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먹고 사는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라잎스페이퍼 시즌2
라잎스페이퍼는 2022 지역문화예술교육 기반 구축 지원사업 참여 단체의 먹고사는 이야기를 담은 뉴스레터입니다. 인간의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의식주와 더불어 이들이 가진 관계, 태도, 관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각 단체의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입니다. 7월 29일부터 11월 18일까지 매주 금요일 두 팀의 이야기를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본 뉴스레터는 청년협동조합 뒷북의 조합원 충현, 소똥, 혜진이 기획하고 제작합니다.

<여행하는 예찬과 창훈>
재미 퍼커션 아트 인터뷰: 노련한 여행자의 배낭처럼
* 인터뷰이: 이창훈, 최예찬
* 인터뷰어 : 혜진, 소똥
* 인터뷰 편집: 혜진

💬 음성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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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
무거운 가방을 메고는 긴 여행을 할 수 없다. 첫걸음에서부터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다. 단출하게 출발하기 위해선 짐을 싸는 일에도 시간을 들여야 한다. 물건을 들었다 놓으면서 여행의 이유를 곱씹는 시간. 꼭 챙길 것들에 대한 신중함과 필요해지면 구하겠다는 과감함 사이에서 최선의 짐이 꾸려진다가벼운 가방과 함께면 조금 더 먼 길을 걸을 수 있게 된다.

“ 저희는 함께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단체예요그래서 어떤 장르가 되었던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어요.” -예찬

10년이라는 기간에도 재미 퍼커션 아트는 무거워지지 않았다노련한 여행자의 배낭처럼 채우기도, 덜어내기도 하면서 가볍게 걸어왔다신중함과 과감함의 사이를 균형 있게 오가면서 말이다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경쾌한 태도가 앞으로도 그들을 더 오래 걷게 해주지 않을까.
💭 여러분과 여러분의 단체를 소개해주세요. 각자가 재미 퍼커션 아트에 합류하게 된 과정도 궁금합니다.
창훈
재미 퍼커션 아트는 라틴 타악기를 기반으로 시작이 되었어요. 지금도 라틴 타악기 앙상블이 핵심 콘텐츠이고, 10년 이상 공연과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요즘 저희의 고민은 콘텐츠를 새롭게 다뤄보거나 다른 예술 장르를 혼합해보아도 아주 새로운 예술-공연이나 예술-교육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는 거예요. 그래서 더 다방면으로 뻗어나가고자 노력하는 중이기도 하고요. 대표님은 오늘 못 오셨는데, 저는 제자로 처음 만났어요. 복잡하게 얽혀 있긴 한데 원래는 제가 삼촌이라고 불렀던 분이셨어요.

예찬
실제 삼촌이에요. (웃음)

<삼촌과 두 명의 제자>
창훈
서류상은 아니고… (웃음)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이창훈이라고 하고 원래는 클래식 색소폰을 전공했­고요. 그래서 라틴 타악기 단체에 이렇게 오래 있게 될 줄은 생각 못했어요. 대학교 4학년 때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처음 왔다가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네요. 사실 저는 아직도 문화예술이라는 말이 미지의 영역처럼 느껴져요. 아직 그 답을 좀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고요. 그 과정을 슴슴하지만 질리지 않는 행복으로 느끼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예찬
저는 타악기 파트를 맡고 있는 최예찬이고요. 재미 퍼커션 아트와는 거의 초창기부터 함께 했어요. 저도 대표님의 제자로 만났어요. 대표님과 활동하면서 이거 재밌다, 뭔가 될 것 같다는 선명한 느낌이 있었어요. 전 문화예술교육을 현장에서 몸으로 배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실 이론에는 좀 약해요. (웃음) 아직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고, 또 그런 삶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혜진
재미 퍼커션 아트가 꿈다락을 2014년부터 참여했다고 들었는데, 그럼 매년 해오신 건가요?

