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VR 익스팬디드'에서 베니스 '이머시브'로
베니스 이머시브 공식 이미지 (출처 : 베니스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베니스의 위상은 독특합니다. 전통적인 3대 영화제(칸/베를린/베니스) 중 하나이자, 이머시브 3대 페스티벌(선댄스/트라이베카/베니스) 중 하나이기도 하죠. 영화제로서는 무게감이 조금씩 약화되는 추세지만, 반대로 이머시브 영역에서는 매년 존재감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상반기에는 프리미어 하는 XR 작품들이 선댄스/SXSW/트라이베카 등으로 갈린다면 하반기는 거의 모든 프리미어 작품들이 베니스를 향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올해 베니스 XR 부문은 기존 'VR 익스팬디드'라는 명칭을 버리고 트라이베카, 샌드박스 등과 마찬가지로 '베니스 이머시브'라는 이름을 새로 달았습니다. 이제 이 영역은 'XR'이라는 기술 중심 용어에서 '이머시브'라는 경험 중심 용어로 재정의되는 듯 합니다.

이번 베니스 이머시브에서는 총 43편의 작품이 소개되는데, 그 중 경쟁부문이 30편, 비경쟁부문 10편, 그리고 영화제 차원의 기획개발 지원작인 '비엔날레 컬리지 시네마' 작품이 3편입니다. 그 외 베니스 영화제는 영화제 기간 중 VRrOOm과 협력하여 VR챗에 '베니스 이머시브 월드'를 만들어 운영할 예정이고, VR챗 월드 중 30개를 공식 선정하여 영화제 기간 중 소개하게 됩니다. VR챗 문화를 다뤄 화제를 모았고, 얼마 전 HBO에 공개된 후에는 대중적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는 'We Met in Virtual Reality'의 VR챗 내 특별상영도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이 또한 기대가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적으로 관심이 가는 건 경쟁부문 라인업입니다. 그 중에서도 아는 이름들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페이버 버드'를 만든 3DAR의 신작 'Eggscape', '비트', '페더', '클랩'을 만든 이토 케이스케의 신작 'Typeman'은 또 어떤 놀라움을 선사하게 될까요? 상반기 공개된 바 있는 '검볼 드림스'와 '레드 테일'은 또 어떻게 발전했을까요? 'Jailbirds'를 만든 토마스 빌푸 감독의 '만달라', '글림스'를 만든 제작사 일렉트릭 스카이즈의 신작 'Kindred', '쿠순다'를 만든 NowHere Media의 신작 'Darkening' 역시 호기심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한국작품으로 유일하게 초청된 구범석 감독(EVR)의 '시인의 방'이 현지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킬 지도 기대가 됩니다. 
한국작품으로 유일하게 올해 베니스 이머시브에 초청된 '시인의 방'
하지만 개인적으로 계속 눈길이 가는 작품을 꼽으라면 저는 '피키 블라인더스 : The King's Ransom'과 샤넬이 제작사로 참여한 'Rencontre(s)'를 언급하게 될 것 같습니다. 
피키 블라인더스 : The King's Ransom
피키 블라인더스 베니스 이머시브 이미지 (출처 : Russ Harding(제작사 CCO) 트위터)
'피키 블라인더스'는 현재 시즌 6까지 방영된 BBC 드라마로 국내에서도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아직 못 봤습니다) 이 작품의 매력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영국에서의 높은 인기 때문인지 이 IP를 활용한 트랜스미디어적 시도가 자주 눈에 띕니다. 이미 게임 Peaky Blinders: Mastermind가 2020년 출시됐고, 현재 이머시브 공연으로도 팬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VR입니다. VR 작품 자체도 궁금하지만 팬들로 하여금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는 원작의 매력이 무엇인지 더 궁금해집니다. 
피키 블라인더스 VR 트레일러 (출처 : Upload VR, 2022.2.11)
샤넬이 참여한 VR 작품 - RENCONTRE(S)
공식 포스터 이미지 (출처 : XR Must)
(어떻게 발음해야 할 지 망설여지는) Rencontre(s)는 사실 연출자인 '마티아스 쉘부르'의 신작이어서 관심이 갔던 작품입니다. 마티아스 쉘부르는 이제는 VR 이머시브 연극의 전설과도 같은 작품이 된 'Jack VR'의 연출자죠. 그의 신작은 다시 한 번 이머시브 연극일까요? '다중감각(Multisensory) 이머시브 경험'을 표방한 이번 작품의 배경은 1921년 파리라고 합니다. 관객은 어네스트 보(샤넬 넘버 5를 만든 그 조향사)가 되어 가브리엘 샤넬과의 미팅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관객(=어네스트 보)은 자신이 새롭게 만든 다섯 개의 향을 샤넬에게 프레젠테이션 해야 합니다. 물론 당연히 넘버 5가 있겠죠. 즉, 전설이 탄생하는 순간을 함께 하는 경험입니다. 너무나 브랜디드 콘텐츠 같은 설정이죠. 네, 샤넬이 직접 제작사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실제 향수들도 활용되는 것 같구요. 

제가 궁금한 건 이 작품이 어떻게 소개/전시/상영되느냐입니다. 이건 올해 국내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명품 브랜드의 '몰입형 전시' 개최 트렌드와 궤를 같이 하는 프로젝트였던 것일까요? 참고로 목소리 연기는 마리온 꼬띠아르가 참여했다고 합니다. '경험'해보고 싶네요. 
공식 트레일러 (출처 : XR Must)
[뉴스] 미싱 픽쳐스, VR Awards 올해의 VR 영화 최종후보 선정
올해로 6회째를 맞는 VR Awards는 AIXR(The Academy of International Extended Reality)이라는 단체가 주관하는 시상식입니다. 엔터테인먼트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교육,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XR 성과들을 소개하고 시상하는 컨셉인데, 2022년 '올해의 VR 영화(VR Film of the Year)' 부문 최종 후보에 기어이가 공동제작으로 참여한 '미싱 픽쳐스(Missing Pictures)'가 올랐다고 합니다. 최종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아직 모르지만 영광스럽고 감사한 소식입니다. 참고로 작년에 해당 부문 수상작은 '페이버 버드'였습니다. 

올해 전 부문의 최종 후보 리스트가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참조해 주세요. 
이미지 출처 : VR Awards 홈페이지 (기어이의 마지막 i를 빼먹은 건 아쉽다. 왜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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