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1일
오늘의 고민거리

올해 초부터 자기 계발에 힘쓰려고 베이킹 모임을 시작했어요.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빵을 만들고 있는데요. 서로 인상이 중요하다 보니 맞춤법도 신경 써서 쓰려고 하는데 굉장히 헷갈리더라고요. 한창 떠들던 단톡방에 제가 한 마디 남겼을 때 묘한 정적이 생기면 뭘 잘못 쓴 건지, 맞춤법을 틀리진 않았는지 돌아보게 돼요.

 

채팅방에서 어떻게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는지 한번 볼까요?

😥

몇 일이 좋으신가요?

몇 일을 띄어 써야 할지, 붙여 써야 할지 굉장히 헷갈렸어요!

여기서 문제는 띄어쓰기가 아니에요! 몇일은 없는 단어라며칠로 써야 해요. ‘며칠그달의 몇째 되는 날이라는 뜻으로 한 단어로 적습니다.



몇일이 없는 단어라고요? 몇 월 몇 일 이렇게 다 띄어 쓰는 것 아닌가요?

몇 월의 경우는 띄어 쓰는 게 맞습니다. 몇 년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 + ’, ‘ + 관형사+명사로 이루어져 있어요. 다만, ‘ + 의 경우는 국립국어원이 인정하지 않으며, ‘며칠이라는 독자적인 단어로 사용한답니다.

 

몇 월의 발음은 [며둴]입니다. 마찬가지로몇 일의 경우 발음을 했을 때 [며칠]이 아닌 [며딜]로 돼야 하는데, 실제로는 [며칠]로 발음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국립국어원은며칠의 결합으로 보지 않고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단어로 보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몇 일/몇일은 인정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몇 월 며칠 이렇게 써야겠네요!

맞아요! ‘며칠이라는 한 단어가 있다는 거 꼭 기억해 주세요!

😥

오늘 갑자기 야근한데요

저 날 정말 짜증 났는데(ㅎㅎㅎ..) 신경 쓸 정신도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잘 적어주셨는데, 딱 한 곳 틀린 곳이 있어요. 바로입니다. ‘ ‘-다고 해를 줄여 쓴 형태라고 생각하면 구별이 쉬워요. ‘오늘 갑자기 야근한다고 해요.’처럼 풀어 쓸 수 있으면를 써서야근한대요가 됩니다. , 3자가 전해준 말을 전달할 때 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수 오늘 온대’, ‘만든 빵 정말 맛있대처럼 대를 ‘-다고 해로 고쳤을 때 말이 되는 지를 먼저 보세요!

 


, 훨씬 쉬워졌네요? 그러면는 어떤 때 쓰나요?

는 내가 직접 겪은 경험을 말할 때 써요. ‘빵 정말 맛있던데?’, ‘내가 직접 만들어 봤는데 재밌더라.’처럼 실제로 경험한 것을 전달할 때 쓰기 때문에 ‘-다고 해를 바꿔 쓸 수 없어요. ‘빵 정말 맛있던데?’ ‘-다고 해를 넣으면빵 정말 맛있던다고 해라는 이상한 말이 되어 버린답니다.

 


'/'를 잘 기억하는 꿀팁🍯

‘-다고 해의 준말이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되는지 한 번 더 살펴보면 잊지 않을 수 있어요! 맨 앞의과 맨 뒤의를 합쳐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비슷한 예를 몇 개 더 알려드릴게요. 이놈아인마, 아이, 이 아이얘로 줄여 쓸 수 있답니다!

😥

디저트 페어(박람회) 한 번 가는 건 어때요?

, 여기도 틀린 곳이 있나요?

, 다른 곳은 잘 써주셨는데한 번’, 이 부분을 바꿔야 해요.


얼굴 한번 보자! / 피아노를 딱 한 번 쳤다.


혹시 위 두 문장의 어감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 아니요? 뒤 문장이 좀 더 단정적인 느낌인가요?

비슷해요. ‘한 번을 띄어 쓰는 경우는 횟수가 실제로 1번이라는 뜻이에요. ‘피아노를 딱 한 번 쳤다.’, ‘한 달에 한 번 전시회 가기처럼 한 번 자리에두 번/세 번이 와도 상관없는 경우에는 띄어 쓰는 게 옳답니다. 반면, ‘한번은 기회나 시도를 의미하거나 강조할 때 쓰는 한 단어예요. ‘얼굴 한번 보자!’라고 할 때딱 한 번 보자라는 의미로 쓰진 않잖아요? 실제로두 번/세 번을 넣으면 약간은 어색하게 느껴져요. 얼굴 두 번 보자.....?

 

피아노의 경우도 시도의 의미로 쓸 경우에는한번으로 붙여 써야 해요. ‘피아노를 한번 쳐보다의 경우에는 딱 한 번 치는 경우와 달리시도해보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에 붙여 쓴답니다.

