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laced Newsletter Vol. 43 (6월 2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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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분쟁 #전쟁과_난민 #인도주의적_위기 #수단은_왜_이렇게_분쟁이_길까

🌎 국제이슈 톺아보기

출처: 인스타그램 @african_stream

수단 군부의 집권세력과 비정규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apid Support Forces, RSF) 사이의 충돌로 시작된 수단 분쟁은 지난 4월 15일부터 휴전 합의와 무산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민들을 탈출시킨 소위 ‘프라미스(promise)’ 작전을 중심으로 보도되었죠. 하지만 수단의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고, 여전히 수많은 희생자와 국내실향민, 난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수단 분쟁이 왜 발생하게 되었는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수단 분쟁을 이해하려면 10년 전의 ‘다르푸르 사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다르푸르는 수단 서부의 한 지역인데요. 2003년 당시 독재자였던 전 대통령 오마르 바시르는 지역 차별과 식량 부족 문제 등에 저항하며 봉기한 다르푸르의 토착민을 ‘반군을 지원한다’는 혐의로 잔혹하게 공격했어요. 이때 현 분쟁의 핵심 인물인 압델 파타흐 부르한(Abdel Fattah al-Burhan; 현 정부군 지도자, 당시 다르푸르의 정규군 사령관)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Mohamed Hamdan Dagalo; 현 RSF의 지도자, 당시 바시르가 정규군으로 인정)는 다르푸르에서 각각 세력을 키웠습니다. 한편 2011년 남수단 독립의 영향으로 주요 수입원인 석유를 대거 잃으면서 수단 정부는 긴축 정책을 시행했어요. 그리고 2018년에 빵값 3배 인상으로 대표되는 물가 폭등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면서📢, 두 사람은 손을 잡고 2019년에 바시르를 축출했습니다. 이후 ‘임시 과도정부’가 들어섰지만 문민정부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어요. 2021년에는 다시 부르한 장군이 실권을 장악했고, 다갈로는 2인자로 권력을 분점해 연합군부정권을 수립했는데요. 앞선 2019년에는 민정이양을 약속하는 ‘수단정치기본협정’도 체결되면서 수단에도 희망이 찾아오나 싶었지만, 현재의 분쟁은 민주정부 수립을 앞두고 양측 사이에서 발생한 주도권 싸움이 군사적 충돌로 발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각에서는 수단이 ‘또 다른 시리아’가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더욱더 복잡한 내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수단이 7개국과 국경을 접하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에 위치해 있어 국제적 여파🌐 역시 심각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금이나 석유 같은 지하 자원을 갖춘 수단이 외국으로부터 군사 지원을 받는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정치·경제적으로도 외세의 영향에서도 자유롭지 못해 대리전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는데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국제 사회가 수단 분쟁 중재에 나서는 가운데, 정전협상은 끊임없이 체결과 결렬이 반복되는♾️ 상황입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타협이 어려운 분쟁이 지속되면서 수단의 민간인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최근 분쟁으로 인해 14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피란길에 나선 것으로 보고해요.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국내실향민이 되었고, 33만 명 이상이 인근 국가로 향했습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취약한 이들이 더 많은 피해를 받지요. 지금도 무력 충돌로 수단 내 금융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운송 수단 마비, 농업 붕괴, 시장 파괴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기아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수도 하르툼(Khartoum)을 떠날 형편이 되지 않는 빈민, 보육시설의 영유아와 어린이, 출산이 임박한 임신부와 산모, 인접국에서 이주한 난민, 심지어는 동물원의 비인간동물의 피해상황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어요. 지난 달에는 국내에서도 재한 수단 커뮤니티를 주축으로 수단의 평화와 국내에 체류 수단 난민의 보호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집회가 열리기도 했어요🔊. 이처럼 수단 분쟁으로 가속화된 인도주의적 위기, 국내에 체류하는 수단인의 삶에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겠습니다❗

#스포츠계_난민 #전국체전 #출전_제한

📁 우리나라 이슈 톺아보기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홈페이지 (https://junior.sports.or.kr)

열세 살 김군은 씨름을 시작한 지 두 달만에 전국어린이씨름왕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씨름 유망주예요. 이후로도 다수의 우승 경력을 쌓아온 실력자지만 지난달 27일에 열린 전국소년체육대회에는 출전할 수 없었다🚫고 해요. 전국체전은 참가 자격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한정하고 있는데요. 김군은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 2세로 무국적자이기 때문이에요.

