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페연구소의 2021년 마지막 뉴스레터 (2021.12.31.) 안녕하세요, 페페연구소 대표 김동진입니다. 2021년의 마지막 날에 올해의 마지막 뉴스레터 전해드립니다. 올해들어 네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전해드리는 소식 2021 페페스터디, 잘 마쳤습니다. (10~12월)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저자들과 함께한 '열린 토론회' (12월) 사색하는 뮤지션 레일라(Layla)와의 재즈가 흐르는 인터뷰 2021 페페스터디 2021 페페스터디에 관한 FAQ 페미니스트 페다고지를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는 국내 서적이 많지 않은 반면, 외국의 연구물들은 매우 많습니다. 지난 두 해 동안 페페스터디에서 영어 책을 읽고 나니, 페미니스트 페다고지의 기원과 연구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이제는 논문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20편 중에 6편을 읽은 건가요? 제목에 'feminist pedagogy'가 들어가는 영어논문만 검색했을 때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100여편의 논문을 찾았습니다. 그 중 시간 순서대로, 2021년 안에 끝낼 수 있는 모임의 회차로 6회차를 염두에 두었습니다. 모두가 다 같은 논문을 읽다 보면 많은 논문을 읽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이번에는 새롭게 매 회차당 3~4편의 논문 중 각자 관심있는 논문 1편을 읽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았습니다. 왜 옛날 논문부터 읽은 건가요? 연구물들이 정말 많은데, 옛날에는 일반적, 개괄적인 연구들이, 최근에는 각 분야별로 세분화된 연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페미니스트 페다고지라는 학문적 담론의 역사를 파악하고, 그런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현재에 도움이 될 연구물들을 읽는 것에 관심이 있는데, 일단 역사적 맥락을 파악하려면 시간 순서대로 읽어나가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총 11명의 참여자분들과 저 포함 12명이 10월부터 12월까지 6번에 걸쳐 온라인으로 만나며 페미니스트 페다고지 영어 논문을 매주 1편씩 읽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도 모두 서로의 이야기에 몰입하느라 지칠 줄 몰랐던 시간들에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페페스터디는 계속됩니다. 😉 'N번방 이후, 교육을 말하다' 저자들과 함께한 '열린 토론회' '부천시 여성회관'에서 '성평등문화확산 프로젝트'의 하나로 '열린 토론회'를 주최해주셨습니다. 12월 11일 토요일 오전 10시에 줌으로 진행했던 '열린 토론회'에는 김병성, 양정아, 이성경, 이한님을 발표자로 모시고 제가 진행을 했습니다. 토론자로는 오세향 부천시 청소년성문화센터장님, 조현제 부천여성의전화 활동가님께서 함께해주셨습니다. 빠듯한 발표시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정확히 지키면서도 중요한 핵심을 잘 담아 발표해주신 저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발표와 토론 후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고, 토론 및 참여자분들의 코멘트에서 부천시에서 하실 다음번 프로젝트 아이디어도 들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책 출간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저에게도 다시 한 번 교육에 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색하는 뮤지션 레일라와의 재즈가 흐르는 인터뷰 페페스터디 온라인 쫑파티를 하던 중, 2021년 한 해 동안 총 117권의 책(논문, 시 등 다양한 텍스트 모두 포함)을 읽으셨다는 참여자분이 있어서 얼른 달려가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색하는 뮤지션 레일라(Layla)를 합정동 카페 '시간의 공기'에서 만났습니다. 재즈가 흐르는 카페에서 인터뷰를 했기에 집에 와서 녹음파일을 듣는동안 내내 재즈 음악 속에 묻어나는 레일라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항상 사진찍는 것을 자주 잊어버려서 사진을 남기지 못했기에 뒤늦게 요청해서 레일라에게 받은 사진들 역시 재즈와 함께 흘러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레일라와는 2019년 페페연구소의 맨 처음 독서모임에서부터 만나온 분이기에, 레일라와의 인터뷰는 저의 사심이 듬뿍 들어간 수다이기도 했습니다. 레일라의 책과 음악, 삶에 관한 이야기를 아래에 축약해서 실었습니다. 🍀 레일라, 페페 뉴스레터 독자들을 위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한국과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재즈 보컬리스트이자 작가입니다. 