쁜 말이었으면 뭔가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당연한 좋은 말이잖아요. 모모가 표상하는 남성성을 희화화해서 모모의 허세가 다 깨진 것 같아요.
    👉모모 얘기에서 쓸모 없어져야 정말 쓸모있다는 점도 좋았어요. 어디에도 쓰일 수 없어야 진정으로 아름답다는 의미랄까요.

  • 공원에서
    👉노래 들을 때 가사에 집중하듯이 언어적 표현을 되게 좋아해요. 공원의 한자 풀이는 모두에게 열려있다는 의미가 있는데 그런 공적인 공간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어요. 재밌게 상징했다고 느껴지는 포인트가 들개와 반려견들이었어요. 노골적으로 그려내는 것과 세련되게 그려내는 것은 한 끗 차이거든요. 
    👉저는 상징성 보다는 내 감정이 가장 많이 동했다고 느껴서 선택했어요. 제가 평소에 가장 많이 외면했던 부분을 담고 있어요.
  • 두개골의 안과 밖
    👉새들을 계속 죽이고 이 닭들을 계속 이 포대 자루 이 마대자루에 막 쳐 넣어가면서 드는 형용할 수 없는 감정과 독특한 형식이 잘 녹여져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요. 작가도 자기가 경험해보지 못한 그 닭의 감정을 자기가 함부로 인간의 언어로 서술할 수 없다는 얘기를 계속 쓰고 있어서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는 류의 문체로 서술이 된 게 아닐까 싶었어요. 닭들을 그냥 쓸모없이 죽여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 쓸모없는 인간들은 죽어도 된다는 생각으로 발전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소설속 일용직 노동자나 외국인 근로자들이 중첩되어 보여졌어요. 새로 변해버린 인간들조차도 누군가는 되게 가볍게 생각하고 총으로 쏴서 죽이고 하는 것들이 어쨌든 작은 생명을 가볍지 않게 생각하는 것부터가 인간 스스로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 초파리 돌보기
    👉
    저는 비유보다는 스토리 자체에 집중을 해요. 엄마와의 관계에 되게 집중하게 되는 나이가 된 것 같아요. 엄마가 서른일 때 나를 낳았는데 내가 이제 서른을 앞둔 나이가 되었네요. 사실 엄마는 지금까지 어떤 마음이었을까고민도 하게 되고 엄마가 최근 들어서 이제 자식들이 다 크고 나니까 많이 인생이 재미없다라는 말을 몇 번 하셨었거든요. 그런 엄마 생각이 많이 나는 이야기였어요.
     

