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성장의 습관] 2022.2.28 | 426호 | 구독 | 지난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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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으로 인해 실리콘밸리도 전쟁에 휩싸이고 있어요. 다른 모든 사회적 활동들이 그렇듯, 오늘날 전쟁의 양상 또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고 있기 때문인데요. 총과 칼, 대포와 전함이 전장을 지배하던 시대가 서서히 지나가고, 이제는 소셜미디어, 해킹, 암호화폐 등이 더 중요한 전쟁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때문에 애플 구글 메타(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같은 기업들이 전쟁의 포화에 말려들어가고 있어요.
그렇다면 이번 전쟁은 어떤 시사점을 주고 있을까요? 오늘은 그에 대한 생각들을 함께 산책해 보시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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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에디션
- 전쟁에 휩싸인 실리콘밸리
- 개인주권주의, 그리고 전쟁
- 핵폭탄, 그리고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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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여, 참전해 달라"
우크라이나 부총리의 요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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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참전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의 또는 타의로 참전을 요청받고 있어요. 팩트들을 나열해 볼게요 (시간이 없으신 분은 휘리릭 훑어 보시고 나서 나중에 필요할 때 다시 찾아서 보세요)
- 러시아, 인터넷 기업 검열 강화 = 지난 주 러시아 정부는 13개 테크 기업들에게 이달 말까지 러시아 자국 내 법인을 설립하라는 명령을 내려보냄. (링크)
- 왜? 중국에 비해 러시아는 인터넷 검열이 약한 나라이기 때문에 전쟁 이후 자국에 불리한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NTY는 해석
- 명령 대상 회사 = 구글 애플 메타 트위터 스포티파이 틱톡 줌 핀터레스트, 텔레그램, 디스코드, 트위치, 라이크미, 바이버 등
- 명령을 이행한 회사 = 애플 틱톡 스포티파이
- 일부 이행한 회사 = 메타와 트위터
- 작업 진행 중인 회사 = 구글
- 페이스북의 싸움 = 러시아 관영매체 4곳 계정 중단. 전쟁 관련 광고 중단. (2.25~2.26) (링크)
- 러시아의 보복 = 온라인 접속 속도 제한 조치 발동 (2.26)
- 페이스북의 선언 = 친러 성향 광고를 제한하거나 팩트체크 하는 것을 그만두지 않겠다
- 트위터의 싸움 = 러시아 성향의 광고 모니터링 및 중단. 러시아 지역에서 신규 계정 만들기 일시 중단.
- 러시아의 보복 = 러시아 지역트위터 접속 원천적으로 차단
- 트위터의 선언 = "사람들은 자유롭고 열린 인터넷 접속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특히 위기일 때는 더 그렇다."(링크)
- 유튜브의 싸움 = 러시아 관영 매체들이 우크라이나 내에 제공하는 컨텐츠의 광고수입 제한 (링크)
- 러시아의 보복 = 원상복구할 것을 명령 (2.27)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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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부총리의 요청
우크라이나의 IT 업무를 담당하는 부총리 미하릴로 페도로프(트위터 계정)는 팀쿡, 일런 머스크 등에게 전쟁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들을 보내고 있어요.
- 팀쿡 애플 CEO에게는 = "러시아 내에서 애플 앱스토어 접속을 중단해 주세요." (링크)
- 일런 머스크 에게는 =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위성인터넷 서비스) 중계위성을 더 보내주세요!" (링크)
- 마크 저커버그에게는 = "러시아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접속을 제한해 주세요!" (링크)
- 넷플릭스, 유튜브, 구글 등에게는 = "각 서비스들의 러시아 내 사용을 제한해 주세요!"
- 이러는 이유는? "러시아 내에 정보 제공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그 반대죠. 러시아 내의 양식있는 청년들이 들고 일어나서 푸틴에 반기를 드는 혁명을 일으키라는 의미에요." (링크)
- 반론들 = 페도로프 부통령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한 트위터 사용자는 이런 글을 남겼네요. "러시아 내에서 젊은 층의 혁명을 일으키려면,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사용을 막을 게 아니라 그들과 함께 러시아 내에 대대적 캠페인을 벌여야 하지 않을까요?" (링크)
- 전 세계 암호화폐 사용자들에게는 =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함께 중앙화가 아니라 탈중앙화를 위해 싸워주세요. 이더리움 비트코인 테더 등으로 기부 주세요."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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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처음 일어난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무대를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어요. 러시아는 인터넷 세상의 자유를 제한하려 하고, 우크라이나는 그런 제한에 대한 인터넷 상에서의 보복을 러시아에 가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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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자유주의. 인공지능은 공산주의."