지난달 16일 대한씨름협회는 이사회를 열어 김군과 같은 외국인 선수의 경기인 등록을 허가하기로 결정했어요. 하지만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전까지 전국소년체전과 전국체전 같은 대한체육회 주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건 여전해요. 올해 4월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가 질의해 대한체육회로부터 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전국(소년)체전에 외국인 선수의 참가를 허용해야 하는가'라는 안건에 32개 단체 중 21곳이 반대 의견🙅을 냈다고 해요.

한국 스포츠계의 폐쇄적 태도는 김군 같은 난민 출신 선수의 활동을 가로막고 있어요. 김군 이전에도 축구 선수⚽ 풍기 사무엘이 앙골라🇦🇴 출신 난민으로서 2020년 말 포항스틸러스에 입단하며 화제가 되었는데요. 사무엘도 다섯 살이던 2006년에 내전을 피해 가족과 한국에 와 성인이 되자마자 귀화 시험을 치렀지만 심사가 늦어지면서 문제가 발생했어요. 여전히 서류상으로는 앙골라 국적 난민이자 외국인이었던 사무엘이 신인으로서 구단의 한정된 외국인 선수 자리를 꿰차기는 쉽지 않았거든요. 결국 사무엘은 팀을 떠나 경기 출전을 위해 K3 리그 파주시민축구단에 입단했는데요. K3 리그에서도 만 21세 이하 선수를 기용하는 U-21 제도가 한국인 선수에게만 적용되었기 때문에 팀이 시즌에서 30경기를 치르는 동안 사무엘은 한 경기도 뛰지 못했어요.😢

영국 러프버러대에서 스포츠사회학을 연구하는 탁민혁 교수는 “현재 한국에 사는 사람들의 합👥이 곧 한국적인 것이지, 한국적인 것을 따로 정해놓고 거기에 맞는 이와 맞지 않는 이를 가르는 것은 폐쇄적인 태도”라고 지적해요. 또, 줄어드는 인구와 엘리트 풀 수축으로 선수 수급이 다급한 지역이나 종목처럼 스포츠 산업의 필요가 존재하는 경우 오히려 개방된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데요. 실제로 한국 스포츠계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외국인 선수 관련 규약에 새 조항을 만들어 한국에서 중학교 이상 재학하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등록선수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이는 국내 선수와 동일한 자격을 보장하기로 했어요.

25년 전 프랑스🇫🇷 축구 대표팀의 에이스는 알제리🇩🇿 이민 2세대 지단이었고, 지금은 카메룬🇨🇲 출신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 어머니를 둔 음바페예요. 캐나다🇨🇦 역시 라이베리아🇱🇷 출신 난민이었던 알폰소 데이비스를 비롯해 카타르 월드컵 26명 엔트리 중 7명이 해외 출신이었고요. 스포츠계에서 다양성이 경쟁력💪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난민 또는 외국인을 향해 두터운 벽을 세우는 건 인권이라는 당위의 차원에서도, 실력 있는 선수의 활동이라는 필요의 차원에서도 시대의 흐름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주인권_판결집 #명예살인 #박해사유 #디딤돌이_ 많아지게