2.  「초파리 돌보기」 원영과 지유의 행복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 

  • 원영이의 소소한 행복
    👉지유가 어떤 행복을 추구하는지는 알기 어려워서 원영이에 집중했어요. 일을 갖고 싶은 원영이에게 초파리 돌보기 라는 일이 너무 큰 행복감으로 다가온 게 짠하게 느껴졌어요. 이런 작은 일에도 행복한 모습은 정말 본받을 만한 멋진 모습이라고 해야 되는데 저는 그게 더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지유가 소설을 쓸 때 초파리에 대한 걸 계속 캐물을 때 엄마도 분명히 지유의 의심을 느꼈을 텐데 그런 방향은 너무 뻔한 결말이다라고 말하며 해피 엔딩으로 해달라고 하는 게 정말 안쓰러웠어요. 현실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마저 인정하게 되면 엄마의 초파리 돌보기가 꿈이었다는 게 부서질 것 같아서 현실 부정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지유가 그냥 엄마가 건강을 되찾는 걸로 소설을 끝낸건지 아니면 현실인건지 그게 의문인 부분에 도달했을 때 다시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게 현실과는 다르게 그냥 엄마를 위해 해피 엔딩을 만들어준 부분일 수 있겠구나 싶었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 행복을 찾는 시점
    👉
원영은 자기 자리를 굉장히 작게 가지고만 있어도 행복한데 지유는 자기 일과 가치관을 더 크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홉수 우리들이라는 웹툰에서 내가 뭘 하면 우리 엄마는 이걸 안 해봤을 텐데 그런 죄책감을 갖는다는 장녀 캐릭터가 나오는데 지유의 입장과 대입해서 공감이 됐어요. 오랜만에 본 해피엔딩이 특히 좋았는데요. 가짜든 진짜든 오래오래 행복하다라는 말을 보는 게 되게 쉽지 않구나라고 느꼈어요. 요즘에는 그래서 사람들이 옛날 동화를 다시 그리워하는 게 아닐까 싶고 저 개인적으로는 사실 되게 좋아하는 결말이었어요.
    👉초파리 때문에 아픈 게 아니라 다른 것 때문에 아픈 거라고 하면서 원영이 얘기해 주는 것들, 예를 들어 평생 자기 책상을 가져보지 못해서 아프기 시작한 여자 이야기, 밀가루를 소화하지 못하는데 남편이 국수를 좋아해서 30년 동안 국수를 먹은 그런 이야기들을 얘기해 주는데 거기서 진짜 제일 먹먹하더라고요. 그게 진짜 하고 싶었던 얘기가 아닌가 싶었어요. 원영 스스로가 별거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는 게 구구절절 설명이 아니라 오히려 가볍게 표현하니까 슬픔이 강조된 느낌이었어요.
  • 특정 사건과 경험했던 일상
    👉
    지유는 원영의 병의 원인이 초파리 실험실이라고 계속 의심을 하고 그 원인을 규명하려고 되게 노력을 많이 하는데 사실 원영은 그렇지 않잖아요. 초파리 실험실은 원영에게 되게 좋은 기억이고 남성 택배기사의 위협과 같이 일상 속에서 존재하는 것에서 그 원인을 찾더라고요. 그리고 지유도 원영처럼 자꾸 무언가를 까먹잖아요. 부모님 세대의 여성으로써의 모습이 아직 우리 세대에도 남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가족은 가장 가까운 타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우가 소설을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한 것도 원영을 이해하기 위한 한 가지 수단이라고 생각했어요.
  • 과거와 현재
    👉
    원영은 본인의 과거에 행복했던 기억을 지키고 싶어 하는 감정이 되게 강한데 지유는 빨리 원인을 규명해서 이 상황을 해결하고 싶은 거 같았어요. 원영은 과거의 행복에 집중을 했고, 지유는 현재의 행복에 집중을 했다고 보여졌어요. '원영'은 그 순간을 이제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한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지유'는 그 현재를 계속 해결하고 싶어 했지만 끝내는 원영의 부탁으로 인해서 그 기억을 이제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3.  「공원에서」 여성으로써 편견과 이해받지 못한 경험

  • 주변의 이야기
    👉
 직접 당하거나 했던 적은 없고 사실은 주로 사람들 통해서 많이 이야기를 전해 듣는데 우리가 tv에서만 보는 성폭행 또는 성희롱을 겪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다는 걸 보고 많이 놀랐어요. 가장 슬펐던 건 이런 얘기를 꺼냈을 때 공감의 문제를 떠나서 피해자로서 얘기를 하는 거잖아요. 근데 사회적 반응이 긍정적이지 않아서 슬펐어요. 사람들이 바라보는 인식 자체가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도 많고 이게 어쩔 수 없는 세상이라고 말하면서  무기력하게 반응을 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다른 성별로서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 학생 때 이야기 
    👉지하철에서 몰카 및 성추행 피해 경험이 있었어요. 근데 친구들과 얘기 나누면 흔한 일이다 보니 저도 재수없다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어요. 그런데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이후 남자인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너무 재수 없고 너무 불쌍하지만 이게 어떻게 남자들에 대한 거야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고 '왜 신고 안 했어, 근데 왜 가만히 있었어, 소리 지르고 옆에 사람한테 말했어야지' 하는데 그게 사실 2차 가해거든요. 남자들은 이걸 본인이 피해자인 상황으로서 공감해 주기는 어렵기 때문에 갈 길이 멀구나라고 느꼈어요.
    👉주변 남자친구들 얘기도 많이 들어보면 사실 여성에 대한 범죄를 뉴스로 주로 접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그냥 일상적이고 대중적이다라기보다는 저건 되게 특별한 일이야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어요.
    👉단순하게 페미니즘은 싫어라고 말하는 게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해요. 페미니즘은 사회학 같은 거고 수학 같은 건데 학문적으로 페미니즘을 공부해보지도 않고 워딩 자체를 굉장히 하찮게 만든 게 화가 나요.
    👉왜 소리 안 질렀어 이렇게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얘기를 했을 때 실제로 당하는 상황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잖아요. 근데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가 이 소설에 되게 잘 담겼다고 생각했어요.
    👉남자친구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힘들었겠다가 끝인데 여자친구들하고 얘기할 때는 나도 그런 적 있었어 아니면 내 주변에 그런 사람 봤는데 이랬어 이렇게까지 얘기가 되니까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기는 해요. 남자친구들한테 최대한 공감을 얻었던 건 같이 경악해 주고 내가 잘못한게 아니라 가해가자 잘못이라고 말해주는 것, 그게 제일 위안이 되었어요.
  • 남초 회사 
    👉옆 팀에 신입사원으로 여자 두 명이 갔었는데 그 팀장님이 "야 여자 두 명이나 주면 어디다 써 쓸데없는 여자를 두 명이나" 그 말을 제가 육성으로 듣는데 충격이 너무 컸어요. 그 이후로 너 여자라서 이렇다라는 말 듣기 싫어가지고 되게 열심히 했어요. 근데 그게 좋은 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진정한 양성을 존중받는게 아니라 남성성을 가져야 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다라는 것을 상징하는 거랄까요.
  • 여성 조직 교육
    👉 HR 부서에 있는데 여성 핵심 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어요. 이게 역차별이 아니냐 왜 남성들한테는 교육 기회를 주지 않냐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하고 참가하는 여성 구성원들도 어쨌든 심적 부담이 있는 거예요. 자신을 여성이라는 프레임이라고 씌우는 것에 있어서요. 굳이 조직에서 성을 구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등등의 이슈가 있어서 지금 시행 여부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어요.
4.  「미애」 미애와 선우 엄마 중 공감된 인물

