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에서 총 세 개의 보고서(이슈브리프)가 나오는데요. 이번에 발간된 첫 번째 이슈브리프에선 한국에서 청년 담론이 지난 15년간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정리한 뒤에 어떻게 ‘담론적 전복’과 ‘운동과 담론의 공진화’를 꾀하고 있는지를 담아봤습니다.
저희 뉴스레터를 눈여겨 본 분들은 LAB2050이 ‘연구활동가들의 문제해결 플랫폼’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아실텐데요. 우리가 왜 연구와 활동의 접목을 추구하는지, 연구활동가란 주체를 통해 어떤 변화를 꾀할 수 있는지 등을 이번 보고서에 담았습니다.
이번 보고서를 쓰면서 많이 참고도 하고, 영향도 받은 세 권의 책이 있습니다. 바로 『공정 이후의 세계』(김정희원 저), 『그런 세대는 없다』(신진욱 저), 『청년팔이 사회』(김선기 저) 입니다. 보고서에 인용도 했지만, 세 권의 책을 통해 담론의 변천을 추적하고, 새로운 담론의 가능성도 모색해볼 수 있었습니다. 책의 저자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특히 이번 연구에는 부채, 주거, 니트(NEET), 문화 등 각자의 영역에서 5년 이상 경력이 있는 활동가들이 참여했는데요. 각 영역의 연구 내용들이 2차, 3차 이슈브리프에 담길 예정입니다.
보고서에 담긴 좌담회의 인상적인 발언을 하나 소개하며 첫 수요랩레터를 마치고자 합니다. 이주형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의 발언입니다.
“청년 당사자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스스로에 대한 반성도 많이 하고, 왜 지금에 이르렀을까에 대한 고민도 심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단적인 사례 중에 하나로 최근 지역에선 청년의 나이 기준이 쟁점이거든요. 지역의 조례에서 청년 기준이 제각각이었고, 경기도와 부산 등이 안 올리려고 버티다가 이제 대부분 만39살로 다 올라가는 추세이고, 현재 만34세까지를 청년으로 규정한 청년기본법도 개정될 것이라고 봐요. 도봉구는 청년의 범위를 아예 만45세까지로 조례를 바꿨습니다. 이런 논의가 나오는 이유는 ‘내가 35살이거나, 40살이면 왜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냐’, ‘이거 역차별이다’는 문제 제기 때문이거든요. 청년 정책의 지원 여부를 둘러싸고 여러 주체들 간에 경쟁하고 경합하는 전장이 만들어진 것이죠.
그런데 초창기 청년 담론을 제기한 사람들은 정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저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우리가 제기하는 청년 담론은 ‘큰 전쟁을 준비하는 작은 전투’라고요. 청년 담론은 청년이라는 새로운 주체를 발굴하고 호명하는 전략으로서 의미도 있고 청년 삶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도 있었지만, 청년이 겪는 문제가 청년만의 것도 아니잖아요. 주거나 부채 등의 문제를 청년만 겪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럼에도 당시엔 청년을 앞세워야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고, 함께 목소리를 낼 사람도 모이고, 지자체를 통해 정책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었죠. 하지만 그렇게 청년을 앞세워 어떤 정책을 기획하는 취지는 청년만 혜택을 누리게 하자는 것이 아니었거든요. 오히려 청년부터 시작해 모든 시민에게 확장하자는 취지가 있었습니다. 청년 수당도, 청년 월세지원도 마찬가지였어요. 사실 일반 시민들의 월세를 지원하는 정책은 없잖아요. 기존의 관념을 깬 정책이 월세지원입니다. 그 정책을 설계하고, 지지하고 운동을 벌였던 사람들은 청년부터 시작해 확대하자는 생각이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