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그녀가 자격증 모았더니 생긴 일

글 : 김동선 / 조인케어 대표, "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들" 저자 

자격증을 50개가 넘게 땄다는 한화숙(68)씨 

동대문, 남대문 등에서 의류판매업을 했다는 그는 불안정한 소상공인의 노후 준비로 자격증을 선택했다. 

 

“다들, 바리스타자격증을 따길래 저도 땄어요. 자격증을 따기 위해 교육을 받고, 시험을 치르는 과정이 단조로운 생활에 활력이 되더라고요. 그 다음에는 레크리에이션강사, 생활체육지도사, 웃음치료사 등 닥치는 대로 따기 시작했어요.”

 

체육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운동 감각이 필요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활동적인 일을 좋아하기에 위의 자격증들에 관심을 가졌다고 설명한다. 스포츠댄스와 관련해서는 라틴댄스, 모던댄스, 라인댄스 등 10개가 넘는 자격증을 땄으며 국제라인댄스강사에까지 도전해서 자격증을 땄다. 이 외에도 장구, 노래, 타로 등을 배웠다. 자격증을 따서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배움 그 자체가 좋았다고 한다. 

 

“교육을 받기 위해 매일 집을 나서고, 사람들을 만나요. 새로운 것을 배우니, 두뇌가 계속 활동을 하지요. 자격증을 딸 때마다 성취감이 높아져 무엇을 하든 자신감 있게 도전할 수 있더라고요.” 

 

그녀가 딴 자격증은 대부분 민간자격증이라, 이를 어떻게 활용할 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자격증으로 뭘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 자격증은 수익 활동에 도움이 되네요.”


옷 가게를 하면서 타로점을 병행했더니 한산하던 가게가 북적대기 시작했고, 타로점으로 인한 수익에 가게 매출까지 올라갔다. 몇 년 전 옷가게를 정리한 그녀는 지금은 종합복지관, 경로당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어르신에게 장구, 노래를 가르치고 웃음치료사와 레크레이션지도사로 다양한 행사의 감초 노릇을 하고 있다.


“경로당에서 노래를 가르치는 데에도 자격증이 필요하냐?” 는 질문에,


“자격증이 없어도 노래 잘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사람들은 많지요. 하지만, 요새는 경로당에 나가는 강사들마저 이력서에 자격증 한 줄이 필요하답니다.” 

 

경로당이나 요양원 등에서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하는 경우, 정부에서 강사비를 보조해 주기 때문에, 자격증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단다. 실력보다 ‘자격증’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매일 스케쥴이 달라요. 하루는 강사, 하루는 봉사, 또 하루는 새로운 자격증을 따기 위해 교육을 받으러 가요.”


옷가게를 운영할 때에는 붙박이 인생이어서 답답했는데, 60세 이후에는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다양한 역할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다는 그녀. 그녀의 노후를 이끌어주는 것이 자격증이다. 

 

여기에서, 궁금증이 또 생겼다. 학원에 등록해서 교육을 받는 등 자격증을 따려면 돈이 필요하지 않는가? 정부에서 직업교육을 위해 개인에게 5년간 300만 원을 보조해 주는 ‘국민내일배움카드’제도가 있단다. 

정부지원금으로 자격증 따기

 

한화숙 씨 덕에 국민내일배움카드와 NCS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100세 시대에는 한 사람이 하나의 직업으로 살아갈 수가 없다. 직업에서도 부캐가 필요하고, 퇴직후 제2, 제3의 직업으로 옮겨가야 한다. N개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평생 직업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강조하는 것도 바로 ‘평생교육’이다. 

 

이에, 정부지원금으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예전에는 실업자에 한해서 제공됐지만 지금은 공무원, 교원, 연매출 1억 5천 만 원 이상인 자영업자 등을 제외한 다양한 계층까지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월 300만 원 이상을 받는 대기업 근로자의 경우라도 만 45세 이상이면 퇴직 준비를 위해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받급받을 수 있다. 다만, 75세 이상인 경우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5년간 300만 원을 지원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기초수급자 등 일정 조건이 되면 100만~200만 원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 국민내일배움카드 발급은 직업훈련포탈 HRDnet을 통해서 진행할 수 있다. 