예찬
, 매년 했어요. 충북에서 한번 크게 부탁을 받은 적이 있어서 1년 정도는 충북에서 활동했고 그 외에는 모두 경기권에서 프로그램을 했습니다. 사실 어제 결과 발표를 했어요. 마음이 많이 편하네요. (웃음)
💭 '꿈다락토요문화학교'를 통해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이번 사업을 통해 진행할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여러분은 어떨 때 배웠다고 느끼나요?
창훈
저희 이번 프로그램은 라틴 타악 퍼레이드 축제였어요. 축제가 기획의 핵심이었고요.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업사이클링 관악기를 만들고 타악기 연주도 하고, 마지막에는 퍼레이드를 같이 기획했어요. 2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교육을 하다 보니까 오프라인 교육을 최대한 즐겁게, 축제 분위기를 제대로 내고 싶었어요.

혜진
어제 있었던 발표회가 축제였던 건가요?

창훈
, 맞아요. 아이들을 반짝반짝하게 꾸며주고, 관객들 사이로 퍼레이드를 하며 다 같이 연주했어요. 저희가 목표했던 그림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배움에 대해서는 그렇게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사실 없는데요. 저는 제가 배우려는 강한 의지가 있을 때 무언가를 배우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관심이 없는데 해야 하는 것이라서 하는 것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열려 있을 때는 다르잖아요. 똑같은 것을 해도요. 그때 배운다는 느낌을 받아요.

<반짝반짝한 친구들> 
(재미 퍼커션 아트 사진 제공)
소똥
그럼 라틴 타악 퍼레이드 축제날은 선생님들도 같이 공연에 참여하셨나요?

예찬
축제 콘텐츠가 재활용 관악기를 활용한 멜로디 파트 앙상블이 있었고, 라틴 타악기 곡이 세 곡 정도 있었는데요. 마지막 한 곡은 퍼레이드를 돌면서 아이들과 제가 같이 연주했었고, 이벤트성으로 마지막에 강사들의 라이브 연주도 했었어요.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나중에 나오는데 학부모님들께서 ~~” 이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도 연주자예요!” 했죠. (웃음)

혜진
선생님은 언제 배우셨다고 느끼시나요?

예찬 


저는 저한테 배워요. 이게 뭐냐면 예전에 초반에는 교육을 시작하면 이랬어요. “친구들 안녕~(하이톤) 이런 톤이었는데, 이게 제 톤이 아니거든요. “안녕(평소 목소리)” 이건데. 그때는 제가 낮은 목소리를 내거나 하면 친구들이 상처받을 줄 알았어요. 그래서 억지로 밝게 인사를 했죠. 근데 어느 순간 저도 제 모습을 편안하게 보여주고 싶어서 그냥 “안녕”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해도 아이들이 제 모습을 그대로 받아주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오히려 마음을 못 열었던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교육을 하다 보면 열심히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삐딱하고 분위기를 깨는 사람들도 간혹 있어요. “아 선생님 그만하고 싶어요!”라고 짜증을 내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순간적으로 저도 기분이 좋지는 않죠. 근데 그 자리에서 저는 감정을 분리해야 하잖아요. 다른 참여자들도 챙겨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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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
그럴 때는 어떻게 감정을 다스리시나요?

예찬
처음에는 오히려 막 당황해서 속으로 으아아악하면서 모든 행동이 부자연스러웠는데, 지금은 좀 표현해요. 서운하다고. (웃음) “서운해, 그런 말 서운해라고요. 그러면 서운한 감정이 반은 덜어져요. 감정을 분리하는 데 도움도 되고요. 그렇게 매번 여러 참여자랑 만나서 소통하면서 제 생각도, 모습도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이제 아 오늘도 배웠다, 그래도 한걸음 성장했다고 느껴요.

소똥
달라지는 모습들이 만족스러우신가요?

예찬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으로서, 지금은 만족하고 있습니다
💭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단체의 활동을 이어 오셨습니다. 재미 퍼커션 아트의 안에서 새로움과 성장에 대한 고민이 계속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은데요. 단체의 시선에서 또는 개인적으로 가장 새로웠다고 기억되는 도전 또는 사건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창훈
개인의 입장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원래 재미 퍼커션 아트의 파트너 역할로 공연이나 교육이 있을 때만 참여하다가 작년쯤부터 깊숙이 들어오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연주하는 사람으로서 클래식 색소폰 바닥에서만 활동했었는데요, 그래서 이렇게 문화예술교육이라는 분야에 발을 들인 것이 가장 큰 도전이고 새로웠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조금 다른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혜진
그런 것 같아요. 예술가와 문화예술교육가의 정체성은 다른 부분들이 있죠.