  • 둘 다 아니다
    👉 미애가 문을 두드리면서 사과할 때 그만 두드리라고, 그냥 포기하라고 하고 싶으면서도 그만큼 미애한테는 그게 중요하고, 살아남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느껴졌어요. 근데 저는 그런 위치가 돼 본 적이 없으니까 과하게 처절하다고 느껴진거죠. 사실 전 선우였던 적도 잘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뭔가 약간 미안하고 안쓰럽고 제가 더 가진 것 같아서 어쩔 줄 모르겠는 그런 상황도 사실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 선우 - 우월의식
    👉최근에 사실 친구랑 얘기를 하면서 우월 의식에 관해서 얘기를 많이 했었어요. 우리는 결국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의식하든 안 하든 상대방과 나를 비교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자기도 모르게 층위를 나누고 있고 그래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는 되게 자연스럽고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이걸 느끼는 게 단순히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어떻게 표현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월감이랑 죄책감이랑 비슷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로 인해 기부도 이루어지고요. 광주 출신이신 엄마는 민주화 운동이 한창일 때 대학생이셨지만 민주화 운동을 하지 않고 공부를 하셨는데 지금와서 죄책감이 든다고 했어요. 그래서 정의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되고 책임감을 갖고 이제서야라도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부채감이 좀 있다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비슷한 맥락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 선우 - 학벌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학벌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이었어요. 그 사람을 만나면서 학벌을 자꾸 신경쓰는 스스로를 탓하면서 제 눈을 가렸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것조차도 제 우월감 때문인 거 같아요. 그 사람이 더 잘난 부분도 많고 그랬는데 제가 학벌이 그 사람에 비해서 좋으니까 괜히 좀 내려다 봤던 것 같고 괜히 올바른 나에 대한 욕망을 갖게 됐던 것 같고 제가 저도 모르게 진짜 그 사람한테 좀 약자답게 굴기를 권하지 않았을지도 싶어요.
  • 선우 - 반성
    👉
    는 뭔가 되게 정의로운 척 하지만 정말 NGO에 일하는 사람들처럼 피해자들을 위해서 나서는건 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저는 피해자들보다는 혹은 이제 그런 가난한 나라의 친구들보다는 우월하고 안전하니까 차마 우월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내가 피해받을 상황에서 얼마나 베풀 수 있을까,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저는 소시민적인 모습이 많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좋아한 언어들💌
“소설과 삶이 서로에게 무용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 소설과 삶이 서로를 외면할 수 없음을 확인하는 것."

소설을 허구의 문학이라고 하지만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어떤 생각을 가져야할지 
삶을 대하는 작은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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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
sti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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