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해의 반이 지나갔습니다. 한 해의 양끝(1,12월)에는 매서운 추위가, 한 해의 중점에는 무더운 여름(7~8월)이 있습니다. 각기 다른 계절을 버텨내는 일년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든 일에는 '당연지사'가 없는 것 같아요.
계절을 온전히 느끼고 무난한 시간을 보내는 이도 있겠지만,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는 계절과 날씨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수 있겠지요. 그 시간들로 아픔이 배가 될 때가 있고, 아픔을 잘 치유하며 극복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죠. 여러분은 어떤 계절이 다가오면 두려우세요. 혹은 설레나요. 계절에 따라 몸과 마음에 변화가 찾아오나요. 그 변화를 스스로 인지하고 있나요.
어떠한 환경에 놓이든 그 환경에 처한 내 몸과 마음을 살펴주는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이 있으면 좋겠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내 몸과 마음은 다 보여주기란 쉽지 않습니다. 큰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소소한 변화의 크기는 나를 오랫동안 관찰한 타인이 아닌 이상 인지하기가 어렵죠.
이달 들어 주 2회 수영을 배우기로 헀지만, 제 의지와 다르게 몸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왼쪽 눈에 각막염이 생겼습니다. 쓰라림이 느낄 정도로 통증이 있었는데, 며칠 되면 나아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각막에 상처들이 바로 아물지 않더라고요. 전염성이 있는 염증은 아니었지만, 몇 년째 연을 이어오는 주치의는 눈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수영하지 않기를 권했습니다. 3주간 수영장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어요.
예고도 없었던 아픔으로 '수영강습을 들을 수 있겠다'는 지난달의 설렘은 이달에는 통용되지 않았어요. 일에 대한 관점도 그렇습니다. 내가 버티면 버틸수록 잘 해결해나가는 일이 있지만, 거듭 시간만 들수록 풀리지 않은 매듭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내 예고와 다른 방향으로 미래가 바뀌어질 때도 있죠. 그럴 땐 그 누구보다도 내 마음을 챙겨줘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하소연하는 방법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겠지요. 그런데 '하소연'은 하소연으로 끝나더라고요. 결국 내 자신에게 말을 걸고, 그 챙김을 받으면 극복하고 해결하려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간혹 운이 좋게도 타인이 그 마음을 읽고 먼저 손을 내미는 경우도 있겠지만요.
우리의 일하는 몸과 마음을 스스로 돌봐야해요. 그래야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를 발전시키고 변화시키는 사람은 '자신'이니깐요. 여러 호를 통해 자기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사람은 '바로 내 자신'이라는 문구를 참 많이 썼었는데요. 그만큼 내 마음과 몸의 상태는 내 자신이 잘 알더라고요.
알면서 외면하고 싶은 경우도 있겠지만, 나를 잘 알 수록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낼 수 있어요. 그리고 곤경에 처한 상황도 빨리 회복할 수 있고요. 지난 주말에 펼친 가수 이소은에서 변호사 이소은으로 직업을 바꾼 그녀의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책에서 공감가는 문구를 발견했죠.
🔍"집 밖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방법을 하나씩 터득하게 되었다. 일정 사이사이 틈날 때 마다 20분씩 자는 쪽잠의 위력을 알았고, 출장길에서도 컨디션을 유지시켜줄 음식을 골라 먹는 요령도 생겼다. 예를 들면, 부족하게 마련인 과일과 야채 섭취량을 늘리기 위해 아침은 무조건 생과일주스로 대신하는 것, 웬만한 도시에 하나쯤은 있는 일식집에서 김밥 대용으로 롤을, 된장찌개 대용으로 미소 수프를 시켜 먹는 것, 스테이크집에서 고기보다는 사이드 메뉴를 넉넉하게 시켜서 구운 아채 위주로 먹는 것...그런 요령으로 출장길이 조금씩 수월해졌다."(이소은,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수오서재 출간)
이처럼 나의 몸과 마음을 스스로 잘 알아챌수록 새로운 외부환경에 노출된 나는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변화의 시기도 빨리 감지할 수 있을테고요. 돌아보니 무더운 여름과 매서운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늘 그 계절을 완충해줄 수 있는 '봄과 가을'이 있었어요. 무더움도 추위도 한 번에 찾아오는 일이 없더라고요. 체감하지 못했을 뿐, "이제 겨울이 다가올 거야"라며 계절은 늘 예고하고 찾아오는 시간이었어요.
이번 한여름의 날이 혹독하겠지만, 님의 일하는 몸과 마음을 잘 챙길 수 있도록 휴간 없이 저는 꾸준히 [출근전읽기쓰기] 뉴스레터를 쓰겠습니다. 일하며 지쳐갈 때 일의 효율성을 위한 비타민이 되길, [출근전읽기쓰기]가 응원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