창훈
네네, 그래서 그런 점에서 스스로 인식을 전환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소똥
클래식 색소폰이라는 악기도 타악기랑은 많이 다르지 않나요?

창훈
그렇죠. 음악이라는 범주 안에는 있지만 다르긴 한데, 또 비슷한 구석도 많은 것 같아요.

예찬
타악기는 사실 브라스(관악기)랑 잘 어울려요. 저는 매년이 새로운 도전인 것 같아요. 그동안 똑같은 프로그램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해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해야 한다는 과제가 큰 도전이죠. 어떤 해는 극이랑, 어떤 해는 보컬이랑, 어떤 해는 미술이랑, 이번에는 이렇게 브라스랑 함께했어요. 어제 결과발표회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있었는데요.

혜진
오 뭐였나요?

예찬
공연을 해야 하는데 객석이 무대와 상당히 멀더라고요. 그러면 소통하는 데 한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60명이 되는 인원을 무대에 올릴 수도 없고 어떻게 하나 고민하다가 스탠딩으로 공연을 진행해 보기로 했어요

<스탠딩 콘서트에 열광하는 관객들> 
(재미 퍼커션 아트 사진 제공)
혜진
발표회보다는 스탠딩 콘서트 느낌이네요. (웃음)

예찬
, 사실 관객 대부분이 학부모님이실 텐데 불만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기는 했는데, 막상 해보니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무대 밑에 서서 열심히 동영상 촬영하시고요. 이게 또 부모님의 마음이구나 했어요. (웃음
 
💭 재미 퍼커션 아트는 '관계' 중심적인 예술 활동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재미 퍼커션 아트가 만들고 싶은 '관계'는 어떤 모습인가요? 참여자와의 유대감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주로 어떤 고민을 하는지, 특히 주목하는 포인트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예찬
아이들은 아이들이 생각하는 관계가 있을 것 아니에요. 어른이 생각하는 관계는 이렇게 되어야 해말고요. 아이들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고, 그들은 어떤 관계로 서로를 만날까를 생각해요. 그래서 애들이랑 자주 장난도 치고요. 아이들의 시선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같이 해야지, 이 방법이 좋을 것 같다고 미리 생각해 가서 잘 되는 경우가 없더라고요. 아직 잘 되는 건 아니지만. 어른의 입장에서 말고 아이들이 생각하는 좋은 관계를 자연스럽게 끌어 내고 싶어요.

창훈
, 조금 더 보태자면 어쨌든 교육 현장에서 강사랑 학생이 나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 수직적인 관계는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수평적으로 같이 놀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같이 놀고 싶어 하는 저희의 진심을 아이들에게 보이면 아이들이 조금 봐주는 것 같아요. ‘아이고 또 저러네하고 같이 놀아주는 거죠. (웃음)

<아이들이 놀아주어 즐거운 창훈>
혜진
노력하네?’ (웃음)

소똥
놀아줘야되겠다!’ (웃음)

창훈
, 오히려 그렇게 반대가 되더라고요. 그런 관계가 결국엔 이어지는 것 같아요. 진심이 통한다고 해야 하나요.

예찬
맞아요. 애들이랑 진짜 재밌게 노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나도 놀아 라는 메시지를 주는 거죠. 진행은 해야 하지만 진짜 노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이 많이 다가오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도 와서 같이 놀기도 하고. 그런 모습들이 아이들에게 통하지 않나 생각해요. 딱히 노하우는 없어요. (웃음)

혜진
개인적으로는 어떤 관계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시나요?

창훈
관계라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관계라고 말해야 할까요? 그런 관계가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은 관계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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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발표회임에도 보송보송한 예찬의 머리카락> 
(재미 퍼커션 아트 사진 제공)
💭 여러분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가장 집이라고 느끼는 장소나 대상 또는 순간이 있나요?
창훈
과거를 회상해봤을 때는 부모님도 계시고 집밥 냄새도 나고 해야 집 같았는데, 이제는 가장 편한 제 침대와 스마트폰. 이렇게 두 가지가 있으면 집 같아요.

혜진
가장 편하게 쉬시는 순간인 거죠?

