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생각 하는 사람 있나요
Tangerine.soo🍊
권귤 2023년 봄! 뉴스레터 No.19
여러분 좋은 소식이 있어요!

지난달 말, 스티비가 운영하는 뉴스레터 '비레터' (👉바로가기) 에서 저희 뉴스레터를 소개해주셨어요. 정말 신나는 일이었어요. 덕분에 우리 뉴스레터를 읽어주시는 분이 100명을 넘었답니다. 환영해요 여러분! 

오늘은 잠시 현재 연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그럼 시작합니다.
"아이고 예쁘다"


벚꽃을 보고 카페에 왔어요. 커피와 빵을 먹으려는데 남자친구가 갑자기 카메라를 드는 거예요.

"아이고 가스나 예쁘네~"


이런 소리를 들으면 마냥 좋아야 정상인데, 내 머릿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했어요. 아래와 같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시작됐죠.


나를 왜 예뻐하지?

내 어떤 부분 때문에 나를 예뻐하는 걸까?

그 부분을 알면 나는 더 오래 예쁨받을 수 있겠지?

연인 사이에는 이렇게 이유없이 예뻐하는 게 당연한 걸까?

나와 가족도 아니고 날 낳은 엄마아빠도 아닌데 나를 이렇게 예뻐할 수 있어? 그게 가능해?

지금 예쁨받는 게 정말 좋은데 사실은 좀 부담스러운 마음도 들어

이 사람은 대체 나의 어떤 부분을 보고 예쁘다고 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어 머리가 복잡한 거예요.


여러분은 제 생각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세요?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나요? 아니면 '뭘 저런 생각까지 하냐~'라는 느낌이 드시나요? 👉 O/X 답변하기 (답변 내용은 다음 레터에 공개할게요!)

이런 마음이 들었던 건 두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첫 번째,

이 사람의 '예쁘다'라는 말이 이번에는 정말 찐한 진심으로 느껴졌어요.


사진찍을 때, 아니면 제가 나꾸(나름 꾸미기)하고 나와서 "나 예뻐?"하고 장난 칠 때 '예쁘다'고 말해주는 게 보통의 플로우예요. 그런데 이날은 제가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진 찍어주면서 '예쁘다'고 말해서 제가 깜짝 놀랐어요. 아 이 사람이 날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이렇게 예뻐해주고 있구나. 를 깊게 느끼게 됐죠.


서로 믿고 의지하는 사이(인생공동체ㅋㅋ)라고 생각했는데 날 예뻐해주기까지 하다니. 이거 맞아?? 라는 생각이 들었달까요.


생각의 변화란 참 웃겨요. 사실 연인과의 만남은 당연히 '예쁘다' '멋지다'라는 감탄사에서 시작된 건데 고작 1년 만났다고 이런 감정이 생소해진 걸까요.

두 번째,
저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 '이유가 없을 수 있다'는 걸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부모님께서 사랑을 많이 주셨지만 전 항상 이런 생각을 하며 유년시절을 보냈어요.
'내가 공부 잘하면 엄마아빠가 날 더 좋아하겠지?'
'내가 좀 더 착하게 친척/동생 들에게 하면 엄마아빠가 날 더 좋아하겠지?'

저는 사랑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믿고 자라온 사람이었어요. 그건 친구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친구를 만나면 '억지로 오바해서 잘해주려고' 한 적이 정말 많아요. 지금은 심리상담 받으면서 그걸 거의 고쳤지만.

'사랑에는 이유가 있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왔으니, 특별한 이유 없는 순간에 절 사랑하고 예뻐하는 남자친구의 마음이 어색했던 거예요. 
반대로 생각해봤어요. 나는 '이유'가 있어 남자친구를 좋아하나?

처음 만날 땐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키 크고, 운동 열심히 하고, 성격 시원시원하고, 귀염+착한 얼굴이고, 일도 성실하게 하며 살아가는 정상적인 남자다!

그런데 그런 기본적인 조건이 다 충족되면 그 이상은 '사랑'의 영역이었어요. 그냥 봐도 좋은 것. 점점 더 알아갈수록 기본적인 조건에 대한 생각은 희미해지고 이 사람만의 개성을 예뻐하는 마음이 커지는 것. '사랑의 이유'는 딱히 말할 수는 없지만요.

그래서 생각했지요. 아 이 사람도 그런 마음일 수 있겠다. 이유는 딱히 모르지만, 그냥 내가 예쁠 수 있겠다.

그러면서 마음을 한시름 놓았어요.
수많은 소개팅, 소개팅앱, 결혼정보회사 끝에 만난 이 사람이 있어서 전 정말 좋아요. 삶에 의지가 되는 존재를 만난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요.  

가장 좋은 건 바로 이거예요.

'내가 맘 놓고 들이댈 수 있는 존재'가 생긴 것!
거절당할 두려움 없는 존재가 있는 것! 이게 정말 행복해요.

전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라 언제든지 사람(친구)에게 거절당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살아가요. '거절 당해도 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순 없고, 갑자기 나를 싫어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나를 좋아하라고 강요할 순 없다. 그냥 난 정상적인 모습으로, 푸근한 모습으로 내 자리에 언제나 있을 것이다.' 라는 마음으로요. 

그래서 저는 (헤어지지 않는 이상)거절당할 염려 없는 이 사람의 존재가 정말 고마워요. 오히려 저의 들이댐을 고마워(?)하는 존재. 더 들이대고 표현할수록 좋은 존재죠. 두려움 없이 끝까지 들이대리라!
제 글을 읽어주시는 107명의 구독자 여러분 덕분에
오늘도 글 쓸 맛 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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