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쓰는 글입니다.
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보여주는 놀라운 변화와 변신을 고스란히 느끼며 살고 있으니 이 보다 더 큰 호사가 있을까요?
부지깽이도 빌려 쓴다는 봄이지만 이 산, 저 산 피어오르는 매화꽃 향기에 푹 빠지고, 여름이면 집 앞 개울가에 발을 담그고 망중한을 즐기기도 합니다, 가을이면 수확의 기쁨으로 그간의 고생은 언제였나 싶고, 겨울이면 난로 앞에 앉아 책읽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고추씨를 튀겨 (촉을 틔우는 것을 괴산에서는 튀긴다고 합니다) 파종하는 것을 시작으로 농사는 시작되고, 잦은 비를 피해 밭을 만들고 모종을 심습니다. 며칠전 감자와 브로콜리를 심었으니 이제 양배추와 옥수수, 고추밭을 만들고 심는 일이 남아있습니다.
감자 한알이, 옥수수 하나가 어떻게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지 늦었지만 이제라도 알 수 있게 되어 참 행복합니다.
평화를 일구고, 땅을 일구는 일이 서로 다른 일이 아니지요. 몸은 떨어져 있지만 따로 또 같이 늘 응원하겠습니다. 환절기입니다. 건강유의하시길!
추신) 괴산이나 근처에 오시게 되면 그냥 가지마시고, 저희집에 들려 막걸리 한잔 드시고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