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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55호 택배노동자

전자상거래를 서비스하는 E-커머스 기업인 ‘쿠팡’이 산업재해, 개인정보 유출로 논란의 한가운데 있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쿠팡 물류센터 및 택배 업무 중 사망한 노동자는 29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전국택배노조). 노동계는 야간노동과 고강도 배송 압박(실시간 작업속도 통제), 성장기조에 따른 비용(인건비, 수수료 등)절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특히 2020년 이후 사망 사례 중 약 18건이 과로로 인정되거나 추정되는 사례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노동연구 톺아보기에서는 쿠팡과 같은 기업을 실질적으로 돌아가게끔 하는 사람들, 택배 화물 분류/상·하차/배송/집하(고객들의 택배 화물을 영업소로 받아오는) 작업으로 피·땀·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과 삶에 관한 도서와 연구를 살펴본다.

까대기 
저자: 이종철
출판: 보리, 2019

택배는 사람들의 일상을 편리하게 하지만 그 뒤에는 고된 노동이 숨어 있다. 《까대기》는 일을 하면 하루 만에 도망치게 된다는 전설의 알바,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의 실상을 A부터 Z까지 담은 만화책이다. 지방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만화가를 꿈꾸며 호기롭게 서울로 올라온 주인공 이바다는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투잡 환영, 운동 겸 돈도 벌자!’는 홍보 문구를 보고 ‘까대기’ 알바를 시작한다. 까대기 알바는 화물차에 실린 택배 물건을 부리거나 싣는 일을 말한다. 조그만 상자에서부터, 쌀, 농산물, 생수, 각종 가전제품이나 가구까지 손으로 내리고 손으로 나르는 육체 노동인 셈이다. 《까대기》는 실제로 6년 동안 택배 회사 다섯군데에서 상하차 일을 하며 만화를 그린 작가의 자전적 작품으로, 취재와 인터뷰로는 끌어낼 수 없는 택배 노동 현장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녹아 있다.

 

택배 상자 하나에는 저마다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요일마다 물량이 다르고, 계절마다 배송되는 농산물이 달라진다. 설과 추석에는 ‘대란’이라고 부를 만큼 물량이 넘쳐난다. 간편한 서비스 뒤에는 택배를 둘러싼 수많은 노동자들이 있다. 물건을 고객에게 직접 전해주는 배송 기사, 물류센터와 택배 지점을 오가는 화물차 기사, 택배 지점을 관리하는 지점장, 그리고 직원들과 까대기 알바 등 다양한 사람들의 노동으로 택배의 편리함이 유지된다. 주문한 물건이 하루 만에 도착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제는 주문한 당일 도착하는 당일 배송, 이른 아침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새벽 배송으로 택배의 모습은 바뀌고 있다.

《까대기》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관하는 ‘2018 다양성만화제작지원’ 선정작 20개 가운데 한국 사회의 문화와 현실을 보여주는 독특한 소재와 주제로 주목을 받았고, ‘한국의 다양한 만화’ 중 한 작품으로 2019년 독일 라이프치히도서박람회에 선을 보여 유럽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만화 《까대기》는 노동 현장을 고발하는 르포 만화가 아니라 현실에 기반을 둔 리얼리즘 만화로, 한국 사회의 현 모습과 청년 문제, 노동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거리를 던져 주는 책이다(출판사 책소개 인용).


마지막 일터, 쿠팡을 해지합니다

저자: 박미숙, 희정, 이승훈, 전주희, 한인임, 이희종, 정하나

출판: 민중의소리, 2023


2020년 10월 쿠팡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던 28살 장덕준 씨가 사망했다. 사망원인은 과중한 업무로 인한 심근경색이었다. 그는 주당 평균 58시간, 사망 직전엔 62시간 일했다. 그의 죽음은 로켓배송, 새벽배송 등으로 유명한 쿠팡의 실상을 전 국민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미국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55조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은 쿠팡의 이면에는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었다. 쿠팡 노동자들은 여전히 산재와 과로사 위협에 노출돼 있다(배송 및 분류작업까지 해야하며, 아침 7시 마감까지 다회전 배송, 야간노동으로 건강을 위협당하는 현실에 놓여있음).

《마지막 일터, 쿠팡을 해지합니다》는 쿠팡의 피해실태를 중심으로 서비스산업 전반에 고착화된 노동착취와 고강도 야간노동의 문제를 공론화하는 저작이다. 이 책은 작업환경과 노동환경 개선, 법제도적 규제방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는데 디딤돌 역할을 하려 한다(출판사 책소개 인용).

