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8일  (No. 488)
그 결정을 오후에 내렸다면 재고해 보세요


하루에도 우리는 수많은 결정을 내립니다. 무엇을 먹을까, 어떤 옷을 입을까 같은 소소한 선택도 하고, 진로나 이직, 투자와 같은 중대한 결정까지. 하지만 결정을 내리는 시간대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나요? ‘언제’ 결정하느냐에 따라 선택이 뒤바뀔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나요?


‘의사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라는 말이 있습니다.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인데요, 하루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간의 자제력과 판단력이 점점 소진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 현상 때문에 아침에 내린 결정과 오후 늦게 내린 결정의 ‘질’이 다를 수 있죠.


의사결정 피로에 관해서 여러분이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연구 사례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형사 법정을 분석한 연구(Danziger, Levav & Avnaim-Pesso, 2011)에 따르면, 판사들이 피고인의 가석방 여부를 판단할 때 오전 중반에는 긍정적인 결정률이 무려 65%에 달했지만, 점심시간 직전에는 0%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배가 고파서 혈당이 크게 떨어졌을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안전한' 선택, 즉 ‘변화하지 않기’를 고수합니다. 이 연구는 중요한 결정은 ‘언제 하느냐’가 ‘무엇을 결정하느냐’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리더는 기본적으로 ‘결정하는 자’이기에 의사결정 피로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불필요한 결정을 줄이기 위해 매일 똑같은 검은 터틀넥을 입었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의미 있는 곳'에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결정은 항상 오전 중, 회의가 시작된 지 2시간 안에 내리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창의성과 분석력이 가장 강한 시간대가 아침이거든요.


여러분도 복잡하고 중요한 결정은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에 내리세요. 이 시간대에는 뇌가 깨어 있고, 에너지가 충분하며, 감정적 판단보다 이성적 분석이 우세합니다. 이메일 정리나 루틴한 업무로 하루를 시작하지 말고, 9~11시 사이에 결정한 가장 중요한 사안이 무엇인지 미리 세워놓기 바랍니다.


하지만 제가 실제로 살펴보니까 오후 시간대에 결정을 내리는 분들이 많더군요. 오후 3시 이후에는 신중한 결정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간대는 이미 수많은 선택을 해온 후라 자제력이 소진된 상태입니다. ‘그냥 하던 대로 하자’는 판단 오류에 빠지기 쉽습니다. 부득이 오후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짧은 낮잠이나 산책, 가벼운 간식을 통해 뇌에 다시 에너지를 공급하세요.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입니다. 너무 많은 결정을 하지 않기, 불필요한 결정은 미리 자동화하기, 가장 중요한 결정은 아침에 내리기, 늦은 오후에는 결정하지 않기. 이 4가지를 실천하면 여러분의 의사결정 질이 그 전에 비해 반드시 상승할 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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