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오리지널 인터뷰 포함

* 영화 '봄날은 간다' 중에서
223번째 편지
안녕하세요 
실리콘밸리 특파원 신현규기자 입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2001년 개봉했던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사운드 엔지니어로 일하는 주인공 상우(유지태 분)는 이렇게 말하죠. 은수(이영애 분)의 사랑이 식어버린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우. 한번쯤 사랑에 실패해 보았던 많은 젊은이들은 이 대사를 수없이 되뇌었더랬죠. (참고로 이 영화는 '라면 먹고 갈래?' 라는 엄청난 대사를 탄생시켰던 화제작! 안보신 분들은 유튜브 요약을 참고) 

요즘 실리콘밸리의 IT 업계를 보면, 이런 질문들이 떠올라요. 

"어떻게 이런 것들까지 변하니?"

글로벌라이제이션이 무너지고 있고,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들도 퇴출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인터넷 세상은 분열되고 있고, 우버 등에 대한 규제들도 커지고 있지요.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할 환경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커지고 있어요. 어이없게도 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바뀌고 있네요. 오늘은 그런 변화에 대한 이야기에요. 
변화하고 있는 것들
  1. "국제무역은 줄어든다"  폴 크루그먼 
  2. "인터넷은 분열된다" 에릭 슈밋    
  3. "자본시장 분열된다"  스텦 시걸 
  4. "어떻게 이런 규제가"  우버 리프트 
  5. 불안한 시총 2조달러의 애플 
  6. 미라클레터의 결론 : 악화되는 IT환경
1. "국제무역은 줄어든다" 
#실리콘밸리오리지널 #폴크루그먼

'크루그먼 투데이'에 나온 폴 크루그먼
무역은 예전과 같을 수 없다 : 한국시간으로 오늘 새벽,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폴크루그먼투데이'라는 경제학 쇼에 등장했어요.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하고 유료결제 하면 청취 가능) 내용을 한문장으로 요약하면, 

"국제무역은 예전과 같을 수 없다"

이유는 두 가지. 첫째는 미중 갈등, 둘째는 판데믹. 특히 그는 둘 모두 쉽게 바뀌지 않는 변수라고 했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에 낙마하면 미중갈등이 해소될 거라는 생각? 여름이 되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줄어들 거라는 생각? 모두 헛된 기대일 수 있다고 했죠. 계절이 바뀌면 은수가 돌아올 거라 믿는 상우의 생각처럼 말이죠. 

새로운 수출주문 지수. 올1월 이후 급락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자료=IHS마켓, WTO 
오랫동안 미국인들은 국제무역이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했죠. 중국기업들이 더 커지고 조만장자 중국인들이 많이 탄생하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크루그먼 교수는 국제무역에 대한 미국인들의 태도는 구조적으로 달라졌다고 했어요.  

코로나19도 무역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다는게 그의 생각이에요.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야 무역이 일어나는데 코로나 때문에 거리는 멀어졌어요. 비즈니스맨들이 물건보러 이동하질 않으니 무역도 줄겠죠.

2. 인터넷 세상에 생기는 국경
#인터넷에국경이? #에릭슈밋 
원래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었죠. 국경이란 전쟁을 통해 그어지는 가상의 선이잖아요. 그런데 인터넷 세상에는 전쟁이 없었으니 국경도 없었던 거죠. 하지만 이제 전쟁이 벌어지고 있어요. 인터넷 세상에 국경이 생기고 있는 거죠. 

"어떻게 인터넷에 국경이 생기니?" 

라고 질문할 수 있겠지만, 2018년 에릭 슈밋☝ 전 구글 CEO가 이렇게 말했어요.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중국 중심의 인터넷과 미국 중심의 인터넷으로 쪼개지는 걸 거에요. 중국 인터넷 산업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죠. 하지만 감시와 검열이 일상화돼 있는 정권하에서 탄생한 인터넷 기업들은 우리(미국)에게 진정한 위협입니다.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을 보세요. 60여 개국이 참여하고 있죠. 이 나라들은 중국이 자유를 제한한 상태에서 개발한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를 받아들여야만 할지 몰라요." 


구글은 중국용 검색엔진 드래곤플라이를 개발했지만 무산됐죠. 그때부터 예고됐던 것 같아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인터넷에 국경이 생기기 시작할 거라는 점을요. 틱톡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넘어왔지만, 사업권을 빼앗겨야 할 처지가 됐고, 위챗도 금지될 위기에 처했고, 알리바바도 미국에서 클라우드 사업은 중단될 듯 하네요. GAFA (Google, Amazon, Facebook, Apple) 와 BAT (Baidu, Alibaba, Tencent) 사이에 거대한 국경이 생기는 것 같아요. (자세한 기사
3. "미국 상장 중국기업 퇴출"
#실리콘밸리 오리지널 #스테파니시걸

인터뷰 하고 있는 스테파니 시걸 CSIS 시니어펠로
자본의 국경도 생기고 있어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대량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생긴게 그 사례죠. (기사) 이들 시가총액은 상장 외국계기업의 20%라고 하니 엄청 많은 거에요. 

"어떻게 그 많은 기업들을 단숨에 상장폐지 시키니?" 

라고 물으실 수 있겠지만, 그게 가능할 것 같아요. 중국 정부 또한 상장폐지를 원할 수도 있다는게 제가 인터뷰 한 스테파니 시걸 CSIS 시니어펠로의 분석이에요. 

