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코코>의 이러한 독특한 설정은 우리로 하여금 ‘기억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해요. 모두에게 잊혀질 때 그 존재는 비로소 ‘소멸’하게 된다니, 삶과 죽음에 대한 디즈니&픽사의 새로운 해석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어쩌면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가는 것이 아닐까요. 저도 이 영화를 보면서 누군가의 기억에 남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가 큰 일인지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어요. 우리의 존재는 우리를 기억해주고 소중히 여겨주는 다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증명될 수 있고 가치를 갖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동시에 ‘마지막 죽음’이라는 설정은 한 사람이 이승을 떠나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사랑했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면 어딘가에서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것이라는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기도 했죠. 저도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리며 제가 그들을 기억하는 한 그들은 영화 속 죽은 자들의 세계와 같이 아름다운 저승 세계에서, 그리고 저의 마음 속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위로를 얻을 수 있었어요.

editor. 솔아🐚

<코코>에 등장하는 ‘마지막 죽음’은 우리가 사는 이승에도 존재해요.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이러한 죽음을 맞게 돼요.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죠.

미구엘의 가족에겐 음악🎶이 그런 존재가 될 뻔했어요. 음악과 함께한 행복한 순간은 미구엘의 집안에서 영영 사라지기 직전의 상태였으니까요. 우리의 일상에도 ‘마지막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 있어요. 반 친구들과 떠들던 쉬는 시간, 방과 후 꼬박꼬박 챙겨 보던 만화영화, 어린 시절의 꿈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 것들이 그러하죠.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면 의미를 잃는 것이 정말 많아요.

시간이 지났으니 떠나보내야 할 것은 떠나보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디즈니 영화🎥를 좋아했는데요, 가끔 현실에 지치면 그때 보았던 작품을 보곤 해요.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위로를 받는답니다. 작품 자체가 주는 감동도 있지만, 어렸을 때 그 작품을 좋아하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향수에 잠기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영화를 쭉 보다 보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상한 용기✨가 생겨요. 어린 시절에만 가질 수 있었던 무모함 같은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 같기도 해요. 인생의 작은 부분이지만, 그런 과거의 기억에는 지금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Remember me (나를 기억해줘)

Though I have to say goodbye (내가 이별의 인사를 건넬지라도)

♪Remember Me♪의 가사처럼,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레 우리 곁을 떠나갈지라도 우리의 기억에 남기를 바라는 존재들이 있을지 몰라요. 그런 것들을 간간이 되새기며 사는 것이 충만한 삶💖이 아닐까요?

editor. 보미🌸

영화의 배경이 되는 ‘죽은 자들의 날’은 작가가 지어낸 가상의 설정일까요, 아니면 멕시코에 실제로 있는 민족 행사일까요? 놀랍게도 멕시코에서는 정말 매년 11월 2일 ‘죽은 자들의 날’을 맞아 온 나라가 오렌지 빛깔 축제🎃를 벌인다고 하네요. 세상을 떠난 자들이 일 년에 딱 한 번 살아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보기 위해 집으로 찾아오는데 그날이 바로 ‘죽은 자들의 날’이에요. 그래서 이날 멕시코 사람들은 미구엘처럼 해골 분장을 하고 멕시코 국화인 주황색 메리골드로 제단을 장식한 후, 춤과 노래가 있는 퍼레이드를 하면서 자신들을 찾아온 죽은 자들을 반갑게 맞이한다고 해요.🥁

그런데 만약 우리나라에도 이런 기념일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저는 신나는 축제보다는 축축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추모식이나 엄숙하게 진행되는 제사가 떠오르네요. 사랑하는 누군가를 영영 떠나 보낸다는 건 상상하기도 싫을 만큼 가슴 아픈 일이니까요.🤧 그렇다면 죽은 이를 기리는 날, 신나게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멕시코 사람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일까요? 그건 아니겠죠. 사랑하는 이들을 힘들지 않은 마음으로 보내줄 수 있는 건 그들이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죽음을 무조건 피해야 할 소멸이나 쓸쓸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보는 거예요.

미구엘이 죽은 자들의 세계로 넘어갔을 때 마주한 풍경들을 생각해 볼까요? 온 세상이 눈부시게 반짝거리고 모두가 근심, 걱정 없이 즐거워 보였어요. 🙊 입이 떡 벌어지게 화려한 델라크루즈 축제의 스케일은 말 그대로 이 세상 스케일이 아니었고요… ‘저렇게 멋진 저승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 한 번쯤 들지 않으셨나요? 저 보미도 저렇게 눈부신 곳🌇에서 돈 걱정, 취업 걱정, 노후 걱정 없이 즐기기만 해도 된다면, 저승에서의 인생 2라운드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훗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 곁을 떠났을 때, 떨어진 낙엽처럼 한 순간에 바스러져 버리는 게 아니라 코코의 해골들처럼 매일매일 축제 같은 하루를 보낸다고 생각하니 조금 안심이 됐어요.

editor. 은비🌈

제 눈물😢 버튼이 되어버린 영화 <코코>. 저절로 눈물을 흘릴 만큼 감동적인 장면들은 정말 많았지만 저는 마지막 장면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항상 함께하는 가족들 그리고 흘러 나오는 노래 소리까지… <코코>의 주제의식을 가장 잘 담은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영화는 1년에 단 하루뿐인 이승과 저승의 거대한 축제 날🎊을 배경으로 해요. 그리고 그 속에는 가족의 기억 안에서 혹은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지요. 저는 이 축제가 일상 속의 즐거움과 추억을 형상화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평소에도 가족들과 밥을 먹고 웃고 떠들며 어렸을 때 일을 추억하기도 하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하죠. 가끔은 다같이 영화를 보기도 하고 나들이를 나가기도 해요. 그렇게 가족들과 매일 보내는 행복한 시간들이 축제 날의 축소판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Our love for each other will live on forever

(서로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영원할 거예요)

In every beat of my proud corazón

(내 자랑스러운 심장이 뛸 때마다)

세계 최고의 음악인이 되겠다고 했던 미구엘은 마지막 장면에서 가족들과 노래를 불러요. 미구엘이 꿈꾸던 무대보다는 작지만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요. 여러분은 이승과 저승이 이어져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이 있다면 어떤 작은 축제를 꾸미고 싶으신가요? 저는 가족 모두의 소원이 담긴 등불을 하늘에 날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우리 가족이 행복하길 바라면서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거죠. 이 소중한 추억이 오래오래 기억되길 바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