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은근한 레터는 독서공동체 들불과 함께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에세 시리즈 읽기 모임〉의 기획과 운영을 맡고 있는 🔥독서공동체 들불🎗️구구입니다. 님은 소설을 읽을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삶에서의 완벽주의를 내려놓지 못하고 기어코 소설 읽기에도 적용해버리고 마는, 지독한 독자입니다. 이른바완벽주의형독자인 제가 소설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다름 아닌 🌟소설 속 배경에 대한 이해입니다. 특히 외국 소설의 경우, 소설을 관통하는 시대적 사건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읽는 방식은 제게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제게 온전한 독서 경험이란, 소설 속 시대를 살아본 사람처럼 그 시대의 사건, 인물, 심지어 그 곳의 풍경까지 그릴 수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이렇게 노력한다고 해도 인물들의 경험에 제 자신을 완전히 포개어 놓을 수는 없을테지만, 적어도 노력은 해봐야한다는 게 제가 가진 소설 읽기에 대한 신념입니다.


오늘은 저처럼 소설을 읽는 분들을 위해 에세 시리즈〉 작품들의 시대적 배경을 간단하게나마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우리 함께 뚜벅뚜벅, 에세 시리즈가 그려 놓은 🗺세계지도 속으로 함께 걸어가 봅시다!

현재 들불에서 은행나무의 에세 시리즈를 함께 읽는 [시리즈 읽기] 북클럽을 모집 중입니다! 7월 21일부터 12월 22일까지, 2024년의 하반기를 에세로 가득 채워보세요!
*북클럽 관련 문의는 들불(@fieldfire.kr)로 부탁드립니다.
❝세구는 영광의 최정점에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인 세구’는 아프리카 서부에 위치한 말리 공화국의 도시명입니다. 말리가 위치한 서아프리카 지역은 금, 상아, 노예무역으로 오랜 기간 전성기를 누렸던 곳인데요. 마리즈 콩데의 세구: 흙의 장벽』은 교역의 중심지였던 말리, 그 중에서도 세구가 가장 전성기였던 18세기로 시작하는 작품입니다.


❝살육과 강간과 약탈! 피, 사방에 흐르는 피뿐! 게다가 세구의 역사 전체가 🩸피와 폭력의 역사가 아니던가?❞

밤바라족이 지배하는 세구 왕국은 전쟁을 통해 다른 부족을 포로로 전락시키고, 이들을 노예로 팔았으며 그들로부터 세금을 착복하여 부를 늘렸습니다. 세구의노예 장사는 작품 초반에 등장하는 귀족 두지카 트라오레의 종첩인 시라의 존재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녀 역시 세금을 내지 않는 페울족에 보복하고자 전투를 벌인 세구가 포로로 잡아 온 인물로, 두지카의 곁에서 모욕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큰형 티에코로가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떠나가버리면서, 그러한 행복의 장벽에 처음으로 균열이 생겨났다.❞

서사의 중심이 되는 귀족 🏰두지카 트라오레 가문에는 네 아들이 있었는데요. 그중 맏형인 티에코로는 살육이 끊이지 않는 피의 왕국 세구에서죽음의 제물을 금지하며사랑에 대해 말하는종교인 이슬람에 심취하고, 결국 이슬람교로 개종 후 세구를 떠나게 됩니다. 종교는 아프리카의 역사를 이야기하려면 빠뜨려서는 안되는 키워드입니다. 콩데는 이슬람교가 서아프리카 지역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시대를 그리며, 다신교인 세구에서 이슬람교가 뿌리내린 역사가 갖는 의미를 두지카 가족의 운명을 통해 조명합니다. 초기 이슬람은 티에코로가 이야기한 것처럼 사랑을 이야기하는 종교였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서아프리카 지역의 금광과 그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금이라는 자원에 현혹된 이슬람은 결국 세구 왕국과 마찬가지로 피로 물들게 됩니다.


⚔종교 분쟁은 현재까지 진행 중인 심각한 국제적 이슈입니다. 많은 사상자가 나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역시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상생 문제가 핵심 쟁점인 분쟁이고, 예멘 내전 또한 이슬람교의 교파인 수니파와 시아파의 권력 투쟁이 중심이죠. 이처럼 종교는 현대사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인데요. 『세구: 흙의 장벽』은 이러한 종교적 갈등의 단면을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의 아이들이여! 그대들은 이제 러시아의 아들딸이다! 우리의 든든한 날개 아래로 오라! 우리가 그대들을 보호하고 아들딸처럼 보살펴주겠노라! 대신 그대들은 새로운 조국에 그 어떤 조국보다 충성하고 복종해야 할 것이다!

