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임팩트 생태계의 새로운 시작
님의 시작은 어떠한가요? 
이달의 매거진 루트임팩트
  1. 커뮤니타스 아메리카의 도전: 뉴욕에 헤이그라운드를 짓습니다.
  2. 2023년 1분기, 비영리 조직들의 새로운 시작
  3. 임팩트 커리어를 시작하는 방법
새로운 시작으로 가득한 3월입니다. 매거진 루트임팩트도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새로운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특히 이번 호 부터 신규 코너 ‘임팩트 칼럼’ 을 통해 뉴욕의 소외된 지역에서 임팩트 생태계를 조성하는 커뮤니타스 아메리카(Communitas America)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또한 헤이그라운드 비영리 멤버십 조직들의 시작과 임팩트 생태계에서 커리어 시작을 고민하는 분을 위한 내용도 준비했으니 놓치지 마세요!

임팩트 칼럼(Impact Column)은 해외 생태계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신규 코너입니다. 2023년에는 루트임팩트의 자매사이자 미국 뉴욕의 소외된 지역을 중심으로 임팩트 생태계를 조성하는 장선문 커뮤니타스 아메리카(Communitas America) 대표가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커뮤니티와 소외 그리고 공간
뉴욕의 빈부격차는 유난하다. 5개의 행정구역(borough)으로 나뉜 뉴욕 시는 미국 내 다른 지역보다 빈부격차가 크고 그로 인한 교육, 건강/보건, 환경 격차로 인한 사회 문제가 두드러지는 곳이다. 가장 화려한 도시면서도 가장 빈곤한 이면을 가진 곳. 멀리서 보면, 뉴욕을 구성하는 인구의 다양한 인종과 배경으로 인해 멜팅 팟(Melting Pot)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 어디보다 심한 격차와 구분(Segregation)의 도시인 것이 사실이다.

2018년 가을, 루트임팩트의 자매조직인 비영리 단체 “커뮤니타스 아메리카(Communitas America)”는 미국 뉴욕시에 자리를 잡았다. 가장 변화가 필요한 지역에 변화를 만드는 기업가(entrepreneur)를 중심으로 한 임팩트 창업 생태계를 짓겠다는 생각이었다. 브롱스나 할렘처럼 소외되거나 낙후된 지역의 기업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커뮤니타스 벤처스’ 1기는 지역경제를 만들기 위해 시작되었다. 본 프로그램은 일 년에 기수제로 두 번 진행되며, 2019년까지 세 기수, 약 스무 명이 거쳐갔다.  

그렇게 순풍만 불어오는가 싶었지만 2020년 2월 맨해튼에 코로나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팬데믹,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Black Lives Matter’ 운동 그리고 약탈이 연달아 일어나며 팬데믹으로 고요했던 거리는 폭동과 데모로 얼룩졌다. 뉴욕의 상점은 샤넬과 같은 명품숍이든 동네 수퍼든 구분할 것 없이 약탈이 난무했다. 약탈은 범죄행위이지만, 미국의 곪아있던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터져 나온 분노의 표현이기도 했다. 임시방편으로 나무합판으로 유리를 틀어막은 상점 사진은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보아도 비현실적이다. 2020년과 2021년은, 이 뿐만 아니라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사당 폭동 등 정치, 경제, 사회에 걸친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는 상황이었다. 뉴욕은 9.11 테러, 허리케인 샌디, 금융위기, 심지어는 각종 전염병을 겪고도 금세 다시 회복하는 도시였지만, 이번만큼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재난의 종합선물세트 같았다.
2020년 코로나 시기에 봉쇄된 뉴욕의 상점, 지금 봐도 비현실적인 모습이다
피폐함은 약한 곳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던가.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커뮤니타스 아메리카는 들불처럼 번진 일련의 사태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준비 중이었던 헤이그라운드 오픈이 지연된 것이 가장 타격이 컸다. 뉴욕의 낙후지역에서 사업을 하겠다는 한국인이 만든 신생 비영리 조직. 커뮤니타스 아메리카는 하필 사업 추진에 있어 가장 탄력을 받아야 하는 2~3년 차에 팬데믹이라는 직격탄을 마주쳤고 외부 펀딩 유치는 번번이 실패했으며, 만일 계획대로 헤이그라운드를 열어야 한다면 조직운영비의 대부분을 공간 운영에 써야 할 형편이었다. 이건 사실 미국 국세청(IRS)이 봐도 의심스럽고, 나를 포함한 우리 이사회가 봐도 무리인 상황이었다. 굳이 IRS나 이사회를 언급하지 않아도, 그런 살림으로는 더 이상 조직을 유지할 능력도 이유도 공간도 없었다. 

