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문화재단) 2023 화성 in 서재「주간 북레터」- 매주 목요일, 화성시립도서관에서 전하는 책편지
Vol. 125. (2023. 8. 10.)

김신회가 간다 간다 간다!

  2년 전 이맘때, 나는 기나긴 무기력과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코로나19로 강연과 수업이 줄줄이 취소되고, 독자들을 만날 수 있는 창구도 막혀 그야말로 집에만 누워있었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다는 현실을 타개해보고자 몸을 일으켜 보기로 했다. ‘독자들이 나를 만나러 올 수 없다면 내가 독자들을 만나러 가보자!’ 그 각오로 시작한 것이 <김신회가 간다 간다 간다>다.

  줄여서 <김간다>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도 시의 동네 서점을 돌며 북토크를 진행하는 이벤트다. 직접 책방에 연락을 돌려 “저 김신회라고 하는데요. 북토크 하실래요?”라고 제안하며 독자와의 만남을 셀프로 꾸렸다. 운 좋게 세 도시에서 초대받게 되었고, 혼자 운전해 전국을 횡단했다. 그때 처음으로 시도해본 ‘전국 순회 북토크’를 올해 재개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서점들의 신청을 받았다. 2년 전과 다르게 전국 어디든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었으니 ‘나를 원하는 서점이 있다면 달려가겠다’라는 심정이었다. 소셜미디어에 호기롭게 공지 및 신청 방법을 올렸지만 걱정됐다. ‘아무도 신청을 안 하면 어떡하지?’

  감사하게도, 여섯 군데의 동네 서점에서 신청서가 도착했다. 그리하여 <2023 김간다>의 동선은 충남 계룡, 대구, 남해, 일산, 평내 호평. 다섯 도시에서 여섯 번의 북토크를 갖게 되었다. 서점에 따라 각기 다른 북토크 주제를 잡고, 일정을 정리하고, 카센터에 가 장거리 운전을 위한 자동차 점검을 받았다. 체력 증진을 위해 급하게 매일 홈트레이닝도 했다. 짐을 챙기고, 개를 맡기고, 운전대를 잡으니, 이미 마음은 여행을 앞둔 사람처럼 두근댔다.

  나흘 동안 약 1,000㎞를 운전하며 다양한 독자들을 만났다. 분명 같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는데도 단 한 순간도 같은 시간이 없었다. 매번 많은 말을 쏟아내느라, 장시간 운전으로 컨디션이 바닥인 날도 있었지만, 새로운 서점에 발을 들여 독자들 앞에 앉는 순간 피로가 날아갔다. 깔깔 웃으며, 때로는 눈물을 삼키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는 사람들. 이 순간만큼은 온전히 내 편인 사람들 앞에서 실컷 어리광을 부렸다.

  마지막 북토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피곤은커녕 내일이라도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려고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 나흘 동안 만난 사람들 얼굴이 줄줄이 떠올랐다. 올해의 김간다 역시 혼자 한 게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과 함께 이끌어간 시간이었다.

  나흘 동안 방문한 서점의 책방지기님들에게 책을 한 권씩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구매한 책 중 두 권을 소개한다.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

  여름방학 동안 낯선 집에 맡겨진 소녀. 하지만 객식구로 보낼 줄 알았던 아이의 여름은 인생 최고의 여름이 된다. 친부모보다 더 마음으로 아이를 챙기는 어른들 덕분에. 아이는 이렇게 읊조린다. ‘부끄러운 일도 비밀도 없는 이곳이 당분간 내 집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처럼 불행한 존재는 없는 것 같다. 아이가 크는 데엔 그 어떤 것보다 사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많이 웃고 많이 행복하기만을 바랐다. 자신이 있는 곳에서 부디 최고의 여름을 보내기를.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

노라 에프런 지음, 김용언 옮김 | 반비 | 2021

  10대부터 30대까지 나는 미국 로맨스 영화에 열광했다. 온갖 우연과 기적으로 점철된 러브스토리를 보며, 미국에서는 그게 마치 발에 채듯 벌어지는 상황일 거라 생각했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유브 갓 메일>등 대부분 노라 에프런이 감독한 영화였다.

  사랑을 말하던 그가 이제는 나이 듦에 대해 이야기한다. 성공만 있는 줄 알았던 그의 인생에도 실패작이 가득하다고, 늙을 줄 몰랐던 몸이 늙어가고, 잘 내려오는 일만 남은 인물이 되어가는 심정을 담담하게 펼쳐 보인다. 나 역시 언젠가 이런 글을 쓰게 될까.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도서관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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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화성시립도서관 <독서의 달>
행사 운영 안내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환경 주제 북 콘서트>를 개최합니다. 시민 여러분께 도서관의 문화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고, 기후 위기 극복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익한 시간을 마련하였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 운영 일시: 2023. 9. 9.(토) 14:00~16:30

✅ 운영 장소: 동탄복합문화센터 반석아트홀

✅ 참여 대상: 초등학생 이상 400명

✅ 참여 신청: 2023. 8. 28.(월) 09:00~선착순 마감 / 화성시 통합예약시스템(전석 무료)

✅ 문의 사항: 031-8015-8273~4 (독서문화진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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