🗨‘볼가 독일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볼가강 지역에 거주하며 독일어를 쓰고, 독일 문화를 향유했던 주민들을 일컫는 말인데요. 제가 볼가 독일인의 존재를 처음 알게된 건, 1937년 스탈린이 연해주에 거주하던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킨 사건 때문입니다. 이때 볼가 독일인 역시 강제 이주 당했단 사실이 역사서에 조그맣게 기록되어 있었어요. 덕분에 저는볼가 독일인이라는 생소한 존재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아이들』은 볼가강 왼쪽에 위치한 독일 식민지 마을인 그나덴탈의 교사 바흐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작품입니다. 바흐는 일과를 마친 후 대야에 발을 담근 채 러시아로 처음 이주했던 독일 농부들의 역사를 읽는데요. 이 대목에서 당시 독일인을 러시아로 처음 초청한 인물이 러시아의 국력 신장에 앞장섰던 예카테리나 대제였으며, 그나덴탈이 소설 속 가상의 마을이기는 하나볼가 독일인의 경험을 고스란히 옮긴 장소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조용한 소시민인 바흐는 어느 날, 클라라라는 학생을 상대로 개인수업을 하게 됩니다. 이날의 만남을 계기로 둘은 💞백년가약을 맺게 되죠. 이 과정에서 추문의 중심에 서게 된 둘은 절벽과 숲뿐인 볼가강 부근에서 은둔 생활을 이어가게 되는데요. 그곳에서 두 사람은 세파를 실감할만한 단서들을 발견하지만, 바깥세상에 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러나 개인은 🌀역사의 소용돌이 앞에서 무력할 따름입니다. 스탈린이 볼가 독일인들을 바라보며난쟁이 같다고 느꼈듯, 광포한 힘을 가진 역사는 그 앞에 선작은바흐의 삶을 비극의 중심으로 이끕니다. 그의 아내인 클라라의 목숨을, 그에게 글을 청했던 호프만의 목숨을 빼앗는 방식으로 말이죠.

 

❝몰랐다면 무엇을 몰랐을까? 이 물이 죽음으로 가득 찼다는 사실을? 아니면 강바닥은 시체로 가득 차고 물은 그들의 피와 죽기 직전에 그들이 내뱉은 저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 바흐의 몸은 볼가강에 녹아서 스며들었다.

제가 『나의 아이들』에서 좋아하는 대목 중 하나는 바흐가 볼가강의 바닥을 구성한 시체들을 조우하는 장면입니다. 죽음을 다짐하고 뛰어든 강에서 그는 어쩌면 그의 상상에 불과할지도 모를, 온몸에 구멍이 뚫린 채 🏞볼가강에 몸을 뉘인 시체들에 강력하게 얽혀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그는 이토록 야만적이고 잔인한 강, 거짓투성이면서 동시에 진실만을 보여주었던 강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합니다. 이윽고 그는 갑작스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며, 자신이 볼가강 그 자체가 되었음을, 그의 뼈와 머리카락이 강을 이루는 모래, 바위, 수초가 되었음을 깨닫습니다.


나의 아이들』 은 바흐라는 평범한 인간을 실재했던 역사적 비극의 증인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한편, 마을과 인물의 이름 등 허구적 요소들을 여럿 배치하고 바흐가 쓴 동화의 내용이 현실에서 이루어진다거나 그가 볼가강에서 무수히 많은 시체들을 목격하는 장면 등 마술적 사실주의의 영향으로 쓰인 대목들을 배치함으로써 문학적 상상력이 역사에 개입하고 실현되는 모습을 그려 냅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역사가 개인의 삶을 통해 어떻게 구성되는지, 또 역사 속에서 구성된 개인의 기억과 상상력이 우리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각인되는지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그의 저서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에서모든 인간의 역사는세계사’”이며, “세계는 만물의 집합체로서 존재하며, 동시에 동시대를 구성하는 많은 인간들이 공유하는 장대한 기억의 네트워크로서 존재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역사의 거대한 줄기, 만물의 집합체로서의볼가강과 그야말로작은인간이었던 바흐의 몸이 하나가 되는 장면에서 우리는 비로소 다카시의 이 말을 이해하게 됩니다. 지극히 평범한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세계를 만나게 되는, 🔗기억의 네트워크를 이루는 상호작용에 대해서 말이죠.

