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여덟 번째 절기, 상강입니다. 벌써 열여덟 번째 절기인 '상강(霜降)'이 왔어요. 상강, 서리 상(霜), 내릴 강(降).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린다는 뜻의 절기인데요. 그래서인지 뉴스에서 ‘첫눈’, ‘첫서리 소식’ 같은 단어를 자주 들을 수 있었죠. 올해 첫눈은 작년보다 9일 빨랐다고 해요. 흠 아무래도 기후 변화 때문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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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은 낮과 밤의 기온 차가 매우 큰 게 특징인데요. 한낮의 햇볕은 따듯하지만, 퇴근길엔 팔짱을 낀 채 몸을 한껏 움츠리곤 했답니다. 국화가 활짝 피는 계절이라 '국화주'를 마시며 나들이를 했다고 해요. 예전에 겨울에게 '두견주'를 선물 받은 적이 있는데(오늘의 봄이 겨울은 아니라는 사실!) 두견주와 국화주는 대표적인 '절기주'라고 하네요! (우린 절기 레터 쓸 운명인가…?)
상강 다음 절기가 뭔지 아세요? 벌써 '입동'이라는 거 있죠!!! 입동은 진짜 완전 찐 겨울 아닌가요? 상강이라는 절기가 실감이 안 났는데 입동 직전이라고 생각하니 늦가을 절기가 맞는 것 같은 느낌...(절기는 입동이지) 이상 오늘의 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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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입니다. 저는 요즘 체육인의 삶을 살고 있어요. 운동회를 3주 연속으로 하고 있거든요^.^ 물론 1주 차 운동회는 정말 즐거웠어요! 친구들과 자발적으로 진행한 작은 행사였거든요. 동네 귀여운 초등학교 운동장을 빌리고 친구의 친구들을 초대해 소규모 가을 운동회를 열었어요. 그 운동회에서 만난 친구들은 이름도 나이도 직업도 묻지 않았어요. 마치 어릴 적 놀이터에서 만난 친구들 같았달까요? 하루 종일 함께 뛰어다니고 웃고 떠들고 놀다가 저녁즈음 헤어졌답니다. 어릴 때와 달라진 점이라면… 개쓰레기같은 체력과 물보다 맥주를 찾는 방탕함이랄까… 그래도 무척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나머지 2-3주 차 체육대회는 뭐 말 안 해도 눈치채셨겠지만, 회사 운동회였어요; 직장인들 사무실에 가둬둔 죄인지 다들 진심으로 죽어라 참여하더라고요. 덕분에 주말을 잃고 운동화도 엉망이 되었지만, 직장인들이 이렇게 해맑게 웃는 건 또 처음 봐서 신기했답니다. 이제 상강도 왔고 가을 끝났으니까 진짜 운동회 끝끝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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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근데 오자마자 사라짐~! 여러분 일상이 없는데 일상을 쥐어짜내려니 사실 미치겠어요. 인생 가짜로 꾸며서라도 절기를 읽는 여러분이 순간이나마 방긋 웃길 바라는 제 맘 아실까요. 근데 번번이 실패하죠? 진짜 인생은 "에디터인 줄 알았던 내가 사실은 웹 디자이너?🤔" 이런 거니 재미있나요. 에디터 글발이 왜 이러냐고요? 뭐 세상이 다 그런 거죠. 인생도 날씨도 덥다 더워. 어째서 죽음은 차갑고 삶은 뜨겁게 느껴지는지. 삶이 이토록 후덥지근하기 때문에 쿨톤인 저는 죽음이 좋은 건지도? 제가 가을이 된 이유는 별 이유가 없었는데요. 삶과 죽음 사이에서 늘 그 온도를 넘나드는 변덕스러운 저에게 가을이라는 이름이 와서 닿은 건 어쩌면 운명이었나 봐요. 애매한 온도의 한 계절을 또 이렇게 보내네요~ 겨울에는 생각을 얼리고 실행을 해보겠습니다.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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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서에 잠겨버린 겨울🤓입니다! 상강을 기점으로 단풍이 절정이라고 하네요. 길거리 은행도 절정이겠죠? 이맘때면 길에 떨어진 은행을 밟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피하는데 열성을 기울이는데요. 동시에 아빠와의 추억도 생각납니다. 가을이면 아빠는 저희 자매에게 은행나무 열매를 볶아서 주곤 했어요. 은행 냄새를 싫어하는 엄마 때문에 꼭 베란다에서 열매를 볶았는데요. (사실상 감금된) 선선한 바람이 부는 베란다, 따뜻했던 프라이팬 열기, 잠옷 차림으로 열매를 볶아주던 아빠, 막 볶아 뜨거운 은행을 아빠가 호호 부는 동안 입맛을 다시던 저와 동생. 이 시기에는 그때의 기억이 꼭 떠오릅니다. 길거리에 열매가 터져 악취가 풍겨도 여전히 은행나무가 좋은 이유는 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년 가을에도, 그 후 가을에도 추억할 것들을 꾸준히 만들어보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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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니스 여름, 가을, 겨울|테니스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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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입니다. 