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블로그 곡물창고의 지난 입하 소식입니다.

곡물창고 보름간
21년 3월 
제2호
조경사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다음으로는 탐정이, 그리고 다음으로는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저택으로 들어갔다. 고용인은 뭘 하는지 먼저 저택으로 들어가 있었다.

그것은 썩고 있다. 그것은 내 생각 속의 밭에 있다. 그것은 썩어서 거름이 된다. 그것은 거름이 되어 식물의 생장을 돕는다. 그것은 다 큰 과일나무의 밑에 있다.

크로키 노트에 황야가 그려져 있다. 가령 난을 그리는 것은 황야를 그리는 것과는 다르다. 난을 그리는 것은 동양의 고귀한 신분을 가진 이들이 하는 일이다. 그것도 옛날에 그랬다. 지금 크로키 노트에 그려져 있는 황야의 풍경은...
그때 내가 서 있던 가로등의 불빛 안에서 아주 미약한 불빛 하나가 분리되어 튀어나온다. 나는 그 불빛이 반딧불인지, 작은 먼지 조각인지, 아니면 내가 반딧불을 쫓던 이 한 밤의 여정이었는지조차 분간하지 못한 채 앞으로 걷는다.
모금통
유리관
격려: 5회
들어온 격려금: 13,000원
전달된 격려금: 11,000원
현재 기금: 144,515원

진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그것이 무엇인지 묘사해야 하는 독배가 내게 주어진다면, 피할 수 없이 나는 우리-무산계급의 견지에서 입을 열게 될 것이다. 이 자본주의 사회의 무산계급으로서 체감하는 인간의 삶이란?
우리는 본래 깃털 뽑힌 싸늘한 몸통이었고, 다만 공중에서 죽음의... 혼란한 춤을 추어 왔을 따름인데, 날개를 치면서 날아가고 있다고(날아갈 수 있다고?) 착각했던 것이 아니냐?

그럴 때 나는 나를 세상에 보낸 존재를 생각한다. 나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보낸다.

이 메시지가 보인다면 엿이나 드세요.
김세진
말의 반대 항인 침묵이 아니라 말의 안쪽인 침묵을 말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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