❝언젠가는 저 역시 저 자신을 잃어버리겠지만 (…) 오직 저만이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의 존재를 알겠지요. 우물 바닥에서 돌을 다듬는 망치질 같은 이런 혼란 말고, 퇴펠은 대체 내게 무얼 남기고 간 걸까?❞

파리에서 멕시코로 이주하게 된 마리아나 가족은 그곳에서 새로운 문화를 접하게 됩니다. 멕시코에서 마리아나와 소피아 자매, 엄마 루스는 각자의 정체성을 발견하며 상류 계급에 대한 인식, 멕시코 사회에 놓인 모순, 추앙과 사랑에 대해 고민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퇴펠이라는 신부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는 도대체 왜 여러분을 착한 여자아이 신분에 가두어두려는 것을 공부합니까?”라며 제발 쓸모 있는 것을 공부하라던지, 다른 사람을 위해 스스로를 던지며 살아가지 말라던지, “오직 여성들만이 사회계층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지라던지 하는 말들을 급진적이고 강력한 어조로 설파하는 인물입니다. 그가 하는 말들은 모두 여성해방에 투신하는 혁명가의 말과 같고, 그가 도모하려는 반란은 분명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는 신념보다는 타인의 숭배를 바라는 자신의 욕망에 의해 움직이는 인물입니다. 그는 타락한 욕망을 통해 주변 인물들을 번민과 곤경에 빠뜨리죠. 그러나 그는 좁은 세상에 갇혀 있던 여자들이 자신이 지닌 것을 돌아보게 만들고, 그간 회피해온 두려움을 직면하도록 만듭니다. 이때 독자는 혼란에 빠집니다. 퇴펠은 🪽천사일까요, 👿악마일까요? 그는 역사 속에서 어떤 인물로 기억될까요?


최근 화제가 된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의 주인공들은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며 올바른 신념을 목숨을 걸고 실천해온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권력과 부를 얻으며 점차 변질되어 가죠. 손에 쥔 특권을 지키기 위해 타인을 해치고, 재산을 은닉하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천사일까요, 악마일까요?


우리는 폭력적인 시대의 피해자이자 특권의 공모자로서 언제나 ⭕모순의 한 가운데 살아갑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이분법적으로 규정하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천사도, 악마도 아닌 그저 “나약한” 인간인 우리는 어쩌면 끊임없는 모순의 불구덩이 안에서 나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한 채 타들어가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집에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나는 점점 커져가는 혼란을 느낀다. 어떤 손이 내 장기를 꽉 쥐고 흔드는데, 그게 심장인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식사 시간에 우리는 엄마와 손님들과 함께 식탁에 앉겠지만, 마그다는 주방에서 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멕시코에 놓인 이방인여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 동시에 계급문제를 고발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아이리스』를 쓴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는빨갱이로 불리는,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기자 출신의 작가로 이 작품에서 마리아나를 통해 상류층이 갖고 있는 특권의식과 무지를 날카롭게 짚어냅니다. 퇴펠 신부는 마리아나에게 그의 집에 머무는 하인들이 어째서 마리아나와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지 않는지 질문을 던집니다. 마리아나는 아리송한 얼굴로 그 사람들은 하인들이니까요.”라고 답하는데요. 신부와의 대화를 통해 마리아나는 마그다를 영혼을 가진 한 명의 인간 마그다로서 인식하게 됩니다. 마리아나는 왜 그릇을 닦는 사람이 마그다여야 하는건지, 왜 하인들이 주방에서 밥을 먹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집니다.


한국에서는 2023, 돌봄서비스 인력난 개선과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방편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최저임금 제외’를 추진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싱가포르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저임금 외국인 가사근로자 제도를 도입, 이들을 월 100만원 정도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하여 맞벌이 부부의 육아 비용 부담을 덜어주자는 게 정부의 주장이었죠. 이러한 조치는 인종차별·여성차별의 사례인 것은 물론, 현대판 노예를 만들어내는 계급적 착취의 한 형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아이리스』의 마리아나가 그랬듯, 저마다의 계급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허울 좋은 핑계를 대며 나의 계급을 부정하고, 내가 놓인 위치를 마주하려 하지 않죠. 그러나 우리는 퇴펠 신부가 마리아나에게 질문을 던진 것처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누구의 어깨 위에 올라타 있나요?

❝그 잡지를 계속 발행하지 말고 새로운 잡지를 만들어봐. 이름을 바꾸고. 뭔가 새로운 이름을 붙이면 재미있을 것 같아. 시는 네가 맡아. 나는 예술가들을 소개해줄게. 굉장히 멋진 예술 평론가를 알고 있어. 이건 새로운 아방가르드야. 내 친구 중에 훌륭한 친구들이 많아. 예술 잡지를 만들면 될 거야. 정치는 그 안에서 저절로 싹이 틀 거고.❞

새로 부임한 담임선생님인 빅토르 율리예비치는 오른팔이 절반밖에 없는, 문학을 전공한 선생입니다. 그는 “문학이 인간이 소유한 것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으로, 아이들도 이를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매 수업에서 시를 읽습니다. 그러니까 그는 말하자면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시를 통해 이해하는 문학사랑꾼이었습니다.