프랑스 파리의 대표 음악원(CIM)에서 석사 공부를 마치고 작년에 귀국했고, 지금은 글 쓰고, 음악 가르치고, 음악 만들고, 연주하며 지내고 있어요. 😍 위 사진은요?! 2019년 프랑스의 빌쥐프(Villejuif)라는 도시에서 초대받아 갔던 공연에서인데요. 무대에 올라가기 전 무대 뒤 작업대에서 가사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어떤 다큐멘터리 감독님이 찍어주신 사진이에요. 어디 영화제에 출품도 하셨다더라구요. 😄 프랑스는 작건 크건 관객과 굉장히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공연 틀이 잘 되어 있어요. 무대라던지 셋업이 친근한 편이에요. 이 공연 때도 관객들과 술 마시며 이야기도 하고 연주도 하고 그랬었네요.🍷 😁 페페연구소와 인연이 깊으시죠. 2019년 겨울에 책방 '달리,봄'에서 페페 모임을 처음 열었을 때부터 뵈었죠. 그 때 당시 제가 고민하던 키워드, 정체성과 너무나 맞닿아있는 모임 소개를 봤어요. 이런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요. 페미니즘은 그냥 떠도는 개념이 아니라 내 삶의 바탕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그런 고민을 공유하던 분들을 페페에서 처음 만나게 되어 환호성을 질렀죠 하하.😘 📗 올 한 해 동안 대략 어떤 책을 읽으셨는지, 어떻게 읽은 걸 정리했는지 궁금해요. 책과 페페스터디에서 읽은 것 같은 논문, 짧은 산문, 시 등을 모두 합치니 117권(편)이더라구요. 전공인 음악 관련 책, 즉 예술, 대중문화, 음악교육 관련 책도 읽었고요. 삶과 관련된 페미니즘 책은 유명한 페미니스트들의 책들도 읽었고 사회과학 책도 읽었어요. 저는 주로 e북으로 많이 읽는데요. 각 플랫폼에 들어가서 e북 출간 신청도 많이 했어요. e북으로 읽으면 디지털로 정리하기도 편하고요. 지금은 '노션'이란 툴을 사용해서 읽은 내용을 정리하고 있어요. 좋았던 구절을 적기도 하고, 너무 좋았던 책은 목차를 써두기도 하고요. 여러 번 읽을 때는 계속 새롭게 정리를 하는데요. e북으로 새로 읽을 때는 예전에 표시한 하이라이트는 지우고 다시 표시하고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은데요. 결국은 나중에 내가 글쓰기 교육이나 음악을 할 때 정말 좋은 재료들이 되기 때문에, 그 재료를 모은다고 생각했기에 가능했던 작업이에요. 모든 책을 다 하는 건 아니고 저에게 새로운 배움이 있었던 책들만 합니다. 📙 올 한 해 읽으신 책들 중 가장 인상깊은 책은 무엇인가요? 3권을 골라 봤는데요. 1. 정말로 누구나 평등할까. (오슬렘 센소이, 로빈 디앤젤로) 캐나다의 대학교수들 오슬렘 센소이와 로빈 디앤젤로의 책, '정말로 누구나 평등할까'는 쉽지만은 않은 입문서지만 너무 좋아서, 책을 추천해달라는 분들께 여러 권 선물했어요. 백이면 백 다들 좋다고 했어요. 비판적 사회정의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입니다. (네, 저도 이 책 정말 좋아해요!) 영어 원서도 구글북스로 사서 읽었어요. 그걸 읽고 뉴스 사회면을 보면 이해를 정말 잘 할 수 있어요. 핵심적인 좋은 단어들이 책에 계속 나오거든요. (영어책도 완독하셨군요!) 네 두 번 읽었어요. 첫번째는 너무 공부하며 읽었더니 이해를 잘 했는지 모르겠어서, 두번째는 좀 더 수월하게 읽어보려고 했어요. 이렇게 계속 책을 읽어서 쌓이는 자양분이 지금의 저를 이루는 것 같아요. 2.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는 책들. (레진 드탕벨) 프랑스 작가 레진 드탕벨의 책,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는 책들'이에요. 책의 중요성, 책이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작가 자신도 책으로 얼마나 많은 위로와 배움을 얻었는지를 적은 책이에요. 사실 프랑스어 공부하려고 아무 책이나 집었는데, 한국어로 이미 읽은 책이더라구요. 프랑스어 원서는 어려운 단어가 많기는 하지만 은유적이고 시적인 느낌도 많이 드는데, 한국어 번역본은 직관적으로 알려주고 스토리로서 이해하는 느낌이에요. 3. 국제 바칼로레아, IB가 답이다. (김나윤, 강유경) 페페스터디 모임에서 얘기했던, 김나윤, 강유경 저자의 책 '국제 바칼로레아, IB가 답이다' 인데요.교육에 대한 저의 고민을 좀 정리하게 도와주었던 책이에요. 교과서적이고 정보 책이기도 한데, 우리나라에서 정형화된 교육을 받아온 사람들에게 이런 교육도 있다고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책 같아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는 사고하고 비판하는 법, 우리의 삶이 철학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정답이 아니라 질문으로 풀어가요. 그 해의 바칼로레아 문제가 공개되면 동네 주민들이 그 날부터 동네 바나 카페에 삼삼오오 모여 토론을 해요. '내 아이는 이렇게 썼다더라, 나같으면 이렇게 쓸 거 같아, 네 생각은 어떠니' 하고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런 문제들을 바라보는 거죠. 우리처럼 모든 문제에 정답이 있는게 아니라,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에요. 저도 바칼로레아를 주제로 책을 써보려고 하고 있어요. 브런치에는 짧게 몇 번 썼었는데, 다들 흥미로워하더라구요. 