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사건 때 잠옷 바람으로 끌려간 오빠가 몇 달 후 돌아왔지만, 어린 춘옥을 제외한 가족의 시간은
Pausing by POPOPO MAGAZINE
님에게 
오늘은 4월 3일. 비오는 수요일 입니다. 한 주의 중간 고개를 넘어가는 수요일을 '험프데이'라고 부르죠. 76주년 추념식이 열린 오늘 아침. 제주에도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비를 입고 그 자리를 지키는 얼굴들을 뉴스 카메라가 클로즈업할 때마다 여러 감정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살아남은 자의 책임감과 그리움, 잊을 수 없는 상흔의 흔적들이 한데 엉켜 어떤 사연이 있을지 묻고 싶어집니다. 오늘 레터는 이제 제주 종달리 최고 해녀가 된, 76년 전 소녀의 시선으로 시작합니다.

1948년 4월 3일. 종달리에 살던 소녀는 

 ▶️SIDE A : 나누고 싶은 이야기
    - 4월 3일 그리고 종달리 최고 해녀
    - [4월 이달에 '캥거루'님] '나' 최적화 블로그 

 ▶️SIDE B : 함께 만들어 가는 이야기
   [방장님의 프랑스 방구석 통신] 오늘의 헛소리
   [캥거루의 뛰다가 생각했어]
들어야 할 시간
   [김작가의 프로젝트 B안]
문을 나온 너에게
   [기록하는 비꽃] 안단테와 프레스토
   [엄마의 영화관]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고 있나요?
   [에스텔의 프라하 육아일기] 삶을 누리는 사람들의 나라, 유럽
   [사부작사부작 손꼬마] 안온한 날들
   [News] 포텐 여러분 함께 해요!
   
- [4월 이달에] 10년차 마케터가 알려주는 '나' 최적화 블로그

#Scene 1. 1948년 제주도 구좌읍 종달리
"먹고 살기 힘들어 해녀가 되었다." 2024년 1군 해녀 김춘옥 삼춘(*제주에서 남녀 구분 없이 어른을 뜻하는 단어)의 이야기는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3 사건 때 잠옷 바람으로 끌려간 오빠가 몇 달 후 돌아왔지만, 어린 춘옥을 제외한 가족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소학교에 가서 공부해 정치인이 되어 오빠를 구해올 수 있다고,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쓴다는 오늘 수업에 꼭 가야 한다고 울부짖던 소녀는 결국 바다로 향했다. 배를 곯지 않으려면, 집에서 저만 바라보는 가족을 외면할 수 없었던 제주의 소녀들에게 바다는 부엌이자 거스를 수 없는 숙명이었다. 물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면서 소녀들이 흘린 눈물이 잔잔한 풍랑 사이의 윤슬로 떠오르지 않았을까.

#Scene 2. 얇은 명주 천 한장

얼음장 같은 바다에 뛰어 들 때도 유일하게 걸쳤던 실오라기. 얇은 앞치마 한 장이 사철 해녀복이었다. 겨울엔 30분 물질하고 나와 밖에서 몇시간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옛날엔 추워서 죽는 사람이 많았어." 최고령 해녀의 담담한 목소리에 그 계절이 바뀔 때마다 피고 졌을 얼굴들이 묻어난다. 해산물을 가득 실은 바구니 만큼이나 무거웠을 만삭에도 유일무이한 옷가지였다. 해녀하면 떠오르는 검정 바디슈트와 물안경이라는 최소한의 보호장비도 신식문물이었다. 내 숨만큼만 일용할 양식을 허락하는 바다라는 어머니를 파고 들며. 그저 오늘 하루도 무사할 수 있도록 바라며 드넓은 품을 누볐을 것이다. 7~9월 산란기에는 바다의 양식을 꺼내오지 않는다. 이런 공동체 문화를 인정받아 2016년 제주해녀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Scene 3. 망망대해의 어선 갑판은 산실이 되고 

만삭의 해녀들은 진통이 시작되면 수면 위로 달음박질 쳐 손을 휘휘 저었다. 지나가던 고깃배가 산모를 건져 올린 어선은 산실이 되었다. 생선과 그물로 어지로운 통통배 갑판 위로 생살을 찢고 생명이 탄생하는 현장이 펼쳐졌다. 탯줄은 생선을 손질하던 투박한 칼로 잘랐다. 소독은 커녕 위생 조차 생각할 겨를 없이 삶과 죽음의 경계선 사이를 출렁거리며 육지를 향해 출력을 높였다. 산모와 세상에 갓 태어난 아이는 육지로 가기까지 추위라는 관문을 버텨야 했다.

출산이라는 극한의 상황이 아니어도 겨울이면 추워서 얼어 죽는 해녀가 많았다. 그 차가운 물에 첨벙, 뛰어들기 전에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비장한 각오? 그보다 집안의 유일한 가녀장이라는 현실이 등을 떠밀었을 것이다. 선택은 사치였다. 목구멍이 포도청인 가난이 죄였다. 대여섯부터 물질을 시작해 더 이상 물질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상하기 전까지. 소녀들은 보호 장비 하나 없이 맨 몸으로 생업의 최전선에 내던져졌다. 말 그대로 어린아이들이었다. 