러시아의 국가적 압박에 맞닥드린 실리콘밸리의 혁신가들은 사실 매우 불쾌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개인의 자유와 민주적 의지를 무시하는 중앙집권적 조치라면서 말이죠.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재단 설립자는 이렇게 말했죠.
"침공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 대한 범죄이다. 이더리움은 중립적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트윗)
웹3.0 기업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벤처투자회사 안데르센 호로위츠의 마크 안데르센 파트너는 "(유럽은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수입하지 말고) 1000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더 지어라"라며 에너지의 탈중앙화를 주장했어요. (링크)
실리콘밸리 출신의 유명인물인 피터 틸(페이팔, 팔란티어 창업자)이 이렇게 말했던 것이 생각나네요. (링크)
"블록체인(크립토)은 분산화를 추구하죠. 인공지능은 집중화를 추구하고요. 더 이념적으로 말해볼까요? 블록체인은 자유주의 진영이고, 인공지능은 공산주의 진영에 가까워요."
어떤 말인지 저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요. 곰곰히 씹어보니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해요. 과연,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은 중앙집권적인 공산주의 이념(다 같이 일하고, 다 같이 나눠 먹는다)과 비슷해요.
- 다 같이 데이터를 제공한다
- 다 같이 발전된 인공지능의 혜택을 나눈다
- 인공지능이 시스템을 감시하고 운영한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경우 각 개인들이 만든 것을 정확하게 구분한다는 점에서 자유주의 이념(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되, 그 자유에 대한 책임은 개인이 진다)을 따르고 있다는 설명이에요.
- 각자의 행동은 완전한 자유가 보장된다
- 각자가 제공한 것은 정확하게 기록된다
- 누구도 시스템을 중앙집권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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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차지하려는 러시아
오늘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온라인 전쟁을 통해 집중적으로 통제하려 하는 것은 바로 인공지능 기술을 가진 구글 애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에요.
- 구글 = 검색 인공지능
- 유튜브 = 추천 알고리즘
- 페이스북 = 피드 알고리즘
- 트위터 = 트윗 알고리즘
등과 같은 중앙집권적 기술들이 무섭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반면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화 기술들은 각국 정부들이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적 압박을 가하지 못하고 있어요.
블록체인으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
많은 암호화폐 진영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난 이 순간 한 단어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아요. 바로 개인 스스로가 하나의 국가와 같은 주권의 주체라는 생각. 개인 주권주의. 이 말은 미국의 개인투자자이자 작가인 제임스 데이비슨과 영국 저널리스트였던 윌리엄 리스모그가 쓴 동명의 책 제목 "Sovereign Individual" 에서 시작된 용어에요. 1999년 나온 이 책은 미래에 대한 예측을 담고 있는데요. 요지는 한 마디로 이렇다 할 수 있어요.
- IT로 인해 개인들은 과거와 비교할 수도 없는 강한 힘을 얻는다.
- 때때로 개인들은 정부의 힘을 능가하는 강력한 힘을 갖기도 한다.
- 정부와 기업의 힘이 매우 강력했던 산업혁명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강력한 주권을 갖는 시대가 IT의 발전에 의해 탄생한다.
앞서, "블록체인은 자유주의다"라고 말한 피터 틸은 2020년 이 책의 개정판 서문을 쓰면서 이렇게 밝혔어요.
"저자들이 1999년 책을 썼을 때와 오늘날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개인이 주권을 가질 거란 그들의 예상과 달리 인공지능이라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된 중국은 자신들 만의 버전으로 IT 발전을 이뤄냈다."