이번 제철소는 도저히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왜 그럴까 싶었는데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았거든요! 퇴근 후엔 쓰러져서 밤 열 시만 되면 잠들어버렸고, 주말엔 운동회 끌려다니고 아주 바빴거든요! 그래도 뭐 하나 소개해야 한다면 조심스럽게 운동…하나 추천해도 될까요...? 사실 저와 가을, 겨울은 셋이 테니스를 함께 배워요. 그룹 레슨은 아니고 개인레슨이지만 연달아 진행되기 때문에 일요일 오전~이른 오후까지 함께하는데요. |
여러분 근데 테니스 레슨 끝나고 점심 먹을 때 테니스 얘기 안 하는 게 좋아요. 그냥 화만 나거든요^.^ 서로 오늘은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선생님이 또 어떤 가르침(화 또는 버럭)을 주셨는지 나누기 시작하면 자괴감에 빠지거든요. 근데 또 너무 재밌어 버리는 거지;; 잘하고 싶고 재밌게 하고 싶어서 욕심나는 건 테니스가 처음인데 또 연습은 누구보다 안 해요. 후 레슨 5개월 만에 라켓도 샀는데 진짜 연습... 열심히 해야겠죠? ^.^ 사실 <테니스의 왕자> 이런 거 추천하려다가 양심 있어서 뺏읍니다. '테니스 붐은 온다' 이런 분위기의 영상 추천하고 마칩니다~->(👉영상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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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펀트 인더 룸 Elephant in the room|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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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추천하는 오늘의 제철소는? 바로 <엘리펀트 인 더 룸>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말하기 꺼리는 문제, 금기시되는 주제를 뜻한다고 하네요. 저는 이 뜻을 지금 알았어요. 왜냐면 제가 추천하는 <엘리펀트 인 더 룸>은 호주산 피노 누아 와인이거든요:) 추천을 하려면 마셔야겠죠? 마시면서 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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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산도, 낮은 당도, 타닌도 낮고... 바디감은 모르겠고... 도수는 13.5도. 사실 이 와인은 제가 존경하는 선배가 선물로 주신 거예요. "이곳에서 만나 반가웠어요."라는 편지와 함께 주셨는데, 담백한 한 마디가 정말 멋진 어른 같았어요. 갈수록 적당한 온도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어렵게 생각해봅니다... 그나저나 선배는 이 뜻을 알고 주셨을까요?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모두가 알고 있지만 꺼리는 문제? 외쳐!!! 기!후!위!기!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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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rthen Op.25-1 Widmung R.Schumann|길병민, 김정원, 조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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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가을이 깊어지네요. 차가워진 밤공기가 좋아 밤 산책을 하고 싶어지는 때입니다. 물론 안 하고 있지만ㅠ. 요새 자기 전 창문을 열어놓고 잠시나마 가을밤을 느끼고 잠자리에 드는데요. 그때 듣는 노래를 제철소로 가져왔어요. 슈만의 <헌정>입니다. 연주곡도 좋아하지만, 가곡을 더 좋아해요. 👉베이스 바리톤 길병민👈과 👉소프라노 조수미👈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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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성부가 표현하는 사랑, 따뜻함을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손열음 피아니스트와 박유신 첼리스트의 연주도 좋으니 꼭 들어보세요. 가을의 깊이를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어느덧 가을의 마지막 절기네요. 헌정 가사 일부를 공유하며 마칩니다.
당신의 시선이 나를 맑게 하고 당신의 사랑이 나를 끌어올리네 그대는 나의 선한 영혼이며, 보다 나은 나 자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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