 


, 여전히 헷갈려요...

맞아요. 어감 차이에서 띄어쓰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맥락에 맞춰서 쓰기가 쉽진 않아요. 두 번/세 번을 넣어보며 연습하다 보면 어느새 익숙하게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외않되 상담소만의 순우리말 특강!

2023년을 맞아 여러 모임에 가입한 당신을 위해!

외않되 상담소가 모임에서 쓰기 좋은 순우리말 모음을 특별히 준비해보았어요.

부드러운 어감과 예쁜 단어로 만들어진 흔치 않은 순우리말을 통해 유식함과 매력을 뽐내러 가볼까요?



달보드레하다

오늘의 사연 주인공은 베이킹 모임에 참가했다고 했죠? 그런 상황에서 쓰기 좋은 순우리말, 달보드레하다! 약간 달큼하다는 뜻입니다. ‘달보드레라는 말도 자주 쓰이는데, 이는 달보드레하다의 어간이랍니다. 카페에 가면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디저트인데요, 디저트를 보며 달보드레하다는 말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예시: 이 케이크는 달보드레해서 세 개도 먹을 수 있겠다.

 


너울가지

새 학기, 개강 시즌이 곧 다가옵니다. 뿐만 아니라 모임에서도 첫 만남은 매우 떨리는 자리죠! 그 때 님의 너울가지를 발휘해보는 건 어떨까요? 너울가지는 남과 사귀는 솜씨라는 뜻의 아주 예쁜 순우리말이에요. 붙임성이나 포용성 등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너울가지를 기르고 싶다는 말은 붙임성 혹은 남과 사귀는 실력을 기르고 싶다는 말이 되겠죠? 구독자님들의 너울가지가 쑥쑥 자라기를 응원합니다!


예시: 나의 개강 목표는 너울가지를 기르는 것이다.

 


안다니

A에게 물어본 것을 B가 대답해주었던 그런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지 않나요? 물론 CD에게 질문을 해도 결과는 같습니다. 그런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안다니라는 귀여운 순우리말이 있어요! 무엇이든 잘 아는 체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입니다.

저 사람은 왜 이렇게 아는 게 많다니~’ 라는 말을 줄이면 안다니가 된답니다. 외우기 참 쉽죠?


박경리 소설가가 쓴 대하소설 <토지>에서는 '안다니 나흘장 간다'는 말이 등장하는데요. 아는 게 많은 척하지만, 오일장도 모르고 서지도 않는 나흘장에 가는 것을 비꼰 말이라고 해요.

 


구쁘다

밥을 먹었는데도 자꾸 군것질이 당기는 때가 다들 있을거에요! 그 때 쓰기 좋은 말이 바로 구쁘다입니다. 허전하여 무엇이 자꾸 먹고 싶다는 뜻의 순우리말인데요. 자꾸 구쁜 이유가 뭘까? = 자꾸 무엇이 먹고 싶은 이유가 뭘까? 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겠죠?


예시: 오늘따라 유독 구쁘네.......?



곰비임비

오늘의 마지막 순우리말은 바로 곰비임비입니다. ‘물건이 계속 쌓이거나 일이 거듭해서 자꾸 일어난다는 뜻의 순 우리말이에요. 다들 생각지도 못하게 갑자기 일이 많아지거나, 방 청소를 하지 않아 어느 날 문득 방에 물건이 많다고 느끼신 적이 있죠? 그게 바로 곰비임비한 상황이랍니다.

 

예시: 과제 때문에 요새 너무 곰비임비해; / 프로젝트 시작한 후로 곰비임비해서 쉴 새가 없네. / 방 청소를 하지 않았더니 자꾸 곰비임비해진다.

오늘의 맞춤법 점검
저번 주 퀴즈의 정답을 공개합니다!
1. 죄송하지만 오늘은 될 것 같아요 😢
2. 타노스씨, 내일 봬요🥰
3. 저는 한국인으로서 한글 맞춤법 강자가 되고 싶습니다!🤩
4. 리나씨, 오랜만에 뵙네요! 😍
5. 다음 중 올바른 띄어쓰기는? 다음 주

이번 주 퀴즈도 홈페이지에 준비되어 있으니 한번 점검해보는 건 어떨까요? 바로 위의 '퀴즈 풀러 가기' 버튼을 누른다면 바로 이동할 수 있어요!
오늘도 맞춤법 고민이 어느 정도 해결되셨나요? 맞춤법이 고민인 다양한 사람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 오늘도 공부하고 있답니다. 여러분의 맞춤법 관련 고민은 어떤 것이 있나요? 외않되 상담소의 마스코트 고민형에게 살짝 알려주세요. 해결 방법을 가지고 돌아올게요!
오늘의 상담일지는 어땠나요?
더 많은 내용이 궁금하다면 홈페이지로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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