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미국 증시 분위기는 예상밖으로 좋습니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시작된 새해였던 만큼, 현재 투자자들이 느끼는 기쁨은 더 큽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인플레이션마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2022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했는데요. CPI 상승률은 6.5%로,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거죠. 자연히 증시 상승장이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마저 시장에서 조성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고강도 긴축 정책을 펼쳤고, 이로 인해 미국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를 못했는데요. 현재 투자자들은 CPI 상승률 수치를 근거로 연준이 정책 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거죠.
이런 시장의 기대감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웨드부시 증권의 테크 전문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입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굿바이 50bps'란 말을 남겼는데요. 연준이 기준금리를 평시(25bp)보다 2배 이상 올리는 '빅스텝'부터 중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거예요.
이런 시장의 기대가 현실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해 수차례 연준의 정책 전환을 기대했다가, 이내 실망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현재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이 공격적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도 되는 시점이라고 단정내리긴 어렵죠.
무엇보다 연준은 CPI를 정책 결정을 위한 지표로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개인소비지출(PCE)'을 정책 판단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고 수차례 공식적으로 밝혔죠. 그러니 적어도 PCE 발표(현지시간 1월 27일 예정) 전까지는 섣불리 투자 전략의 변화를 주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연준은 단 하나의 지표만을 가지고 정책 결정을 내리지 않습니다. PCE 세부 항목은 물론, 고용지표까지 두루 살피죠. 한시적인 인플레이션 둔화 움직임이나 한두개 긍정적인 지표 수치만으로 연준이 즉각적으로 반응(기조 완화)하리라 낙관하긴 힘든 겁니다.
올해 우리는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연준의 압박감도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섣부른 정책 전환으로,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되는 일을 피하고 싶은 당국의 마음이죠. 결국 연준은 투자자들의 기대보다 보수적인 태도로 시장 상황을 살펴볼 수밖에 없습니다. 즉 지금은 지난해말 혹은 연초에 세운 투자 전략의 대전환을 꾀하기 보다는, 연준의 행보를 차분하게 지켜본 후 행동 방향을 결정하는 인내심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