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편지,숲이 도착했습니다.
  • Word Library 단어 서재 | 안부, Regard
  • Letter Essay 편지 에세이 |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일 - Writer. 정주리
  • Letter Archive 사적인 편지 | 이길빈다님의 편지
  • Letter Playlist 플레이리스트 | Love Letter(Original Movie Soundtrack) - Remedios
  • Letter Campaign 일상 속 문해력 | 비즈니스 상황에서 자주 쓰는 날짜 용어
  • Leditor’s Story 레디터의 소식 | 콜라보 팝업스토어 - with. 노모어레프트, 둥근숲
안녕하세요. 여러분 레디터입니다. 반가운 금요일 오후가 돌아왔네요. 한 주간 어떤 날들을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지난 주말 열린 전주독서대전을 둘러보았는데요.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이야기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과 위로를 받기도 하고 초가을 아지트38에서 만났었던 반가운 얼굴들을 우연히 마주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냥 스쳐지나칠 수도 있었을텐데 알아봐 주시고 다정한 인사를 건네주셔서 몹시 감사했습니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는 우리 삶에서 가장 작은 순간일 수도 있지만 이토록 평범한 말도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공기의 질감은 달라집니다. 그리고 종종 그 한 번으로부터 어떤 관계는 시작되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어떻게 지내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건 상대방을 위해 시간을 내고 관심이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아요. 이 작은 제스처는 "너의 안부가 궁금하고 중요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버스나 택시를 탈 때, 출근할 때,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설 때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짧은 안부 인사 한마디로 누군가의 하루가 행복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이것처럼 쉽고 근사한 일도 없습니다. 좋아하는 카페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장면을 자주 목격하곤 해요. 해서 그런 시간을 부러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와 '오셨어요'의 사이에 증명할 필요 없는 행복함이 선명하게 존재한다고 믿어요. 그렇기에 매번 전하는 인사말이지만 오늘은 조금 더 많은 다정을 실은 안부를 묻습니다. 여러분 모두 잘 지내셨나요. 한 주 동안 틈틈이 행복하셨을까요.
송정림 작가는 '인생역전'도 좋지만 '인생의 여전함'이야말로 소중한 거라고 여전히 건강하고, 여전히 일할 수 있고 여전히 먹을 수 있고, 여전히 음악을 듣고 여전히 저녁을 맞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행복임을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고 말해요. 인생의 여전함 속에는 언제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들으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과 주고받는 메시지, 전화 그리고 편지 그 어느 것도 당연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내일도 모레도 서로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가만히 받아들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은 낯간지러워서 잘 하지 못했던 말들을 편지에 담아 안부를 묻는 하루를 보내는 것도 좋겠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고 서툴 수 있어요. 혹시, 그거 아세요? 마음에도 유통기한이 있대요. 고마움, 서운함, 좋아함, 미안함 그것이 어떤 마음이든 안에서 곪지 않도록 방치하지 말고 알맞은 타이밍에 건네야 해요. 제때 전하지 못해 놓쳐버린 마음들이 얼마나 많던가요. 혹시 아나요. 당신이 안부를 전해주길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그리고 뜻밖의 답장을 받게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를 일이죠.
온통 가을인 이 시절이 지나기 전에 마음속 감정들을 꺼내어 아낌없이 표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저희는 가장 따뜻한 온기를 담아 일곱 번째 편지, 숲을 띄웁니다.

*출처 : 송정림,『감동의 습관(늘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의 비밀)』(책읽는 수요일, 2011)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일 📝

이 지나칠 정도의 우울은 대관절 어디서 오는 걸까? 단연 너의 부재일까? 나는 네게 울며 편지를 썼어. 오랜만에 사각거리는 소리를 듣는데 이상하게 글씨가 자꾸만 번지더라구. 그제서야 알았지. 내가 울고 있다는걸.

사랑에 빠지면 편지를 썼다. 대부분 밤이었고, 핸드폰을 쥐고 옹송그린 채였다. 차마 그를 깨울까 봐 한 번도 전송해 본 적은 없었다. 부러 손 편지를 쓰는 경우에도 그랬다. 다음 날 차마 읽을 수가 없어 찢은 것도 여러 번이었다. 극도의 사랑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유치하다고 몸서리를 치면서도 결국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무언가를 썼다. 편지를 쓰는 행위는 나에게 있어 가장 강렬하고 낯간지러운 애정 표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편지에 지독히도 재능이 없었다. 소설도, 에세이도, 시도 쓰는데 오로지 편지만은 어려웠다. 상대를 사랑함으로써 나에게 들이닥친 재난을 나열하다가, 그 재난이 불러온 타오를 듯 강렬한 기쁨을 줄줄이 읊었다. 커다란 창문 아래 누워 총총한 별을 보노라면 매일 밤 반복되는 기행이었다. 밤에 겨운 횡설수설이었다. 그래도 썼다. 몸부림을 치면서, 도저히 나만은 나를 사랑할 수 없다는 듯이, 은하수처럼 끝도 없이 솟아나는 단어들을 옮겨 적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사랑이 사라졌다. 어쩌면 환각이었을까?

