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기후보도상 시상식 기록
뉴스레터 #44호를 발행합니다.

뉴스레터 44호는 제1회 기후보도상 시상식과 기후저널리즘 심포지엄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리영희재단은 녹색전환연구소와 함께 기후보도의 사회적 위상과 저널리즘적 중요성을 높이고, 심층적이고 공익적인 기후보도를 이어가는 언론인들의 노력을 격려하기 위해 2025년 기후보도상을 신설했습니다. 이번 제1회 기후보도상에는 중앙언론 부문에 CBS 노컷뉴스의 “AI 패러독스: 편리함 중독, 빨라진 기후위기”, 지역언론 부문에 고양신문의 “기후위기 대응, 지속가능교통 전환이 답이다”, 울산저널의 “부유식 해상풍력 성공, 배후 제조 기지에 달렸다”, 대학언론 부문에서는 서울대저널의 “서울대, 이제는 탄소중립으로 기어를 바꿀 때” 이렇게 선정되었습니다. 2025년 12월 17일 청년문화공간 JU에서 열린 시상식과 심포지엄의 이모저모를 사진과 영상으로 전해드립니다.      

이번 기후저널리즘 심포지엄에서 한윤정 녹색연합 공동대표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기후저널리즘의 과제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발제했습니다. 그는 현재 한국의 기후보도가 단순히 위기의 전달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는 동시에 앞으로는 다양한 주체의 실천과 정책 변화를 촉진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기후저널리즘을 환경 부문에 가둘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기사와 결합시켜 일상생활과 밀착시킬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발제의 내용을 이번 뉴스레터에 게재합니다.    

이번 “나와 리영희의 책”에서는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이 <역정: 나의 청년시대>로 글을 보내주었습니다. 그는 1996년 스물일곱살 무렵 세상의 거창한 구호들이 무너진 지독한 환멸의 시대를 지나다 한 헌책방에서 리영희 선생의 자전인 <역정>을 만났다고 합니다. 선배 세대와는 달리 그는 <역정>을 통해 선생을 만났기에 ‘사상의 은사’라기보다는 특별한 ‘친구’로 선생이 다가왔다고 합니다. 전성원 편집장은 <역정>에서 만난 청년 리영희를 통해 당시 자신이 잃어버렸던 인간(민중)에 대한 신뢰와 더불어, 방황하는 청춘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봤다고 합니다. 그가 만났던 청년 리영희의 자기 고백은 또 어떤 것이었을지 이번 뉴스레터에서 만나봅니다.
 
재단소식

제1회 기후보도상 시상식 기록

 
재단 사무국
지난 12월 17일(수),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JU동교동 니콜라오홀에서 ‘2025 기후저널리즘 심포지엄’과 ‘제1회 기후보도상 시상식’이 개최되었습니다.

기후보도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리영희재단과 녹색전환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지역언론의 기후보도 경험과 기후저널리즘의 이후 과제를 공유하며, 기후 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현장을 지켜온 언론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

종횡무진 기후보도로 관심과 논쟁을 일으키자

 
 한윤정(녹색연합·한신대 생태문명원 공동대표)
현재 기후저널리즘의 시급한 과제는 기후문제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기사와 결합하고 일상생활에 더욱 밀착됨으로써 특별한 기사가 아니라 일상적인 기사가 되는 것이다. 즉 기후라는 관점이 보도 전반에 스며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담당기자, 전문기자만이 아니라 모든 부서의 기자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이고도 유익한 기사를 생산해야 한다. 예컨대 정치기사라면 그 바탕에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의도와 함께 기후정의라는 관점이 깔려있어야 한다. 경제기사는 은연중 보도의 전제가 돼온 경제성장이라는 가치를 기후대응과 생태계 보전으로 바꿔야 한다. 

그런데 기후 관점의 장착만으로는 부족하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전달하는 보도는 이미 합의 이슈(valence issue)로서 별다른 논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문제는 다음 단계인 행위 영역으로 나아갈 때 발생한다. 온실가스감축을 위해 전기세를 올린다든지, 무탄소 전원으로서 원자력발전을 계속 유지한다든지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 그때부터는 서로 입장이 갈라진다. 정치적 입장의 차이가 갈등적 양상으로 표출되는 당파적 이슈(positional issue)로 변화한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사회가 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언론의 입장은 여론과 정치, 정책을 움직이는 데 매우 중요해진다. 올바른 의제를 형성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언론 본연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
내 친구 리영희를 만나는 책, 『역정(歷程)』
 
 전성원(계간 황해문화 편집장)

누군가는 당신의 자전적 에세이 『역정』이 고리타분한 계몽서라 말할지 모르겠지만, 내게 이 책은 여전히 책을 펼칠 때마다 가슴이 뛰는 ‘흥미진진’한 모험담이다. 그 속엔 실수 없는 성인(聖人)의 위대한 삶이 아니라, 고뇌하고 부딪히며 어른이 되어가는 진짜 청춘의 삶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쟁의 포화 속에서 통역장교로 복무하며 ‘의식의 눈’을 뜨던 당신의 청년 시절을 읽을 때면 나도 모르게 숨이 가빠온다. 지리산 자락에서, 그리고 거창과 국민방위군 사건의 참상 속에서 당신이 목격한 것은 국가라는 이름의 부도덕이었다. 애국이라는 명분에 가린 추악한 진실을 보며, 당신은 안락한 길 대신 가시밭 같은 지식인의 길을 택했다.

그의 청춘은 전쟁이란 비참함 속에 있었고, 완벽하지 않은 한 인간이었기에 그 속에서 분투해야만 했다. 시대적 한계 안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진실을 길어 올리려 했던 그 정직함, 그리고 현장을 발로 뛰며 체득한 그 날카로운 통찰과 자기 자신조차 도마 위에 올려놓은 한 마리 생선처럼 냉정하게 바라보던 그 시선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지성이 기술로 전락하고 담론이 사라진 오늘, 나는 여전히 『역정』 속의 청년 리영희를 불러내어 묻는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느냐”고 말이다. 당신은 대답 대신 그 특유의 미소로 내 어깨를 툭 치며, 세상을 너의 눈으로 보라, 사람을 찾아 배우라, 다시 펜을 들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발행인: 김효순(리영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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