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피할 수 없는 부모 간병, 장거리에서도 가능할까
👉 글 : 신미화 / 일본 이바라키 그리스도교 대학 경영학부 교수

이와테현 모리오카시는 도쿄로부터 자동차 운전으로 13시간, 기차와 버스를 타면 5시간이 걸리는 거리이다. 이 거리를 13년 넘게 오가고 있는 남성이 있다. 돌봄 작가이자 블로거인 구도 히로노부(工藤広伸, 54) 씨다. 

그는 2012년, 40세의 나이에 치매를 앓는 조모와 어머니를 동시에 돌보게 되면서 두 번째 돌봄 이직을 경험했고, 이후 악성 림프종을 앓던 아버지를 떠나보냈으며, 현재는 중증 치매를 앓는 어머니(83세)를 계속해서 돌보고 있다.

원거리 돌봄에 관한 다수의 저서, 블로그 '40세부터의 원거리 돌봄', 오디오 플랫폼 보이시(Voicy)를 통한 음성 방송, 전국 기업·지자체에서의 강연을 통해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실전 노하우를 꾸준히 전해온 구도 씨에게, '50대부터의 원거리 돌봄'을 주제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무 준비 없이 '그 날'을 맞이하는 50대

도쿄에 살고 있는 구도 씨는 이와테현 모리오카시에 살고 있는 어머니를 원거리에서 돌본 지 14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조모와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지금은 어머니를 돌보면서 주 3회 음성 방송, 주 3회 블로그 업데이트에 더해 한 달에 몇 차례씩 강연을 소화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본인들은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부모의 돌봄에 직면해 당황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습니다." 

구도 씨는 이렇게 지적한다. 그렇기에 아직 돌봄이 시작되지 않은, 이른바 '돌봄 이전' 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일부러 책을 써왔다고 한다. 실제로 구도 씨에게는 대기업으로부터 강연 의뢰가 끊이지 않는다. 그가 강연하는 기업들에서는 사원의 20%가 이미 돌봄 중이고, 나머지 80%는 앞으로 돌봄에 직면하게 될 사람들이라고 한다. 

"돌봄은 시작된 뒤에 생각할 게 아니라 미리 준비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13년의 실감이 묻어나는 말이다.
부모의 집에 숨어 있는 '노화의 신호'

떨어져 살다 보면 오랜만에 만난 부모의 변화 여부는 의외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일본에서 돌봄이 시작되는 원인 1위는 치매이며,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거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등의 징후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구도 씨가 강조하는 것은 '부모 본인'보다 '부모의 집 상태'를 관찰하는 것의 중요성이다.

오랜만에 귀성하면 부모는 어딘가 긴장한 듯 평소보다 또렷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마치 치매의 기색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집 안이나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보라고 그는 조언한다. 예를 들어 9월인데 달력이 아직 8월에 머물러 있거나, 냉장고에 같은 식재료가 여러 개 겹쳐 있거나, 청소가 소홀해져 있거나 하는 것들이다. "신호는 집 곳곳에 잠들어 있습니다. 그것을 찾아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죠."


돌봄이 본격화되기 전에 확인해두어야 할 것

돌봄이 필요해지는 순간, 서둘러 동거나 귀향, 시설 입소를 검토하기 시작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구도 씨가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것은 부모 본인의 의사 확인이다. 익숙한 자택에서 계속 살고 싶은지, 시설이 좋은지, 아니면 자녀의 집에서 살고 싶은지. 이러한 바람은 건강할 때 미리 들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본인의 의사를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이를 위해 구도 씨가 권하는 것이 엔딩 노트의 활용이다. 앞으로의 생활 방식, 연명 치료 여부뿐 아니라 자산 상황과 돈 문제까지 포함해, 이 노트를 계기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눠두는 것이 훗날 가족의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돌봄 이직'을 막기 위해 알아두면 손해 보지 않는 것들

일본 후생노동성 '고용동향조사'(2024년)에 따르면, '돌봄·간호’를 이유로 한 이직자 수는 연간 약 9만 3천 명에 달한다. 이는 2000년 조사 당시보다 2.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돌봄을 이유로 이직한 사람이 가장 많이 꼽은 이유는 "회사에 제도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육아·돌봄휴업법에 근거한 돌봄 휴직과 돌봄 휴가 제도가 존재함에도, 그 존재를 모른 채 퇴사해버리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구도 씨에 따르면 돌봄 휴직·휴가를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며, 제도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은 데다 사용하기 어려운 직장 분위기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동료가 돌봄 휴가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주변이 알지 못한 채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자주 쉬는 거야"라며 뒤에서 험담을 듣는 경우조차 있다고 한다. 