팬데믹도 막지 못한, 우리의 초심
갑작스러운 변화 속에서 준비되지 않은 작은 조직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역설적으로 초심을 지키는 것이었다. 커뮤니타스 아메리카의 초심은 도시의 소외/낙후지역을 위한 임팩트 창업 생태계를 짓는 일이었다. 우리는 도시를 이해하고 커뮤니티의 문제를 보며 기업가와 함께 지역의 솔루션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꿈꾸었다. 2020년에는 온라인으로 100% 전환하여 4기와 5기를 운영했고, 특히 5기는 여성 기업가를 위해 진행하였다. 2021년에는 6기와 7기를 운영했으며, 백신 접종률과 오미크론 추이를 지켜보며 7기 데모데이(Demo Day)는 오프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데모데이는 맨해튼 할렘의 Maysles Documentary Center라는 작은 극장을 빌려서 진행했다. 극장에는 약 스무 명의 7기 기업가와 가족, 파트너 그리고 커뮤니타스 팀과 이사회, 뉴욕시정부 디지털 팀 담당자 등 커뮤니티의 파트너 등이 모였다. 팬데믹 중에 인연을 맺은 몇몇 재단과 미처 참여하지 못한 커뮤니타스 이사회 분들은 페이스북 온라인 라이브를 통해 스무 명의 발표를 지켜보고 있었다. 

소수자들을 위한 건강 보건 프로그램 “Haus of Ananda”의 창업자 네빌 그린은 7기에서 우승한 이후, 8기의 한 모임에 와서 이런 말을 했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커뮤니타스 아메리카의 네트워크의 진가를 알게 될 것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파트너십을 만들었고, 협업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다. 커뮤니타스의 커뮤니티에는 창업을 지원하는 자원이 있고 또한 이 커뮤니티 자체가 가족이고 친구이기 때문이다.” 

2021년 말, 100명을 넘긴 프로그램 알럼나이의 사업은 교육, 건강/보건, 금융소외에 각 30%씩 분포되어 있었다. 해당 분야의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각자 다른 솔루션을 가지고 있었기에, 협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끈끈한 창업 생태계를 이뤄가고 있었다. 커뮤니타스 아메리카는 알럼나이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필요한 것을 듣고, 적절한 곳에 리소스와 파트너를 연결했다. 또, 커뮤니타스 아메리카에 필요한 파트너를 찾아서 컨택하여 때로는 거절당하기도, 연결되기도 하며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네트워크도 리소스도 정보도 전부 부족한 소외지역에서 창업자들이 설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커뮤니티를 통해 그 부족함을 채워야 했다. 

2022년 초, 커뮤니타스 아메리카는 뉴욕주의 비즈니스 인큐베이터로 인증을 받으며 처음으로 외부 펀딩을 받게 되었다. 당시 세 개의 인큐베이터가 지정되었는데, 뉴욕의 주요 병원 네트워크 중 하나인 마운트 사이나이(Mount Sinai)의 의학 관련 창업생태계, 코넬의 농업/식량 관련 창업생태계와 함께 커뮤니타스 아메리카의 소외/낙후지역 커뮤니티 중심의 창업생태계 조성 노력이 주정부의 인정을 받았다. 

