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컬리 향후 전망 2. 토스 커머스 분석
 2025.05.21 25-025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10년 만에 흑자 낸 컬리, 다음 과제는
  02 토스의 커머스, 정말 유난스러울까요?
  03 뉴스 TOP5 - '한촌이 쏘아 올린 작은 공'

   

 10년 만에 흑자 낸 컬리, 다음 과제는

     
design by 슝슝 (w/ChatGPT)
  
당연히 해낼 줄 알았습니다

컬리가 창립 10년 만에 드디어 분기 흑자를 냈습니다. 작년 1분기 별도 기준 첫 흑자, 연간 EBITDA 흑자에 이어 이번에는 ‘진짜로’ 돈을 벌기 시작한 겁니다. 워낙 오랜 시간 적자를 이어온 탓에, “컬리는 구조적으로 흑자 전환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비관론도 있었지만요. 사실 이미 몇 년 전부터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이었고, 곳곳에서 그 신호는 감지되고 있었습니다. 이번 흑자 전환은 그래서 예상된 결과에 가까웠죠.

그런 면에서 이번에 더 주목해야 할 지표는 오히려 거래액 성장률입니다. 컬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거래액은 8,4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는데요.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온라인 쇼핑 전체 성장률(2.6%)의 6배 수준입니다.

그동안 컬리는 수익성보다 ‘성장성’ 둔화를 더 큰 리스크로 지목받아 왔습니다. 시장 환경이 악화되며 수익성 확보가 급선무가 됐고, 어느 정도 성장을 포기한 것도 사실이었죠. 하지만 이번 1분기 실적에서 성장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컬리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샛별도 장보기도 사라졌습니다

컬리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는 건, 최근 공개한 브랜드 캠페인에서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이번 컬리가 전하는 메시지는 ‘짧은 인생을 좋은 것으로’. 과거 강조해 왔던 ‘샛별배송’이나 ‘장보기’와는 결이 확연히 다른데요.

전지현 배우를 앞세워 샛별배송과 콜드체인을 내세웠던 첫 TV 캠페인 이후, 컬리는 줄곧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캠페인은 ‘좋은 것을 먹는’ 단계를 넘어, ‘좋은 시간을 보내자’는 메시지로 컬리가 다루는 카테고리를 넓히고자 했던 거죠.

실제로 컬리는 최근 "우리는 온라인 장보기가 아니라, 백화점을 지향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하 1층엔 식품관(마켓컬리), 1층엔 화장품 매장(뷰티컬리), 그 위로는 리빙과 패션까지. 마치 백화점처럼 각 분야의 좋은 상품을 선별해 소개하겠다는 건데요. 개인적으로 받는 행사 알람에도 리빙이나 패션 관련 내용이 부쩍 늘어난 걸 통해 이를 확 체감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컬리는 상품군뿐 아니라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 고객의 범위까지 더 넓은 분야에서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는 물류 효율 고도화가 여전히 가장 크게 작용했지만, 마켓플레이스 확대와 풀필먼트 서비스 FBK(Fulfillment By Kurly)의 기여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입점 셀러가 늘어나며 수수료 매출이 증가했고, FBK를 통해 컬리 특유의 배송 경험은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은 한층 더 개선됐습니다. 점진적으로 오르던 이익률 역시 이 같은 매출 구조 변화에 힘입어 더욱 탄력을 받았고요. 수수료 매출 증가가 사실상 흑자 전환의 결정적인 트리거이기도 했죠. 이러한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이제 컬리는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계를 넘어 강점만 살릴 겁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컬리의 앞에는 여전히 강력한 경쟁자 쿠팡이 버티고 있습니다. 이미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초격차를 완성한 쿠팡이 존재하는 한, 컬리의 거래액 성장과 이익률 개선에도 분명한 한계가 따를 겁니다. 컬리처럼 직매입과 자체 배송 구조를 유지할 경우, 결국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인데, 규모 면에서 쿠팡을 따라잡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컬리는 최근 네이버와 손을 잡았습니다.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은 일부 내려놓더라도, 네이버의 막강한 트래픽을 활용해 매출 볼륨을 키우겠다는 전략인데요. 더 나아가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의 물류 역량을 바탕으로, 네이버 입점 셀러나 브랜드를 대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의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기도 하죠.

여기에 컬리는 해외 진출까지 준비 중입니다. 컬리 USA 계정을 만들고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 알려진 건데요. 컬리의 진짜 강점은 상품력, 그중에서도 PB(자체 브랜드) 상품에 있다고 보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만들어보겠다는 거죠.

저는 컬리하면 떠오르는 예전 커피 박람회에서 장면이 하나 떠오르곤 합니다. 한 디저트 브랜드 부스에서 ‘컬리 입점’을 가장 앞세운 셀링 포인트로 내걸고 있었던 건데요. 컬리에 입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죠. 실제로도 컬리의 거래액 중 약 30%는 ‘컬리 온리’ 상품, 즉 컬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에서 발생한다고 할 정도로, 컬리의 핵심 경쟁력은 상품에서 나오고 있고요.

이처럼 ‘플랫폼 컬리’는 쿠팡에 비해 밀릴 수 있어도, ‘브랜드 컬리’와 ‘큐레이터 컬리’는 오히려 쿠팡보다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컬리는 플랫폼의 경계를 넘어, 전장을 스스로 재정의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다면 컬리는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토스의 커머스, 정말 유난스러울까요?

   
design by 슝슝 (w/ChatGPT)
  
1등, 굳이 안 해도 됩니다

요즘 이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루키를 꼽자면, 단연 ‘토스 커머스’일 겁니다. 시작은 지난 4월, 오픈서베이의 <온라인 쇼핑 트렌드 리포트 2025>에서 중요하게 언급되면서부터였죠. 이를 계기로 언론 보도가 이어졌고, 때마침 토스도 커머스 사업에서 공격적인 채용과 홍보에 나서며 주목도를 높였죠.

