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 그시절 유느님

안녕하세요.

권작가 입니다. 흔하진 않지만 책을 소재로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치만 권작가에게 책 프로그램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과거 2000년대 초반 MBC에서 방영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은 지금은 유느님이 되었지만 당시엔 아직 조금 어설펐던 유재석님과 당시 수준급 진행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던 김용만님이 함께 진행하여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켰던 기억이 있습니다.

(책책책!! 안읽으면 큰일날 것 같았던 시절.....😱)

당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마크가 붙어있는 책은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전국민의 필독서가 되던 시절이었으니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어느정도였는지 가늠이 됩니다 😅

집안 책꽂이를 보다 우연히 집어들게된 ‘괭이부리말 아이들’도 당시 프로그램에 소개된 도서 였네요.

| 이게 왜 초등생 필독서지?

사실 이 책은 권작가 본인이 산 도서가 아니라 배우자가 어렸을적 구입하였던 도서를 우연찮게 집으로 가져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읽어보지 못했지만 대충 내용은 알고있는지라 책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게 왜 초등학생들의 필독서지?”

서로가 이 책에 대해 나누었던 주요 주제 였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노력하고 희망을 발견하는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교훈적일 수 있지만 같은 또래세대의 어려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직면케 하는것이 지금의 아이들에게 좋은일일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작 중 등장하는 청소년 동수가 극한의 생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고 스스로를 비관하면서 본드를 흡입하는 비행을 일삼는 장면도 나오는데 이러한 묘사가 이 도서를 읽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만을 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ㅣ’괭이부리말 아이들’이 갖는 가치

권작가는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작 중 등장하는 인천 만석동 아이들의 가난한 그 삶 자체에 집중하여 그것을 연민하고 동정하는데 있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은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 ‘힘들어도 서로 의지하며 이겨나가면 되겠구나’ 같이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가난한 삶에 대한 맹목적인 공감을 강제하는 책이 아니었습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인천광역시 동구 만석동은 우리나라 근현대사 100년을 오롯이 담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곳은 일제강점기 간척사업으로 매립된 땅이었고 그 위에 각종 공장과 물류시설이 들어서면서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정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6.25 전쟁 시기 황해도 피란민들이 난리를 피해 잠시 머물다가 아예 정주하기도 했고 산업화 시기에는 전국의 노동자들이 만석동 일대의 공장 일자리를 위해 둥지를 틀게 되었습니다.

전쟁 뒤 가난해진 나라 살림을 살리는 길은 수출밖에 없다고 떠들어 대던 그 때, 가난한 농촌 젊은이들이 수출 역군이 되기 위해 낫과 호미를 집어 던지고 도시로, 도시로 밀려왔다.

-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지음, p.12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아이들의 필독서로 자리잡은지는 오래되었지만 성인에게도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갖는 가치는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불과 채 100년이 안되는 시기 동안 우리나라가 겪었던 두 번의 비극과 산업화 시기의 희로애락의 사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 인천시 동구 만석동입니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그저 역사책에서 흑백 사진으로 접할 수 있는 먼 옛날의 이야기이고 나와는 상관 없는 곳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권작가에게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는다는 것은 어려운 상황에서 그것을 함께하면서 극복하는 우리 바로 옆의 이웃에 대한 이야기를 지역적 배경, 역사에 대한 이해와 함께 좀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가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준다는 면에서 참 좋은 (그리고 따뜻한) 책으로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ㅣ이제는 추억이 될 괭이부리말, 만석동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초판이 2001년 말이니 이제 꼭 만 20년이 되었습니다. 작품의 배경이 된 만석동을 비롯해 그 인근 지역은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정비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만석동 개발]

우리나라 지난 100년의 근대사를 담고 있는 소중한 문화 자산의 보존과 원주민들의 주거 환경 개선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인데요. 권작가는 원주민들의 생활 환경 편의를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난 세월의 흔적 (그것이 비극의 기억이든, 기쁨의 기억이든)을 우리 뿐만 아니라 후세가 기억할 수 있는 최소한의 형태는 남기면서 정비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천의 만석동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오랜 기간 지역과 공간이 쌓아온 서사와 그 곳만의 고유한 장소성이 개발의 논리에 의해 진지한 고민없이 해체되어 없어진다고 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도 아쉽고 섭섭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역사가 남아있어 보고, 느낄 수 있는 곳. 만석동.)

이번 주엔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으면서 조금은 생소하지만 인천 동구 만석동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실까요?

# 문앞비일상 추천 # 너도 읽고 나도 읽고 # 함께 하고

책책책 책을 읽어볼까요? 📖

#너도 읽고 나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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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및 아이 겸용] 괭이부리말 아이들

2001년 MBC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 소개되면서 보다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게된 작품. 우리나라 근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인천 만석동 괭이부리말에 사는 아이들의 아픔, 좌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다만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따뜻한 연대를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지금 집안 책장 어딘가에 잠들어 있을 수도 있어요. 당장 꺼내서 읽어 보실까요? 🤓 [링크]

# 함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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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우리미술관 in 만석동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되는 만석동에 위치한 작은 미술관. 2015년 설립되어 지역 주민들에게는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화 사랑방이자 좋은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전시하여 지역을 찾는 외부 방문객들을 위한 거점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수리수리 마수리’라는 우리미술관이 지원하고 있는 예술작가의 한해 동안 작업한 작품을 외부에 선보이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음. 우리미술관을 둘러보고 만석동, 화도동 일대를 돌며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배경이 되었던 실제 지역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무분별한 사진 촬영이나 주민들의 일상 생활을 방해, 침해하는 행동은 절대 삼가해야 함을 명심해주세요! 그 분들은 관광지의 상품이 아닙니다⚠️) [링크]

이번 호 소감을 남겨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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