인큐베이터의 주요 요소 중 하나는 공간인데, 커뮤니타스 아메리카는 운영비용의 불균형과 IRS의 경고를 극복할 묘안을 찾지 못하여 브롱스에서 처음으로 염두에 둔 건물을 포기했다. 이후 다른 공간을 더 알아보고 그중 하나는 계약 직전까지 진행시켰지만 불리한 조건 탓에 결국 계약을 포기했다. 할렘에서 30년 넘게 사업을 하신 부동산 개발회사를 만나 2022년 6월 계약을 하고, 6개월 공사를 거쳐 2023년 1월 할렘에 헤이그라운드를 짓고 3월 오픈할 수 있었다. 

지역 임팩트 창업 생태계의 홈그라운드, 플레이그라운드 그리고 헤이그라운드 
2023년 3월 시작한 커뮤니타스 벤처스 10기
작년 가을 파트너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간단히 적은 바와 같이, 팬데믹은 집의 장소적 의미를 확대했고, 동시에 일에 대한 기대를 바꾸어 놓았다. 할렘에 헤이그라운드를 짓고, 커뮤니타스 벤처스는 3월에 10기를 시작했다.

175명을 훌쩍 넘긴 프로그램 알럼나이들은 활짝 웃으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한다. 드디어 홈베이스가 생겼기 때문이다. 첫 번째 타운홀 미팅을 가지면서 정한 재정 목표, 임팩트 목표, 조직 목표는 하나하나가 기쁜 부담을 주었다. 헤이그라운드 할렘은 곧 많은 기업가들이 풀고 있는 교육 문제, 건강/보건 문제, 금융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가득한 공간이 될 것이다. 팬데믹 중에 지켜왔던 초심이 드디어 공간의 힘을 만나게 된 것이다.
헤이그라운드 할렘의 내부 모습, 드디어 공간의 힘을 만난 순간이다
커뮤니타스 아메리카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했고, 주목받지 못한 기업가를 위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 하에 수많은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자본을 쓰고 있다. 커뮤니타스 아메리카의 선택이 이상을 좇는 돈키호테 같을지언정, 우리는 헤이그라운드를 만들면서 부동산 개발, 서플라이 체인, 투자 생태계, 배타적 커뮤니티, DEI의 두 얼굴, 구인구직, 정부 등 현실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뉴욕에 헤이그라운드를 지어볼까?’라는 생각은 금이 간 시스템을 발견하고, 기업가의 눈으로 문제를 함께 관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 나아가,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기업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였다. 앞으로는 지역과 장소를 중심으로 한 임팩트 창업 생태계를 함께 그려볼 생각이다. 

오늘은 헤이그라운드 할렘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했다. 앞으로는 미국의 자선/비영리 시장에 대한 개요, 펀드레이징, 자본시장의 물꼬를 트는 투자자의 이야기, 도시계획과 이해관계자, 인종문제와 편견, 문화와 창업자의 역할 등 많은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보다 구체적인 자료와 커뮤니타스 아메리카의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조금씩 소개하겠다.

*커뮤니타스 아메리카(Communitas America)
커뮤니타스 아메리카는 루트임팩트 자매사로서 2018년 미국에서 출발했다. 미국 뉴욕의 낙후된 지역에서 여성 및 BIPOC(Black, Indigenous, and people of color: 주로 백인 인종을 제외한 유색 인종을 가리킬 때 쓰이는 말)로 구성된 포용적이고 공정한 지역 경제를 조성하는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2023년 3월 ‘헤이그라운드 할렘’을 오픈했으며 파트너 뉴스레터를 통해 자세한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헤이그라운드 할렘, 문화와 경제가 만나는 곳")

*필자 장선문 커뮤니타스 아메리카 대표 (Communitas America Executive Director)

경영학의 구루이자 비영리 조직을 설립하고 운영하기도 한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는 저서에서 비영리 조직의 특징을 ‘사람을 변화시키는 전문 직업 단체’로 정의합니다. 비영리 조직의 산출물(product)은 적절한 교육을 받은 어린이, 훌륭한 성인이 된 청소년, 병이 나은 환자 등 긍정적으로 변화한 인간 그 자체인 것이죠. 이처럼 비영리 조직의 성과는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기에 성과 측정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또한 모금 활동을 하면서 사람의 ‘가슴’에 호소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람의 ‘머리’에도 닿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이는데요, 단지 미션을 추구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기민하고 효율적으로 성장하려는 요즘의 비영리 조직이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입니다. 