📖 연구 톺아보기

<2021~2022 이주인권 디딤돌·걸림돌>판결집 내지

지난 4월, 판결집 📗<2021~2022 이주인권 디딤돌·걸림돌 판결>이 나왔어요. 이주인권사례연구모임은 이주인권분야의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한 ‘디딤돌 판결’, 부정적 역할을 한 ‘걸림돌 판결’, 그리고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가 혼재되어 있거나 앞으로 계속 예의주시할 ‘주목할 판결’을 선정해 2019년부터 꾸준히 판결집을 발간하고 있어요. 5월 31일에는 이를 다룬 보고대회가 열리기도 했요. 올해 판결집에서는 어떤 사례가 주요하게 다루어졌는지 살펴볼까요?🤓

콕 집어 소개할 판결은 🧑🏻‍⚖️명예살인 위협을 난민 인정 요건으로 받아들인 디딤돌 판결(서울고등법원 2022.4.19. 선고 2021누34345 난민불인정결정취소)입니다. 파키스탄 출신인 두 명의 원고는 가족이 반대하는 연애결혼을 하였다는 이유로 명예살인 등 범죄 위협을 받아 한국에 난민지위인정 신청을 했어요. 그러나 난민불인정 처분이 내려졌고, 이에 난민불인정결정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게 되었어요. 이 사건 판결의 주된 쟁점은 세 가지예요. 1️⃣원고들이 난민법상 박해의 이유가 되는 ‘특정 사회 집단 구성원’에 해당하는지 여부 2️⃣원고들에 가해지는 위협을 ‘박해’로 볼 수 있는지의 문제 3️⃣대안적 국내 피신의 가능성의 증명과 해석이 그것이에요. 1심 재판부는 앞의 두 가지 사안을 모두 부정하여 소를 기각했어요.

그러나 항소심에서 판단이 달라졌어요. ☝🏾첫째 쟁점에 대해 재판부는 원고들이 출신국의 사회문화적 규범에 반하여 소위 ‘가족의 명예를 더럽힌 사람들’로 여겨진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그 결과, 전통적인 규범에 따르는 동족 집단이나 지역사회로부터 배척당하고 명예범죄의 위협을 받을 위험이 큰, 특정 사회 집단 구성원에 해당한다고 보았어요. ✌️두 번째 쟁점에 대해서는 가족들이 원고들에게 결혼의 형태를 강요하는 것이 원고들의 인격권, 행복추구권, 성적자기결정권을 박탈한다고 보며,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나 차별로 박해에 해당한다고 해석했어요. 박해 사유는 신체를 훼손하거나 생명을 빼앗는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는 기존의 경직된 기준에서 시선을 돌려 인간의 기본적 권리와 존엄을 중시하는 시각에서 바라본 거죠. 🤟🏼마지막 쟁점에 대해서는 출신국 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 된다는 ‘대안적 국내 피신’ 개념에 대해 명확한 방향과 기준을 제시하며, 피신 가능한 지역을 특정하여 입증할 책임이 난민지위신청자에게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이 판결을 통해 원고들은 대한민국에서 안전하게 가족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지요.🫶🏿

판결집은 다섯 개의 ‘디딤돌 판결’과 다섯 개의 ‘걸림돌 판결’, 그리고 네 개의 ‘주목할 판결’을 다루고, 특별히 네 개의 ‘코로나 주목 판결’도 담아 시의적인 사안 역시 소개하고 있어요. 선뜻 찾아보긴 어렵지만 꼭 파악해야 하는 이주인권 관련 법 이슈들. 오늘 소개해드린 사례가 흥미로웠다면 판결집이 읽어주는 다른 사례들도 꼭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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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_그림책 #유아교육 #어린이문학교육_연구

👀 보다: 문화 톺아보기

책 표지 (출처: yes24)

지난 호에서 난민 그림책이 유아가 난민의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죠. 그림책이 아동이 난민화 되는 과정과 피란 후 난민 아동의 삶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난민 그림책📚 <내 이름은 난민이 아니야>를 통해 살펴보아요.

