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마이크로LED #닥터코퍼
2023.1.18 (수)

최근 애플과 관련된 소식 하나가 전자제품 업계를 뒤흔들어 놨어요. 이 소식을 듣고 제일 긴장하는 건 삼성과 LG라고 하는데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관심을 두는 건 당연해 보이는데, LG는 왜 긴장을 한다는 걸까요. 이미 재작년에 ‘스마트폰 사업을 접겠다’고 선언까지 한 마당에 말이죠.


전자제품 업계를 뒤흔든 소식은 ‘애플이 자체적으로 설계한 디스플레이를 애플워치나 아이폰 등의 제품에 탑재하기로 했다’라는 내용이에요. 디스플레이는 TV나 스마트폰 등에서 정보를 시각적으로 화면에 보여주는 장치를 의미해요.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는 애플이 이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25년부터는 애플워치의 고사양 모델인 애플워치 울트라에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거라고 보도했어요. 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애플이 직접 설계할 예정이고요. 향후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다른 제품으로도 적용 대상을 확대한대요.

애플워치 울트라/사진=애플

애플이 언급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micro) LED’라고 불리는 장치예요. 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미터(m)를 의미하는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주 작은 부품들로 만든 제품이죠. 만들긴 어렵지만 성능은 아주 좋은 것으로 평가받아요.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선명하고 수명은 긴데 전력 소모는 적대요.


삼성·LG 없이는 만들기 어려운 아이폰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이나 애플워치, 아이패드 등에 다른 회사가 만든 디스플레이 부품을 탑재해왔어요. 특히 삼성과 LG의 부품을 많이 사용했죠.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플이 생산하는 아이폰14 가운데 70% 정도는 삼성이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부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돼요. LG는 20%가량을 납품하는 것으로 보이고요. 애플워치의 약 80%, 아이패드의 32%에 해당하는 디스플레이 부품도 LG가 공급한대요. 삼성과 LG가 없으면 애플이 아이폰을 생산하는 데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겠죠.


당연히 삼성과 LG에게도 애플은 중요한 고객이에요. 삼성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액 중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21% 정도고, LG 그룹에서 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LG디스플레이의 매출 중 30~40%는 애플이 책임지고 있대요. 이렇게 중요한 고객인 애플이 직접 설계를 한다고 하니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거죠.

삼성·LG "애플이 또?"

물론 애플의 ‘자체 설계’ 선언이 삼성과 LG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애플이 설계를 하지만 결국 생산은 외주를 맡길 것으로 보이거든요. 설계만 한다고 부품이 뚝딱 만들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애플이 완성한 설계도를 보고 대신 생산해줄 회사가 필요한 거죠. 우리나라는 디스플레이 생산 기술 분야에서도 세계 정상을 다투기 때문에 애플은 당분간 삼성과 LG에 생산을 맡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 특히 삼성에게는 애플의 ‘자체 설계’란 표현이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할 거예요. 전에도 애플의 자체 설계 선언 때문에 타격을 받은 적이 있거든요.


애플은 최초의 아이폰을 개발하던 2000년대 초부터 삼성전자와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어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설계했죠. 물론 삼성전자가 공짜로 설계를 도와준 건 아니에요. 대신 공동 설계한 AP는 삼성이 전량 생산하고, 애플이 이걸 사주기로 했어요. 2007년에 등장해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폰의 ‘두뇌’는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들어갔고, 삼성전자가 직접 생산한 작품이었던 거예요.

하지만 애플은 삼성전자와 영원히 함께할 생각이 없었나 봐요. 계속 연구하면서 혼자 AP를 설계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쌓았죠. 반도체 설계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도 인수했고요. 결국 애플은 약 10년 전부터는 아이폰에 자체 설계한 AP를 탑재하고 있어요. 생산은 다른 회사에 맡겨도 설계만큼은 직접 하기 시작한 거예요.


스마트폰의 두뇌를 설계할 수 있게 된 애플은 삼성전자를 대신해 생산을 맡길 회사를 찾기 시작했어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선 경쟁회사인데, 굳이 이런 회사에 두뇌 생산을 맡기고 싶지 않았겠죠. 애플은 2016년부터는 더 이상 삼성전자에 최신 AP의 위탁생산을 맡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애플이 삼성전자를 대체할 회사로 주목한 건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예요. 파운드리는 이미 설계된 반도체의 위탁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의미해요.


