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쿠팡 흑자이후 전망 2.시장 세분화 전략
 2022.08.17 22-033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쿠팡이 흑자가 나면 벌어질 일
  02 왜 갈수록 시장 세분화가 중요해지는 건가요?
  03 뉴스 TOP5 - '배민이 사내 행사를 기획하는 방법'

   

쿠팡이 흑자가 나면 벌어질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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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의미로 대단했습니다

그간 쿠팡의 실적 발표는 말 그대로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전례 없는 매출 성장이 주는 '충격'과 기록적인 적자에서 느껴지는 '공포'가 항상 공존하였기 때문인데요. 지난 8월 10일(현지시간) 진행된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만큼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약 6조 3,500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은 같았지만, 적자 또한 상장 이후 최초로 1,000억 원 미만(약 847억 원)으로 줄이는 데 성공하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주력 사업인 Product Commerce 부문의 조정 EBITDA 기준 흑자 전환이라는 긍정적인 부분을 공개하긴 했지만요. 여전히 시장은 일시적인 반등이 아니냐며 의구심을 보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수익 개선 흐름을 두 분기 연속 이어간 것은 물론,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면서 쿠팡이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음을 천명하였고요. 오랜 숙원이었던, 연간 흑자 전환마저 사정권에 두게 되었습니다.


선택권은 다시 쿠팡에게로

올해 쿠팡의 기조는 창사 이래 가장 극적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성장 중시에서 수익 중시로 돌아서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던 건데요. 이와 같은 쿠팡의 전략 방향 전환은 사실 외부로부터 강요된 것에 가까웠습니다. 상장 이후 주가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데다가, 설상가상으로 투자 시장 자체가 얼어붙기 시작했습니다. 이 와중에 최대 물주였던 소프트뱅크의 비전 펀드 실적마저 악화되었고요. 결국 쿠팡의 경영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쿠팡의 흑자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이제 운전대는 다시 온전히 쿠팡 자신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Product Commerce 부문의 실적 개선은 구조적인 체질이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향후 한동안은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 쿠팡은 다시금 차세대 성장 모멘텀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터 출처: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HD

우선 본업인 커머스에선, 어느 정도의 이익률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타 플랫폼의 점유율을 적극적으로 뺏어오는 공세에 나설 겁니다. 물론 이번 분기만 해도 시장 평균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27%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할 정도로 쿠팡의 성장 속도는 여전히 빠르긴 합니다. 하지만 과거보다 둔화된 것은 물론이고, 쿠팡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추이에서 볼 수 있듯이, 고객 숫자 측면에선 이미 성장 한계에 도달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정도인데요. 그럼에도 쿠팡이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고객의 방문주기와 구매주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 DAU/MAU 지표는 무려 40% 선에 도달하기도 했고요.

이와 같은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선 결국 카테고리 확장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결국 버티컬 커머스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으로 이어지게 될 겁니다. 고객 생애 가치를 더욱 키우기 위해, 패션, 리빙, 식품 등으로 끊임없이 확장해 나갈 테니 말입니다. 아무래도 작년 6월 이후로 중단되었던, 대규모 TV광고나 프로모션을 다시 진행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 가능성이 크겠네요.

과연 쿠팡이 찜할 다음 먹거리는?

근래 들어 소홀하게 대했던, 쿠팡이츠에 대한 투자를 재개할지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인데요. 국내외에서 퀵커머스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 있는 쿠팡인 만큼, 재무적 상황이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른다면, 예전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확장 전략으로 다시 전환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특히 지난 7월 아마존이 비록 한시적이긴 하지만, 아마존 프라임이 제공하는 혜택에 그럽허브 무료 배달을 더한 것을 기억해야 하는데요. 쿠팡 역시 로켓와우 혜택에 쿠팡이츠 무료 배달을 결합하는 형태를 분명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단, 쿠팡에게 가장 절실한 해외 사업의 경우 국내와 달리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섣부른 해외 확장은 단시간 내에 쿠팡의 재무 상태를 다시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인데요. 정말 대대적인 투자가 선행되어야 승산이 있는 만큼, 외부 환경 자체가 긍정적으로 변화해야, 본격적인 도전에 나설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다만 결국 쿠팡의 장기적인 성패는 한국에서 성공한 모델을 해외로 이식하는 데 성공하는지에 달려 있기 때문에, 빠르게 결단을 내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겠네요.
 
   
   

왜 갈수록 시장 세분화가 중요해지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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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핵심 질문 10가지] 시리즈 중 4번째 아티클입니다

뭉쳐야 사는 리테일의 숙명

리테일이라는 업 자체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리테일 사업으로 돈을 벌려면 거래를 중개하는 과정에서 마진을 남겨야 합니다. 즉 유통 과정에서의 운영 효율화와, 공급자와 소비자 상대로의 가격 결정권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해선 결국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켜야 하고, 따라서 필연적으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등장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수많은 백화점 브랜드들이 존재했습니다. 흔히 지역 백화점이라 부르던 대구 백화점, 백화점 세이 등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도 있었고요. 하지만 지금은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이른바 빅3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결국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상위 사업자들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지방 광역시에선, '지역 거점 전략'을 들고 나온 신세계가 롯데와 현대마저 고사시키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도 하고요.