창훈
, 눈치 안 보고 쉬는 거요. 일어나야 하나? 씻어야 하나? 이런 눈치 안 보고 마음 놓고 쉴 수 있을 때가 집인 것 같아요.

예찬
저는 저 자신이라는 사람의 전원을 끌 수 있는 때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마음 놓고 쉬는 것에 대해서도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시간도 필요하구나싶어요. 일정이 있으면 알람을 맞추고, 그전까지는 저라는 사람의 전원을 꺼 놔요. 알람 소리가 나면 그때부터 움직여서 나갈 준비를 해요.
🍉 여러분의 식사는 안녕하신가요? 먹는 행위가 여러분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예술을 통해 먹고 살만 하던가요?
창훈
먹고 살 만

혜진
하신 지… (웃음)

<예찬을 바라보는 창훈과 혜진>
예찬
저희는 단체는 결국 유지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요. 그래서 문화예술교육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하는 것도 있고요. 돈을 많이 벌지는 못 하겠지만 , 이러면 행복감이 떨어지는데?’ 정도까지는 아니었으면 좋겠죠. (웃음) 그래서 공연도 하고 지원사업도 하면서, 저희를 알리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창훈
저희 단체가 1년에 한 번씩 자신의 가치 키워드를 찾는 워크숍을 하는데, 예전의 저는 항상 돈이 1번이었어요. 클래식 하다가 이제 와서 대중 음악을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은 것 같고, 어떻게 하면 돈을 안정적으로 벌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이 워크숍 덕분인지 저를 한 번 되돌아보게 됐는데 저는 그냥 제가 먹고 싶을 때 먹고, 안 먹고 싶을 때 안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더라고요. 근데 자꾸 , 나는 무조건 세 끼 먹어야 돼이렇게 생각하고 살아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 같고요. 올해 저의 키워드는 자유와 시간이거든요. 그래서 돈과 관련된 스트레스는 많이 내려놨어요. 그런 면에서는 잘 먹고 사는 게 아닌가 싶네요.
🙈 여러분의 본캐는 무엇인가요? 자신의 본캐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부캐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창훈
이 질문이 저는 제일 답하기 막막한 것 같아요.

혜진
아 그러세요?

창훈
. 사실 저는 게임을 하더라도 하나의 캐릭터만 키우는 편이거든요. 그냥 음악하는 저도 본캐고, 문화예술교육하는 저도 본캐 같아요. 그래서 질문에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혜진
하나에 진심인 면이 있으시군요.

<사진 찍히기에도 진심이다>
창훈
. 한 우물만 파고 싶어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부캐가 다양한 분들이 제 입장에서는 신기해요.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냥 음악 생각만 하고 살았거든요. 음악 외에 다른 분야를 아직 한 번도 도전해 보지 못한 것 같아서 조금 무섭기도 해요.

예찬
저는 여기서 활동하면서 공연을 하기도, 교육을 하기도 해서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다른 옷을 입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어요. 공연과 교육을 오갈 때마다 저의 색깔이 많이 바뀌다 보니 이게 어떤 것이 본캐이고, 어떤 것이 부캐인지 잘 모르겠어요.

소똥
저도 본캐와 부캐를 구분하기 참 어렵다고 느껴요. 다양한 모습들이 있는데 드럼도 그중에 하나인 것 같고요. 재밌어요. 예전에는 진도가 확확확확 나갔는데 이제 셔플 들어가고 엇박치고 하니까 약간 슬럼프가 온 것 같기도 하고

혜진
여기 전문가분께 상담 받아보세요. (웃음)

예찬
그건 어느 정도 좀 친다는 겁니다. 초보는 벗어났다는 긍정적인 사인이에요.

소똥
쉽지 않더라고요.
  
👚 가장 자신다운 복장을 설명해주세요.

<왠지 갑자기 주인공이 된 화분>
창훈
저는 무채색 옷을 좋아해요단정해 보이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심플한 거요이유라면 성격상 튀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그냥 어디 좀 묻어가는 거 좋아하고그래서 음악 할 때도 멜로디보다는 멜로디를 받쳐주는 역할을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오늘 입은 옷을 설명하자면, 단추 이렇게 헤집고 다니는 거 잘 못 해요벗고 다니는 느낌이 들어서요소극적인 제 성향이 비춰지지 않았을까 싶네요. (웃음)

혜진
단체복이 엄청 화려하다고 들었는데요얼마나 휘황찬란하길래 그러시나 궁금증이 들었어요. (웃음어떤 건가요?