 

“아들이 없는 삶은 너무나 고통스럽다. 평범했던 모든 일상이 멈춰 버렸다. 약에 의지해야만 잠을 자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간 아들에게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남은 가족에게, 또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들어 가슴이 먹먹하다. 더 안타까운 것은 아들의 죽음 후에도 쿠팡물류센터에서 죽음이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은 노동자들의 안전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아들의 산재 신청 전 산재가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하더니 산재 판정이 나고서야 ‘노동자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하지만 일 년이 더 지난 지금까지 죽음은 멈추지 않았다. 죽음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도 여전하다.”(박미숙, 故 장덕준 씨의 어머니 글 중에서)

청년 택배 기사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저자: 김희우

출판: 행성B 


주목받던 청년 사업가에서 한순간에 20대 고졸 백수가 되었다. 믿었던 동료에게 사기를 당한 후 목돈을 잃었고, 더불어 사람에 대한 신뢰와 살아갈 힘 또한 잃었다. 저자는 배신감에 상처받고 방 안으로 들어가 1년 6개월을 은둔한다. 그러다 어느 날, 통장 잔고 20만 원을 보고 깜짝 놀라 세상에 다시 나가기로 결심한다.

우여곡절 끝에 택배 기사로 일하게 된 저자는 수천 개의 계단을 오르내리며 조금씩 자신과 또 세상과 화해한다.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과 고객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악천후에도 묵묵히 물건을 나른다. 그렇게 땀 흘리며 몸을 움직이면서 상처 입은 마음을 비워내고 세상으로 나아갈 체력을 기른다.

이 책은 막다른 상황에 처한 청년이 노동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는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해내고자 하는 마음, 성실히 지켜내는 하루, 정직하게 돌아오는 대가의 소중함을 뜨겁고 담담하게 서술한다.

 

이 책은 구매와 판매, 무게와 거리, 속도와 원가를 철저하게 계산하는 택배 산업을 설명한다. 그물처럼 연결된 택배망, 송장번호 속에 있는 수많은 노동자와 이익 비율, 개인사업자인 택배 기사의 경비 처리와 세금 문제까지 자본주의에 꼭 필요한 돈에 관한 이야기가 만만치 않게 등장한다. 그래서 이 책은 택배 기사를 직업으로 생각해 본 이들에게 실제적 가이드가 될 수 있다. 또한 우리의 일상을 책임지고 있는 택배 기사를 보다 자세히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출판사 책소개 인용).

 

“내가 아무리 1층에 택배를 제대로 배송했다 한들 없어진 물건에 대한 책임까지 없어지지는 않는다. 고객의 탄식에 마음이 아파 왔다. 지금 당장 고객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물건 구입비를 물어주는 방법뿐이었다. (중략) 기숙사에 CCTV가 있었다면 고객도 나도 불안에 떨 일이 없었을 것이다. 눈앞의 문제는 해결됐지만 기왕 바꾸겠다고 결심했으니 부딪쳐 보기로 했다. 그러나 결정권자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기숙사에 CCTV를 설치해 달라고 건의하려면 누구를 찾아가야 해요?’ _ 택배 기사가 대학 총장실 문을 두드린 뒤 벌어진 일”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

저자: 후안옌

출판: 윌북, 2025

 

이 책은 택배량 세계 1위, 택배의 첨단이자 천국으로 불리는 중국 베이징에서 실제로 택배기사로 일하며 그 ‘천국’을 지탱하는 심연을 경험한 ‘글 쓰는 택배기사’ 후안옌의 화려한 데뷔작이다.

후안옌은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일, 하지만 누구도 쉽게 버티기 힘든 일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 것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헤친다. 택배기사로 일하면서는 1분에 100원은 벌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일분일초를 돈으로 계산하며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물류센터에서 야간 ‘까대기’를 할 때는 낮밤이 바뀐 피로감과 실시간으로 머리가 나빠지는 기분에 시달리고, 장애인이나 몸이 약한 동료를 외면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저자는 “심해의 물고기는 눈이 보이지 않고 사막의 동물은 갈증을 잘 참는 것처럼 어떤 사람이 되는지는 내가 처한 환경에 좌우된다”며, 본성보다 중요한 것은 환경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이 처한 환경에 의해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는 것 같은 세밀한 시선으로” 포착한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길고양이를 부르는 동료 택배기사의 모습 같은, 각박한 일과의 틈 사이에서 발견한 마법 같은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남보다 늦된’ 자신이 문학과 음악을 접하며 발견한 생각들, 이렇게 나를 키워낸 부모님과의 관계, 내가 쌓아가는 주위 사람의 관계 등에 대한 신선한 사유를 펼쳐낸다.