이는 이커머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와 같이 최소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지배적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인 일반적인데요. 오랜 기간, 압도적 강자 없이 춘추전국시대의 경쟁 양상을 보인 국내 시장도 어느새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가 자리잡은 지 오래이고요. 그중에서도 쿠팡이 30% 이상을 점유한 최초의 1위 플랫폼의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문제는 그 이후 생겨났습니다. 이처럼 절대적 강자가 시장에 딱 자리를 차지하고 나자, 극소수의 선두 업체들을 제외한 나머지 플랫폼들의 갈 길이 애매해져 버린 겁니다.

그런데 쿠팡, 컬리 이길 수 있어요?

더욱이 상위 사업자들의 시장 지배력은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지고 있습니다. 흔히 빅3로 묶이는 쿠팡, 네이버, 신세계(+G마켓)의 총 시장점유율은 2018년 38.8%에서 작년 기준 49.5%까지 증가하였고, 올해는 50%를 넘길 것이 확실시됩니다. 더욱이 시장 전체의 성장마저 둔화되면서, 대부분의 업체들은 역성장을 걱정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였고요. 실제로 쿠팡과 네이버를 제외하면, 심지어 신세계까지 포함해도 시장 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는 종합 플랫폼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데이터 출처 : 나이스 신용평가 

그렇다면, 이렇게 안정기에 접어든 시장에는 더 이상 기회가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버티컬이라면 아직 충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버티컬 커머스란 특정한 카테고리나, 상품군, 연령대 등에 집중한 전문몰 형태의 사업을 뜻하는데요. 온라인 쇼핑 시장 자체의 전체 규모가 올해는 200조 원 이상으로 커질 것이 확실 시 되는 만큼, 이중 극히 일부만 차지해도 조 단위의 사업으로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미 유니콘의 반열에 들어선 마켓컬리, 무신사도 거래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고작 1% 내외일 정도이고요.

이처럼 시장 세분화를 통해 더 구체적인 타깃에 집중하면, 난공불락이던 쿠팡도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 종합 플랫폼으로 쿠팡, 네이버와 싸운다는 건 자멸의 길이지만, 이들도 분명 놓치는 지점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니까요. 다만 문제는 이미 이와 같은 버티컬 영역조차 빠르게 선도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패션의 무신사, 리빙의 오늘의집 등은 이미 특정 카테고리 내에선 쿠팡 이상으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 세분화가 점차 더 심화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쿠팡이 온라인 마트를 표방했다면, 마켓컬리는 프리미엄 신선 마켓을, 정육각이나 오늘회는 각각 정육과 수산 카테고리의 버티컬을 추구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점점 더 이커머스 판이 고인물 간의 경쟁이 되다 보니, 이와 같이 더 뾰족해져야만 후발 주자로써 그나마 가능성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고요. 

문제는 1등도, 2등도 괴롭다는 겁니다

이렇게 치열한 버티컬 영역 내 경쟁에서 승리하면 꽃길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아쉽게도 그렇진 않습니다. 일단 승리하는 것 자체부터가 어렵습니다. 하나의 카테고리를 온전히 지배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일례로 여성 패션 시장을 둘러싼 지그재그와 에이블리의 경쟁만 하더라도 업치락뒤치락 하면서 계속 길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둘의 누적 적자는 점차 쌓여가고 있고요. 결국 누가 승자가 되든 내상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승리한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습니다. 국내 시장 내 점유율이 일정 이상 올라가면 성장 둔화라는 반갑지 않은 친구를 만나게 되고요. 쿠팡, 네이버 같은 종합 플랫폼이 언제든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합니다.

아쉽게 1위의 자리를 놓친 2,3위 이하 사업자들의 처지는 당연히 더 어렵습니다. 당장 생존의 기로로 내몰리게 되고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브랜디가 서울스토어를 인수했듯이, 몸을 불리는 선택지를 고르기도 하지만, 반전을 시킨다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극단적인 경우엔 헬로네이처처럼 서비스가 종료되기도 하고요.

결국 이커머스는 낙타보단, 유니콘이 적합한 비즈니스입니다. 그래서 성장이 결코 멈춰 선 안되고요. 그렇기에 시장 세분화는 진입 전략으로는 훌륭하지만, 장기적인 확장 전략이 담보되지 못하면 오래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오늘은 독과점 형태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리테일 업의 특성과 그래서 최근 대세가 된 시장 세분화 전략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 나누어 보았는데요. 다음 편에서는 왜 이커머스는 유니콘을 더 선호하는가로 시작해서, 어떻게 확장 전략을 펼쳐 나갈 수 있는지로 논의를 넓혀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 준비 과정을 엿보며 기획 노하우를 배워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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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적인데도 불구하고, 전시 형태의 큐레이션을 고집한 이유

오프라인은 올리브영의 독주, 온라인 플랫폼들은 뷰티를 확대 중

여전히 인간적인 부분과 스토리가 부재하기에 한계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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