별이 많고, 그만큼 네가 떠올라. 예쁜 것을 보면 자신이 아는 한 가장 비슷한 것을 떠올리며 비교하듯이. 밤이 예쁘기는 해도 어서 해가 뜨면 좋겠다. 너는 자고 있겠지? 잘 자. 우리, 이따 해 뜨면 봐.

편지를 쓸 일이 적어지니 다정이 줄어들었다. 가끔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려고 펜을 들었다가도 시시껄렁한 소리나 몇 줄 적는 것이 다인 나날이었다. 그러다 코로나 발생으로 줄어든 대면 만남을 대체하기 위해서 아끼는 사람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게 되었다. 친한 친구의 제안으로 편지와 책이 오고 갔다. 우리는 이것을 '우편 도서관'이라고 불렀다. 친구가 좋아할 것 같은 책을 골라 맨 앞 장에 끼우기 위해, 그간 아껴둔 엽서나 편지지를 꺼냈다. 요즘의 내 마음이 어떤지, 또 많이 평온해진 나와 마찬가지로 너 또한 잘 지내기를 바라며, 친구의 신변에 생긴 변화를 응원한다고 또박또박 적었다.
함께 있지 않을 때도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일. 우리는 그것을 편지라고 부른다. 편지 안에는 상대의 안녕을 있는 힘껏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그 평온이 앞으로도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인생이란 굴곡이 있게 마련이고, 평온하기만 한 인생은 다소 지루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편지란 그런 것이다. 받는 이가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몇 분의 시간 동안 꾹꾹 눌러 담은 애틋한 마음의 깊이를 헤아리며 웃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이제 우리는 다시 얼굴을 마주하며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고, 가끔은 술을 한 잔 곁들일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미루던 만남이 다시 하나둘 달력에 칸칸이 채워지는 요즘이다. 그래도 우리, 가끔은 펜을 들고 정갈하게 ‘안녕’을 쓰자. 쑥스러워 감추던 진심이 슬그머니 제자리로 찾아갈 수 있도록. 그리하여 이제 그만 안녕을 쓴다.
안녕, 당신의 안녕을 빌면서.

Writer. 정주리(@stoical_x)


오랫동안 끄적이다 요행히 작가라는 말을 듣게 된 사람. 모든 요행에는 필히 노력이 퇴적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매일매일 충실히 살아갑니다. 예민을 잉크 삼아 쓴 글들이 모여 제가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글을 많이 쓰는 바람에 네게 읽는 수고로움을 끼친 건 아닌가 하여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동안 글을 많이 쓰지 못해서 답답했던 지난날을 옮겨 적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의 착각이었어. 나로부터 쓰임을 다한 시간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 시간들이 씨앗이었더라면,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큰 나무 한 그루를 얻을 텐데… 당분간은 살아있기 위해 살자. 내가 흘려보냈거나 흘려보낼 시간이 씨앗이었기를… 씨앗이 되기를 희망하면서 말이야. 이제는 모든 활동을 점진적으로 제한하여 나가야 하겠지? 일기는 컴퓨터로 빠르게 놓고, 시사잡지의 구속을 멈추고 술자리에도 나가지 않아야 . 이런 결의가 실제가 되어줄지는 모르겠다. 자루의 잉크를 모두 쓰려고 했는데, 푸른 잉크를 담은 펜은 많이 잉크가 남아있네? 검정 잉크를 담은 펜은 모두 사용하고 이것 하나 남았어. 아무래도 전부를 사용하는 무리 같다. 이렇게 글로 생각을 뱉어냈기에 앞으로 한동안은 다시 슬럼프를 겪지 않고 지낼 있을 같다. 얼른 자야겠구나 싶어. 편지를 오래간만에 있어서 좋다. 내게 와서 관객이 되어주니 좋다. 언젠가 나도 기쁜 마음으로 네 관객이 되어 박수를 치고 싶다. 추운 날씨를 조심하고 그간 건강히 잘 지내기를... 또 만나자!