 

저자의 통찰이 가장 빛나는 부분은 저자가 택배기사로 일하면서 쇼핑몰 구석진 공간에서 쉬고 있는 배달기사들을 보며 일과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그는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그들 삶의 전부는 아닐 것이며, 현재를 기꺼이 희생하게 하는 ‘삶의 또 다른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그것에 ‘자유’라는 이름을 붙이며, 자유란 일을 하지 않는 것도, ‘편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라 ‘무엇을 의식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모두가 타인과 차별되는 자아를 갖게 될 때, 세상은 “더욱 다양하고 다원적으로, 더욱 평등하고 포용적으로, 더욱 풍부하고 다각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한다.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가 출간되자마자 언론과 독자는 물론 문학계에서도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큰 사랑을 받은 것은, 이 책이 일하는 사람의 일상을 담담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그런 현실을 살아내게끔 하는 이상과 그 사이에서 발견한 인간적 품위와 숭고함까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출판사 책소개 인용).

 

새벽배달의 그림자: 새벽배달노동자의 불안정성과 제도개선의 방향

김태환, 이승윤,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정책연구 제22권 제1호, 2022

 

 본 연구는 주문 후 익일 오전까지 배송을 원칙으로 하는 ‘새벽배달노동’의 확산에 주목하고, 해당 노동자들이 경험하는 불안정성과 건강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자 새벽배달노동자를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새벽배달노동자는 정규근로자, 기간제근로자, 종속적 자영업자, 긱(gig) 노동자 등 다양한 취업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높은 노동강도와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취업형태별로 상이한 특징적 위험요인 또한 확인되었다.

 

구체적으로 임금근로자의 경우 경쟁적 구조 속에서 표준배송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문제가 두드러졌으며, 종속적 자영업자는 소득 부족과 장시간 노동에 노출되어 있었다. 긱 노동자는 소득과 고용의 불안정성이 중첩되는 특성을 보였다.

이어 본 연구는 새벽배달노동의 업무강도 및 야간노동과 관련된 현행 법·제도의 한계와 공백을 검토하고, 취업형태별로 정합적인 법·제도적 개선 과제를 제안하였다. 임금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상 야간노동 조항의 구체화, 시간 차원에서의 보상 강화, 노동강도 완화 조항의 도입을 제안하였다. 종속적 자영업자의 경우 근로기준법 적용의 한계를 고려하여, 노동조합의 협상력 강화를 기반으로 한 새벽노동 관련 단체협약 체결 전략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긱 노동자에 대해서는 근로자성과 사용자에 대한 종속성이 비교적 뚜렷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임금근로자의 범주로 포괄하는 방안을, 단기적으로는 산업재해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하거나 ‘유상운송 위험담보 특약’의 의무화를 대안으로 제안하였다(초록 인용).  

택배노동자의 노동 및 안전보건 현황과 과제

우상범, 최서연, 박운,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총서, 2022

 

본 연구는 택배산업의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심화된 택배노동자의 과로, 고용 불안정, 안전보건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노사관계 안정화 및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2020년 한 해 동안 15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택배노동 실태에 주목하였다. 택배노동자는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되어 정부 부처 간 책임 회피가 반복되었고, 이에 국회 주도로 노사정뿐 아니라 화주와 시민단체까지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구성되어 과로사 방지 사회적 협약이 도출되었다(2021). 이는 택배업이 단순한 산업 영역을 넘어 사회적 대화를 통해 관리되어야 할 핵심 생활물류서비스 산업임을 보여준다.

 

연구 결과, 택배산업은 물량 증가와 단가 하락이라는 구조적 모순 속에서 높은 노동강도와 장시간 노동이 고착화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택배 물량(33억 7천만 개)은 2012년(14억만 개)에 비해 2.5배 증가하였으나, 배송 단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2020년 2,221원). 택배노동자들은 평상시에도 장시간 노동에 노출되어 있었으며, 명절 등 성수기에는 노동시간과 배송 물량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하루 평균 배송건수는 평일에도 300박스 이상이 절반에 가까웠고, 성수기에는 300박스 이상 배송 비율이 80%에 달했다. 이에 비해 배송수수료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소득 확보를 위해 과도한 노동이 불가피한 구조가 확인되었다.

