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27일의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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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 에세이
낭독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

자기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특히나 녹음된 음성을 들으면 부끄러움에 몸을 떨며 얼굴을 가리기도 하고 귀를 막고 악 하며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마치 다른 사람 목소리 같다고도 하고, "내가 말을 이렇게 하고 산다고요?" 하며 온몸이 꼬이고 닭살이 돋는다는 반응도 있다. 목소리에 큰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대부분 그럴 것이다. 기계로 변환된 음질 탓에 실제 목소리와 조금 다르게 들릴 수는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자기 목소리를 온전히 들어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 목소리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어색하더라도 내게 계속 말을 걸어보자. 따뜻한 말도 건네보고, 질문도 해보자. 생각보다 어렵고 낯간지럽지만, 나름의 재미가 있다.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낭독이다. 나는 낭독을 '자신과 만나는 시간'이라 표현한다. 낭독을 하면 자연스럽게 자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내 목소리가 큰지 작은지. 빠른지 느린지, 웃을 때나 화를 낼 때 어떤 목소리로 이야기하는지 비로소 귀에 들어오게 된다. 내 목소리와 친구가 된 듯한 느낌에, 자꾸 소리 내어 글을 읽고 싶어진다. 낭독을 하며 내 소리를 꺼내는 게 점점 더 재미있고, 훌쩍 능청스러워진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나 꽤 괜찮구나" 하고 뇌어보는 내 소리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한 단계 이루었기 때문이다. 낭독을 할수록 나는 더 단단해지고, 당당해진다.

이주의 문답

좋아하는 목소리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그 목소리의 특징은 어떤가요?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를 좋아한다.
 
너무 큰 목소리는 싫다. 예전의 내 목소리처럼 말이다. 언젠가 가게에서 평소대로 이야기하다가 주변의 깜짝 놀라는 시선을 느낀 이후로, 나는 내 목소리가 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걸 깨달았다. 당시에 충격이 너무 컸던 탓에 톤을 조절하기 위해 노력했고, 낭독도 그렇게 시작했다. 덕분에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나는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가 좋다. 그런 목소리는 오히려 큰 목소리보다 더 이목을 집중시킨다. 마치 산을 오르다 다람쥐 한 마리를 보게 되면 다람쥐가 어디로 가는지 눈으로 계속 좇는 것처럼, 나의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
 
초등학교 시절 내 짝꿍이 그랬다. 그 아이는 내가 큰 소리로 횡설수설 화를 내면, 옆에서 나를 진정시키며 내 이야기를 대신 전달해주곤 했다. 조곤조곤 조리 있게 말 잘하던 그 아이는, 나와 동갑인데도 나보다 훨씬 성숙하게 느껴졌다. 어린 나이에는 그것이 참 부러웠다. 그 아이는 지금, 어딘가에서 무얼 하고 있으려나. 그 아이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듣고 싶다. 그때 참 고마웠다고, 낭독으로 조금은 나아진 내 목소리로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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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에 관한 질문
평소에 목을 잘 관리하는 팁이 있나요?

목을 잘 관리하는 것도 발성 훈련과 호흡만큼 중요합니다. 
목은 목소리를 내는 곳이면서, 호흡기관이기도 하기 때문에 예민하고 섬세한 기관이죠. 
평소 목에 좋은 음식, 목에 좋은 차를 섭취해 목을 보호하고 틈틈이 목 마사지를 해주어 목 근육 주변과 성대를 풀어주어야 합니다. 
이번 레터에서는 목을 잘 관리하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해 전문을 확인해주세요 👇

저. 서혜정
어린 시절, 무서움을 떨치려고 크게 책을 읽던 목소리가 성우의 길을 열었다고 믿는다. 서울예대 신입생 때 응시한 KBS 공채 17기에 합격하여 36년간 다채로운 캐릭터로 시청자와 소통해 왔다. 현재 서혜정낭독연구소 소장이자 KAC 한국예술원 교수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목소리 재능기부와 대중 강연, 매체 기고로 목소리의 힘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저. 송정희
한 번의 흔들림 없이 연기자를 꿈꾸었고, 그 생각대로 서울예대 졸업 후 2002년 KBS 공채 29기 성우가 되어 열정적인 목소리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기, 강연, 낭독 봉사 등 다양한 영역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만물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람의 마음’이라는 믿음으로 생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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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내드리는 글은 서혜정, 송정희 성우의 목소리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글 상단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해당 뉴스레터는 책 <나에게, 낭독>의 저자인 서혜정, 송정희 성우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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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세 가지를 찾아 소리 내어 읽으며 칭찬해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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