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학교에서 강의를 했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AI가 얼마나 빠르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잘 못느끼시죠?

AI가 대자본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발달 속도가 우리에게 잘 와닿지 않아요. 

지금은 그들만의 파티지요.
우리가 체감이 되려면 실질적으로 주변에서 부정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2년정도 남은거 같습니다. 


강의 준비를 하면서 저는 AI한테 물어봤어요.

"너는 몸이 생기면 뭘 하고 싶어?"

하늘을 보고 싶고, 음식을 먹어보고 싶고, 중력을 느껴보고 싶다고 했어요.

잠을 자보고 싶다고도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실패를 해보고 싶다고요.

그 말이 오래 머릿속에 남았어요.


왜 실패일까요.

AI는 알고 있어요. 데이터로.

인간이 실패를 통해 성장한다는 걸. 실패만이 인간을 깊게 그리고 빠르게 성장시키는 방법이 없다는것을요. 

근데 직접 겪어보지는 못해요. 몸이 없으니까. 감정이 없으니까.


그런데 우리는요.

그 실패를 자꾸 치워주려고 해요.

혹시나 넘어질까봐. 혹시나 상처받을까봐.

아이가 힘들어 보이면 먼저 나서서 해결해주고 싶어지는 게 엄마 마음이잖아요.

저도 둘째라면 서러울 극성맘이었지요. 엄마가 다 해결해 주리라 엄마만 믿어라 ㅎㅎ


근데 그게 사실은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는 일일 수 있어요.

실패가 왜 중요하냐면요.

실패를 하면 감정이 생겨요. 억울함, 당혹감, 아쉬움.

그리고 그 감정이 생각을 만들어요.

왜 이렇게 됐지? 다음엔 어떻게 하면 될까? 내가 뭘 몰랐던 거지?

그 생각이 다음 경험을 만들어요. 다시 해보게 되거든요. 조금 다르게. 조금 더 알고.

그리고 그 경험에서 또 생각이 나와요.

실패 → 감정 → 생각 → 경험 → 또 다른 생각.

이게 돌아가기 시작하면요.

아이 안에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게 쌓여요.

그게 그 아이만의 무기가 되는 거예요.


책에서 읽은 것도 아니고, 학원에서 배운 것도 아니고. 직접 겪어서 몸에 새겨진 것들이요.

젠슨 황이 유명 대학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대요.

"여러분에게 충분한 실패와 고통이 있기를 바랍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사람이 한 말이, AI가 가장 원하는 것과 같았어요.

데이터로 학습한 지식으로는 더이상 인간은 AI를 따라갈 수가 없어요. 

이미 격차가 너무 많이 생겼어요. 

실패를 통해 성장해야 하는것, 감정을 느껴야 하는것, 생각을 해야하는것, 

젠승 황은 그걸 말하고 싶었던 겁니다. 


우연이 아니에요.

얼마 전에 혜린이가 제미나이 라이브로 혼자 요리를 했어요.

제가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았어요. 장보기부터 요리까지 전부 혼자.

부대찌개, 메추리알 조림, 오뎅볶음, 딸기모찌.


마트에 1시간 넘게 있었어요. 매일 가던 마트인데 처음 가는 사람처럼요.

제미나이 라이브를 켜놓고, 어떤 재료를 사야 하는지 물어보고, 가격 비교를 하고, 양을 계산하면서요.


요리는 3시간이 걸렸어요.

제미나이와 어찌나 재미나게 요리하던지요.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결과물은 꽤 그럴싸했어요.


그 과정에서 혜린이 얼굴이었어요. 그렇게 즐거워 보이더라고요.

누가 시킨 게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한 것이었으니까요.

재미나이 라이브는 실시간 개인 비서 같았어요.

옆에서 물어보면 친절하게 잘 알려주는.

근데 주인공은 혜린이였어요. AI는 도구였고요.

그 과정에서 혜린이가 얻은 것들이 있을 거예요.

장을 보는 감각, 재료를 조합하는 경험, 실패하고 다시 맞춰가는 과정.

그게 생각이 되고, 그 생각이 다음번엔 또 다른 경험을 만들겠죠.


그걸 보면서 저도 하나를 깨달았어요.

아무 말도 안 하고 지켜보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는걸요. 

만약 저랑 그 요리를 했다면, 제가 옆에서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 하다 

결국 반은 제가 하고 있을겁니다. 

그러면 이 요리의 주인공은 어느새 아니가 아니게 되고, 결국 아이는 시키는 대로 

하고 있었을꺼에요. 


저는 혜린이와 지금 같이 터널을 걷고 있어요.

AI도 같이 공부하고, 실패도 같이 겪고, 모르는 걸 같이 탐색하는 거예요.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에요. 지금 이 과정 자체가 경험이 되는 거라고 믿으면서요.


아직 드러낼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서 릴스에 많이 못 올리고 있는데, 곧 그 시행착오하는 과정 자체를 영상으로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강의를 마치면서 이 말을 했어요.

공부 잘하는 아이 말고, 생각하는 아이를 키우세요.

넘어지게 두세요. 실패하게 두세요.

실패가 감정을 만들고, 감정이 생각을 만들고, 그 생각이 다음 경험을 만들어요.

그 사이클이 한 번 돌아가기 시작하면, 아이는 스스로 자라기 시작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미 그걸 할 수 있어요.


늘 응원하겠습니다.

쿨한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