한 마디로, 오늘날의 세상은 중국 - 러시아 등과 같은 국가들의 강력한 주권과, 그에 맞서려는 탈중앙화된 개인들의 개인주권주의가 대립하려 하고 있던 양상이라는 거죠.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러한 대립을 더욱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네요. 우크라이나 정부에서는 러시아 내에서 개인주권주의를 믿는 개인들이 일어나서 봉기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눈치가 역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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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지나면서 개인들의 힘은 더 강해졌어요. (어쩔 수 없이) 각자 IT에 대한 학습들을 많이 했고, 인공지능은 더욱 발전했으며, 탈중앙화에 대한 열망들도 커져갔던 것 같아요. (회사에 얽매이지 않고 주식투자로 은퇴를 하겠다는 분들도 굉장히 많아졌죠?) 하지만 이러한 개인주권주의 시대에 마치 찬물을 끼얹기라도 하듯 러시아의 푸틴은 강력한 군사력을 통해 국가주의와 중앙집권주의를 강화해 나가고 있어요. 그의 중앙집권적인 통치와 침공에 대해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블록체인 진영에서는 강력한 반발을 하고 있죠. 그들은 자신들의 싸움을 중앙집권적 제국주의와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민주주의-자유주의 진영의 구도와 같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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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달리 생각해 봐야 하는 지점들도 있어요.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이 쓴 유명한 칼럼이 있어요. " 핵폭탄, 그리고 당신" (You and Atomic Bomb)이라는 이 칼럼은 그 유명한 단어인 '냉전' Cold War 라는 말이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글이기도 한데요. 굉장히 뼈를 때리는 통찰들이 많아요. 예를 들면요.
- 문명의 역사는 무기의 역사였다
- 무기가 비싸면 전제군주 시대였고
- 무기가 싸면 시민들도 힘을 가질 기회가 있었다
- 탱크 비행기 구축함 등은 전제군주적이다
- 총 칼 화살 등은 시민적이다
- 그런데, 핵폭탄은 개발이 매우 힘들다
- 따라서 전 세계 2~3개 국가만 그걸 가질 것이고
- 그에 따른 전 세계적 힘의 균형이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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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하죠. "핵폭탄을 만드는게 자전거나 자명종 만드는 것처럼 너무 쉽고 싸진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다시 원시시대로 돌아갈 것이다. 국가주권주의가 끝날 것이다. 그런데 핵폭탄을 만드는 것이 구축함을 만드는 것보다 힘들다면, 아마도 그 무기는 더 이상 대규모 살상전쟁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만들 것이다. 비록 그 상태가 '평화가 아닌 평화'라 할 지라도 말이다." (이게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두달 뒤인 1945년 10월 19일에 쓴 칼럼이라니 참으로 놀랍네요.)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 중심의 인터넷 세상이 지배했던 어제와의 결별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이미 중국은 미국 인터넷 기업들의 자국 진출을 강하게 막고 있죠. 게다가 검열을 강화하고 있어요. 또한 미국 중심이 아닌 자국 중심의 인공지능을 만들고 있죠. 그런데 상대적으로 미국 기업들의 자국 진출에 우호적이었던 러시아는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인터넷 세상에서 자국중심주의를 강화할 것 같아요. 이미 러시아는 자국 내 인터넷 검열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몰아내기 시작했으니까요. 조지 오웰의 통찰을 통해 오늘날 전 세계 질서를 본다면, 구축함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더 비싼 인공지능이라는 강력한 무기는 또 다른 냉전을 야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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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벌어진 우크라이나 전쟁. 이 전쟁의 아픔과 비극은 어떤 미래를 낳을까요. 여러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제 생각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앞으로 두 가지의 대립을 낳을 것 같아요. 하나는 중앙집권적 세력과 탈중앙화를 꿈꾸는 개인주의 세력 사이의 대립, 그리고 다른 또 하나는 초대형 인공지능 기업들을 가진 미국-중국-러시아 사이의 대립. (마침 두 번째 대립이 강해질 거라 주장하는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도 나왔네요)
혁신하는 우리들도 이러한 대립이 만들어 갈 전 세계적 미래를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하여 장황하고 긴 글을 드려 보았습니다.
오늘의 미라클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저는 이번주 금요일에 또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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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 직접 갑니다
Directly Yours,
신현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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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퇴계로 190 매경미디어센터
매경미디어그룹
miraklelab@mk.co.kr 02-2000-2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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