안전보건 측면에서는 근골격계 질환을 중심으로 한 건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택배노동자들은 상·하체 근육통, 요통, 관절 통증 등을 광범위하게 경험하고 있었으며, 다수는 업무 수행 이후 건강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응답하였다. 사고 유형으로는 넘어짐, 미끄러짐, 끼임 사고가 빈번했으며, 그 원인으로는 열악한 작업환경, 중량물 취급, 안전관리 미흡 등이 지적되었다. 특히 허브 및 서브터미널의 작업환경 개선과 중량물 상한제 도입이 건강관리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핵심 과제로 인식되고 있었다.

노사관계 측면에서는 노동조합 조직화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일부 대리점과의 단체협약 체결을 통해 제도적 진전이 나타나고 있었다. 다만 원청 택배사–대리점–택배노동자로 이어지는 다단계 위·수탁 구조로 인해 교섭 책임과 안전보건 책임 주체가 불명확한 문제가 지속되고 있었다. 택배노동자들은 불투명한 수수료 체계를 가장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원청 택배사의 보다 적극적인 책임 이행과 최소한의 소속감 보장을 요구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노사관계 측면에서는 국가 차원의 생활물류서비스산업정책협의회와 기업·사업장 수준의 상생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단체협약을 단계적으로 확대하여 중앙교섭 체계를 마련할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서는 표준계약서의 실효성 강화, 수수료 및 노동조건의 표준화, 사회적 합의 이행을 점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배송업무와 분류업무의 구분을 명확히 하여 직종별 책임과 권한을 정립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안전보건 측면에서는 안전보건 책임 주체를 법적으로 명확히 하고, 중량물 상한제 도입, 안전보건관리자 역할 강화, 계절·성수기 집중 건강관리, 정기적인 실태조사 및 패널 구축의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아울러 택배차량 및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와 택배사의 재정 지원이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요약 발췌).

  

디지털 플랫폼 경제의 새로운 노동통제와 사용자 책임 은폐 구조: 쿠팡 ‘로켓배송 서비스’ 사례연구

고태은, 이승윤, 한국사회정책 제32권 제3호, 2025

 

본 연구는 디지털 플랫폼 경제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통제와 사용자 책임의 구조적 은폐 메커니즘을 쿠팡 로켓배송 사례를 통해 분석한다. 전통적인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에서는 노동통제의 가시성과 사용자 책임이 제도적으로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났으나, 알고리즘 기반 관리가 이루어지는 플랫폼 노동에서는 통제가 오히려 강화되는 동시에 사용자 책임은 제도적으로 체계화된 방식으로 은폐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연구는 쿠팡 로켓배송 서비스에 종사하는 물류 및 운수 노동자 1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 분석을 통해 세 가지 구조적 메커니즘을 도출하였다. 첫째, 고용구조의 다층적 분절을 통해 법적 책임 주체가 분산되는 메커니즘, 둘째, 디지털화된 관리·감독을 통해 노동통제는 강화되는 반면 법적 사용자성은 부정합적으로 구성되는 메커니즘, 셋째, 물류 노동의 ‘서비스화’를 통해 노동강도가 정당화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회피되는 메커니즘이 복합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비가시적 컨베이어벨트(invisible conveyor belt)’라는 이론적 개념을 제시한다. 이는 디지털 기술이 노동과정을 세밀하게 통제하면서도, 그 책임 주체를 ‘알고리즘’이라는 기술적 매개체 뒤로 은폐시키는 구조를 포착하기 위한 개념이다. 본 연구는 기존의 ‘피고용자 대 독립계약자’라는 이분법적 논의를 넘어, 사용자 책임이 어떻게 구조적으로 은폐되는지에 주목함으로써 한국적 맥락에서 글로벌 플랫폼 자본주의가 구현되는 특수성을 드러낸다. 아울러 연구 결과는 현행 사회보장제도가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를 효과적으로 포괄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실질적 사용자성 인정 기준의 마련, 모든 일하는 사람을 포괄하는 사회보장 체계의 구축, 알고리즘 관리의 투명성 확보 등 제도적 혁신의 필요성을 제기한다(초록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