토스 쇼핑이 처음 등장한 건 2023년 3월, ‘공동구매’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였습니다. 사실 그때만 해도 개인적으로는 당시 토스 커머스의 지속 가능성에 회의적이었습니다. 쿠팡 이후 물류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에서 별도 인프라 없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아 보였고, 이미 거대한 토스의 매출 규모에서 커머스가 의미 있는 실적을 만들기도 어려워 보였거든요.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일부 대형 제조사에서는 “토스에서 발생하는 거래 규모가 11번가를 앞질렀다”는 이야기까지 나왔고, 실제로 토스의 흑자 전환에 커머스 부문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말도 들릴 정도입니다.

토스 커머스는 직매입이 아닌 판매 중개 방식에 집중하면서 빠른 매출 성장은 어렵지만, 반대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먼저 만들었고요. 여기에 토스 앱이라는 강력한 트래픽 기반을 더해, 유의미한 쇼핑 채널로 자리 잡은 겁니다.

이를 기존 사업자에 빗대 표현하자면, 올웨이즈가 추구하던 ‘디스커버리 커머스’의 방향성을 구현하여 과거 G마켓처럼 안정적인 커머스 모델을 빠르게 구축한 셈인데요. 핵심은 쿠팡이나 네이버처럼 ‘1등 싸움’에 뛰어들지 않고, 그 사이의 빈틈을 날카롭게 공략했다는 점입니다.

이미 사람은 넘쳐납니다

1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G마켓, 한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올웨이즈가 지금은 주춤한 이유는 결국 ‘트래픽’ 때문입니다. 쿠팡처럼 와우 멤버십으로 고객을 락인(lock-in)하거나, 네이버처럼 사용자가 검색하러 먼저 찾아오는 플랫폼과는 다르게, 이들은 거래액을 만들기 위해선 끊임없이 마케팅 지출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일정 시점 이후 적자를 피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손실 없이는 성장도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토스는 처음부터 상황이 달랐습니다. 이미 막대한 트래픽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물론 대부분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러 온 고객이기에, 커머스로의 전환을 위해선 일정 수준의 ‘넛지(nudge)’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매일 방문’, ‘고양이 키우고 간식받기’ 같은 가벼운 참여형 콘텐츠였습니다. 실제로 내부 분석에 따르면, 4회 이상 쇼핑 탭을 방문한 사용자에게 첫 구매 전환율이 확연히 높아졌다고 합니다. 토스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단 고객을 '경험'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도 쉽진 않았지만, 아예 처음부터 고객을 데려와야 했던 기존 커머스 플랫폼들보다는 훨씬 유리한 조건이었습니다. 트래픽이 있으니 거래가 발생했고, 거래가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셀러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구매자-판매자-플랫폼 간의 선순환이 만들어진 거죠.

특히 토스 커머스는 검색이나 카테고리 중심이 아닌 ‘발견형 쇼핑’을 지향합니다. 고객에게 작은 넛지를 제공해 쇼핑 탭에 머무르게 하고, 이때 발생하는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시 개인화된 추천을 강화하죠. 토스만의 강점이 이 과정에서 계속 강화될 수 있고요.

솔직히 3등만 해도 충분합니다

어차피 모두가 빠른 배송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류비가 계속 높아지면서, 이러한 비용 구조를 감당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업자에게 부담인 상황에선 더욱 그러하고요. 여전히 ‘싸게 팔고 싶은 셀러’와 ‘마진을 남기고 싶은 제조사’는 존재하고요. 특히 쿠팡은 물론 네이버까지도 수수료를 점차 높이고 있어 대안 채널에 대한 니즈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토스는 이 틈을 노리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전통적인 쇼핑 플랫폼과 비교하면 기능상 제약도 많고 개선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지만, 앱 방문자 수 기준으로는 이미 모든 서비스를 통틀어 최상위권에 도달해 있는 만큼, 쿠팡과 네이버에 이어 3위를 노려볼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부상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G마켓, 11번가, 카카오쇼핑 등 기존 강자들이 모두 최근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도 토스에게는 긍정적인 시그널이겠죠.

해외 시장만 봐도 하나의 플랫폼이 모든 걸 장악하기보다는 두세 개의 플레이어가 과점하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토스가 이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면, 커머스는 단순한 신규 사업이 아니라 매출과 수익을 책임지는 중요한 축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토스가 중장기적으로 키우고자 하는 결제 사업과도 자연스럽게 시너지를 낼 수도 있고요.

특히 내부적으로는, 오는 5월로 예정된 대규모 기술 개편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최근 몇 주 사이 토스 쇼핑의 UI/UX에도 지속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요. 커머스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토스의 다음 행보, 이제는 조금 더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 알려드립니다!
       
      • 뉴스레터에 대해 의견 주실 것이 있으시거나, 광고/기고/기타 협업 관련해서는 trendlite@kakao.com으로 메일 주시면 됩니다📧

      오늘의 <트렌드라이트> 어떠셨나요?

      오늘의 인사이트가 도움이 되셨다면,
      주변에도 널리 소개해주세요😃

      온라인몰 수익을 공유하는 전략은 통할까요?

      담긴 맥락과 가치에 더 진지해져야 합니다

      브랜드의 본질, 이렇게 찾았습니다

      새로운 대안 점포가 필요합니다

      유커와 다이궁에만 기대선 안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