사과 먹고 쑥쑥 큰 TSMC

애플을 고객사로 맞이한 TSMC는 승승장구했어요. 파운드리 시장만 놓고 보면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죠. 작년 3분기(7~9월)부터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됐어요.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회사예요. 위탁생산 사업 외에 직접 반도체를 설계하고 만들어서 팔기도 하는데요. 삼성전자의 다양한 반도체 사업 매출을 다 더해도 위탁생산만 하는 TSMC에 못 미치게 된 거예요.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격차가 더 벌어졌어요. 지난해 1년간 TSMC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을 뛰어넘은 거죠. 반도체 회사인 TSMC가 반도체 외에 스마트폰과 각종 전자제품까지 만드는 삼성전자보다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가 된 거예요.


위태로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

반도체 분야에서 애플의 ‘자체 설계’에 타격을 받은 삼성 입장에선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불안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이를 옆에서 바라봤던 LG도 비슷한 기분일 테고요.


앞서 말했듯 애플이 당장 내년부터 삼성과 LG 외에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에 생산을 전부 맡길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 하지만 디스플레이 납품 가격을 협상할 때 삼성과 LG는 아무래도 불리해질 수밖에 없겠죠. 애플이 ‘설계는 내가 했고 너는 생산만 하는 거니까 예전만큼 많이는 못 주겠어’라고 할 테니까요. 협상이 잘 진척되지 않으면 ‘디스플레이 분야의 TSMC’를 찾아서 발주를 몰아줄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애플의 ‘태세 전환’뿐 아니라 중국의 추격도 걱정이에요. 2017년에만 해도 우리나라의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이 44%를 넘었는데요. 중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들을 앞세워 우리나라를 추격했고, 2021년엔 우리나라 점유율을 뛰어넘었죠.

자료=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디스플레이는 한국의 주요 산업 중 하나예요. 한때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중 6% 이상을 디스플레이 수출이 책임졌을 정도예요. 보통 우리나라 대표 산업이라고 하면 반도체나 자동차, 2차전지 등을 꼽지만 이들 못지않게 디스플레이도 중요한 산업이죠. 이런 디스플레이 산업이 경쟁력을 잃으면 우리나라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요. 정부도 디스플레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대요.


직접 설계하지 않으면 불안해

요즘 애플은 AP와 디스플레이 외에 다른 주요 부품들도 직접 설계하기 시작했어요. 재작년엔 맥북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자체 개발한 부품으로 교체했죠. 최근엔 5세대(5G) 이동통신에 필요한 반도체도 직접 개발 중이래요. 다른 회사에서 공급받던 블루투스 부품도 스스로 만들 계획이고요.


모든 부품을 직접 설계할 기세인 애플의 최종 종착지는 어디일까요? 또 위기의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요?

3줄 요약
1  애플은 아이폰이나 애플워치 등에 다른 회사가 만든 디스플레이 부품을 탑재했음. 특히 삼성과 LG가 만든 디스플레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음. 이랬던 애플이 내년부터 자사 제품에 직접 설계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거란 소식이 전해짐.

2  애플이 설계를 직접 해도 당분간 생산은 한국 기업에 맡길 수밖에 없어 파장이 크지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옴. 하지만 애플은 과거에 삼성과 협력해 생산하던 스마트폰용 반도체의 ‘자체 설계’를 선언한 적이 있음.

3  반도체를 직접 설계한 애플은 스마트폰 사업 경쟁사인 삼성 대신 대만의 TSMC에 생산을 위탁하기 시작함. 이 회사는 빠르게 성장해 삼성의 반도체 사업을 위협하고 있음. 마찬가지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위기가 닥칠 거란 우려가 나옴.

중국 인구 61년 만에 첫 감소

지난해 중국 인구가 6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어요. 중국 국가통계국이 어제(17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14억 1175만 명으로, 2021년 말의 14억 1260만 명보다 85만 명 줄었어요. 중국의 인구가 감소한 것은 심각한 기근을 겪었던 1961년 이후 처음이에요.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 통신은 “작년 중국의 출생 인구는 최소한 195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분석했어요. 출생률 감소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망자가 급증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어요.