2015년 11월 29일 일요일 새벽 5시 23분

친구 주완이가 보냄

  • Date 2015년 11월 29일
  • From 친구 '주완'으로부터 받은 편지
  • Word #안부 #흔적 #답장 #독백
  • Introduce Letter
    2015년까지 친구와 주고 받은 편지 중 일부예요. 친구는 극단에서 최저임금도 안되는 급여를 받으며 배우를 꿈꿨지만 배역을 따내긴 쉽지 않았고 극단의 이런 저런 일들을 도우며 언젠가 무대에 설 날을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극단의 종이봉투를 사용해 편지를 보내왔었는데 끝내는 오랜 기대를 접고 공무원 준비를 하게 됐습니다. 편지는 집에서 공무원 준비를 하던 시기에 보낸 것으로 집에서 오래간 굴러다닌 편지봉투엔 누군가의 연습장으로 쓰이던 흔적이 가득합니다. 계속해서 글을 써내지 않으면 숨을 쉴 수 없었던 친구는 간혹 제게 열장을 훌쩍 넘긴 빼곡한 편지를 보내왔고, 그 속에서만큼은 독백극을 펼쳐내는 주연배우였습니다. 친구는 새벽의 스터디 카페에서, 종료된 강의실에서, 가족들이 잠든 어두운 부엌에서 얼마간 스스로의 정체성과 앞으로 닥쳐올 어떤 날들에 대해 편지를 써보냈고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시험에 붙을 수 있었습니다. 몇 해 전 마지막 편지를 주고 받았고 친구는 안정적인 삶을 찾아 사회적으로 바라하는 상을 따라 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삶이 온전한 것인지에 대한 물음과 함께 결말없는 무대와 같이 더이상의 편지는 오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제가 편지를 보낼 차례인 것 같습니다. 가보니 좋았는지 지금은 어떤지 삶의 무대가 달라진 그 친구를 감히 제가 위로할 순 없겠지만 작은 불씨쯤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레디터를 계기로 그의 물음에 아직 답은 모르지만 결말없는 독백을 이어가 볼까 합니다.
🎧 Love Letter (Original Movie Soundtrack) - Remedios


레디터가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는 레메디오스(Remedios)가 작곡한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 레터의 음악입니다. '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라는 문장과 함께 목소리가 메아리치는 모습이 선연하게 떠오릅니다. 장면을 처음 보았을 때는 이제는 만나지 못하는 존재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몇 번을 다시 보고 난 후에야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는 건 실은 '나의 안부'를 전하고 싶은 마음도 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라는 안부의 말은 상대에게 하는 말이자 스스로를 다독이는 말이라는 것을요. 이 음악을 듣는 분들의 마음에도 저희의 '안녕'이 고스란히 닿기를 바랍니다.

결재, 결제, 재고, 제고, 재가 등 앞서 나열한 단어들은 회사에서 문서 작업을 하거나 비즈니스 메일을 작성할 때 빈번하게 사용됩니다. 그런데 구분하기 너무 어렵지 않나요. 모두 한자어이기 때문인데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사전 통계 중 한국어 원어 구성 비율을 살펴보면, 한자어가 5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요. 이처럼 일상 속에서 한자어 사용 비율은 생각보다 높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금일은 금요일? 사흘은 4일? 심심한 사과 등 어휘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생겨나는 해프닝이라고 웃어넘기기엔 슬픈 현실입니다. 이런 소통의 오류가 단순히 일상적인 상황이라면 서로 민망하더라도 이해하고 마무리되겠지만 일과 관련되었다면 큰 리스크가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비즈니스 메일이나 메시지를 보내야 할 때 날짜와 관련된 어휘를 소개하려고 해요. 의미를 제대로 알아두는 것처럼 사소하고 작은 변화가 계속 쌓이다 보면 스스로도 모르게 문해력이 좋아질 수도 있을 테니까요.
날짜관련 어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사용하기
- 작일(昨日) = 어제
- 금일(今日) = 오늘
- 명일(明日) = 내일(바로 다음 날)
- 익일(翌日) = 내일(사건이 시작된 다음 날)
- 전일(日) = 어제(일정한 날을 기준으로  바로  )
- 차일(日) = 바로 앞에서 언급한 날을 되풀이하는 단어
- 당일(日) = 어떤 일이 발생하는 날
레디터(Leditor) x 노모어레프트(Nomoreleft)

레디터와 노모어레프트의 콜라보 프로젝트인 '괜찮은, 사과(Fine Apple Project)' 두 번째 팝업이 바로 내일부터 양일간 복합문화공간 둥근숲에서 열려요. 돌아보면 우리는 남에겐 한없이 너그럽고 스스로에게 가장 높은 잣대로 냉정하게 판단할 때가 많은 거 같아요. 아직 화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과거의 나, 지금의 나, 미래의 나에게 괜찮은, 사과 한 조각 나눠보면 어떨까요. 왜냐하면 우린 꽤 괜찮으니까요. 그리고 우리는 이미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는 사람들입니다.

  • 일시 : 2023. 10. 21.(토)-22.(일) PM 1:00-9:00
  • 장소 : 공유공간 둥근숲(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 98-4)
  • 내용 : 셀피존과 나에게 쓰는 사과 카드 서비스 진행, 사과 스티커 증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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