🌟 뮤지션으로서 계속 페미니즘과 교육에 관해 공부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학구적인 레벨의 공부는 아니고 좋아서 책을 읽는 정도인데요. 배우려고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어쩌다보니 교육과 맞닿아있는 부분이 좀 있어요. 일반화는 아니지만 대체로 예술가들이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어요. 왜냐면 예술만 하고 살아도 먹고 살기 어려우니까. 근데 왜 먹고 살기 어려운지 들여다보면 (예술과 정치, 사회 문제들이) 다 연결되어 있어요. 예전에는 저는 뮤지션 정체성을 굉장히 무겁게 생각했어요. 거기에 전념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니까. 근데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시민인 저에게 초점을 둬서 생각을 하다 보니, 제가 생활하면서 하는 모든 일들이 다 생존권과 연결되어 있더라구요. 게다가 이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느꼈던 바를 정리하다 보니 '아, 이게 페미니즘이구나'하고 알게 되고요. 그래서 더 공부하게 되었고요. 그런 연결성을 바탕으로 제 삶에 관해 더 깊게 생각하게 해준 것이 페페스터디 모임이었어요. 삶에 정말 필요한 에센스가 되는 배움은 그런 모임이라고 느끼는 거죠. 그러다 보니 (페미니즘 쪽으로 더 기울수록)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기 힘들어지고 더욱더 인간수양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책을 통해 배우며 그런 노력들을 또 하는 거죠. 쉽지 않아요. 🍀 뮤지션이자 시민인, 페미니즘 공부하는 레일라로서 내년도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미 출간한 책('어젯밤, 파리에서')에도 사실 페미니즘이 녹아 있어요. 읽어본 사람들은 알더라고요. 페미니즘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페미니즘이 우리 삶에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책 출간을 기획하고 있고요. 예술가들과 함께 인터뷰를 해서 르포를 쓰는 기획도 하고 있고요. 앨범도 내려고 해요. 돈도 벌어야 되고, 현생이 참 쉽지 않습니다. 😅 글쓰기 교육도 계속 할 거고요. 가장 유의미한 것은 내적 성장으로 이어지는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기획들, 아마도 앨범, 음악이 되겠죠. 그런 다양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거창해보이지만 사실 별 거 아닌데. 😆 💕 그렇게 치면 모든 일이 다 별 거 아니죠. 근데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한다는게 다른 것 같아요. 레일라는 항상 생각하며 사는 사람 같네요. 🙂 혹시 더 하고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페페연구소에서 계획하시는 바에 대해서는 응원하고 지지하고요.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북클럽을 할 때 꼭 제본을 뜨거나 논문을 찾아야 되는게 아니라, 우리나라 서점에서도 구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런 책들도 읽으면 좋겠어요. 페페에서 너무 좋은 걸 경험했기 때문에요. 다른 사람들도 많이 경험하면 좋겠어서요. 💕 네, 감사합니다. 💕 ![]() ⭐️ 이 사진 설명 부탁드려요. 2020년 겨울 한국에 돌아와서 멤버들과 다시 합주를 할 때의 사진이에요. 이 때 피아노 편곡도 하고 세션도 만들고 정성을 다했었어요. 아무리 예전에 활동했었다지만 코로나 시대에 갓 귀국한 뮤지션에게는 큰 공연이었거든요. '레일라 쿼텟'이 다시 돌아가는 시작점이었던 사진이에요. 서울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 할 때의 사진입니다. 읽은 책 117권이라는 숫자에 혹해서 시작한 인터뷰였는데, 하면 할수록 뮤지션 레일라, 페미니스트 레일라, 항상 생각하며 살아가는 인간 레일라의 매력을 점점 더 많이 알아갈 수 있었던 인터뷰였습니다. 2021년 3월에 이미 여러 갈래 생각의 단상을 옮겨적은 에세이집 '어젯밤, 파리에서'를 출간한 적이 있는 작가이자, 다양한 협업으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레일라의 공연 영상은 유튜브 채널(Layla Music)에서 엿보실 수 있습니다. 페페연구소에서는 내년에도 다양한 모임을 이어갑니다. 인스타, 블로그, 페북, 트위터 등 각종 sns를 통해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내년에도 변함없이 3개월에 한 번, 페페 뉴스레터로 그간의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계속되는 코로나에서도 안전한 겨울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페페연구소의 각종 sns를 방문하려면? 👇🏻👇🏻👇🏻 이 이메일은 페페연구소 프로그램 참여자들께 보내드렸습니다. 혹시 더 이상 수신을 원치 않으시면 아래 수신거부를 눌러주세요. 수신거부 Unsubscrib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