50대에게 절실한 과제는 일과 돌봄의 양립이다. 그렇기에 구도 씨는 기업으로부터의 초청강연에서 제도의 내용을 꼼꼼히 설명하고, 실제로 돌봄 휴가를 사용 중인 사원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육아는 자신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돌봄은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공감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데이서비스(주간보호센터)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헬퍼(요양보호사)가 무엇을 해주는지조차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현실이죠."


원거리 돌봄에 드는 비용,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가

교통비, 의료비, 모니터링 서비스 비용 등 원거리 돌봄에는 다양한 비용이 든다. 구도 씨의 경우 모리오카까지 오가는 교통비만 한 달에 약 4만 엔 정도다. 반면 홈캠 구입 비용은 5천-1만 엔 정도로 그쳐, 전체적으로 보면 시설에 입소시키는 경우의 절반 정도 비용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원거리 돌봄'이라는 말 자체는 1998년에 생겨난 비교적 새로운 개념이다. 구도 씨의 가정에서는 돌봄 비용은 원칙적으로 부모 본인의 자산에서 충당하고, 교통비도 어머니가 부담하는 식으로 선을 긋고 있다. 

"엔딩 노트를 앞에 두고 '얼마나 있으세요'라고 묻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른 시기에 물어봐야 합니다." 

구도 씨의 말이다.


'과잉 돌봄'에 빠지지 않기 위한 거리 두기

홈캠이나 센서, 스마트폰 등 떨어져 사는 부모를 지원하는 기술은 해마다 진화하고 있다. 다만 지나친 감시와 확인은 돌보는 쪽의 정신적 부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구도 씨의 어머니는 평일에는 데이서비스를 이용해 식사와 목욕 도움을 받는다. 구도 씨 자신은 한 달에 두 번, 격주로 모리오카의 본가에 내려가 5-6일간 머문다. 데이서비스가 없는 날에는 홈캠으로 상태를 확인한다. 어머니의 치매는 중증으로, 인지 기능 검사에서 30점 만점 중 올해는 0점을 받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데이서비스라는 '외부의 눈'과 스스로의 귀성 리듬을 조합함으로써, 하루 종일 붙어 있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들어왔다.


가족끼리만 떠안지 않기 위해

원거리 돌봄을 오래 지속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역포괄지원센터나 케어매니저 같은 전문 인력과의 연계다. 구도 씨에 따르면 지역포괄지원센터는 비교적 돌봄 등급이 낮은 사람을, 케어매니저는 돌봄 등급이 높은 사람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구도 씨 자신도 평소 이들과 꾸준히 상담하고 도움을 요청해왔다. 

"케어매니저가 없었다면 원거리 돌봄은 성립할 수 없었을 겁니다.
정말로 의지가 되는 존재죠."

한편 일본의 케어매니지먼트 제도와 관련해서는, 한국에서도 예전부터 학계 차원에서 자국 실정에 맞게 국가자격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국가자격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사회복지사가 그 역할을 나누어 맡고 있는 것이 실정이라고 한다.


모셔오기나 귀향보다, 부모님이 익숙한 곳에서 원거리 돌봄이 최선

부모를 자신이 사는 곳으로 모셔올 것인가, 자신이 본가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지금처럼 원거리 돌봄을 계속할 것인가. 많은 가정이 고민하는 선택지다. 구도 씨의 어머니 근처에는 여동생도 살고 있지만, 돌봄의 핵심 인물은 구도 씨 자신이라고 한다.

"원거리 돌봄의 좋은 점은, 무엇이든 손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 스스로의 자립이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함께 살게 되면 자녀가 자기도 모르게 모든 것을 대신해버리기 쉽다. 

"엄마는 여기 앉아 계세요"라며 전부 대신해버리면 부모는 움직이지 않게 되고, 근력도 뇌 기능도 쇠퇴해간다. 구도 씨가 특히 주의를 촉구하는 것이 '환경 변화 충격(리로케이션 데미지)', 즉 환경 변화가 본인에게 주는 부담이다. 치매를 앓는 사람은 익숙한 환경이 바뀌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 혼란과 불안이 강해지기 쉽다. 어머니가 지금도 모리오카의 본가에서 지낼 수 있는 것은, 40년, 50년이라는 세월 동안 몸이 그곳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화장실 위치도, 현관 열쇠를 채우는 방식도, 몸이 저절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지를 생각하면, 익숙한 곳에서 계속 살아가는 원거리 돌봄이라는 선택에 다다르게 됩니다."