📕<내 이름은 난민이 아니야>는 어디서 끝날지 알 수 없는 피란의 여정을 아이의 눈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어느 날 소년의 엄마가 소년에게 말해요. “어서 네 가방을 싸야해. 꼭 필요한 것만 가져갈 수 있단다.” 소년은 전쟁이 일어난 이유, 집을 떠나야 하는 이유도 모른 채 그저 짐을 싸서 하루 아침에 낯선 세상으로 여정을 시작하지요. 그림책에서 소년은 와글거리는 사람들 무리👥에 섞이고, 때로는 낯설고 불편한 장소에서 힘겹게 잠😴에 들며, 가끔은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를 듣고, 생전 처음 보는 음식🥘도 먹어요. 그러면서 소년은 책 밖의 아이, 독자에게 묻습니다. “너라면 무엇을 가져가겠니? 너라면 얼마나 걸을 수 있겠니? 너는 예전에 살던 집이 그리웠던 적이 있니?” 언뜻 평범한 질문들로 보이지만, 답을 골똘히 생각하다보면 난민 아동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됩니다. 소년은 자신이 ‘난민’이라 불리기를 원치 않아요. 편견이 담긴 눈길 대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길 원합니다.

최예린의 <그림책에 나타난 아동이 난민화되는 과정과 피란 후 난민 아동의 삶 연구>📄는 그림책이 난민의 삶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있어요. 분석을 <내 이름은 난민이 아니야>에 대입해 살펴보면요.

1️⃣첫째로, 그림책에서 아동이 난민화 되는 과정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상황’과 ‘떠나야만 하는 극한 상황’으로 묘사됩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공⚽을 들고 웃고 있는 아이에게 엄마는 갑작스레 떠나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공놀이를 하던 중 떠나야 하는 상황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예요. 이처럼 그림책은 누구나, 갑자기 난민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2️⃣둘째로, 자신의 집과 나라를 떠나 난민이 되어 피신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동은 스스로 가방🎒을 싸고, 자신의 짐을 떠맡게 돼요. 이렇게 책은 가방이 단순한 사물을 넘어 피신하는 난민의 생존과 연결된다는 점을 그립니다. 3️⃣셋째로, 주인공이 집을 떠나 엄마와 함께 길을 떠나는 험난한 여정에서 어린 주인공은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계속 걸어야 했어요. 자발적 이주가 아닌 강제 이주 과정에서 계속 걸어야 하는 상황은 약자인 아동에게 고통일 거예요. 또, 소년이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있다가 어느 순간 그 손을 놓고 긴 행렬에서 떨어져 나와 길을 잃어버리는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는데요. 성인과 비교할 때 난민 아동은 이주와 정착 과정에서 매우 취약한 상태이며, 이주 과정에서 난민 아동이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어른들조차 힘겨운 고통을 경험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4️⃣마지막으로, 정착지에서의 난민 아동은 개별적인 주체보다 집단으로, ‘난민’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점차 새로운 곳에서 동화되어 살아가는 것으로 묘사돼요.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은 “우리 이름은 ‘난민’이 아니야”라고 말하는데요. 이 외침은 난민이 자유를 찾아 이주했지만 낯선 곳에선 여전히 이방인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난민 아동은 점차 정착한 곳에서 동화되며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어요.

그림책의 의미 중 하나는 다른 삶을 상상하고 간접경험하며 현실에 대한 인식을 확장할 수 있다는 거예요. 한편 그간 아동 그림책에서는 사회적이고 부정적인 이슈를 다루는 게 쉽지 않아, 전쟁이나 폭력, 편견과 같은 무거운 주제는 소재로 기피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합니다. 연구자는 실제 유아교육현장에서 그림책을 활용한 교육과 연구가 적극적으로 진행되어야한다고 제언합니다. 그림과 글을 통해 난민 아동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으신 분들께 <내 이름은 난민이 아니야>를 포함한 난민 그림책📚 읽기를 권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