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칭찬 받기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칭찬을 받으면 고래처럼 춤을 추고, 신나서 더 열심히 하는 어쩌면 다루기 쉬운(?) 아이였는지 모른다. 엄마의 칭찬을 받고 싶어서 집안일을 했다. 형은 집안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게임만 했기 때문에 형이 하지 않는 걸 내가 하면서 엄마에게 칭찬을 받으려는 작전이었다. 나는 부모님의 속을 썩이지 않는 훌륭하고도 모범적인 자식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2. 생각해보면 부모님에게 무언가를 요구한 적이 크게 없다. 대부분 혼자서 해결하고(경제적인 것만 제외하면) 알아서 하려고 했다.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개인적인 속상함도 부모님에게 털어놓지 않은 건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다. 부모님에게 더 많은 얘기를 하며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었어야 했다.
3.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더 많은 감정을 부모님과 나누어야지.
4. 아마도 이 뉴스레터가 발송된 시점의 나는 제천에 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보기 위해 제천에 있을 거다. 제천에 가는 것도 처음, 음악영화제도 처음, 여자친구와 함께 여행을 가는 것도 처음. 많은 처음이 있는 주말이다.
5. 오늘 뉴스레터를 쓰기 전에 '이번주에는 여름 방학 휴재를 할까' 이런 생각을 했다. 까탈로그도 여름 방학인데 낫뱃다이너도 쉬어야 하지 않을까(무슨 상관인지)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어쩌다 보니 쓰고 있다. '어쩌다 보니'라는 말을 들여다본다. 그 안에 무엇이 있을까. 흐릿해서 잘 보이진 않는다. 말하고 싶다, 쓰고 싶다라는 욕구가 그 안에 있지 않을까.
6. 낫뱃다이너이기 때문에 맛집 하나를 소개해야겠다. 내가 자주 먹는 치킨 중에는 굽네 치킨이 있다. 특히 굽네 치킨은 요기요에서 할인 행사를 자주 하기 때문에 더 자주 먹었다.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오븐바사삭. 고추바사삭에 이은 바사삭 시리즈인데, 기름에 튀기지 않았음에도 바삭바삭한 맛이 일품이다. 바삭함의 느낌이 기름에 튀긴 것과는 결이 다르다. 밀도 높은 바삭함이랄까. 기름기가 적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도 않다. 사실 지금도 한 마리 시켜놓고 기다리는 중이다.
7. 치킨 한 마리 더 추천하려고 한다. BHC에서 파는 치퐁당이라는 치킨이다. 이 치킨은 튀김옷에 새우깡가루를 잔뜩 묻힌 느낌이다. 그래서 해산물 향이 풍부하게 나는데, 해산물의 시원한 맛이나 깊은 맛은 아니고 새우깡이나 꽃게랑 같은 맛이다. 해산물 가루를 듬뿍 넣어주고, 그것만 먹어도 맛있기 때문에 종이스푼을 함께 넣어주는데 크리스피한 치킨을 좋아한다면, 새우깡을 좋아한다면 인생 치킨이 될 거다.
8. 이번주에 가장 분노했던 말은 "솔직히 비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한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의 말이다. 그것만큼이나 화나게 한 건 그 의원 대신 변명해주는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말이다. "김 의원이 장난기가 좀 있다. 평소에도"
9. 오늘은 노래도 한 곡 들어보자. 김수영의 '사랑하자'. 나를 돌보는 일을 멈추지 말자. 나를 사랑하는 건 누구도 해줄 수 없는 내가 가장 잘해야 하는 일이다. 이 노래는 여자친구 덕분에 알았다.
10. 뉴발란스1906R이 8월 12일 오전 11시에 출시됐다. 구매할 생각은 없었다. 11시 5분에 공식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전 사이즈 품절이다. 이럴 일인가? 가질 수 없으니 더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사진 않을 거다. 구경하고 싶으면 여기를 클릭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