"미국에 상장된 기업들은 감사를 받아야 하고 그 원데이터를 보고해야 해요. 그런데 중국기업들은 감사보고서의 원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으려 해 왔어요. 이것 때문에 미국-중국 정부당국 들은 오래 전부터 대립을 했죠. 이 문제는 양국이 머리를 맞대어서 풀려면 풀 수 있어요. 중국 기업들은 문제를 풀고 싶어하죠. 하지만 중국 '정부'는 그런 입장이 아닌 것 같아요. 그들은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상하이나 홍콩으로 돌아오길 원하는 것 같아요." (시걸 펠로)

4. 커져가는 IT 규제 
#우버 #리프트 #반독점 #규제 

무역은 줄어들고, 인터넷에는 국경이 생기고, 자본에도 국경이 생겼어요. 하지만 급격한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아요. 

우버, 리프트 운행금지? 혁신의 본고장이라는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에서는 우버와 리프트가 금지될 위기에 처해 있어요. 지난해 캘리포니아가 만든 법안 AB-5 때문에 우버 리프트 운전자들을 고용해야 하기 때문이죠. 오늘이 그 기일이었어요. 

기사회생은 했지만....우버 리프트는 "이럴거면 우리 캘리포니아에서 운행 중단해야 한다. 어떻게 하루아침에 그 많은 운전자들을 다 고용하란 말이냐"라고 (배째라😅 전략을 써서) 법원에 호소를 했고, 여러분이 잠든 새벽, 미국 법원이 그들에게 말미를 조금 더 주기로 했어요. (기사)

강해지는 IT 사업에 대한 규제 하지만 이게 우버 리프트가 살아났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죠. 이미 법이 만들어 졌기 때문에 그들은 우버 리프트 운전기사들을 고용해야만 할 거에요. 이건 하나의 사례일 뿐이에요.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에 대한 반독점 시비, 페이스북에 대한 여론의 공격. 그리고 우버 리프트에 대한 고용규제. IT 회사들에게는 규제 칼날이 더 강해지고 있어요. 
5. 애플 시총 2조 달러? 
#의견 #분석 #애플기업분석

세상이 이렇게 바뀌고 있는데, 애플의 시가총액이 2조 달러 - 2400조원을 어제(한국시간) 처음 돌파했죠. 과연 애플이 이런 변화를 잘 뚫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걸까요? 애플은 과연....

  1. 무역의 변화를 견딜 수 있을까요 
  2. 인터넷 분열사태를 견딜 수 있을까요 
  3. 자본이동 제한을 견딜 수 있을까요
  4. 강해지는 IT 규제를 이길 수 있을까요  

애플은 중국에서 생산기지를 빼야 할테고, 미국이 위챗을 금지하면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감소할거고, 중국 투자자들이 주식을 투매할 수도 있고, 앱스토어의 반독점 이슈 등도 통과해야 할텐데, 

이 모든 어려운 고비들을 모두 애플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돌파할 수 있을거라고 투자자들은 너무 쉽게 믿고 있는게 아닐까요. 사랑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믿었던 상우처럼 말이에요. 

오해하진 마세요! 애플은 여러 측면에서 훌륭한 회사에요. (애플 기업분석 기사 참고)

  • 마진이 높다 : 아이폰 한대 팔면 60% 남김 

  • 고객의 질이 좋다 : 아이폰 재구매율은 92%에 달한다. (안드로이드폰은 77%) 

  • 고객 1인당 매출이 높다 : 아이폰만 파는게 아니라 앱스토어, 아이패드, 맥북 등을  판매한다. 

  • 현금이 많다 : 2분기 말 현재 약 167조원 정도 보유 중 

  • 그 현금으로 주주친화 정책을 쓴다 : 자사주매입과 배당을 위해 지난해에만 100조원 정도를 썼다. 

  • 워런버핏이 가장 사랑하는 주식이다 : 앞으로도 주주친화적 정책을 쓸 거라고 기대할 수 있음. 

  • 신제품과 신비즈니스모델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 5G 아이폰이 나오고 구독서비스 '애플원'도 나옴. 
하지만 애플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계절의 변화는 일어나고 있어요. 봄날은 가고 있고, 애플이 변화한 계절에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언론 기사에 현혹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애플 시가총액 2조 달러 돌파'라는 기사제목을 보면, 나만 애플 주식 안샀나? 싶어서 불안해 하죠. (FOMO - Fear of Missing out 현상) 혹시 그런 기사 제목에 현혹돼 애플 회사의 내용을 보지도 않고 공부도 하지 않고 추격매수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한번 더 생각해 보시라고 드리는 말씀이에요. 
6. 많은게 변했다 
#실리콘밸리오리지널 #의견 
'봄날은 간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인 2000년. 한솔엠닷컴이라는 이동통신 회사 (018 번호를 서비스 했었죠)가 시리즈 광고를 내놓았어요. 차태현 김민희 등이 등장한 이 광고는 마지막에 이 대사를 내놓죠. (광고 영상)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봄날이 간다'라는 영화가 제목에서부터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는 바로 영원한 것은 없으며 변화를 받아들이라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어떻게 안변할 수 있니?"

글로벌라이제이션도, IT 회사들의 거대한 성장도, 규제도,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트렌드도, 어떻게 영원할 수가 있겠어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가 바람이 불고 계절이 변화하는 소리를 듣는 장면으로 끝나요. 변화를 받아들이고 계절이 지나갔음을 깨달은 상우는 비로소 웃음을 머금을 수 있게 되죠.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어요. 그 바람을 받아들이며 웃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는 미라클레터가 될게요. 
Directly Yours,
신현규 드림
* 고백 : 저는 애플 주식을 과거에 보유한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1년간은 애플 주식을 매수할 계획이 없습니다. 
👼 진실의 순간(ZMO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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