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아이브스 - 제프리 군드라크 - 유리언 티머
 2023년 1월 13일(금)
 🗞 번역 : 김나연
🗞 글 : 김나연 · 전경진
🗞 디자인 : 이유림•강동현
💬 굿바이, 빅스텝
뭐라고 했을까?

댄 아이브스 / 웨드부시 증권 테크 전문 애널리스트

Goodbye 50 bps and hello 25 bps…Fed hawk cycle ending in 8th/9th inning..bullish for tech and risk assets into 2023.


번역하면?

잘 가 50bp, 안녕 25bp…  연준의 매파적 기조는 8, 9회에 접어들어 끝물에 가까워졌습니다… 2023년 기술주와 위험자산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네요.

2023년 1월 미국 증시 분위기는 예상밖으로 좋습니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시작된 새해였던 만큼,  현재 투자자들이 느끼는 기쁨은 더 큽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인플레이션마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2022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했는데요. CPI 상승률은 6.5%로,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거죠. 자연히 증시 상승장이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마저 시장에서 조성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고강도 긴축 정책을 펼쳤고, 이로 인해 미국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를 못했는데요. 현재 투자자들은 CPI 상승률 수치를 근거로 연준이 정책 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거죠.

이런 시장의 기대감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웨드부시 증권의 테크 전문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입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굿바이 50bps'란 말을 남겼는데요. 연준이 기준금리를 평시(25bp)보다 2배 이상 올리는 '빅스텝'부터 중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거예요.

이런 시장의 기대가 현실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해 수차례 연준의 정책 전환을 기대했다가, 이내 실망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현재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이 공격적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도 되는 시점이라고 단정내리긴 어렵죠. 

무엇보다 연준은 CPI를 정책 결정을 위한 지표로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개인소비지출(PCE)'을 정책 판단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고 수차례 공식적으로 밝혔죠. 그러니 적어도 PCE 발표(현지시간 1월 27일 예정) 전까지는 섣불리 투자 전략의 변화를 주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연준은 단 하나의 지표만을 가지고 정책 결정을 내리지 않습니다. PCE 세부 항목은 물론, 고용지표까지 두루 살피죠. 한시적인 인플레이션 둔화 움직임이나 한두개 긍정적인 지표 수치만으로 연준이 즉각적으로 반응(기조 완화)하리라 낙관하긴 힘든 겁니다.  

올해 우리는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연준의 압박감도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섣부른 정책 전환으로,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되는 일을 피하고 싶은 당국의 마음이죠. 결국 연준은 투자자들의 기대보다 보수적인 태도로 시장 상황을 살펴볼 수밖에 없습니다.  즉 지금은 지난해말 혹은 연초에 세운 투자 전략의 대전환을 꾀하기 보다는, 연준의 행보를 차분하게 지켜본 후 행동 방향을 결정하는 인내심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 5% 금리? 말도 안돼!
뭐라고 했을까?

제프리 군드라크 / 더블라인 캐피털 창립자

There is no way the Fed is going to 5%. The Fed is not in control. The Bond Market is in control.


번역하면?

연준이 5%로 금리를 상승할 리가 없습니다. 연준은 고삐를 쥐고 있지 않아요. 주도권은 시장이 쥐고 있죠.

12일(현지시간) 미국노동부는 2022년 12월 CPI를 발표했습니다. 1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6.5% 상승한 수준인데요. 상승률만 놓고 보면 14개월만에 최저치입니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은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이 하락(-0.1%)한 점에 주목합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인데요. 향후 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 행보가 완화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목소리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향후 예정된 FOMC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폭을 축소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거죠.


그런데 CPI 발표 전부터 이런 주장을 해온 인물이 있습니다. 한 유명한 투자자가 “연준은 최종 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던 건데요. 그 주인공은 더블라인 캐피털의 창립자이자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크입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군드라크는 “연준의 발언이 아니라 시장의 움직임을 주의해서 볼 것을 강력하게 권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국채 수익률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현재 연준의 최종 정책 금리 목표는 4.25 - 4.5%로 설정돼 있는데요. 그럼에도 2년물 국채 수익률이 4.25%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그의 눈에 띈 겁니다. 일반적으로 채권 금리는 기준 금리 인상이 예상될 경우 이를 선반영해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연준이 최종 금리를 크게 올리겠다고 사실상 ‘선언’했음에도,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상승하지 않았던 거죠. 이는 연준이 최종 금리를 5%대로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바라보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군드라크는 주장하고 있어요. 


