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인디즈 큐 연말정산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89 독립영화 연말결산
12월 29일 오늘의 큐 💡
Q. 2021, 올해의 독립영화는? 🏆

님! 2021년이 사흘밖에 남지 않았어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또 한 해가 지나갔는데요😵 OTT 오리지널 컨텐츠들이 흥행하고 극장가는 소극적인 상황에서 독립영화도 다소 슬픈 한해를 보냈어요. 독립영화의 꽃인 영화제나 관객과의 대화가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여 관객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독립영화들이 찾아올 수 있길 기도해봅니다🙏
오늘은! 연말에 빼놓을 수 없는 올해의 영화 시상식을 진행해보겠습니다🎉 *상예술대상, *룡영화제 등등 국내 내로라하는 시상식들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이며 선구안👀을 자랑했던 인디즈 큐!(믿어주세요😄) 인디즈가 올 한해 개봉했던 작품들 중에서 마음속에 꼬옥 담아두고 싶은 작품들을 하나씩 선정했답니다. 대상만이 중요하진 않잖아요! 다양한 관점에서 사랑스런 영화들을 뽑아보았으니, 애정 담긴 시상식을 하나하나 보아주시고 눈에 꼬옥 담아주세요🥰

2021년에도 열심히 달린 인디즈 큐! 새해의 첫 주에는 한 주 쉬어갈게요🙍 오늘 추천작을 9편이나 담아놨으니 한 번에 읽기가 벅차다면 2주간 틈틈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2022년 1월 12일에 새해인사하면서 만나요!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디즈 큐 사랑도 받으세요!

*인디스페이스는 12월 30일을 마지막으로 현위치 종로3가에서 이사를 갑니다✋ 곧 소식 전해드릴게요!

〈쇼미더고스트〉

시상자 은다강

어느 날 튀어나온 팬데믹이라는 공공의 적 앞에 개인의 괴로움은 자꾸만 움츠러들고 발화할 곳을 잃었다. <쇼미더고스트>는 마스크 안에 고여있던 청년 세대들의 한숨을 모아 만들었다. 집 없고, 직장 없고, 가끔(?) 집에서도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청년의 현실 공포를 유쾌하고 재치있게 그러나 진지하게 담아냈다. 마치 한여름에 만난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시원하고 쌉싸름하다. 은근히 중독되는 이 맛은 이상하게도 웃픈 현실을 더 잘 살고 싶게 만들어준다. 사실 진짜 맛있는 아아메는 계절을 가리지 않지! (왓챠, 티빙,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

〈한창나이 선녀님〉

시상자 이현지

날이 추운 겨울에는 주머니 속에 핫팩을 넣고 다니곤 하죠. 눈이 올 수도 있고,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풍우가 몰아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주머니 속 손난로도 좋지만, 따뜻한 영화 한 편 보는 건 어떨까요? ​ 한창 크리스마스를 즐길 나이. 한창 한글을 배울 나이. 한창 나무를 탈 나이. <한창나이 선녀님>은 뭐든지 할 수 있는 나이, 68세 선녀님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늦여름부터 다음 해 봄까지의 강원도 산골을 고즈넉하게 담고 있어요. 특히 나뭇가지에 눈이 소복히 내려 만들어내는 절경을 본다면, 오랫동안 잊지 못 할 거예요. 하고 싶었던 일, 하고 싶었던 꿈들에 다가가는 선녀님을 보고 깨달음을 얻게 될 수 있어요. 우리도 그녀처럼 뭐든지 할 수 있는 한창나이라는 걸요. 주머니에 손난로를 간직한 것처럼 <한창나이 선녀님>과 이번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봐요. 

〈나는 조선사람입니다〉

시상자 이예본

작품의 제목은 사람의 이름과 같아서 작품이 곧 제목이 되기도 하고 제목이 곧 작품이 되기도 한다. 영화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다소 평범하고 직관적인 제목으로 보이나, 번역되었을 때 비로소 그 진가가 발휘된다. 일어로 직역하면 <私は朝鮮人です>, ‘와따시와 조센징데스’가 되지만 일본 개봉 시 사용된 제목은 <私はチョソンサラムです> ‘와따시와 조선사람데스’ 이며, 영미권 개봉 시에는 <I AM FROM KOREA>가 아닌 <I AM FROM CHOSUN>이라는 제목을 사용했다. 따라서 위 제목은 재일 동포들을 ‘조센징’이나 ‘한국인’이라는 카테고리에 가두지 않고, 그들을 그들 자체로, 남북한을 모두 고향으로 삼는 조선인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한다. 정체성을 존중하고 옳은 이름으로 그들을 명명(命名)한 <나는 조선사람입니다>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니키리라고도 알려진〉

시상자 임나은

2021년의 우리가 돌고 돌아 2006년의 니키 리를 만났다. 공교롭게 코로나 시국에 마주한 자유분방 니키리의 모습에서 해방감을 느끼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테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예술가로서의 본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지만, 이는 곧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어디로 흘러갈지 몰라 불안에 떠는 인간의 입장에서 존재에 대해 사유하는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니키리는 이러한 실존적 사고를 조금 더 유쾌하게, '니키1'과 '니키2'라는 인격을 생성해서 구체적으로 그려냈을 뿐이다. 15년이 넘어가는 기록이나 아마 많은 이들에게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감각적인 하나의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로 다가올 것이다. 오히려 답답한 지금의 순간에 해외를 쏘다니며 자신을 돌아보는 니키리의 오래전 그날이 반가울 따름이다. 나를 돌아봄과 동시에 그리운 예전의 시간을 상기하게 한 <니키리라고도 알려진>에게 '반가운 타임머신 상'을 수여한다.