2024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문학사랑꾼으로 사는 일은 지극히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숨어서 읽을 필요도 없고, 금서로 지정된 책을 목숨 걸고 은밀히 유통시켜야 할 이유도 없죠. 그러나 스탈린 집권 당시, 러시아 문단의 사정은 달랐습니다. 반체제 작가들은 작가 동맹에서 파문당했고, 닥터 지바고』와 같은 작품들은 체제를 비판하는 소설로 출간이 금지되었죠. , 독자들은 문학적으로 위대하지만 체제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유통이 금지된 작품들을 사미즈다트(비밀리에 제작되어 유통되던 각종 출판물을 유통하는 반체제 활동)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읽었습니다.


커다란 초록 천막』은 경직된 문화 속에서 자라난 사람들이 스탈린의 죽음을 마주하며 겪는 격동을 다룬 작품인데요. 독재자는 떠났지만, 체제의 억압은 지독하게 남아 새로운 예술의 등장을 가로막습니다. 그러나 통제와 검열이 극심할수록 예술을 향유하는 이들의 열정은 활활 타오르며 들불처럼 번져 나갑니다. 우리는 예술을 사유하며 끊임없는 번민을 경험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체제 속에서 실패를 거듭하는 예술을 목격합니다. 이로써 우리는 역사의 증인으로, 목격자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공모자로 위치지어지죠.

 

❝역사를 정확한 학문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문학이 좀 더 정확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은 🗓스탈린이 죽은 날에서 시작해서 시인 브로드스키가 죽은 날로 끝나는 작품입니다. 조지프 브로드스키는 1972년 소비에트 연방에서 강제 추방되어 1977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198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망명 시인인데요. 그는 인간은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를 잊지 않으면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시인의 삶이 그의 작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역사의 흐름과 그 안에 놓인 우리의 삶이 결코 문학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한 듯 보입니다. 이는 러문애담당 교사인 빅토르의 생각과 맞닿아 있습니다. 빅토르의 말대로 삶에 놓인 문학, 그것이 어쩌면 권력을 가진 자들에 의해 쓰여진 역사보다 더 정확하고 구체적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애벌레, 즉 성충이 되지 못한 사람들, 어른으로 위장한 사람들의 사회에 살고 있어.❞

커다란 초록 천막』은 어른이 되는 조건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빅토르는 톨스토이가 청소년기를 유년기와 청년기 사이에 존재하는 사막이라고 표현한 것에 주목하며, 이 사막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한 채 머무르는 존재들에 관심을 가지는데요. 영영 어른이 되지 못하고 평생을 사막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폭압으로 시민 위에 군림하려던 체제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도덕적 성숙을 경험하지 못한 사회, 어른으로 위장한 사회.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2024년의 대한민국은 어떠한지 되돌아보게 되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이것은 최초의 여행에 관한 글이다.
여행은 편지와 함께 시작되었다.❞

배수아 장편소설
『속삭임 우묵한 정원』

배수아 작가님 신작... 기다리셨던 분들, 많으시죠? 드디어 다음주에 출간됩니다. 그의 작품을 사랑해온 독자님들뿐만 아니라, 궁금했지만 아직 선뜻 접해보지 못했던 분들도 올여름 배수아 작가님만이 그리는 대체 불가능하며 새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만나보셨으면 합니다.

💥 예약 구매 혜택!

초판 한정으로 배수아 작가님의 친필이 담긴 편지(인쇄본)를 수록했어요. 먼 곳으로부터 도착한 편지를 읽고 어딘가 반가운 마음과 그리운 마음이 동시에 찾아가길 바랍니다.

오감으로 느끼는 걸 추천드리는 책인 만큼, 굿즈도 신경 썼는데요. 조향사님에게 이번 소설을 바탕으로 하는 향을 특별 제작해달라고 부탁드렸답니다. 〈무덤 위의 맨드라미〉 향이라니...! 소설과 얼마나 잘 어울릴지 궁금하시지 않나요! 한정 수량으로 진행되는 굿즈 이벤트는 온라인 서점 알라딘 / 교보문고 / YES24 에서 진행되니 놓치지 마세요. 😉

지난 은근한 레터 3p(까마득)에서 배수아 작가님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한 적 있는 🦋만희... 참고가 되실까 하여 링크를 첨부해봅니다. 애정 가득 마케터가 어느 때보다 진심으로 준비한 『속삭임 우묵한 정원』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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