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혹은 닉네임님, 내가 해놓고도 나중에 생각하니 쪽팔려서 이불킥 한 적, 있으시죠? 저는 모르는데 아는 척 했을 때 이불킥을 차요. 이전에 웹사이트를 리디자인한 직후 어떤 분이 '넛지가 좋네요'라는 말을 하셨거든요. 그 땐 좋은 뜻이겠지 싶어서 '하하😁'라며 웃고 말았어요.

집에 와서 후다닥 넛지라는 단어를 찾아보게 되었는데 세상에, 그 때 넛지가 뭔지 더 물어보고 이야기를 더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란 생각에 이불킥을 또 날렸지 뭐에요. 안 읽은 사람이 더 적다는 책 <넛지>지만, 혹시 저와 같다면 팔로 팔로미!

인간은 본인이 선택했다고 느낄 때 가장 적극적으로 행동한다고 해요. 그래서 이와 반대되는, 강요나 명령 등의 행동을 했을 땐 반발이 심해지고 참여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인간은 내가 선택한 일에 대해서 열심히 하려는 것인거죠. 이 개념은 사람들을 움직이도록 만드는 '설계자'에게 유용할겁니다.

넛지는 강요가 아닙니다. 슬쩍 제시해서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 선택했다고 만들게 하는 것이지요. 결국 나의 의지라고 생각해야 자발적으로 참여할테니까요. 넛지에는 여러가지의 방향이 있는데, 그건 책에서 더 자세히 확인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인간의 실수는 모두 예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인간이 '체계적으로' 틀리는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겉으로 봐서는 작고 하찮은 요소라고 해도, 사람들의 행동 방식에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본인들의 경험에서 도출한 유용한 한가지 사실이 있다고 해요. 바로 중요하지 않은 요소란 없다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경우 작은 요소들이 사용자들의 주의를 흩뜨리거나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집중을 하게 만든다고 해요.

이 챕터를 읽으면서, 제가 들었던 한 강의가 생각나더라고요. 이 강의는 데이터를 읽고 인싸이트를 도출하는 것에 대한 것이었어요. 여기서 강사님이 이런 말을 했었어요. "현존하는 어떤 데이터 측정 툴도 인간의 모든 행동을 다 예측할 수 없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냥 하나의 이벤트로만 간주합니다."

첫 번째. 사람들이 어떤 프로젝트를 완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 할 때, 비현실적으로 최고의 상황만을 가정하는 경향입니다. 그러다보니 마감 기한을 타이트하게 측정하게 될 수 밖에 없고요. 사실은 직접 해보면 더더욱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인 경우가 많지요.

저는 이걸 읽으면서 이러한 상황들이 생각났어요.

'새학기 전에 다이어트 성공! D-60' 달력에 적어두기.

'아 살좀 빼려고 했는데 새학기네?'라며 그냥 등교.

'집에 왔더니 마침 엄마가 떡튀순을 사왔네? ㅎ ㅏ 이건 계시다. 살빼지 말라는 계시😁'

그렇게 다이어트는 그냥 끝. 끊임없이 유혹들은 닥쳐왔고(최적의 상황만을 가정하다보니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출몰함) 결국 다이어트에 실패한 적, 없는 사람은 없을거라 봅니다. 이런 오류가 발동했던 거였어! 역시!

1. 자신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2. 손실이 생기는 것을 기피한다.(손실 기피 성향)
3. 여러가지 이유로 어찌되었든 지금의 상황을 유지하려고 한다.(현상 유지 편향)

이 넛지들 중 '손실 회피 경향'에 초점을 맞춰서 이메일 제목을 2가지로 만들어 메일을 배포했어요. 저는 이러한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는 콘텐츠를 극도로 혐오하는데요. 정말 너무너무 너무 싫어하는데, 이 넛지로 인해 이메일 오픈율이 더 높다면 신기할 것 도 같아요. (++ 이젠 뭐 이런 콘텐츠 제목들이 너무 많아서 별 쓸모가 없어졌을 수 도 있기는 하지만요.)

  * 이 뉴스레터에 쓰인 사진 출처는 모두 Unsplash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