2023년 헤이그라운드는 24개의 새로운 비영리 조직과 함께 출발했습니다.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의 후원으로 진행하는 ‘헤이그라운드 비영리 멤버십’ 이 그 주인공입니다. 지난 하반기 헤이그라운드는 네 차례에 걸쳐 이들과 함께 성장에 필요한 가치를 탐색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비영리 조직에게 필요한 8가지 성장 방향성 
논의 과정에서 비영리 조직이 느끼는 현장의 다양한 고민이 쏟아졌습니다.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는데요, 재무적인 성장에 대한 갈증과 조직차원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성장 방향성이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비영리 멤버십 조직들은 위의 방향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할까요? 
 
가장 먼저 비영리를 제대로 이해하는 ‘전문가 집단’입니다. 간혹 비영리 조직에서 외부 컨설팅을 받더라도, 이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아 영리적으로 단일화된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다른 비영리 조직의 경험과 사례를 통해 배우는 ‘피어 러닝(peer learning)’입니다. 추구하는 미션은 다양해도 비영리 조직으로서 겪고 있는 문제는 유사할 수 있는데요,이를 위해 비영리 네트워크를 조성해서 협력의 장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후원, 교육, 채용 등 성장을 위한 ‘정보와 기회’가 필요합니다. 후원해 줄 수 있는 기업이나 재단을 더 많이 알고 싶다는 니즈가 있지만, 관련 정보나 기회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봄을 맞이하는 헤이그라운드 비영리 멤버십의 요즘 근황
헤이그라운드 비영리 멤버로서 2023년 첫 봄을 맞이하고 있는 멤버들의 다양한 사업 소식도 함께 전해 드립니다. 
  • 사단법인 공감인: 공감인 치유프로그램 10주년, 치유모델의 효과성 연구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 '화자'와 이야기를 들어주는 '공감자'가 1:1로 짝을 이루어 서울숲에서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는 ‘속마음산책’과 치유활동가와 1:1로 안전한 공간에서 공감대화를 나누는 ‘공감의 시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공감인의 치유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치유의 경험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추적해보려고 해요. 10년, 5년, 3년 등 연차별 차이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공감인의 치유모델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연구할 계획입니다.

  • 사단법인 뉴웨이즈: ‘뉴웨이즈 메이트’ & ‘뉴웨이즈 피드’ 론칭
    뉴웨이즈 메이트는 만 39세 이하 누구나 정치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보와 경험, 동료를 제공합니다. 다양한 지역, 정당의 사례를 담은 콘텐츠로 학습하고 단계별 미션을 완수하며 정치인으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뉴웨이즈 피드는 우리 동네 정치인이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내가 관심을 갖는 문제를 누가 해결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요. 젊치인이 기성 네트워크에 기대지 않고 독립적으로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 사단법인 다시입다연구소: 패션기업 재고 폐기 금지법 제정을 위한 MOU 체결
    4월 29일 서울숲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21%파티를 개최합니다. 아울러 지난해 서명운동을 펼쳤던 ‘패션기업 재고 폐기 금지법 제정하기’에 이어, 지난달 정의당 장혜영 의원을 비롯하여 시민, 언론, 법률 단체와 모임을 갖고 앞으로의 일정을 논의했습니다. 4월 말, 시민들의 서명을 의원실에 전달하고 MOU를 체결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 사회적협동조합menTory: 로컬러닝랩 임팩트 랩 & 비즈니스 랩 참가자 모집 
    로컬러닝랩은 도시가 아닌 '로컬에서의 삶'을 꿈꾸는 Z세대, 20대를 위해 지역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나만의 일'을 배우고 만들어내는 실험실입니다. 경상북도 의성에서 4개 마을 자치회와 함께 지역주민들이 겪는 불편함을 정의하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만드는 ‘임팩트 랩’ 프로그램과 스몰기업이 기획하고 있는 신사업을 분석하고 실제 상품을 개발하는 ‘비즈니스 랩’ 프로그램 참가자를 5월에 모집합니다.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디지털 시민광장 플랫폼, ‘캠페인즈’ & ‘믹스’의 활성화
    ‘캠페인즈’와 ‘믹스’는 디지털 민주주의 플랫폼으로, 시민과 시민사회단체 및 비영리조직 등 다양한 주체들이 캠페인, 투표, 토론 등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공론장이나 거버런스를 만들어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곳입니다.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다양한 주체성을 지닌 ‘캠페이너'들이 통합적으로 시민활동을 벌일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활성화하려 합니다. 