국민내일배움카드 신청 및 교육과정 정보 검색 : 직업훈련포탈 ‘HRD-net’ 바로 가기 

 

다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원이나 강좌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정받은 NCS훈련과정으로 제한된다. 내일배움카드를 이용한 자격증으로 예전에는 바리스타, 제과제빵사가 대세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인공지능, 돌봄관련 자격증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가자격증인 요양보호사의 경우에도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하면 자기부담금을 줄일 수 있다. 

 

내일배움카드가 교육비 지원제도라면, NCS(National Competence Standards 국가직무능력표준)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와 관련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NCS는 모든 직업에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등 능력을 국가가 표준화한 것이다. 자격증, 교육 및 훈련, 채용, 배치, 승진 등의 모든 과정에서 NCS를 적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다만, 직업명을 기준으로 분류한 것이 아니고 필요 능력 단위로 분류한 것이어서 언뜻 이해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중년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요양보호사의 경우, NCS범주에 따르면 (중분류) 사회복지->(소분류) 사회복지서비스->(세분류) 일상생활기능지원에 해당한다. 일상생활기능지원에는 신체활동지원, 심리정서지원, 가사활동지원, 건강지원, 일상생활위험관리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즉, NCS는 직업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도구인 것이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과대학을 나오고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사범대학을 나와야 하지만, 숲해설사, 나무의사(수목치료기술사), 유품정리사 등 새로운 ‘일’을 구하는 경로는 학교가 아닌 자격증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일이 있으며, 어떤 교육을 받아서 어떻게 취업할 것인가를 살펴보는 데 국가직무표준포털(https://www.ncs.go.kr/index.do)이 큰 도움이 된다. 

 

내일배움카드가 궁극적으로 직업교육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강좌들이 NCS강좌가 된다. 수많은 자격증, 셀 수 없는 교육강좌가 생겨나면서, 이를 가르칠 강사에 대한 수요 역시 높다. 자신이 갖고 있는 전문지식이나 현업기술을 가지고 강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NCS강사로 등록하는 것도 좋다. NCS강사 등록은 위의 NCS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어떤 자격증이 유용할까?


자격증에는 국가자격증 이외에도 개인, 단체 등이 만든 민간자격증이 많다. 국가자격증의 경우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는 Q-net(q-net.or.kr)에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민간자격증은 국가가 중요하다고 인정한 공인민간자격증과 일정한 커리큐럼을 갖추고 등록한 (일반)민간자격증으로 나뉘어 진다. 민간자격정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민간자격정보서비스 홈페이지(pqi.or.kr)를 살펴보면 된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어떤 자격증이 유용한 지 챗GPT에게 물어보았다. 그의 답변을 토대로 요즘 새로 등장하는 자격증을 소개한다. 

 

첫째, 헬스케어 분야를 들 수 있다. 사이버대학, 학점은행제등을 통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딴 사람들이 많다.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등의 국가자격증 이외에도 노인돌봄생활지원사, 치매예방을 위한 시니어인지지도활동사, 시니어보드게임지도사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병원 동행매니저 과정도 등장하고 있다. 

 

둘째, 인공지능 및 사이버 보안 분야를 들 수 있다. 예전에는 소소하게 엑셀, PPT 활용자격증 정도였다면, 이제는 인공지능, IOT 등을 명칭에 넣은 많은 자격증이 등장하고 있다. HRD-net의 훈련과정정보 또는 민간자격정보서비스를 검색하여 자신에게 적당한 자격증과 교육기관을 찾아낼 수 있다. 

 

셋째, 정신 건강 및 웰니스 분야를 들 수 있다. 청소년, 청년, 은퇴자, 노인에 이르기까지 정신건강은 점점 더 위태로워지고 그 만큼 상담, 웰니스 코칭,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일들이 생겨나고 있어, 관련 자격증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평생 교육시대이다. 수요자는 전 국민, 그 만큼 수요가 많다. 게다가 생애주기별로 교육에 대한 수요가 다르기 때문에, 매우 다양하게 분화돼 있다. 국가자격증으로는 평생교육사가 있으며, 민간자격증으로는 장애인, 노인등 대상별 평생교육사, 진로지도상담사 등이 있다. 

 

다섯째, 환경관련 자격증. 역시, HRD-net의 훈련과정정보 또는 민간자격정보서비스사이트에서 탄소중립, ESG, 환경교육, 업사이클, 미세먼지 등 키워드를 사용해서 검색하면 난이도, 적용범위 등이 실로 다양한 자격증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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