 

이번 설 연휴에 2648만명 움직인대요

오는 설 연휴 기간 전국적으로 2648만명이 이동할 것이라는 한국교통연구원의 전망치가 나왔어요. 연휴 기간 이동하는 사람 중 91.7%는 승용차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대요. 버스는 3.8%, 철도는 3.0%, 항공편은 1.1%가 이용할 것으로 예상돼요. 지난해 설 연휴보다 연휴 기간이 짧지만, 일상이 회복된 영향으로 이동 인원은 2.1%, 하루 평균 이동 인원은 22.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어요. 귀성은 설 전날인 21일 오전, 귀경은 설 다음 날인 23일 오후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대요. 승용차를 이용해 귀성할 경우 고속도로 최대 소요 시간은 서울~부산 8시간 40분, 서울~광주 7시간 40분, 서울~강릉 5시간 20분으로 추정돼요. 귀경에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은 부산~서울 8시간 15분, 광주~서울 6시간 35분, 강릉~서울이 4시간 30분이에요.

 

마스크, 이제 벗어도 될까요? 모레 발표해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지침이 조만간 해제될 것으로 보여요. 언제부터 해제될지는 모레(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결정해 발표하기로 했어요. 질병관리청은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 관련 내용은 오늘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회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방역당국 검토를 거쳐 20일 중대본 안건 논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앞서 정부는 마지막 남은 코로나19 방역 조치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 사항’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요. 이 시점이 언제가 될지를 오는 20일에 발표하겠다는 의미예요.

 

경제 회복 기대감? 구리 가격 상승세네요

최근 중국 정부가 강도 높은 방역 정책을 포기하고 ‘위드 코로나’에 나서면서, 중국 경제의 회복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이런 전망의 영향으로 국제 구리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요. 경기 변동에 앞서서 움직인다는 특성 때문에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이 상승한 거예요. 그만큼 경제 회복을 점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예요. 중국은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이어서 경제가 살아나면 산업용 금속 수요가 급증할 수 있으니까요. 지난 13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는 톤(t)당 9185.5달러에 거래됐어요. 지난 11일 9124달러를 기록하며 작년 6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9000달러 선을 회복했고, 이후에도 16일까지 계속 9000달러 선을 지켰어요.

*닥터 코퍼가 뭐야?

경기의 변동에 앞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지표를 ‘경기 선행 지표’라고 하는데요. 구리(Copper) 가격은 대표적인 경기 선행 지표예요. 구리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되기 때문에 그 가격만 봐도 경제 상황이 어느 정도 예측된다는 건데요.


전기를 잘 통하는 구리는 전선 제조에 주로 사용돼요. 채굴된 구리의 약 절반 정도가 여기에 활용된다고 해요. 또 쉽게 구부리거나 자를 수 있어서 전기 장치나 전자 회로에 구리가 들어가요. 구리는 내구성이 높고 부식에 강해 건축 재료로도 널리 사용돼요. 송수관이나 지붕을 만들 때 구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자동차 선박, 배터리를 만들 때 역시 구리가 활용돼요.


이처럼 구리는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되다 보니 경기 변동을 미리 보여주는 경향이 있어요. 경기가 호황일 걸로 예상되면 기업들이 활발하게 생산 활동을 하면서 구리를 많이 찾겠죠. 그러면 구리 가격은 올라요. 반대로 경기가 부진할 걸로 보이면 구리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내려가요. 그래서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 경기 회복의 징후로, 반대로 구리 가격이 하락하면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있는 걸로 여겨요. 구리 가격이 향후 경기 상황을 미리 알려주는 경제 전문가와 같다는 의미로 '닥터 코퍼(Dr. Copper)'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해요.


실제 2000년 미국의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9년 미·중 무역분쟁, 2020년 코로나19 확산처럼 큰 경제 위기가 있기 전 구리 가격은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최근에도 구리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요. 한 달 전까지 상승세였던 구리 가격은 연중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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