죄책감, 그리고 자신의 삶을 지킨다는 것

"좀 더 자주 내려가야 하지 않을까"
"부모를 혼자 두어 미안하다"

원거리 돌봄을 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이런 죄책감을 안고 산다. 구도 씨 역시 "죄책감은 반드시 있습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자신의 삶을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녀가 자신을 희생하는 것보다, 자녀가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이 부모에게도 훨씬 더 기쁜 일일 것이라는 게 13년간의 돌봄 생활에서 얻은 구도 씨의 실감이다.
부모의 돌봄에서 보이는 나 자신의 노후

구도 씨는 현재 54세, 어머니는 83세다. 80대가 된 부모의 모습을 통해 늙어간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50대, 60대인 지금이라는 시간을 소중히, 충분히 만끽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돈 문제를 포함해 노후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할 때, 조모와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까지 세 사람을 떠나보냈거나 돌보고 있는 구도 씨에게는 지금도 마음에 남는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 조모와 아버지의 연명 치료 여부에 대해서도 미리 본인의 의사를 확인해두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미리 물어봐두는 게 낫습니다. 그게 전부예요."

마지막으로 한국의 50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구도 씨는 이렇게 답했다. 

"부모를 위해서라는 마음이 강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도 소중히 여기세요. 자신의 인생이니까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부모의 돌봄은 언젠가 누구나 마주하게 될 주제이며, 동시에 자기 자신의 노후를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구도 씨의 13년에 걸친 원거리 돌봄의 실천은, 아직 준비되지 않은 50대에게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는 작은 한 걸음을 알려준다.
🤔 이맘때이면 늘 독감이 유행해서 매년 독감주사를 맞아 왔습니다. 그런데 예방주사를 이렇게 매년 꼭 맞아야 하나요? 한 번도 독감에 안 걸렸으면 안 맞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후 항상 몸살이 나기도 해서 컨디션을 망치다 보니 접종을 건너 뛰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 되도록 매년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이 독감을 이겨낼 면역력이 충분하더라도 주변 사람에게 독감을 전염시키고 싶지 않다면,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맞습니다. 

특히, 주변에 면역력이 떨어진 노약자, 임산부, 영유아, 만성질환자 등과 같은 면역 위험군이 있을 때는 그들에게 독감을 옮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접종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런 면역 저하자들은 독감으로 인해 자칫 폐렴 등과 같은 합병증이 생기고 때로는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감의 치사율은 0.5% 내외로 의외로 많은 사람이 독감으로 생명을 잃습니다. 2023년 스위스에서 이루어진, 코로나19와 독감으로 입원한 환자 52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교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환자는 7%가 사망했고, 독감 환자는 4.4%가 사망했습니다. 비록 무서운 코로나 19에 비해 독감 환자가 적게 사망했지만, 이 역시 높은 사망률이라고 하겠습니다. 

건강한 성인이 독감에 걸리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까운 면역 저하자들을 위해서 가족 모두가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 당사자 역시 독감에 걸렸을 때 경미하게 앓고 지나갈 수 있기 때문에 독감 감염으로 인해 여러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건강한 성인이라도 독감에 걸리면 심한 증상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독감은 다른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더 높고 감염이 됐을 때 증상이 발현될 확률도 높습니다. 일반 감기보다 독감이 더 높은 고열을 일으키고, 근육통도 심하며, 기침, 콧물, 가래도 심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독감의 경우 낫더라도 중이염이나, 폐렴, 종아리 근육의 근염, 심근염, 심하게는 뇌염 같은 여러 후유증이 더 많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독감 예방주사를 통해 이를 예방하는 편이 건강 이득이 크다 하겠습니다.

또, 사연자가 걱정하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후 찾아오는 몸살 기운이나 근육통, 피로감은 우리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획득하면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백신이 체내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여 항체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인과적으로 일어나는 면역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이러한 증상은 1~2일 이내에 거의 사라지며, 독감으로 겪게 되는 증상이나 합병증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해가 적은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마다 유행하는 독감은 각기 다른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됩니다. 따라서 지난해 독감에 걸렸거나 백신 접종을 했더라도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만 합니다. 올해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다른 종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라고 해도 코로나 19처럼 변이를 일으키면서 새로운 유전자 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전의 예방접종이나 감염 경험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매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각처의 바이러스 유행 정보를 종합해 올해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 발표하는데, 이를 토대로 각 백신제조사들이 독감백신을 생산하고, 이를 접종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나면 독감에 걸릴 확률이 크게 떨어지게 되는겁니다.

* 글 : 박민수 <저울면역력> 저자, 서울ND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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