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운전기사, 코로나 실직 당하다
2020년 3월부터 8월까지 방이동 소재 영어학원에서 스쿨버스 운전기사로 일했다. 방이역 주변에 학원들이 밀집해 있다. 당시 낮엔 직장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야간에 운전을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직업을 탐색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프리랜서 자격으로 도전해 본 것이다.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 별도로 신고하지 않았다. 근무 시간 이후의 아르바이트이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었다.
요즘은 학원에서 운전기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는다. 소규모 학원은 차를 사고 운전기사를 뽑고 또 그 둘(차와 사람)을 관리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용역회사(벤처 기업 또는 스타트업)에서 차와 기사를 빌려 쓴다. 필요할 때만 쓰고 아니면 계약을 해지하면 되니까 학원 입장에서 편리하다.
내게 배정된 학원은 송파구 방이동 소재 영어학원이었다. 5시 30분부터 수업이 시작된다. 동네에 사는 학생들을 집 앞까지 가서 태워서 학원에 내려주고 다시 수업이 끝나면 집 근처까지 데려다주는 일이다. 요일별로, 시간대 별로 태우고 내려주는 학생들이 바뀐다. 학원이 소규모라 학생이 많지 않지만 한 번 운행할 때마다 적게는 1,2명에서 많게는 5,6명 정도 실어 나른다. 시간표는 5시 30분, 6시, 6시 30분, 7시 등으로 나누어 있기 때문에 등원 때 3~4번 차량을 운행하고 수업이 끝나면 역시 3~4번 운행한다. 등원이 끝나고 첫 하원 시간까지 휴식 시간 또는 대기 시간이다. 대략 1시간 30분 내외의 시간이다. 이때 저녁을 먹거나 볼일을 본다. 대략 10시 30분 정도면 수업이 모두 끝나고 퇴근한다.
하루에 6시간 근무하는 것으로 계약하고 일했다. 한 달 월급이 150만 원이었다. 일하는 기간에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몇 번 학원 수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럴 때면 일하지 못한 기간만큼 일당을 못 받는다. 7,8월이 되자 학원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난으로 스쿨버스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가 왔다. 코로나 19로 인한 실직을 몸소 체험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