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은 현재 몸담고 계신 분야에 어떻게 처음 발을 들이게 되셨나요? 에디터는 외국어를 전공한 연유로 무엇이든 '글로벌한' 것을 해야 되려나 보다 하고 막연히 생각하다가, 글로벌하면서 공익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국제개발협력으로 흘러들어 왔답니다. 거창한 사명감이나 포부는 없었지만,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동료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기꺼웠고, 넉넉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혼자 먹고살 만은 한 급여에도 적당히 만족해 하며 일했습니다.
하지만 연차가 차면서 처음 입문 시에는 내다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현실적인 고민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보건, 교육, 농업과 같은 세부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입장에서 사업 담당자로 얼마나 어떻게 일할 수 있을지도 막막했고, 5년 뒤, 10년 뒤에도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볼 때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불안했죠. '이야기'를 좋아해서 자발적으로 모금·홍보 파트로 직무를 옮겼지만, 업무적으로 성장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마땅히 고민을 상담할 만한 곳도 당시에는 찾지 못했고,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들에게는 차마 이런 걱정과 불안을 털어놓을 수가 없었어요. 개발협력을 한다고 했을 때 '진짜 하고 싶은 일 하는 것 같다', '좋은 일 한다'고 하던 과거의 반응들에, 이 분야 사람으로서 직업 만족도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줘서는 안 될 것 같았거든요.
돌고 돌아 지금은 발전대안 피다의 상근실무자이자 피움의 에디터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단체가 하는 일과 내 커리어의 발전을 어떻게 잘 엮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로서의 직업 정체성을 이어 가고 있는 에디터의 동지들도 마찬가지로 매일매일 자신의 일, 자신의 노동을 둘러싼 고민과 어려움들을 겪고 있을 거예요. 누군가는 에디터처럼 커리어 비전에 대한 불안에 치이고 있겠고, 누군가는 합당한 보상 없이 헌신과 희생이 암묵적으로 강요되는 분위기에 지쳐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겠지요. 또 수많은 활동가들이 다양한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협력 분야에 입문하지만, 1-2년씩 현장에 머물면서 실무를 수행해도 경력과 호봉 산정에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발전대안 피다는 활동가들이 건강한 노동, 지속가능한 노동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국제개발협력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그래서 개발협력 분야의 다양한 노동 이슈들을 토의하고 활동가들의 시각과 역량을 담은 해결책과 그 실행 방안을 제시해 보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월 1회씩 6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워크숍 시리즈를 통해 활동가들의 목소리로 국제개발협력 노동 이슈들을 이야기해 보는 '국제개발협력 노동 이슈 솔루션 그룹'의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어요. 개발협력 생태계 내에서도 가장 노동 환경이 취약한 시민사회 분야 활동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꽃피는 발전'을 위해, '활동가가 꽃피는 개발협력'을 함께 만드는 데 동참해 주세요! ✏️
* 참가자 모집 상세 정보는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