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레기를 분당 1200번 탈탈 털면...?

2024.07.04 ㅣ318호

얼마 전 모 예능 프로그램에서 검은 고양이를 소품처럼(괴담을 소재로 삼는 프로그램...) 썼다가 시청자들과 동물단체의 비판을 받았어요. 다행히 고양이 추가 출연은 취소됐어요. 그리고 제작진이 내놓은 해명(동물자유연대 인스타)을 보니까 예전처럼 막무가내 출연은 아니었더라고요. 반려인 동반, 별도 휴식공간 준비, 인근 동물병원 미리 수배, 고양이 안전 담당자 배치 등등 꽤 많이 달라졌다 싶었어요. 놀라고 스트레스받은 고양이를 굳이 촬영했단 점에서 편 들어줄 생각은 없어요. 그래도 세상이 바뀌고는 있구나 싶은 사건.

쓰레기를 탈탈탈, 연속식 타격 선별
한줄소식 : 남방큰돌고래의 날, 브리타X플리츠마마 팝업, 방구석 탄소중립 챌린지, 플라스틱 A to Z

🧙🏻‍♂️#씨아이에코텍 #쓰레기해결사 #타격식선별기

👆🏻대형 컨테이너 창고가 작아보일 만큼 거대했던 쓰레기산. /사진=의성군

쓰레기 업계(!)에는 전설의 해결사가 있습니다. 바로 경북 의성의 '쓰레기산'을 20개월 만에 치운 기업, 씨아이에코텍입니다. 2019년 미국 CNN까지 보도했던 의성 쓰레기산은 20만8000톤의 불법 폐기물이 3층 건물 높이로 쌓여있던 곳입니다. 원래는 치우는 데 7년이 걸린다고 했었죠. 하지만 씨아이에코텍이 20개월 만에 치우는 데 성공했고, 그냥 치운 게 아니라 쓰레기산의 70.6%를 시멘트 보조연료 등으로 재활용했어요. 의성군은 쓰레기산이 사라진 자리에서 생태 복원사업을 추진한다는 훈훈한 결말까지.

그런 일이 가능했던 건 씨아이에코텍의 기술 덕분입니다. 재활용할 수 있는 쓰레기를 최대한 늘리는 '타격식 복합선별기'가 핵심. 고속 회전하는 130개의 타격날로 분당 1200번을 타격, 그러니까 탈탈탈 털어서 특히 비닐류에 묻은 음식물 찌꺼기 등을 깨끗하게 떨쳐내거든요.

지구용과 만난 조일호 씨아이에코텍 대표님은 "이 방식으로 종량제봉투에 담긴 일반 쓰레기로부터 재활용 가능한 자원 50%를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하셨어요. 종량제 봉투에는 뭉쳐서, 묶어서 버린 비닐 쓰레기가 엄청 많은데요. 주로 국물이나 식재료, 음식 건더기가 묻어있어서 일반 쓰레기로 버린 비닐류예요. 국물이 많은 한국의 식문화 때문이죠. 이걸 분당 1200번 때리면 이물질, 수분이 떨어져나가고 묶여 있던 비닐도 다 풀려서 재활용 가능한 깨끗한 비닐이 된대요.

탈탈 터는 과정에서 깨진 병이나 도자기나 섬유제품처럼 무거운 물질들은 아래로 떨어지고, 가벼운 비닐류나 플라스틱만 따로 앞으로 나아가고요. 당연히 다시 비중 선별로 비닐과 플라스틱을 나눠서 더 정밀한 분류가 가능한 시스템.

무사히 재활용되는 쓰레기들이 많아진다니, 정말 솔깃한 이야기죠. 그러면 잘 골라낸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은 어떻게 쓸까요? 일단 열분해유나 에너지회수용으로 쓰여요. 열분해유는 석유를 원료로 만든 비닐, 플라스틱을 다시 석유로 되돌리는 기술이에요. 그 석유로 다시 플라스틱을 만들 수도 있을 테고요. 에너지회수는 태워서 난방, 전력 발전 등으로 활용하는 방식이에요. 물론 이 과정에서도 탄소가 배출되고 진정한 자원순환에선 벗어나긴 하지만 폐비닐 폐플라스틱이 그냥 버려지는 것보단 나은 방식입니다(재차 강조하지만, 애초에 폐기물이 덜 나오도록 기업과 정부와 개개인이 노력하는 게 최우선!).

