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잎이 돋는 순간' 허브티 이야기
안녕하세요. 지금 제가 앉아 있는 곳은 저희 집에서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는 '꿈이랑도서관' 입니다. 가까이 있는 '산양우체국'에 가서 꾸러미들을 부치고 여기로 왔어요. 오는 길에는 아주 환하게 피어난 목련들을 보았고요, 도서관 들어오기 전에는 뒷마당 볕 잘드는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햇볕을 쬐며 책을 읽었답니다. 꾸러미 마무리와 포장, 발송에 더해 가족일들까지. 요 며칠 내내 단거리 질주하듯 바쁜 날들을 보냈는데, 잠깐이었지만 달디단 휴식시간이 고맙더라고요. 도서관 안으로 들어와서는 책을 반납하고,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서, 종이티백에 담아온 "새잎이 돋아나는 순간" 허브티를 우려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저는 작은 도자기컵을 천주머니에 넣어서 가방에 넣어다니는데요 (+티백들도 여러 종류로 챙겨다니지요!) 이렇게 텀블러/보온병+컵+티백 삼총사가 정말로 좋아요. 어디서든 쉽게 티타임을 누릴 수 있고, 특히 따뜻한 컵을 감싸쥘 때의 온기도 함께 누릴 수 있답니다.
이번 꾸러미에 함께 보낸 특별선물! 기존 구독자 분들께는 '일기일회' 라는 블렌딩을 & 신규 구독자 분들께는 지난 겨울 블렌딩 '하늘을 올려다보는 몸짓'을, 약 7~8g 정도 분량으로, 평소 제가 바깥에서 즐겨쓰는 종이티백 2장을 함께 넣었어요. 혹시 시간 여유가 되신다면, 봄나들이 가실 때 봉투째 챙겨가셔서, 봄바람 맞으며 느긋한 티타임을 누리시길 바라면서 열심히 담아보았습니다. '일기일회' 블렌딩은요, 그동안 비밀리에 ^^; 제작해온 블렌딩 시리즈에요. '일생에 단 한번' 이라는 뜻처럼, 다시 만들기 어려운 블렌딩, 이를테면 구하기 어려운 재료, 그때그때 특별한 재료가 있을 때나, 혹은 여러 번 테스트를 거치면서 구성 비율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할 때.. '처음이자 마지막'인 블렌딩이니 '일기일회'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고요, (뮤지션의 1집-2집처럼) 다른 이름을 붙여가며 쭉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기일회 202603' 버전에는 지난 가을 공공디자인페스티벌 이벤트를 위해 만들었던 '풀숲 사이로 난 오솔길', 그리고 이번 겨울방학 여행중 오노미치에서 만났던 친구가 준 독일 허브티가 섞여있어요. 독일의 허브농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일본인 친구 모에카랑은 신기하게도 대화가 아주 잘 통했는데요, 저도 허브를 다루고 있다고 했더니 정말 반가워하면서, 헤어지기 전 가방에서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내가 키운 허브들인데 마셔봐' 라며 작은 봉투를 건네주었어요. 홀리바질과 레몬밤, 민트가 잘 섞인 블렌딩이 참 맛있었지요. 멀리서 온 이 허브티를 혼자만 마시는 것보다, 이렇게 차에 담긴 이야기와 함께 널리 나누면 좋겠다 싶어서 '일기일회' 블렌딩으로 만들어서 선물로 보내보자고, 마음먹게 되었지요. (앗 이렇게 길게 적다보니 이번 '일기일회'를 만나보지 못하신 신규 구독자 분들께 마음이 쓰이네요.. ^^; 대신 보내드린 겨울의 블렌딩을 맛있게 드셨기를 바라며.. 언젠가 새로운 버전의 '일기일회'로 다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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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이번 블렌딩 '새잎이 돋는 순간'은 어떻게 드시고 계실지 궁금해요. 이번 블렌딩도 맛의 범위가 다양한 재료들이 폭넓게 섞여 있다보니, 우릴 때마다 그 구성비율이 달라지면서 맛이 조금씩 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오늘 제가 우린 티백 (맨 아래 부스러기들을 모아 담은..)에는 자잘한 가루들이 많아서인지 지난 번 우렸을 때보다 더 구수하고 그윽한 땅의 느낌이 많이 납니다. 흙속에서 싹을 틔워올릴 순간을 기다리고 있을 씨앗들을 떠올리게도 되네요. 맨 처음 '봄마중 허브티' 에 맞춰 구상한 아이디어로 블렌딩을 만들어 맛을 보았던 때는, 더 잎사귀 허브들 위주여서 꽃향기 같고 봄바람 같은 가벼운 느낌이 강했는데요, 그보다 더 묵직한 느낌도 함께 전달하고 싶어서 일부러 몇몇 잎재료들을 덖어서 더하고, (지난 블렌딩의 주인공이었지요~) 민들레뿌리도 살짝 더했답니다. 재료를 팬에 살살 덖는 건 9년 전 허브 자격증 수업을 들을 때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방법이었어요. 한창 준비하고 있는 이곳 통영의 작업실을 시작하게 되면, 함께 저희 밭에 가서 재료를 모아오고, 제가 쓰는 도구들을 보여드리고, 필요하면 직접 덖어도 보고..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마음껏 전달해드릴 수 있는 허브 수업을 열어보려고 합니다. 와아..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콩콩 들뜨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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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열흘 가까운 날들이 지나, '통영시립도서관'에 앉아 적다 만 편지를 이어갑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두꺼운 외투 없이, 가벼운 가디건 차림으로 밖에 나왔어요. 저희 집 정원의 동백은 나날이 더 환하게 피어나고 있고요, 매화는 이제 거의 다 떨어진 것 같아요. 조만간 다음 순서 벚꽃이 찾아오겠지요. 이렇게 나날이 '새 꽃잎이 돋는 순간'을 눈여겨보며 가까워오는 봄을 실감합니다. 이번 편지에서 함께 나누고픈 노래는 슈베르트의 가곡 '봄의 찬가' 에요.
부드러운 바람, 잠에서 깨어나 밤이나 낮이나 속삭이고 살랑대며 온 세상 가 닿지 않는 곳 없네 오 신선한 향기여, 새로운 소리여 그러니 가엾은 마음이여, 근심하지 말아라 이제 모든 것이, 모든 것이 새로워지리라
날마다 온 세상은 아름다워지니 또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알 수 없다네 끊임없이 꽃은 피어나 저 멀리 깊은 골짜기에도 만발하였네 그러니 가엾은 마음이여 고통을 잊어라 이제 모든 것이 모든 것이 새로워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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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온 세상은 아름다워지는' 좋은 봄날의 다정한 친구로 '곰과 호랑이 허브'의 허브티가 곁에 머무르기를 바랍니다. 아름다운 봄, 눈부신 봄, 평온한 봄날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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