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던 보험사들이 하나둘씩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화제를 일으켰던 것은 바로 ‘신한라이프’! 신한라이프는 지난 7월,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를 홍보 모델로 기용해 유튜브 광고를 비롯한 TVC에 로지를 출현시켰는데요. 공개 20여 일 만에 누적 조회 수 1,000만 뷰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답니다. 광고 영상에서는 로지가 숲속과 도심, 지하철 등을 오가며 춤을 추는데요. 그 모습이 매우 자연스러워 보는 이로 하여금 실제 사람이라고 믿게 했어요.

‘로지 광고’를 흥행시킨 신한라이프의 송정호 팀장님은 모비인사이드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일방적인, 그리고 공급자적 마인드의 브랜딩은 더 이상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한다’라는 말씀을 남겼는데요. 필자는 이전까지 광고에서 내리 보험 혜택만 강조했던 보험사들에게 신한라이프가 큰 인사이트를 던져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렌지라이프와의 합병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신한라이프, 첫 시작은 성공적이었던 것 같네요.

삼성카드는 작년 8월 지금까지 어떤 보험사에서도 만들어보지 못한 광고를 만들었는데요. ‘우주보험’이라는 광고를 런칭하며 MZ세대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아직은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종신보험 시장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우주라는 새로운 공간에서도 상황에 따라 고객의 니즈에 맞게 보험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볼 수 있었는데요. 광고를 보면 3개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우주여행에서 SOS 시 필요한 무중력 무배당 보장보험, 화성으로 유학을 간 아이를 위한 화성생활 어린이 성장보험, 외계인과의 공존 속에서 외계인의 퇴직연금 보장인 ARP 같은 이색적인 보험상품을 볼 수 있어요. 앞으로 어떻게 세상이 변하더라도 그에 발맞춰 우리는 고객을 위한 상품을 만들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진기주 배우를 모델로 활용하며 재미있는 암호 메시지도 담았죠. 일반적인 보험회사들의 광고와 다르게 고객지향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재미까지 챙긴 삼성생명의 우주보험, 과연 그들이 진짜 우주살이가 시작될 수도 있는 500년·1,000년 이후에도 여전히 고객 입장의 최전선에서 공감 가는 상품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KB손해보험은 신규 자녀보험 상품 홍보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님을 모델로 내세웠어요. ’금쪽같은 내새끼’라는 육아 프로그램에서 아이의 심리와 부모님의 심리를 모두 파악하며 솔루션을 제시하는 오은영 박사님은 기성세대는 물론 젊은 세대에게까지 인기를 얻으며 국민 육아 멘토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부모님조차 몰랐던 아이의 심리를 읽어내고 이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여 실제로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기에 오은영 박사님을 자녀의 신체 건강과 마음 건강에 대한 보장이 가능한 ‘KB금쪽같은 자녀보험’의 모델로 기용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죠. ‘KB금쪽같은 자녀보험’은 업계 최초로 기존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장하지 않았던 정신 건강에 대한 보장까지 포함하고 있어요. 육아 프로그램에서 적절한 정신건강 솔루션을 제공하는 오은영 박사님의 모습을 통해 ‘KB금쪽같은 자녀보험’ 역시 훌륭한 육아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어요. 덕분에 해당 보험 상품은 출시 이후 지난해 월평균 자녀보험 가입 건수인 1만여 건 대비 한 달간 1만 7000여 건이 가입되어 가입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어요.

앞서 설명했듯 신한라이프는 지난 7월 오렌즈라이프를 인수해 ‘신한라이프’로 새롭게 출범했는데요. 새로운 출범을 성공적으로 알렸지만, 작년 순이익은 700억 원가량이 감소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신한라이프는 올해 상품 경쟁력 제고, 디지털 역량 강화 등으로 재기에 나설 것이라 밝혔습니다.

신한라이프의 ‘디지털 역량’에 대한 최근 대표적인 예시는 바로 '디지털 헬스케어’인데요. 올해 2월, 신한라이프는 헬스케어 자회사인 ‘신한 큐브온’을 출범했습니다. 신한 큐브온은 AI 홈트레이닝 플랫폼 ‘하우핏(HowFIT)’과 오프라인 기점 기반의 ‘필요 영양소 분석 서비스’, 신체 나이를 알려주는 ‘건강나이 서비스’ 등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한라이프는 이 중 신한큐브온의 ‘하우핏’을 중심으로 B2B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상 중이라고 해요. 또한 신한라이프는 의료 데이터 기반의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 ‘에비드넷’과 MOU를 체결하며 헬스케어 사업을 고도화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과연 신한라이프는 헬스케어 사업 강화로 주춤했던 경영 상황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