시멘트를 만들 때 사용하는 유연탄도 대체할 수 있어요. 시멘트는 원래 석회석을 1450~2000도에서 구워서 만드는데 이 정도의 열을 발생시키려면 유연탄을 써야 했어요. 석유는 비싸니까요. 게다가 우리나라에선 유연탄이 안 나서 중국, 러시아에서 수입해서 써왔고요. 그런데 비닐, 플라스틱을 태우면 유연탄 만큼의 열이 발생해서 시멘트 산업에서 쓸 수 있다는 조 대표님의 설명. 아직 시멘트 회사에까지 줄 만큼의 물량은 없지만요.

TMI지만, 조 대표님은 원래 시멘트 업계 출신이랍니다. 그리고...그 전에는 유도 국가대표셨단 사실까지 알고 나면 탈탈 털어버리는 타격식 선별기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부분...

📌시멘트 자체는 탄소다배출 산업!

...이긴 해요. 그렇다고 시멘트를 안 쓸 수는 없다보니 이왕이면 석탄보다는 버려질 플라스틱을 연료로 쓰자는 것이 씨아이에코텍 모델의 핵심. 참고로 시멘트 업계도 탄소 절감에 애쓰고 있는데, 궁금한 용사님들은 지난 레터에서 다시 읽을 수 있어요.

그리고 열분해유든 시멘트든 씨아이에코텍이 살려낸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면 유럽 탄소 규제에도 맞출 수 있어요. 기업들, 특히 수출 기업들이 이런 기술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

씨아이에코텍의 이런 설비가 전국 곳곳에 설치되면 좋겠죠. 조 대표님은 "소각 매립되는 쓰레기가 절반으로 줄어드니까 소각로 투자비도 덜 드는 '쓰레기 다이어트'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하셨어요. 특히 설비랑 설치 비용 자체는 씨아이에코텍이 부담하고, 대신 선별되는 쓰레기 자원들을 씨아이에코텍이 가져가 수익을 내는 구조로 제안하고 있다고.

다행히 요즘 지자체장들은 쇼핑몰 유치하고 도로 깔고 하는 것보다는 안전하고 깨끗한 친환경 도시를 만드는 데 더 관심이 많다는 후문이에요. 조 대표님은 "서울 마포처럼 신규 소각장 설치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소각장보다는 쓰레기의 양 자체를 줄이는 더 근본적인 대안에 눈을 돌려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이셨어요.

🦈남방큰돌고래, 잘 있는 거지?
20일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제13회 남방큰돌고래의 날 행사가 열려요. 핫핑크돌핀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주최. 돌고래에게 남기는 메시지 보드, 생태 물감 페이스 페인팅, 제주 남방큰돌고래 등지느러미 모자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요. 비건 먹거리도 빵빵하단 소식.

🏝️브리타X플리츠마마, '도심 속 오아시스'
7월 5~14일 서울의 플리츠마마 삼청점에서 브리타X플리츠마마 친환경 팝업 ‘도심 속 오아시스’가 열려요. 친환경 드로잉 월 체험, 브리타X플리츠마마 재활용 키링 액세서리 제작 체험, 에코몬 레벨 테스트 등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대요. 자세한 내용은 브리타 인스타(제목 클릭)에 곧 업로드될 예정.

🏆집에서 탄소중립 챌린지
주남환경학교에서 방구석챌린지 참가자를 모집해요. 음쓰로 집에서 퇴비상자 만들기(7월 셋째주), 비건 밥상 차려 먹기(다섯째주), 집에서 쓰는 물건 하나만 제로웨이스트 제품으로 바꿔보기(8월 첫째주) 등의 쉽고도 보람찬 챌린지가 준비돼 있어요.

🏤플라스틱의 모든 것
기후위기와 플라스틱(강신호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장), 플라스틱 산업과 재활용(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 플라스틱의 독성과 유해성(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보연 팀장),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대한 이해(이세미 BFFP 글로벌 정책고문) 등의 알찬 내용으로 구성된 플라스틱 교실이 열려요. 7월 10일부터 매주 수요일 4회, 장소는 서울 종로구 녹색교육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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