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화요일 머니레터에서는 쌍용차의 유상증자 이슈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요즈음 꾸준히 적자행진을 보이던 쌍용차가 기업 회생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던 중, 유상증자 방식으로 새 투자자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었죠. 

한편, 6월에는 곳곳에서 무상증자 소식도 많이 들려왔습니다. 6월 20일 기준, 올해 무상증자 소식을 알린 기업은 총 30곳이었는데, 그중 11개 종목이 이번 달에 집중됐어요. 1월에는 2곳, 2월~5월에는 각각 3곳이 무상증자를 결정했던 걸 생각해보면, 이번 달 들어서 확실히 크게 늘었죠! 

그런데 말이죠. 유상증자, 무상증자가 대체 뭐길래 증시에서 이렇게 이슈가 되는 걸까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데 그 이유는 뭘까요? 혹시 이거 나만 모르는 걸까요?! 분량 맞추느라 미처 적지 못한 사소하고 중요한 이야기. 오늘 머니레터 속 시원히 알려드릴게요.

당장 사업을 유지하기에도 부족한 상황일 수도 있고, 사업을 더 확장하기 위해 투자할 돈이 부족한 상황일 수도 있겠죠. 물론 진작에 돈을 많이 벌어두어서 기업에 남겨둔 돈이 있으면 괜찮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어디선가 돈을 끌어와야겠죠. 전문적인 용어로는 자금을 조달(調達)한다고 합니다.

자금 조달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방법은 대출을 받는 거예요. 우리가 필요할 때 개인대출을 받는 것처럼, 기업도 기업대출로 돈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은행과 같은 금융회사를 매개로 하므로 ‘간접 금융'이라 불러요.

두 번째 방법은 기업이 직접 증권(채권, 주식)을 발행하는 ‘직접 금융'입니다. ‘지금 돈 빌려주면 나중에 이자 쳐서 갚을게~’ 약속하면서 채권을 발행하거나, 주식을 더 발행해 파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후자를 ‘증자’라고 부릅니다. 

‘증가한다’고 할 때 ‘증’이니 없던 걸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에도 있던 걸 늘린다는 뜻이겠죠? 기존에 주식 발행을 한 적이 있었던 주식회사가,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본금을 더 늘린다(증가시킨다)는 뜻이에요. 

이때 새로 찍어내는 주식을 ‘신주’라고 하고, 새로 찍어내는 시점보다 이전에 발행된 주식을 ‘구주’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증자라고 하면 유상증자를 말합니다. 회사가 돈이 필요할 때, 주식을 더 발행해 파는 거예요. 대략 이런 시나리오예요. 

회사마다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 이유, 유상증자로 신주를 얻는 주체, 유상증자의 결과가 다 다르기 때문에 주주에게 호재일지, 악재일지는 잘 따져봐야 합니다. 

무상증자는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을 늘린다'는 점에서는 유상증자와 동일하지만, 그 방법이 전혀 달라요. 기업은 재무적으로 똑같은 상태인데, 회계장부상 이익금 항목에 있던 금액이 자본금으로 넘어오는 거예요. 다른 투자자의 돈이 들어오는 게 아닌 거죠. 그럼 새로 발행된 신주의 행방은 어떻게 되냐고요? 기존 주주에게 넘어갑니다. 기존 주주들이 갖고 있던 주식 수에 비례하게 나눠줘요. ‘1주당 신주 2주 배정'이라는 뉴스가 뜨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죠.

주식을 더 받는다고 해서 당장 돈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내 주식 수도 늘어나지만, 회사가 가진 주식 총수 자체가 늘어난 거라 비율은 그대로예요. 지분율에 영향이 없는 거죠. 다만, ‘어떤 기업이 무상증자를 했더라’ 하는 이슈 자체가 ‘뭐야... 👤 👥 👤 웅성웅성 ... 👤 👥 👤 👥 👤 👥 회삿돈 여유 좀 있나 봐 👤👥 ...’ 하며 이목을 끌게 돼, 기업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쌍용차의 주가는 유상증자 이슈가 등장한 19일부터 3거래일간(19일, 22일, 2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52주 신고가(최근 1년 중 최고가)를 갱신하기도 했죠. 이후 주가는 24일부터 다시 하락해, 이전 시세를 찾아오는 중입니다. 보통 유상증자 소식은 투자자에게 악재로 여겨지지만, 쌍용차의 경우 유상증자 중에서도 제3자 배정방식으로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더 강조돼, 단기적인 기대감을 끌어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