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구현을 위해 불편 따윈 감수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기업의 올바름에 민감한 이유

요즘 기업의 활동 하나하나가 올바름 논란에 처하는 일이 잦습니다. 성 평등, 환경, 역사 등. 제품 퀄리티 혹은 가격과는 무관한 윤리적 비판이 브랜드를 뒤흔들죠.

배달의민족은 6년 전 만든 굿즈 광고로 여성 비하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광고 속 한 여성의 노트에 "우리 팀장님 커피 설탕 몇 스푼?"란 메모가 쓰여 있던 탓에 여성을 직장에서 커피 타는 존재로 비하한다며 비판받았죠. 코나카드는 직장 괴롭힘 금지법 문구를 SNS 홍보에 이용했다가 사과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한 주가 멀다 하고 터지는 올바름 논란. 그 중심엔 밀레니얼 세대가 있습니다. 불매운동부터 비판 영상물 제작까지 밀레니얼 세대는 윤리적 올바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섭니다. 이런 현상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학내일이라고 그들의 마음을 모두 알 순 없지만, 현장에서 느낀 사실이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기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더 나아가, 기존 시스템은 세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며 직접 나서야만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대학내일20연구소가 지난해 3월 19~34세 900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청와대 청원 혹은 서명 운동에 참여했다는 응답자 비율이 46.1%였습니다. ‘자기 참여로 세상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설문에 60.4%가 동의했고요.

3040 마케터라면, 가끔 과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하다 아니다를 따지기에 앞서,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와 소통해야 할 브랜드라면 그들의 마음을 유념해야겠습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올바름 논란에 관해 담았습니다.

1. 양날의 검, 인플루언서
요즘 유튜브 1인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해 홍보하려는 마케터들이 많은데요, 그들을 홍보 파트너로만 보면 안 되겠습니다. 최근 BBQ는 닭 한 마리 잘못 배달했다가 홍역을 치렀습니다. 고객이 ‘황금올리브순살 치킨’을 시켰는데 2000원 싼 기존 ‘속안심살 치킨’을 배달한 것이죠.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에게 치킨집 점주는 마음대로 하라며 응대하였습니다. 문제는 해당 소비자가 유명 먹방 유튜버 ‘홍사운드’였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대화는 방송으로 나갔고, 영상 조회 수 500만을 기록했습니다. 본사 직원과 업주 모두 유튜버를 찾아와 사과했고, 보상에 나섰지만 ‘황금올리브순살 치킨’은 소비자 농락의 상징이 되고 말았습니다. 미디어 <더 피알>에 이 사건을 Z세대의 ‘가치 소비’와 연결시켜 설명한 좋은 기사가 있어 더 보기 링크로 달아둡니다. 
2. 정의를 위해 불편 따윈 감수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정의로움을 추구하는지 보여주는 수치가 있습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올해 5월 조사한 <2019년 1534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및 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특정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에 참여한 응답자가 2018년 36.2%에서 올해 46%로 10% 정도 높아졌습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기 전 진행한 설문이니 지금은 훨씬 더 높아졌겠죠.

‘나의 가치관에 맞지 않다면, 제품 구입의 불편도 감수할 수 있다’는 답변이 50.1%였고요. 6개월 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생활 습관을 변화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 역시 48.7%였습니다. “A 맥주를 좋아했지만, 하청업체에게 갑질을 했으니 다른 맥주로 바꾸겠어! 그리고 A의 판매를 막아달라고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리겠어! 그리고 A 불매 운동 사이트를 만들겠어!” 기업은 물건만 잘 만들면 된다는 이야긴 옛말이 되었습니다.
3. 사과한다면 무신사처럼, 사과의 정석

논란이 생겼을 때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최대한 조용히 버티며 관심이 끝나길 기다리자?’ 글쎄요. 요즘엔 안 통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슈가 터졌을 때 비판 측과 옹호 측이 온라인에서 논리 대결을 펼치는데요. 어물쩍 넘어갔던 이슈들이 비판 측의 논거가 되거든요. 순살 치킨 논란 때도 BBQ는 과거 갑질 논란이 더해져 맹비난을 받았죠.

만약 사과하겠다면, 무신사가 사과한 방법이 모범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무신사는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을 연상시키는 홍보 문구로 논란이 되었는데요. 핑계 대지 않는 사과문은 기본, 책임자 처벌과 함께, 박종철 기념사업회에 찾아가 사과를 드리고 후원금까지 전달했습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전 직원 역사 교육까지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무신사에 대한 비난은 싹 사라졌고요. 오히려 칭찬하는 분위기가 되었답니다. 
대학내일 소식

기업 유튜브가 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빙그레 유튜브 <요즘그레>

기업 유튜브를 고민하는 브랜드 담당자분들에겐 빙그레 유튜브 채널이 모범 사례가 될 수 있겠습니다. 홍보+정보+재미를 함께 녹여낸 영상으로 기업과 이용자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거든요. 영상 대다수가 몇 만 조회 이상의 안정적인 반응을 얻는 것도 인상적이고요.

유튜브는 ‘솔직함’과 ‘가벼움’이 흥하는 공간입니다. 기업 계정이 자리 잡긴 쉽지 않죠. 올해 3월부터 빙그레 채널을 담당하게 된 대학내일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빙그레 유튜브를 찾아오도록 팬덤을 부를 콘텐츠를 만들자. 타깃 소비자의 언어를 사용해 그들이 궁금해 할 스토리를 만들자,였습니다.

고등학생 2명이 빙그레 신제품을 그들의 언어로 풀어 소개하는 <요즘것들은 그레>, 빙그레의 히트 제품을 소재로 세대별/나라별로 반응을 비교해보는 <빙그레로잇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기업 유튜브 채널을 고민하는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빙그레의 사례를 보시고요. 타깃 분석과 콘텐츠 제작에 강점이 있는 대학내일에게 언제든 문의주세요.
Q. 이 단어는 무슨 뜻?
여기가 OO 맛집
“누가 맛집의 뜻을 모를까 봐? 3040이라고 너무 무시하는 거 아냐” 이렇게 생각하셨죠? 여기서 맛집은 여러분이 아는 뜻과는 다릅니다. CGV 페이스북에서 실제 사용한 카피를 예로 들어볼게요. <후끈한 #댄서롱 현장 알라딘 맛집은 역시 4DX!!> 무슨 뜻인지 아시겠나요?

댄서롱은 춤추면서 관람하는 행태를 일컫는 단어고요. 알라딘 맛집은 ‘알라딘을 맛있게 요리하는 집’이 아닌 ‘알라딘 보기에 최고 좋은 장소’라는 의미입니다. 맛집은 기존의 맛있는 음식점이란 뜻에서 ‘무언가를 하기 좋고, 그래서 사람들이 몰리는 곳 혹은 그런 현상’으로 의미가 확대되었습니다. “여기가 셀카 맛집(셀카 찍으면 잘 나오는 곳).” “홈런 맛집 김동엽(홈런을 잘치는 김동엽)” 등으로 사용됩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사무실은 어떤 맛집일까요? 야근 맛집? 제안 맛집? 죄송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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