#Scene 4. 2024년 최고 해녀가 된 김춘옥

59세. 종달리 아기 해녀의 나이. 우도에 20대 해녀가 생겼다. 해남을 지원하는 신출내기 후배들의 지원도 늘고 있다. 이 반가운 소식이 한시적인 유행에 머물지 않고 제주 억세만큼 강하게 뻗어내려 나갔으면. 15~20년 후엔 해녀는 사라질 것이라는 종달리 최고 해녀 삼춘의 염려가 기우로 남기를. 바람이 늘어간다.

과연 20년 뒤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기억할까? 현재진행형? 혹은 지켜내지 못한 과거의 유산? 해방 이후 최대의 비극이라 불려 온 제주 43사건은 어떠할까?

살아남은 이들에겐 기록할 책임이 있다. 매일의 풍랑과 맞서 싸워 오늘을 지켜 낸 당신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니 당신의 이야기는 계속 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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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캥거루님의 짧터뷰
1. 캥거루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10대 아이를 키우고 있는 캥거루라고 합니다.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고요, 마케터로 일해오고 있어요. '캥거루의 뛰다가 생각했어'라는 칼럼을 연재중입니다. 

2. 칼럼명이 사랑스러워요. 러닝 중에 떠오르셨을지고 궁금해요.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자체가 마치 달리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당탕탕 살아가다가 문득 치고 들어오는 생각들을 글로 써보고 싶었습니다.


3. 블로그 특강을 준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요즘 기록의 중요성과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데요. 포텐 여러분의 기록을 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그 과정에서 기록에 더 흥이 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었어요. (저는) 아무도 보지 않는 글은 쓰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4. 어떤 부분에서 참가하시는 분들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나요?
자유롭게 쓰는 블로그일지라도 더 많이 읽히고 싶은 글이 있으시다면 현재보다 조금 더 잘 노출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5. 글쓰기도 블로그도 제일 중요한 건 지속성이라고 생각해요. 근래도 좋고 예전도 좋은데 질리지 않고 오래 해왔던 취미나 일이 있나요?
3년째 검도를 해오고 있어요. 검도를 배울 때 제가 좋아하는 말이 하나 있어요. 저는 배가 나오고, 관절이 쑤시고, 허벅지 근육이 빠질 때 즈음 뒤늦게 검도를 배우기 시작했는데요. 이 한 마디 때문에 죽으나 사나 검도를 계속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검도에는 재능이 없어요. 될 때까지 하는 겁니다.”

6. 오랫동안 글을 쓸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인가요?
마감과 읽어주는 분이 계시다는 점이 가장 큰 동력이라고 생각하고요. 글로 풀어내면 마음이 정리되어 쓰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었어요.

7. 돈 버는 블로그 강의가 아니라 나를 브랜딩하는 블로그로 컨셉을 잡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둘을 양분해 생각하기보다는 수익화 블로그도 궁극적으로는 나에게 최적화된 블로그여야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번 강의가 수익화 블로그 강의와 전혀 다른 새로운 무언가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다만 목적이 다르면 과정이 달라질 수밖에 없거든요. 우선 내게 맞는 블로그를 만들고, 원하는 글을 제대로 노출하는 법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8. 꾸준하게 우직하게 일관되게. 이런 수식어와는 거리가 먼 속도전쟁의 시대에 사는 것 같아요. 캥거루님이 좋아하는 수식어는 무엇인가요?

'느리지만 꾸준하게'라는 말을 좋아해요. 저는 성격이 급하고, 꾸준하게 무언가를 하는 일에 서툴러요. 그러다 보니 가끔 느리고 여유롭게 무언가를 꾸준히 했을 때 성취감이 커서 이 말을 좋아해요.


9. 일로서의 블로그가 아니라 개인 블로그로 접근할 때, 캥거루님에게 온라인이라는 공간은 어떻게 다가오나요?
조심해야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온라인에 배포된 정보는 확대 재생산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어렵지만 가능한 개인적인 내용은 최대한 거르는 편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 글쓰기를 할 때의 제 마음은 대나무밭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던 그 누군가와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이건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라고 생각되는 주제를 글로 써요.

10. 특강에서 어떤 분들과의 만남을 고대하시나요? 포텐이라는 애칭처럼 서로의 잠재력을 발견한다던지 특강에서 어떤 걸 배워가셨으면 하는지 궁금합니다
가끔은 공들인 포스팅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슬쩍 찾아오신 초보 네이버 블로거분들을 기다립니다.
제가 준비한 강의는 예시를 바탕으로 속도감 있게 기술 전수의 느낌으로 진행될 거예요. 감성도 1 티스푼 정도 있을 예정이지만, T의 가면을 쓰고 강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캥거루 가면 쓰고 등장하실 예정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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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4월 캥거루 에디터의 <'나' 최적화 블로그>🐰
🐰포포포 매거진 8호 궁금하면 드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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