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평 남짓한 작은 공간, 초록색 간판의 다다름공작소, 방학1동에 문을 연지도 벌써 5년이 다 되어 갑니다만,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의 방학1동 복지거점공간이라는 간판이 아니라서 주민들이 어떻게 찾아오게 되는지 여전히 궁금합니다.
“공작소 없었으면 대략 난감해.
외로움을 벗어나려고 돌아다니고 집에 오면 외로움이 더 커지지.
그런데 다다름이 구원해준 거야. 구원의 장소다.
지난번에 어떤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어렵게 오셔 가지고,
월 회비 5천원을 주고 가고 가시더라고. 그 할머니가 5천원을 다른 걸로 쓸 수도 있는데
아닌말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수도 있는데 여기 나오는 거는 기대가 된다는 거야.
모임을 나오게 되면 미리 설레고, 옷차림도 신경 쓰게 돼. 인지기능 좋아지고,
마음의 평안을 주면 그게 바로 행복으로 가는 길이야.”
지난 6월 방학서클 반장모임에서 김OO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살아간다는 건 '구원'을 해 줄 누구, 무엇을 찾아가는 과정일까요?(드라마 '우리, 집'이 생각나기도)
아무튼 오늘은 어떤 분들이 공작소를 찾아주실까. 공간지기 하는 날은 마음이 조금 설레입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공작소 바로 앞에서 쿵쿵쿵 아스팔트 공사를 하고 있네요.
소음이 끝나갈 즈음 처음뵙는 분이 공작소 유리문 밖에 지팡이를 짚고 한 어르신 얼굴이 보이길래, 문을 열고 맞이하였습니다.
얘기를 나누다보니 며칠 전에 서클 회원가입을 하셨던 분인데 오늘은 경로식당 이용을 물어보십니다. 그런데 오른쪽 마비가 있는 어르신걸음으로는 식당까지 족히 한 시간은 넘게 걸릴 수 있습니다.
마침 근처에 있는 미송식당이 떠올랐습니다.
70세 이상 어르신께 5천원이면 식사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나눔을 실천하시는 곳입니다.
위치를 알려드리기 위해서 어르신과 식당까지 천천히 이동하면서 공작소를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여쭈었습니다.
“이름이 이상한데 어떻게 찾아 오셨어요?”
“집이 근처라 오고가다가 봤지.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기에 나도 한 번 와 봤어.”
오후가 되니 사군자모임을 마치고 온 회원님들이 속속들이 공작소에 도착하십니다.
“누가바, 그거 얼마 해?” 사군자 모임 진행하시는 윤OO회원님이 물어보십니다.
“내가 천원 짜리 보태줄게.”
“제가 사드려야 하는데...”
5천원짜리 지폐를 건네받은 막내 박OO회원님이 맞은편 무인 아이스크림가게로 달려가십니다.
“잘 먹겠습니다.”
“고마워요. 심부름 잘 해줘서...”
그렇게 삼삼오오 모이고 몇 분은 왔다 가시고...
오늘도 공작소는 사람들의 열기로 뜨끈하게 하루가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