  • 디지털안전연구소 인터랩:  디지털 위협이 걱정되는 시민단체를 위한 디지털 보안 진단 및 연구
    인터랩은 안전한 디지털 환경에서 다양한 시민사회가 위험 없이 안전하게 각자의 목소리와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디지털보안 진단 및 컨설팅과 다양한 디지털 인권 관련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3월에는 해킹 및 디지털 위협에 취약한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무료 디지털 보안 진단 및 컨설팅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각 조직의 활동 및 활동가들의 안전을 위하여, 업무용 기기부터 웹사이트, 데이터베이스, 서버 등 시민단체의 디지털 자원을 진단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 사단법인 청년의뜰: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금융지원 & 교육프로그램 
    사단법인 청년의뜰에서는 청년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소양을 높이고, 청년 스스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미래 생태계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의 지원이 종료된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에게 적금을 통해 재정을 지원하고, 적금 기간 동안 1:1 금융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5월에 모집 및 선발하여 5개월 간 진행할 예정입니다.

커리어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지만, 막상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 Case Study 코너에서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현직자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지난 3월 3일 헤이그라운드에서는 비영리조직의 공동채용 프로그램 ‘임팩트커리어NPO’ 지원자 모집설명회가 열렸습니다. 일을 통해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현지
  • 사단법인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인턴
  • 루트임팩트 임팩트캠퍼스팀 인턴
  • (현) 루트임팩트 임팩트캠퍼스팀 교육 콘텐츠 기획 및 운영 (3년 차)
혜란
  • 재단법인 환경재단에서 커리어 시작
  • 사회적 기업, 영리 스타트업 근무
  • (현) 루트임팩트 임팩트캠퍼스팀 마케터 (6년 차)
Q. 두 분은 어떻게 임팩트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현지: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그 생각으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는데, 제 주변 친구들은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부분 공무원이나 법조인을 목표로 하더라고요. 저는 제가 하는 일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공무원이나 법조인은 당장 어떤 변화를 보기에는 조금 어려워 보였어요. 또 당시에 비영리 조직은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한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곳, 엄청나게 봉사하거나 헌신해야 하는 곳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오랫동안 진로 목표를 세우지 못했어요.

