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피고인의 형량을 결정할 때 여러 요소를 고려합니다.

■ 코트워치 노트


안녕하세요. 최윤정 기자입니다.

 

지난겨울 제주지방법원에 다녀왔습니다. 피고인 D의 2심 공판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D는 제주공항 폭탄 테러와 흉기 난동을 예고했다가 붙잡혔습니다. 범행 당시엔 서울에서 생활했지만, 지금은 제주구치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재판을 마치고 D에게 즉일선고(변론이 끝난 날 바로 선고)¹했습니다. 형량은 징역 2년 6개월. 1심보다 1년이 늘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형량을 결정할 때 여러 요소를 고려합니다.

 

범행의 내용뿐만 아니라 범행 이후 정황, 피고인이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등도 확인합니다.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면, 더 나아가 피해자가 피고인의 법적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재판부는 형량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

 

합의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상당한 피해 회복(공탁 포함)’이 인정되면 피고인에게 유리합니다.

 

형사 사건에서의 ‘공탁’은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을 때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돼 왔습니다. 피고인이 피해자 몫의 손해배상금, 위로금 등을 법원에 맡기는 제도입니다.

 

공탁금을 원하지 않는 피해자는 법원에 회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공탁, 시간이 촉박해 피해자가 의사를 밝히지 못한 공탁을 양형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재판부 재량입니다.

 

2022년 12월부터는 특례제도가 시행됐습니다.

 

주소와 주민등록번호 같은 피해자 인적사항을 몰라도 돈을 맡길 수 있게 됐습니다. 피고인이 피해자 정보를 알아내려고 하는 과정에서 2차 가해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고, 공탁법이 개정됐습니다.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법조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와 같은 요구가 있었다고 합니다.

 

‘피고인과 변호인 입장에서는 (합의는 차치하고) 공탁이라도 하고 싶은데 공탁도 못 한다’는 이유에서요.


피고인 D와 변호인도 특례제도를 이용해 공탁했습니다.

 

추가 공탁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2심 재판부에 가장 먼저 밝혔고요. 재판장은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다는 건 알겠다”고 했지만, 계속 의문을 던졌습니다.

 

D의 혐의가 (위계)공무집행방해죄였기 때문입니다.

 

공무집행방해죄 양형 기준에도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이 감경요소로 들어가 있습니다만, D 사건처럼 국가 보호와 관련된 범죄는 공무원 등 피해를 실질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피해자 개인이 있는지부터 판단하게 됩니다.

 

(이날 제주지법 법정에서 있었던 일은 아래 기사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 *

 

범죄로 인한 피해가 실질적으로 회복되었는가.

 

그 여부와 상관없이 피고인의 일방적인 공탁 행위를 감경요소로 평가한다면,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피해 회복’의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옵니다.

 

¹ 형사소송법에 “판결의 선고는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실제로 이런 즉일선고는 드뭅니다.


■ 코트워치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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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6일, D는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내일 2시에 제주공항 폭탄테러하러 간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을 발견한 제주 경찰은 제주공항에 특공대를 투입해 수색 작업을 했습니다.
약 한 달 뒤 구속된 D는 경찰 조사에서 “경찰이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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