〈아워 미드나잇〉

시상자 김소정

위로와 따뜻한 말, 그리고 같이 걸어주는 상대가 필요한 그대에게 
어둠과 빛의 조화와 대비를 이용해 아름다운 환상을 안겨주는 <아워 미드나잇>에게 ‘환상 속의 그대’상을 수여합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시상자 김해수

<
우리는 매일매일>에 담긴 여성들의 발화는 모두 기록하고 싶을 만큼, 서로의 ‘신호’에 최선을 다해 응답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노동하는 풍경으로 시작하여 회고하는 방식의 진행도 무척 좋았다. 당시 서로를 위해 나섰던 낭독의 마음이 여전히 그들의 매일에 자리한다는 걸 알 수 있는 장치였다. 그리고 동물들을 치료하며, 주황 열매의 가지를 솎아내고, 여성을 위한 의료 생협을 설립하는 등 여성이 일하는 모습을 다각도로 보게 되어 기뻤다. 영화에서 나오듯, 본인의 음성을 꺼내 연대하는 것은 ‘여지’를 늘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함께여서 유쾌했던 과거를 복기하며 미래를 도모하는 여지. 
벌써 알록달록한 연말이 끝나간다. 들뜨면서도, 시린 기온에 동요하게 되는 요즘이다. 유독 차가움이 많이 묻어나는 날에 <우리는 매일매일>을 보면 분명히 꽉 찬 온기를 받아 가게 될 것이다. 그들의 동력에는 여러 층위가 있겠지만, 나에게는 온기가 자주 읽혔다. 그러므로 이 작품에게 ‘올해의 온기 지속상’을 수여하고 싶다.

〈세자매〉

시상자 염정인

이 세 자매들을 떠나보낼 수 있을까. “지랄맞은” 이들의 모든 얼굴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영화 내내 거친 욕설과 쨍그랑대는 술병이 떠다녔다. 하지만 이소라의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는 <세자매>의 영화적 체험을 반전시켰다. 말미에 세 자매들은 아버지께 사과하라 소리친다. 이 장면은 이소라의 음악과 함께 묘한 해방감을 전했다.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는 망쳐질 대로 망쳐진 이들의 삶을 대변해 주는 듯했다. 불완전한 이들의 처지는 크게 변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마지막에 웃는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뭉쳐진 관계이기보단  유년을 함께 부대끼며 아파했던 관계였기에 이들의 작은 주고받음은 희망적이다. 영화 <세자매>는 변하지 않을 부동의 상황 속에서 변화를 마주하는 힘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지랄 맞은” 우리는 다시, 다음을 마주할 수 있다. 조금은 지랄 맞았어도 어쩌면 변할 것이 희미해도 우리 삶을 다시볼 수 있다.

〈고양이를 부탁해〉

시상자 김정연

'영원한 present'상은 언제 꺼내 보아도 그때 그 순간이 영원한 현재인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영화에 수여하는 상입니다. 2021년도 '영원한 present'상 수상작은 <고양이를 부탁해>입니다! <고양이를 부탁해>는 2001년도에 개봉한 정재은 감독의 영화입니다. 모든 게 행복하고 즐거웠던 19살에 만난 소녀들은 이제 교복을 벗고 서로 다른 네 갈래의 스무살을 만났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고민을 지닌 다섯 친구들은 가끔씩 모이지만, 조금씩 균열이 생깁니다. 균열 사이에서 나타난 작은 고양이 티티. 서로에게 고양이를 부탁하는 다섯 친구들의 우정은 결을 달리할 뿐, 여전합니다. 19살과 20살. 1살 차이, 하지만 어마어마한 차이. 그 차이가 주는 설렘과 불안이라는 양가적 감정은 19살과 20살을 겪는 모두에게 보편적입니다. 그렇게 <고양이를 부탁해>는 순간의 집합을 영원한 현재로 지속합니다. 겪여보지 않은 시대를 향한 그리움을 뭉글몽글 피어나게 만드는 '선물' 같은 이 영화를 각자의 자리에서 꺼내보며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너에게 가는 길〉

시상자 유소은

거대한 감동을 선사하며 가장 많은 눈물을 유발한 작품에 드리는 '최고의 울상'에는 <너에게 가는 길>이 선정되었습니다! <너에게 가는 길>은 누군가에겐 낯선 세상에서 살아가는 존재들, 성소수자와 그 부모를 조명합니다. 차별에 맞서 투쟁하는 고된 길을 함께 걸어가는 이들의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안겨주면서 이들의 행보를 응원하고 그 길에 기꺼이 동행하기를 자처하게 만듭니다. 
특히 영화는 성소수자부모모임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구성을 통해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한 명의 사람으로서 좋은 모습을 한 인물들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제시하고 희망적인 온기를 품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많은 사람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하며 감동의 눈물로 관객들의 마음을 가득 적신 <너에게 가는 길>을 2021년 ‘최고의 울상’으로 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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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람 시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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