그러던 중에 우연히 ‘임팩트 생태계’, ‘비영리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는데 제 생각보다 훨씬 더 비즈니스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흥미를 느꼈고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혜란: 저는 대학생 내내 ‘가고 싶은 회사 리스트’가 있었는데요. 꼭 비영리나 공익적인 곳만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오히려 잡지사나 영화 홍보사, 서점처럼 개인적인 관심사에 맞는 곳들이 적혀 있었죠. 취업을 준비하면서 친구들이 다 대기업 자소서를 쓰니까 저도 써보려고 했는데 한 글자도 못 쓰겠더라고요. 반면, 환경 NGO의 자소서 항목에는 답변이 술술 써졌어요. 그때 남이 좋다고 하는 일 말고 내가 할 말이 있는 곳에 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내가 흥미를 느끼고, 일을 했을 때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곳으로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 이후에도 제 관심사에 따라 회사를 옮겨 다녔어요. 환경 NGO에서 3년 정도 일했을 쯤에는 로컬이라는 키워드에 꽂혀 있었고 마침 로컬에 관한 일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 매력적으로 보여서 이직하기도 했거든요. 제 관심사 기반으로 일을 선택했기 때문에 더 재밌게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일을 하면서 염두에 두는 부분이 있을까요? 
현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일을 하려고 신경 쓰고 있어요. 비영리 조직에서는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전달하는 일을 하는데, 저는 예전에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정해져 있다고 착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업을 운영해 가는 방법도 다소 제한적으로만 접근했는데, 요즘은 문제 자체에 더 집중을 하고, 해결 방법을 열린 마음으로 다양하게 시도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청년들의 디지털 역량 향상을 막는 여러 제약을 없애자'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비영리와 전혀 무관하지만 디지털 역량 교육을 잘하고 있는 영리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하고요.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좋은 강사를 섭외하는 일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학생 단체에 먼저 연락해서 그분들에게 더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형태도 시도하고 있어요. 이렇게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협업을 하니, 저희가 창출할 수 있는 소셜 임팩트도 더 커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혜란: 비영리커리어라고 해서 일반 기업과 ‘하는 일’ 자체가 다르지는 않아요. 다만 일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더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요. 비영리 커리어는 이윤 창출이 아니라 사회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임팩트를 창출해서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가 잘 전달되었는지,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공감할 수 있도록 잘 설득했는지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제가 하는 업무는 구매를 이끄는 차원을 넘어서 누군가의 삶의 관점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고 그들을 우리가 지향하는 세계로 초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성과에 집착하면서 사람을 숫자로 치환하기보다 동료 시민, 친구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고 있어요. 

Q. 일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요?
현지: 저는 제 영향력이 어떻게 그 일에 반영되는지가 중요한 사람이에요. 비영리 조직에서의 일은 그 조직의 규모와 별개로 사회변화를 만드는 최전선에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하는 일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계속해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동기가 된 것 같아요. 처음 인턴으로 근무했던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에서는 실제 사업 대상자분들의 변화를 보고 느낄 수 있었고, 지금 일하고 있는 루트임팩트에서는 제가 담당한 교육 사업을 통해서 정말 본인이 원하는 커리어를 시작해 나가는 청년분들을 보면서 저의 노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요즘은 저의 영향력이 어떻게 발휘되는지를 넘어서서, 그 영향력이 연결되며 더 커지는 순간들을 볼 때 특히 두근거려요. 예를 들어, 저희가 제공하는 교육을  수료자분들이 커리어적 도움을 받아가시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다시 본인들의 배움을 다른 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찾아주실 때가 있어요. 저희 커뮤니티 안에서 자발적으로 스터디나 프로젝트를 꾸리는 걸 볼 땐 이 연결고리가 어디까지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까?라는 기대감이 정말 커져요.

혜란: 지속가능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갈 것인지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섹터 안에서 4년 정도 일을 하다 보니 커리어 고민이 커졌어요. 내가 경쟁력이 있나? 어디에서든 내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나? 하는 고민이요. 그래서 관심은 별로 없지만 유망한 산업이라는 일반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역량만 높아진다고 모든 커리어 고민이 해결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때 커리어에서는 방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저의 방향을 정하게 되었어요. 덕분에 지금은 뚜렷한 목적지를 정하고 역량을 쌓으며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다시 ‘나다운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이번 달 '매거진 루트임팩트'는 어땠나요?
나누고 싶은 소식이 있다면?
     
함께 나누고 싶은 동료가 떠오르나요?
같이봐요!

  
루트임팩트
rootimpact@rootimpact.org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 1나길 5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G205
02-6495-0180

기획/편집 루트임팩트 Brand Communication 팀
일러스트 임기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