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는 길에서 공짜로 호떡을 얻어먹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며칠 전 두 딸과 집 근처 공원을 지날 때였습니다. 여느 때처럼 아이들은 공원 옆 호떡 트럭에서 파는 호떡을 사달라고 조르더군요. 처음엔 ‘너무 늦은 밤이라 안 된다’고 저항하다가, 결국 져서 호떡을 주문했습니다. 이럴 때 저는 하나에 2500원인 호떡을 보통 2개만 주문하고, 아이들에게 한 입씩 얻어먹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솥뚜껑에 구워지는 호떡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제게, 사장님이 따로 구운 호떡을 하나 더 건네시는 겁니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너희 먹이느라고 매번 먹지도 않네. 엄마 드시라고 해” 말하면서 말입니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저녁, 벚꽃이 흐드러지는데 아이들과 호떡을 먹으며 걸으니 어찌나 마음이 따뜻해지던지요. 침을 삼키며 호떡을 뚫어져라 바라본 제 표정이 사장님께 먹혔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겨울이 끝나가던 2월엔 어느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공짜로 얻어먹은 기억도 납니다. 그날 날씨가 유난히 추워 바람을 뚫고 안경에 김이 서린 채로 가게 안에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너무 이른 시간이었습니다. 사장님이 아직 가게 오픈 시간이 아니라 계산하는 기기도 켜지 않았고, 이래저래 커피를 팔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저는 빈손으로 다시 추운 밖으로 나갈 생각에 금세 표정이 어두워져 뒤로 돌아섰습니다. 그때 사장님이 “저기요!” 불러세웠습니다. 기기가 켜지지 않아 계산은 힘들지만, 커피는 내릴 수 있지 않겠냐면서요. 이때는 저의 절망한 표정이 먹혔던 걸까요.

구차한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저는 평소 자주 뉴스에 압도됩니다. 전쟁, 계엄, 산불, 살인사건, 자살, 사고...매일 아침 뉴스레터를 받아보는 독자님의 마음도 때론 버겁지 않을지 걱정됩니다. 이럴 때 저는 늘 일상을 기억하려 노력합니다. 제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현실엔, 실은 다정한 분들의 따뜻한 이야기도 무척 많다는 것을요. 절망적인 뉴스 속에서 종종 다정한 이야기를 전하는 레터를 쓰겠습니다. 한겨레21 손고운 기자, 인사드립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매일 땅이 무너지고 있어 시민 불안이 큰데요. 초대형 땅꺼짐으로 숨진 오토바이 운전자는 보상도 못 받을 뻔했다고 합니다. 규정 때문입니다.

아들 없는 삼촌집에 양자로 들어가 LG를 물려받은 구광모 회장. 지분을 몰아준 어머니·여동생은 2년 전 유산을 달란 소송을 냈는데요. 여동생과 처음 만났습니다.

내일 11주기를 맞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죠. 해양사고를 다루는 법원과 같은 기관은 세월호가 잠수함과 충돌하진 않았다는데요. 이래서 304명이 희생된 거래요.

우주여행자들 군침을 돌게 할 소식입니다. 고도 420㎞ 우주정거장에서 일본식 된장, 미소된장을 발효시켰더니 맛이 훨씬 고소해졌다는데요. 이 실험, 왜 했냐면요.

쿠팡플레이 시리즈 ‘직장인들’에서 사무실 먹이사슬의 최하층이지만 때로는 눈치 없이, 때로는 소신 있게 말하는 코미디언 김원훈. 신들린 즉흥 대사가 대단하죠. 알고 보니 애드리브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었습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에콰도르 거리에서 차에 탄 시민이 활짝 웃으며 들고 있는 건 대통령 당선자 다니엘 노보아의 모형입니다. 억만장자 ‘바나나 사업가’ 아들인 38살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 건데요. 경쟁 후보는 ‘사기 선거’를 의심하는데, 근거가 없진 않습니다.👉기사보기

더불어민주당 당원은 만 16~17살도 대선 후보를 직접 뽑을 수 있습니다. 청소년 당원에게 선거 투표권을 주는 건 처음인데요. 단, 이런 조건이 있대요.👉기사보기

빚만 물려받은 32살 직장인 김현제씨는 ‘계급통’을 느낍니다. 대학시절 돈만 번 25살 취업준비생 조진수씨도 부모 자산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친구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는데요. ‘상속계급사회’에 절망하는 청년 이야길 들었습니다.👉기사보기

헌법재판관들이 우리가 쓴 의견서를 읽었을지는 알 수 없는 길이다. 광장에 모인 염원의 수만큼이나 많은 의견서가 헌재에 들어갔을 것이고, 우리 의견서는 그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윤석열이 국군 통수권자로서 의무를 저버렸다는 그 대목이 반가웠던 것은 우리 의견서가 반영됐을 수 있겠다는 기쁨에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