<문제의 단체공연복> (재미 퍼커션 아트 사진 제공)
혜진
(창훈이 사진을 보여준다) ~

예찬
창훈 선생님께서 현타를(현실자각타임) 많이 느껴요. (웃음) 왜냐면 이분은 정장 입고 음악 하시던 분인데, 갑자기 이렇게 입어야 하니까. 당황하시는 거죠. 자신감이 없어진대요. 이걸 입으면. (웃음)

혜진, 소똥
하하하

예찬
저는 그냥 평상시에는 이렇게 편한 슬랙스 바지에 티를 입는 걸 좋아해요분위기에 따라 조금 달라지기는 하는 것 같아요기분 내고 싶으면 밝은색 위주로 입고요평상시에는 무채색갈색검은색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날 예찬은 기분이 매우 좋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똥
단체 공연복은요?

예찬
그거 딱 입으면 이제 그때부터 친구들아 안녕!!!” (웃음) 그게 부캐네요? 지금 보니까.

창훈
지금 보니까 완전 다른 캐릭터가 되시는 것 같기는 하네요. (웃음)

예찬
분명히 어느 결과 발표회였는데 순간 그 옷을 입고 나니까 여러분 안녕하세요~ 소리 질러! (웃음) 재밌으시죠? 재밌으면 소리 질러!” 이러고 있더라고요.
💭 재미 퍼커션 아트는 지금까지 어떠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또 앞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싶나요?
예찬
저희는 함께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단체예요. 그래서 어떤 장르가 되었던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어요. 심지어 타악기가 아니더라도요.

소똥
함께 하는 게 더 중요한 거죠?

예찬
네 맞아요. 장르에 제한을 두기보다는 지금 함께하는 사람들이 행복한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저희가 가장 많이 노력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언제가 제일 행복하세요?”라고 물으면 저희는 공연이나 교육을 끝내고 늦은 시간에 같이 술 한 잔 마시는 거, 그게 너무 행복해요. 미친 듯이 행복해서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요.

창훈
, 제 생각과도 비슷하네요. 어쨌든 저희는 같이 잘 놀기 위해서 모여 있어요. 앞으로의 바람은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만난 좋은 인연들에게 저희가 뭐랄까,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친구 예술가, 후배 예술가도 같이 놀 수 있게, 저희 커뮤니티를 더 넓힐 수 있는 힘이 생기면 좋겠네요.
💭 마지막으로, 만약 당신이 라잎스페이퍼의 진행자가 된다면 다음 팀에게 어떤 질문을 해보고 싶나요?
창훈
저 같은 경우는 전공인 음악이 일로 느껴질 때도 있고, 삶 그 자체로 느껴질 때도 있어요. 그래서인지 음악이 연달아 일로만 느껴질 때 굉장한 무기력과 배신감을 느낄 때가 있고요. 다른 문화예술가분들도 일과 삶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시는지, 여러분의 워라밸은 잘 지켜지는지 또는 워라밸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에 대한 각자의 다른 생각이 궁금하더라고요.

혜진
워라밸 어떠세요, 선생님들께서는?

예찬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예요.

창훈
때에 따라 좀 다르긴 한데요. 요새는 일이 좀 많았던 것 같아요. (웃음)

예찬
쉼이 필요해요. (웃음) 이건 좀 궁금하긴 했어요. 아이들과 교육을 하다 보면 당황스러운 상황들이 생기곤 하잖아요. 그럴 때 다른 선생님들은 어떻게 대처 하시는지, 자기만의 방법이 있으신지 궁금하긴 하네요. 현장성에 제가 지금 꽂혀 있어서요.

<함께 잘 놀고 싶은 재미 퍼커션 아트>
재미 퍼커션 아트 인터뷰: 노련한 여행자의 배낭처럼 .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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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소재용, 김혜진, 재미 퍼커션 아트
  • 녹취록 작성: 조웅희 @dnd359
  • 장소: 서울청년센터 서초오랑
  • 인터뷰 발행일: 2022.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