또한 군드라크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어요. 현재 10년물 국채 수익률에서 2년물 국채 수익률을 뺀 차이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역사적으로 이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마다 경기 침체(리세션)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리세션이 본격화하면 연준은 금리를 더이상 높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요. 군드라크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지면 단기간에 리세션이 발생한다”면서 최종 금리 인상이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증시를 짓눌렀던 기준 금리 인상 이슈가 다소 해소되는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는 게 맞는 걸까요? 아닙니다. 군드라크가 리세션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합니다. 실제 군드라크는 앞으로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의중을 내비칩니다. 일단 그는 올해 채권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고 강조합니다. 지난해 가파른 기준 금리 인상으로 채권과 주식의 수익률 사이의 괴리가 크게 축소됐기 때문입니다. 채권과 주식의 수익률 격차가 줄었다면, 리세션이란 위기 속에서 안전자산인 채권을 사는 게 더 나은 결정이란 걸 의미하죠. 이는 2023년을 앞두고 투자은행(IB)들의 전망과도 일치하는데요. 주요 투자은행들은 ‘채권이 돌아왔다(Bond is Back)’며, 2023년은 채권 투자 매력이 제고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요.


군드라크는 한발 더 나아가 ‘60/40 포트폴리오의 역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60/40 포트폴리오는 주식을 60%, 채권을 40% 비중으로 보유하는 자산 배분 전략을 의미하는데요. 군드라크는 이 비중을 채권 60%, 주식 40%로 가져가는 것이 올해 더 유효한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보다 안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투자자는 군드라크의 말을 참고해 볼 수 있겠네요.

💬 실적 '침몰'을 주의하세요
뭐라고 했을까?

유리언 티머 / 피델리티 글로벌 매크로 부문 이사

With earnings estimates trending lower, it's tempting to say the market already discounted it. But the market only goes “against” the earnings tide at the tails. Investors look past the left tail and don’t reward the right tail. We're not yet near a left tail for earnings.


번역하면?

실적 전망치가 축소되면서, 시장이 이미 이를 주가에 선반영했다고 말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양쪽 꼬리 부분에서만 실적과 “반대로" 움직이는데요. 투자자들은 좌미는 무시하고, 우미에는 충분한 보상을 주지 않아요. 우리는 아직 기업의 실적이 좌미 쪽으로 움직이는 지점에 근접하지 않았습니다.

불타는 듯 뜨거웠던 인플레이션이 한김 식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꺾였다고 해서 2023년 증시에 걸림돌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월가에서는 ‘We are waiting for the other shoe to drop’이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어에서 ‘wait for the other shoe to drop’은 예상되는 문제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문구입니다.


지금 이 ‘다른 신발', 즉 ‘남아있는 문젯거리'는 바로 기업의 실적 악화를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 유리언 티머 피델리티 글로벌 매크로 부문 이사는 한 그래프를 공유하며 “23년에는 기업의 실적 성장 악화를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이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티머는 그래프에서 기업의 실적과 향후 12개월 동안의 수익률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이 그래프에서 기업을 주당순이익(EPS)에 따라 ‘좌미(left tail)’와 ‘우미(right tail)’로 나눴는데요. 좌미에 해당하는 집단은 수익이 나지 않는 기업을, 우미에 위치한 기업은 수익이 크게 나는 기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좌미에 위치한 기업은 적자 기업이지만,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되는 ‘성장주' 집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미에 있는 기업의 경우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데요. EPS가 주당 순이익을 의미하는 바, 꼭 수익을 잘 내는 기업이라고 단정내리기 어려운 부분도 있죠. 가령 발행주식 수가 적어 실제 수익률에 비해 EPS가 크게 나타나는 등 이례적인 수치를 보이는 일종의 ‘아웃라이어' 집단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좌미와 우미 양극단에 위치한 기업의 경우, 수익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좌미의 경우 적자 기술 기업의 PER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우미의 경우 우량 기업임에도 PER이 낮게 형성돼 있거나, 주가가 크게 변동되지 않는 모습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럼 중간에 위치한 기업은 어떨까요. 이들은 ‘평균적인'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의 실적과 향후 주가 수익률이 비례하는 모습이 보이는 곳들이죠.


그런데 이런 도표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티머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대부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좌미에 위치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앞으로 단순히 좌미에 위치한다고 해서 특정 기업이 투자 매력이 있는 곳은 아니란 뜻을 내비치고 있죠.


이는 일단 주식 투자 열기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미래 현금 흐름을 할인해 현재 가치로 환산된 수치라고 보는데요. 미래 기업 가치가 선방된 게 현재의 주가라고 볼 수 있죠.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2023년에는 리세션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업의 미래가치에 큰 가산점을 주면서, 악화된 실적에도 높은 주가로 기업의 주식을 매수할 투자자들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어요. 즉 수익이 나지 않는 기업이 높은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은 현격히 줄어든 상태입니다.

더욱이 티머는 현재 기업들의 주가가 다소 비싸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증시 부침 속에서 S&P 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 중반대에서 15배까지 하락한 상태인데요. 수익 대비 주가가 저렴해 보이긴 하죠. 하지만 문제는 아직 기업의 실적이 실질적으로 하락한 상태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4분기 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하면 기업들이 PER 배수는 다시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가를 수익으로 나눈 값인 PER이란 점을 감안하면, 현재 PER은 실제 기업의 상태(2022년 연간 실적 기준) 대비 고평가 돼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는 거죠. 현재 주가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라는 것이 티머의 주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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