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나만의 미스터리’가 있잖아요. 제게는 ‘자주 만나는 사이일수록 할 이야기는 왜 더 많은 것일까’가 그중 하나입니다. 자주 만나는 이들과는 매일을, 아니 하루 몇 번을 대화해도 바닥이 나지 않는데, 오랜만에 만난 보고팠던 친구와는 왜 예열이 필요한 걸까요. 이번 레터도 그렇습니다. 오랜만에 구독자 여러분께 인사말을 전하려니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 살짝 난감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고등학생 때 한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누군가와 어색한 자리에서는 그날의 날씨를 인사로 건네는 게 적절하다고요. 당시 구름 보기를 좋아했던 저는 무릎을 탁 쳤더랬죠. 나의 심상을 크게 좌우하는 그날의 날씨를 대화의 시작으로 꺼낸다는 건 상대에게 나를 활짝 열어놓는 대화 의지 가득한 환대의 제스처이기도 하니까요. 오늘 제가 날씨로 인사를 건네는 것은, 곧 당신과의 만남이 기쁘다는 저의 속내이기도 하답니다. 
“요즘 하늘 보셨어요? 맑은 대기만큼이나 낮의 하늘은 어찌나 푸르며, 밤의 달은 또 얼마나 눈이 부시게 아름답던지요.”

✉️ 전시 / 건축물 미술작품 도큐먼트
              : 오늘의 날씨 
2021. 09. 24. - 10. 17.

팩토리는 함께 지속할 수 있는 방법’, ‘협업’, ‘문턱 없는 경험’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와 전시, 교육, 에디션 제작, 공공예술, 스페이스브랜딩 등 수많은 프로젝트를 기획,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업데이트 한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이것이 잘 드러나지요. (뉴스레터 #06의 <팩토리 다이어그램 2021> 참조) 그중 퍼블릭아트를 중심으로 주제와 장소 리서치, 기획, 실행, 커미션 등 프로젝트 전반의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 기획팀, 팀팩토리(Team Factory)가 최근 3년 동안 작업한 대대적인 퍼블릭아트 프로젝트를 현장에서 마무리하였고, 그 과정과 새로운 질문을 이어나갈 전시가 오픈합니다. 예술작품이 해당 공간의 경험을 촉발하고, 장소를 새롭게 인지하고 기억하는 장치로 작동하기를 기대하며, 건축, 조경, 디자인 등 다양한 주체와의 밀도 높은 협업의 결과물로 이끌어낸 이번 프로젝트의 과정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전시 개요 
《건축물 미술작품 도큐먼트 : 오늘의 날씨》는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는 전시이다. 퍼블릭아트를 중심으로 주제와 장소 리서치, 기획, 실행, 커미션 등 프로젝트 전반의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 기획팀, 팀팩토리(Team Factory)는 2018년부터 최근까지 광명 유 플래닛(U Planet) 복합단지 내 ‘오늘의 날씨’라는 주제 아래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의 일환으로 3년에 걸친 퍼블릭아트 프로젝트, 《오늘의 날씨》를 총괄 진행한 바 있다. 《건축물 미술작품 도큐먼트 : 오늘의 날씨》는 그 과정과 기록을 담은 전시이다.

《오늘의 날씨》를 통한 3년에 걸친 태영건설과 기획팀 팀팩토리, 참여 작가 및 여러 관계자와의 긴밀한 협업은 과정이나 방식에 있어 관례적으로 운영되어 온 건축물 미술작품의 접근법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였다. 이는 조경과 건축의 실행 단계 이전부터 예술이 개입하여 일관성 있는 주제의 예술경험이 가능한 매력적인 미디어 & 아트밸리로서의 정체성이 확립된 프로젝트이다. 
주제는 ‘오늘’이라는 현재성과 시간, 장소, 사회적 조건 등을 초월한 인류의 절대적 공동 조건인 ‘날씨’를 주제로 설정했다. ‘오늘의 날씨’라는 주제 하에 예술을 통해 매일을 살아가는 장소를 경험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며 공동의 기억을 만들어가고자 했다. 예술이 감상의 대상이나 장소를 표식하는 방식이 아닌, 장소를 경험케 하는 장소와 삶 사이의 매개체로 역할 하는 것이다. 

