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3.18 (금)
*국채가 뭐야? (feat. 채권)
국채는 한 나라의 정부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에요. 채권은 정부뿐 아니라 기업이나 다양한 기관들도 발행할 수 있는데요, 쉽게 생각하면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차용증’이라고 볼 수 있어요.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차용증에 '이자를 언제 얼마나 지급할지, 원금은 언제까지 갚을지' 같은 조건들을 적어서 받게 될 텐데요, 이 내용들이 바로 채권 금리와 만기를 의미해요.

만약에 돈을 빌려준 조건이 '한 달에 한 번씩 연 3%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급하다가 5년 후엔 원금 5000만원을 모두 갚는다'는 조건이었다고 가정해볼게요. 돈을 빌려준 사람이 만기인 5년이 되기 전에 자금을 회수하고 싶어졌다면 어떻게 할까요. 갑자기 돈이 급할 수도 있잖아요.

그럼 이 사람은 이 차용증에 대한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현금을 받으면 되겠죠. 대신 앞으로 받을 이자와 원금, 만기까지 남은 시간 등을 고려해서 가격을 결정하게 될 거예요.

이렇게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을 권리(차용증)를 사고파는 게 결국 채권 거래예요. 그런데 정부나 기업 정도 되면 꽤 큰돈을 빌릴 테고, 개인끼리 거래할 때 보다 신용도 또한 훨씬 높겠죠. 돈을 제때 갚을 가능성도 크다보니 정부나 큰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고 싶은 사람들도 생겨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이런 점을 고려해 차용증을 마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만들었어요. 이게 '채권 시장'이에요. 큰돈을 빌릴 때 채권을 주식처럼 발행한 다음, 많은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빌리는 거죠. 빌려준 사람도 이 시스템 안에서 안정적으로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요.

이제 다시 '국채'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결국 국채는 살림을 하기 위해 국가가 낸 빚인 거예요. 국민에게 걷는 세금과 함께 중요한 국가 재원이죠. 국채는 나라가 원금과 이자 지급을 보장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발행하는 ‘회사채’ 같은 다른 채권들보다 안정성이 높아요. 안전한 만큼 수익률(이자율)은 상대적으로 낮겠죠. 물론 국가 경제 수준이 낮은 일부 후진국에서 발행한 채권의 경우는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가 신용도가 급격히 하락했어요. 이러면 러시아로부터 빌려준 돈을 돌려받기 어려워 질 수도 있어요. 그래서 러시아 국채의 가치가 폭락했죠. 신용도가 떨어졌으니 이제 러시아는 국채를 더 발행해서 자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워 졌겠죠? 점점 돈이 부족해진다는 뜻이에요.

러시아의 경제적 위기는 유럽 등 다른 나라에 있는 기업들에게도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이 커요. 러시아에 돈을 빌려주고 국채를 보유 중인 기업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졌으니까요. 해외 금융기관이 소유한 러시아 관련 채권 규모는 약 1210억 달러(약 146조원)에 이른다고 해요. 이게 모두 러시아의 빚이라고 보면 되는데, 돈을 떼일 위험에 처한 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