전시는 팩토리2와 바로 맞은편 프로젝트 스페이스 ‘막집’에서 동시 진행되는데, 광명의 퍼블릭아트 프로젝트《오늘의 날씨》의 건축물 미술작품 15점을 사진, 영상, 일러스트레이션, 모형, 재료 등을 통해 선보인다. 무엇보다 본 전시를 통해 현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의 참여 주체인 건축주, 건축가, 작가, 기획팀 등의 입장과 퍼블릭아트 기획에 있어 새로운 시도를 진행해오며 생긴 질문과 생각을 담았다.

<프로젝트> 광명 유 플래닛 건축물 미술작품: 오늘의 날씨 

사이트 광명 유 플래닛 U Planet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512-3 
기획 팀팩토리: 예술감독 홍보라 / 기획팀 김그린, 이혜연 / 참여 양희지, 김영은 
EI 디자인 이혜연, 웹사이트 양희지, 조은지
작가 김에김, 김치앤칩스, 랜디&카트린, 미미정, 바래, 에스오에이, 에이브이피디, 에이 카센, 이동훈, 이상혁, 정성윤, 차승언, 최경주+윤라희, 호르헤 마녜스 루비오, 홍승혜 
패브리케이션 파트너 디자인펌, 레어바이크, 무진동사, 테크캡슐 
주최/주관 태영건설, 엠시에타개발 
프로젝트 기록 todaysweather.tumblr.com 
프로젝트 웹사이트 todaysweather.art

<전시> 건축물 미술작품 도큐먼트: 오늘의 날씨 

기간 2021. 09. 24. - 10. 17.
장소 팩토리2, 막집;project space 
주최 태영건설, 엠시에타개발

기획 김그린
리서치 이혜연, 양희지 
코디네이터 차정욱 
그래픽 디자인 김유나
공간 디자인 심승연
집기 제작 무진동사
제작 매니저 이지원
영상 금다듬
인터뷰 에디터 빈센트 안

음악 김다움 <잔향>
사진 텍스처 온 텍스처
일러스트레이션 민정화 

자문 홍보라 
후원 온그라운드, 팩토리2 
도움 주신 분들 김성현, 김소현, 김창섭, 박소형, 신광순, 이종환, 이흥선, 정상훈, 조병수, 한종윤

✉️ Serendipity

2021년 뉴스레터에서는 2018년 말, 갤러리 팩토리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글로서리 북, 『Serendipity』 중 뉴스레터 소식과 함께 전하면 좋을 키워드를 하나씩 보내드리고 있지요. 이번 레터의 키워드는 망설임 없이 선택한 ‘퍼블릭’입니다. 

“팩토리는 전시 공간이자 문화예술 기획을 하는 사무소로서, 다양한 주제와 구조를 실험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해 왔다. 프로젝트마다 매번 장소, 협력 기관, 예산 규모, 참여 예술가가 달랐지만, 각각의 장소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고유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려는 일관된 목표는 같았다. 무엇을 만들고 설치할 것인가에 앞서, 공공장소에서의 예술 경험에 대한 다양한 상상과 가설을 바탕으로 예술가, 제작자, 기술자와 함께 그 질문과 가설에 하나씩 답을 하듯 프로젝트를 실행해 왔다.”

 더 풍부한 내용과 팩토리가 실제 실행해온 프로젝트는 아래 링크로 가시면 읽고 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크든 작든 하나의 일에 비슷한 질문을 가지고 함께 머리를 모아 마음을 보태어 여러 사람이 일을 한다는 것은 거의 마법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쉽지 않은 일을 차근히 해나가는 이들을 보며 동료의 힘을 또 한 번 경험하고요. 팩토리는 레터를 통해 종종 ‘팩토리 친구들’을 소개하고 있지요. 다음 레터에서는 팩토리의 곁에서 든든히 지지해주는 친구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자랑할 예정입니다. 곧 인사 나누어요!

팩토리2 드림
팩토리2
factory2.seoul@gmail.com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02-733-4883